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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사례

형제간 유류분 분쟁, 단계별 문제점 설명… 최종 합의안 도출

이혼/가사/상속

양측 변호사 적극적 개입이 큰 도움… ‘맞춤형 분쟁해결’ 표본

1. 분쟁해결은 대화로
조정을 진행하면서는 대화에 의한 분쟁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게 마련이다. 소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에 대하여 실감나게 이야기하면서, 누군가와 다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인가 하는 점을 특히 강조하게 된다. 죽는 것과 아픈 것 다음으로 싫은 것이 남과 소송하며 싸우는 것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다고 하면서... 끝으로 꼭 덧붙이는 말이 있다. 대화로 분쟁을 해결하는 경우에는 그 분쟁에 맞는 ‘맞춤형 분쟁 해결’이 가능하다는 말이 바로 그 것이다.

2. 전형적인 유류분 반환청구 사건
장남인 피고와 동생들인 원고들 사이의 유류분 반환청구 사건이 조정에 회부되었다. 상속 재산은 여러 필지의 토지로 되어 있었는데, 피고가 단독 상속 받은 것으로 등기되어 있었고, 유류분 반환 청구가 받아들여 질 수 있으리라는 점에 대하여 원, 피고 모두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쟁점은 유류분 반환 청구의 대상이었다. 피고가 상속재산 중에 금양임야와 묘토에 해당하는 토지들이 있고, 제사주재자인 자신이 그 소유권을 승계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하여(민법 제1008조의 3에 따라 분묘에 속한 1정보 이내의 금양임야와 600평 이내의 묘토인 농지의 소유권은 제사를 주재하는 자가 승계한다), 원고들은 금양임야와 묘토에 해당하는 토지는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면적이 그 정도까지 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대상 토지들 중 1필지의 지상에는 피고 소유의 주택이 있어 피고는 그 토지만큼은 자기의 소유로 하기를 원하였다.

3.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결과의 도출(조정의 진행 경과)
첫 기일: 상임조정위원은 쌍방의 입장을 경청한 뒤, “법정 투쟁을 하여 판결로 결판을 내게 되면, 승패는 분명하게 판가름 나겠지만, 그 대신 형제간에 큰 앙금이 남게 될 것이다. 현재도 서로 얼굴을 돌리는 판에 나중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사건일수록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묻는, 판결에 의한 분쟁해결보다 형제간에 금이 덜 갈 수 있도록 미래를 향한 해결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모든 분쟁에는 분명히 답이 있는데 그것을 찾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말이 있다. 쌍방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니 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심사숙고하여 다음 기일까지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말하는 것으로 첫 기일을 마무리 지었다.
둘째 기일: 원고들은 금양임야와 묘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3000평이나 되는 임야와 600평이나 되는 농지를 피고가 독식하려는 것을 용납하려 하지 않았다. 상임조정위원은 타협점이 찾아지지 않으면 결국 소송절차에서 피고 주장의 토지가 금양임야와 묘토에 해당하는지, 그 범위는 어떻게 되는지 가리기 위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과 설사 일정 부분 금양임야와 묘토로 인정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거기에 구속되어 장차 마음대로 처분할 수도 없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뿐만 아니라 매 토지마다 원, 피고가 공동소유자로 묶이게 되면 나중에 처분할 때도 여간 불편하지 않겠느냐는 점도 짚어 주었다. 피고가 집이 있는 땅을 자기 것으로 하기를 원하니 그것을 피고의 소유로 하는 대신, 땅값을 감안하여 나머지 토지에 대하여 지분비율을 그만큼 상향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등의 제안을 하였다.
셋째 기일: 원고 측이 금양임야와 묘토에 대하여 그 범위를 1/2까지 인정할 수 있다는 양보의사를 밝혔다. 타결가능성이 희미하게 보였다. 이제는 쌍방 대리인도 협상의 주역이 되어 있었다. 자기들에게 맡겨주면 합의안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 같으니 한 기일 더 속행하여 달라고 한다.
넷째 기일: 쌍방이 합의한 조정안을 내민다. 내용은 의외로 간단하다. 당초 피고가 금양임야와 묘토로 주장한 토지 중 그 1/2은 명목에 관계없이 피고의 소유로 하고,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토지들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피고들 몫에 해당하는 한 필지의 토지를 피고들에게 내어주기로 합의가 된 것이다. 이제 그 토지에 대하여 원고들 공유로 등기를 하면 그만이었다. 기일에 참석한 원고들이 “오빠, 수고 많았어”라고 말을 건네자, 이번에는 피고가 “너희들이 애 많이 썼지”라고 말을 받는다.

4. 조정이 아니었더라면
과연 소송에 의하여 쌍방 모두에게 이토록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까. ‘맞춤형 분쟁 해결’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이 사건의 해결에는 양측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법률적으로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는 데서 기쁨과 보람을 찾는 것이 변호사 아닌가. 그들은 진정 의뢰인을 돕는 길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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