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조정사례

건물 건축 중 부도로 사용승인 안 난 상태 경매로 소유자 변경, 사용승인신청 과정 법정분쟁… 본질적 문제 접근으로 해결

민법일반

1. 들어가면서
가.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호미는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가래는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농경지의 흙을 고르고 퍼 옮길 때 쓰는 농기구이다.
나. 이 속담은 일이 작을 때에 적은 힘으로 충분히 막을 일을 쓸데없이 큰 힘을 들이게 되는 일을 이르는 말이다. 문제는, 위와 같은 이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대부분의 분쟁은 바로 호미로 막을 기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여 가래로도 막기 어렵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2. 사안의 개요
가. 원고들 4인과 피고는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들로 원고가 전체의 60% 정도에 해당하는 면적을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원고들 3인과 피고가 각 10% 정도의 해당하는 면적을 소유하고 있다.
나. 이 건물은 당초 소외인들이 건축하던 것인데, 부도가 발생하면서 법원의 가처분결정에 따른 가처분등기의 촉탁으로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건축주들 명의로 보존등기가 경료되었고, 이후 건물만에 대한 강제경매 등으로 건물부분에 대한 소유자들이 변경되었는데, 그 중 일부 소유자들이 대지 소유권을 취득하지 아니하여 대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져 건축물 사용승인신청인 불가능하게 되었다.
다. 원고 ‘갑’은 위 건물 및 대지의 일부를 취득한 상태에서 사용승인신청을 받기 위하여 대지소유권을 갖지 않은 구분소유자들로부터 구분소유권을 매수하였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도 지인들인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에게 매수할 것을 권유하여 원고들 및 피고가 구분건물 및 대지에 대하여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었다.
라. 이에 원고들이 전체건물에 대하여 사용승인신청을 하려고 하는데, 피고가 이에 협조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변호사를 선임하여 피고를 상대로 사용승인신청절차를 이행하고, 그 지연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마. 피고측도 변호사를 선임하였고, 피고가 원고 ‘갑’의 권유로 이 사건 구분소유권을 취득하였는데, 원고 ‘갑’이 그 소유인 1층에서 카페를 운영하려고 하는바, 이 경우 주차장 및 소음문제로 다른 구분소유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이러한 협의를 하지 않고 사용승인신청에만 동의하라고 하므로 이를 거부한 것이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조건을 협의하여 협조할 의사가 있으므로 조정에 회부하여 달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하였다.
바. 재판부는 제1회 변론기일을 진행한 후 이 사건을 조정센터의 조정에 회부하였다.

3. 조정의 개요
가. 상임조정위원은, 제1회 조정기일에 참석한 당사자들에게 사용승인신청의 필요성 여부와 이와는 별도로 과연 사용승인신청절차를 이행하라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한지, 또한 이에 협조하지 아니하는 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손해배상의 대상인지 여부에 대하여 의견을 진술하도록 권하고, 피고가 원고 ‘갑’의 권유로 이 사건 구분소유권을 취득하였다는 것이어서 원래 원고 ‘갑’과 피고가 좋은 사이였던 것으로 보여져 사용승인신청절차의 상호 협조를 위하여 서로 이행할 수 있는 부분,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내용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였다.
나. 속행된 조정기일에 양 당사자들은 사용승인절차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공감하는 바이므로 상임조정위원은 실질적인 분쟁부분에 관하여 양측이 제시하는 요구사항에 대하여 의견을 접근할 수 있도록 절차를 주재하였다.
다. 결국, 양 당사자들은, 사용승인절차에 협조하되, 그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고, 피고가 협조요청을 받고도 이에 응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다음 날부터 1일 금 50만원의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하며, 공용부분에 대한 협의, 피고가 사용할 주차장 확보, 원고 ‘갑’이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 방음시설 등 소음이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노력할 것 등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합의를 이루어 조정이 성립되었다.

4. 맺는 말
가. 이 사건은, 양측 당사자들 모두 사용승인신청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의 사용방법에 관한 의견대립으로 정작 필요한 사용승인절차가 지연되고 법적분쟁으로 발전한 경우이다.
나. 그나마 조정회부를 요청한 피고 대리인의 판단과 이를 수용한 재판부의 결정으로 이 사건은 신속히 분쟁의 본질에 접근하여 소송물을 초월한 분쟁해결을 이룰 수 있었다.
다. 이러한 과정이 없었더라면, 이 사건은 분쟁의 본질은 제쳐두고 소송물에 관하여 법적분쟁의 대상인지 여부를 둘러싼 공방부터 지리한 변론절차를 거치면서 당사자들 사이의 우호관계마저 악화되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기 어려운 사태를 초래하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