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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사례

식당 매매, 계약서 없이 구두계약… 잔대금 싸고 분쟁, 사실상 결정권 있는 부인과 상의 유도해 조정마무리

민법일반

1. 들어가면서
가. ‘착하기로 소문난 어떤 부부가 어쩌다가 이혼을 하게 되었다. 그 후 남편은 곧 재혼했지만 운이 없어서인지 나쁜 여자를 만난 탓으로 새로 얻은 아내처럼 똑같이 나쁜 남자가 되고 말았다. 아내도 이어 재혼했는데, 그녀 또한 나쁜 남자를 만났다. 그러나, 새로 얻은 남편은 아내처럼 어질고 선량한 사람이 되었다.’
나.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만큼 가족관계에서 혹시 큰 소리나 큰 일은 남자들이 할지 모르지만, 부인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남자는 언제나 여자에 의해서 달라지게 마련임을 강조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2. 사안의 개요
가. 어느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체인형 식당을 운영하던 원고가 지인인 미장원 원장에게 위 식당을 팔려고 하므로 매수인이 있으면 알아봐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게 되었고, 피고의 부인이 미장원에서 우연히 이 대화를 듣고 직장에 다니던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어 남편에게 가게를 운영하게 할 목적으로 이 사건 가게를 인수하게 되었는데, 서로 믿고 계약서를 쓰지 않고 구두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그런데 가게를 인수하고 대금 지불과정에서 원고는 매매대금이 4,000만원이라고 하고, 피고는 2,000만원이라고 하여 분쟁이 발생하였고, 원고가 매매잔대금 2,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다. 원고는 위 미장원 원장과의 대화에서 이 사건 가게를 4,000만원 정도에 팔겠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피고와 그의 부인이 가게를 방문하여 4,000만원에 가게를 인수하겠다고 하였으며, 시골이고 지인의 소개 등으로 거래가 이루어졌으므로 쌍방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고 하고, 피고는 대금 2,000만원을 지급한 상황에서 가게를 인수받아 본사에 가서 연수까지 마치고 온 상황이고 대금을 다 지불하지 않았으면 원고가 가게를 넘겨줄 리가 없고, 가게 사업자 명의도 이전할 리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라. 원고는 피고 및 그의 부인과 다툼을 하는 과정을 녹음하여 그 녹취서를 유력한 증거로 제출하였다. 녹취내용은 원고가 대부분의 이야기를 하고 피고나 그의 부인은 소극적으로 대답만 하고 있어서 그 녹음내용은 다분히 원고가 작위적으로 도출한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고, 한편 피고는 대금이 2,000만원이라는 주장 외에 시설물 등의 가치가 2,000만원도 되지 않는다는 등의 말을 하면서 사기에 가깝다는 내용의 진술을 단편적으로 하고 있었다.
마. 1심에서 원고가 전부 승소한 후 피고가 항소하였고, 항소심 재판부에서 대구법원 조정센터의 조정에 회부하였다.

3. 조정경위
가. 조정기일에 원고는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였고, 피고는 본인이 출석하였으나 앉자마자 대뜸 조정할 의사가 없으니 가 봐도 되겠느냐는 말을 하였다. 상임조정위원은 조정을 하고 안하고는 본인의 의사이므로 상관없으나 멀리에서 일부러 왔는데 조정위원과 이야기라도 좀 하고 가시라고 하자 마지못해 자리에 앉게 되었다.
나. 상임조정위원은, 당사자들의 진술을 들은 후, 1심의 조정절차에서 1,700만원을 지급하고 분쟁을 종결하는 방안에 대하여 피고가 거부하였다고 하는데 피고가 1심에서 전부 패소한 점, 만약 패소확정이 되면 피고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3년간의 소송기간의 이자 및 소송비용 등을 포함하여 2,700여만원인 점을 고려하여 2,000만원 내외에서 합의할 것을 권유하였던바 원고는 다소 받아들일 가능성이 엿보였으나 피고는 계약서가 없고, 시설비 등에 대하여 자기 나름의 감정평가 방법을 제시하며 절대 응할 수 없다고 하여 일단 기일을 마무리지었다.
다. 그런데 조정기일 종료 후 상임조정위원이 기록을 정리하고 있는 사이 피고가 다시 조정실을 기웃거리며 여러 가지 본인이 억울한 점이 있음을 이야기하여 상임조정위원은 30여분간 피고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나서, 피고가 ‘재판결과에 상관없이 끝까지 가겠다.’는 말과는 달리 항소심 판결에 걱정을 하고 있음을 눈치 채고 피고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받아 두었고, 다음 날 피고에게 전화를 하여 피고가 1심에서 패소한 이유는 녹취록의 내용에 따르면 원고가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피고나 피고의 부인은 단답형으로 짧게 대답한 것은 맞으나 매매대금이 2,000만원인지 4,000만원인지 배에 가까운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나머지 대금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나 피고의 부인이 즉각적이고 확실한 반박을 하지 않은 것과 사기라고 이야기 한 사실은 매매대금은 4,000만원이었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보인다고 하면서 하루 말미를 줄테니 부인과 상의하여 조정의사가 있으면 즉시 연락하라고 하였다.
라. 피고는 몇시간이 되지 않아 연락을 해 왔고 다시 조정기일을 지정하여 1,900만원을 지급하고 분쟁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조정이 성립되었다.
4. 맺는 말
가. 분쟁해결과정에서는 선택의 순간들이 여러 번 있다. 이러한 때에, 배우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때로는 승낙을 얻어야 한다고) 하면서 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조정실에 동반한 배우자가 ‘당신이 잘못한 것이 무엇인데 양보를 하느냐? 끝까지 싸워서 이겨라!’라고 하면서 합의를 반대하여 협상이 결렬되기도 한다. 배우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아내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러한 이유로 결정이 미루어지는 경우 십중팔구는 조정이 어렵게 되고 만다.
나. 이 사건은 작은 시골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지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증언을 꺼려하여 사실상 원고나 피고 어느 쪽도 자기 주장 사실을 명확하게 입증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그런데,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피고에게 소송의 전망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사실상의 결정권이 있는 부인과 상의를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조정이 성립된 것으로 생각된다.
다. 분쟁에 처한 남편을 투사로 만들 것인가, 협상의 달인으로 만들 것인가도 부인들에게 달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사건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