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조정사례

아기 모습 담아두고 싶은 부모, 앨범업자와 성급한 계약, 뒤늦게 “금액 과다” 다툼… 양측 가격조정 직접대화 유도

민사소송/민사집행

1. 들어가면서

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가임기간 동안 낳는 평균 출생아 수)은 1982년 2.39명에서 2005년 1.076명으로 계속 낮아지다가 2009년 1.149명, 2010년 1.22명(잠정치)으로 약간 회복되고 있으나 여전히 세계 최저수준이라고 한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2005년 1.26명, 2009년 1.37명이라고 한다.

나. 최근 이러한 저출산 현상으로 자녀의 수가 적어짐에 따라 부모들이 자녀양육에 아낌없이 정성을 쏟는 것을 반영하여 영유아에서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신종산업, 소위 엔젤산업이 불황을 모른다고 할 정도로 지출규모가 증가하면서 관련산업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를 위한 놀이방, 교육, 사진관 등이 대표적이다.

다. 중국에서의 독생자녀제에 의하여 1980년대에 태어나 부모의 과보호속에 성장하여 국민소득에 비하여 훨씬 높은 소비력을 보이는 소황제(小皇帝)·소공주(小公主)가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닌 듯 싶다.

2. 사안의 개요

가. 피신청인은 산부인과를 돌아다니며 신생아사진과 생후 50일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고, 생후 100일 앨범제작을 36만원에 제공한다는 판촉활동을 하는 사진관 경영자이고, 신청인은 피신청인으로부터 자녀 생후 50일 사진을 무료로 촬영받은 후, 36만원짜리 생후 100일 앨범제작을 신청을 하고 피신청인에게 계약금 20만원을 지급하였다.

나. 피신청인은 생후 100일 촬영 후, 신청인에게 이미 계약된 상품은 사진원본 CD가 제공되지 않으며, 액자는 가로로만 나오는데, 사진원본 CD를 제공하고 세로로 찍은 사진과 다양한 확대사진 및 크리스탈 액자 등 여러 종류의 액자를 제공되는 220만원짜리 앨범셋트가 있다고 소개하였다.

다. 신청인은 그 자리에서 220만원짜리 앨범셋트를 신청하고, 여기에 포함된 사진원본 CD를 수령하였으며, 220만원 중 앞서 36만원짜리 앨범의 계약금으로 지급한 20만원을 공제한 나머지 200만원은 카드로 3개월 할부로 결제하기로 하였다.

라. 신청인은 계약 다음 날 위 앨범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되어 220만원짜리 앨범셋트계약을 취소하고 36만원짜리 앨범으로 변경하여 달라고 하자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사진원본 CD를 이미 받아갔고 복사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계약해지를 거부하였다.

3. 조정경과

가. 신청인은 사진원본 CD를 열어보지 않았다고 다투다가 이 사건 조정신청에 이르게 되었다.

나. 피신청인은 36만원짜리 앨범내용에 대하여 촬영 후 모니터를 보며 단컷 풀사이즈 세로형 앨범이라는 것을 충분히 설명하였고, 다른 패키지 상품을 소개한 것인데, 신청인이 백일부터 돌까지 진행하는 성장앨범패키지를 선택하였으며 연계된 산부인과 고객할인 10%, 추가옵션 등을 정하여 220만원짜리 패키지를 선택, 계약한 것이고, 사진원본 CD는 누구든지 컴퓨터로 열어볼 수 있고 복사와 저장이 가능하므로 하루 후 사진원본 CD를 되돌려준다 해도 이미 복사되었을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피신청인의 사진 저작권이 침해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다. 220만원짜리 패키지는 사진원본 CD외에 앨범 2권, 액자사진 2종류, 명함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앨범계약서에는 위 패키지 내용과 합계금액이 수기로 기재되어 있으며 ‘촬영원본은 교부되지 않으며 다만 앨범패키지 이용시 앨범에 들어간 컷은 원본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인쇄되어 있고, 조정당시는 100일이 지난 후 돌사진 촬영은 개시되지 않은 상태이었다.
다. 이 사건 앨범계약은 신청인이 자녀의 모습을 담아 두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피신청인의 설명에 유혹되어 미처 비용과 예산을 고려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과다한 금액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였다.

라. 조정안으로 ①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사진원본 CD을 반환하고, 현재까지 소요된 비용을 지불하는 방법과 ② 피신청인이 제공하는 사진 앨범내용을 변경하여 금액을 감액하는 방법이 제안되어 이를 두고 양측의 의사를 조율하였다.

마. 제1안에 대하여, 신청인은 사진원본 CD를 갖고 싶다고 하여 애착을 보였고, 향후 피신청인이 저작권을 주장할 경우 신청인이 귀중하게 생각하는 자녀의 사진을 둘러싸고 형사문제에 빠지는 것을 염려하였다. 그래서 사진원본 CD를 신청인이 적법하게 보유하는 제2 조정안을 검토하기로 하고, 피신청인에게 비용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을 물으니, 제공상품을 변경하고 일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하였다.

바. 신청인도 얼마간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하므로 당사자간 합의를 진행하도록 조정실에 두 사람이 남아서 의견을 나누게 하였다. 약 한 시간 후 패키지 구성내용을 일부 축소하고, 대금도 감액하는 것으로 쌍방의견이 모아져 조정이 성립되었다.

4. 이 사건 조정의 의미

가. 관세청이 발표한 ‘유아용품 수입 동향’에 따르면 유아용품 수입액은 2000년 3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억2800만 달러로 급증, 10년 새 6.9배가 되었다고 한다.

나. 저출산의 영향으로 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아낌없는 정성에 편승하여 엔젤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사업자들의 설명에 쉽게 현혹되어 구매 여부, 범위와 가격 등을 신중히 고려하기에 앞서 의사결정을 먼저 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 이 사건 조정에서는 상임조정위원의 진행에 따라 신청인측의 욕구를 확인하고, 피신청인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의 가감이 가능한지를 확인한 다음, 당사자들이 그 범위의 선택과 이에 따른 가격 조정을 직접 대화하도록 함으로써 조정이 성공할 수 있었다. 구매결정에 앞서 이루어져야 할 협상이 선후가 바뀌어 이루어진 것이지만, 그나마 상임조정위원의 개입하에 상호 합리적인 대화로 분쟁을 종결할 수 있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