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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사례

공사 맡길 당시 呼兄呼弟하던 사이… 구두약정 외 자료 없어 "금전 보상보다 관계회복이 중요" 설득… 원고 사과로 종결

민사소송/민사집행

1. 들어가면서

조정은 민사에 관한 분쟁을 간이한 절차에 따라 당사자 사이의 상호 양해를 통하여 해결함을 목적으로 하는 분쟁해결절차로서, 판결에 비하여 저렴하고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자기결정으로 다툼을 끝내기 때문에 임의적 이행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서울과 부산 등 조정센터가 설치되어 있는 법원에서는 조정신청을 하게 되면 빠른 시일 안에 법률적 지식은 물론 풍부한 사회경험과 경륜을 갖춘 상임조정위원으로부터 법적 조언과 함께 원만한 해결방법을 제시받아 분쟁을 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들은 물론 법조인까지도 왠지 아직은 조정제도에 친숙하지 않은 것 같으므로, 우선 법원에서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필요하다. 민사에 관한 분쟁은 법원에 집중되기 마련이므로 법원이 접수된 사건의 특성을 파악한 후 조정이 필요한 사건은 미리 조정절차로 회부하게 되면 처음부터 조정신청을 한 것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송이 제기된 사건을 조기에 조정에 회부하여 사건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다 보면 일반인들이나 소송대리인 사이에 소송보다 조정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인식이 점차적으로 정착되어 갈 것이다.

2. 분쟁내용

수산물가공공장설비, 냉동설비 등을 제작, 설치하는 원고와 수산물가공공장을 운영하는 피고는 같은 동네에서 호형호제하며 가까이 지내왔고 사업상으로도 10년 넘게 서로 도움을 주며 지내온 관계이다.

원고는 2006년 12월경 피고로부터 수산물가공공장 및 냉동창고 설비, 냉동기제작, 냉동창고 철거 및 이전공사 등을 의뢰받아 2008년 초경 공사를 마무리하였다.

원고는, 위 공사에 관한 견적서를 제시하면서 피고로부터 받아야 할 총 공사대금은 117,084,900원인데 수차에 걸쳐 68,454,00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나머지 48,630,900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할 총 공사대금은 101,010,200원인데 피고가 그 동안 지급한 공사대금은 99,073,130원이므로 미지급한 공사대금은 2,937,070원 뿐이며, 원고가 설치한 냉동기계가 잦은 고장으로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바람에 수리비만 4,000,000원이 소요되었고 수리과정에서 중고기계임이 드러났으므로 오히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반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3. 진행과정

이 사건은 피고의 답변서가 제출된 후 조정센터로 회부되었고, 제1회 조정기일에서 상임조정위원은 양당사자가 주장하는 총공사금액이 차이가 나는 부분을 정리하여 근거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피고는 위 공사를 맡길 당시 서로 신뢰하는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구두로 한 약정 외에는 별다른 자료를 남기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 후 원고는 청구금액을 일부 감축하여 청구취지를 변경하였고, 피고는 원고가 중고품임에도 불구하고 신품인 양 속이고 설치한 냉동기계로 인하여 입은 손해(20,368,000원)를 청구하는 반소장을 제출하였다.

상임조정위원은 조정과정에서 이 사건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한 반면, 오히려 피고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데다가, 피고로서는 원고가 설치한 냉동기계의 잦은 고장으로 영업상 손실을 입었고 원고가 한 동안 연락을 끊는 바람에 수리조차 못하고 있다가 다른 수리업자를 통하여 중고기계라는 사실까지 드러나자 심한 배신감에 빠져 있는 사실을 파악하게 되었다. 이에 원·피고가 종전의 좋은 관계라면 서로 대화와 타협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던 사건이니 만큼 서로가 원만한 관계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금전으로는 보상받을 수 없는, 무엇보다 소중한 일이라는 점을 개별적으로 설득하였다.

그리하여 피고는 닫혀있던 마음을 조금씩 열었고, 원고의 사과를 받아들임으로써, 이 사건은 원만한 관계회복을 위하여 서로 화해하는 마음으로 종결짓기로 한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원고는 이 사건 청구를 포기하고, 피고의 부동산에 대하여 한 가압류를 해제하며, 피고는 이 사건 반소를 취하하고 원고에 대한 형사고소도 취하하는 것으로 임의조정이 성립되었다.

4. 이 사건의 특성 및 의미

조정은 유형에 따라 분류하면, 판결의 결과를 예상하여 원고가 승소할 확률에 따른 기대치를 계산하여 이를 기준으로 조정하는 것을 판결대체형 조정이라 하고, 판결의 예상결과와 관계 없이 분쟁을 종국적으로 종결짓는 것을 판결초월형 조정이라고 한다. 이 사건 조정은 상임조정위원이 당사자의 감정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데 주력하였고, 양 당사자도 수회 속행된 조정기일에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풀어짐으로써, 예상되는 판결의 결과와 관계 없이 당사자로부터 선의의 양보를 이끌어 내어 조정에 이른 것으로 판결초월형 조정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건은 재판부에서 피고로부터 답변서가 제출되자 이를 검토한 후 제1회 재판기일을 지정하기 전에 바로 조정센터 조정에 회부한 사건으로서 조정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 반소가 제기되는 등 당사자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었지만 당사자들이 상임조정위원의 조정안을 받아들여 서로 화해함으로써, 상호간 장기간의 소모적인 공방으로 인한 시간과 비용, 정신적 피로 등 당사자들이 입게 되는 손실은 물론 사법작용의 낭비를 막고, 양당사자 사이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화해 모드로 전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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