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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사례

지하 전세방에서 키우는 고양이 8마리가 불씨로 악취 등 문제제기에 계약만료 전 보증금 반환 충돌

부동산/임대차

1. 들어가면서
요즘 선덕여왕으로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요원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영화가 있었다. 길에서 우연히 주운 고양이를 키울 형편이 못 되어 친구들에게 부탁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고양이를 키우기 힘들어하는 것을 상징으로 하여 사회에 내던져진 비주류 젊은 여성들이 삶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다룬 영화라고 한다.
핵가족 제도의 정착으로 뿔뿔이 흩어져 사는 요즈음의 우리들에게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 하나쯤은 키우고 사는 일은 일반화되었고, 가족 이상으로 정을 느끼는 것도 자연스럽게 보일 정도다. 그런데 이로 인하여 이웃간의 다툼이 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개가 사람을 문다든지 애완 동물의 냄새, 소음 등으로 인한 분쟁이다.

2. 분쟁내용
A는 보증금 3,000만원을 주고 B의 집 지하방에 세를 들었는데, A의 딸이 고양이를 좋아하여 좁은 집에서 많은 수의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다. 임대인인 B에 의하면 키우는 고양이가 17마리라 하고, A는 8마리였다고 한다.
어쨌든 많은 수의 고양이를 좁은 집안에서 키우다 보니 이웃 사람들이 냄새와 고양이 울음 등을 문제 삼기 시작했고, 이것을 해결해 달라는 임대인의 요청에 A는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을 인도해준 후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조정신청을 하였다.

3. 진행 과정
임대인인 B는 고양이로 인해 심한 악취가 집에 배어 다른 임차인이 들어오려고 하지 않아 할 수 없이 450만원의 비용을 들여 공사를 하였으므로 이 금액만큼 공제하고 보증금을 반환하겠다고 주장하였다.
임차인인 A는 딸이 고양이를 키운 것은 사실이지만 17마리가 아니고 8마리이며, 또 냄새가 심한 것은 고양이 때문이 아니라 환기가 잘 안 되는 지하방이어서 그런 것이거나 집이 오래되어 누수가 되어 발생한 것이므로 보증금 전부를 돌려받아야겠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집을 인도해준 후 2달 동안 여러 번 다니면서 청소를 하였다면서 공사비 공제요구는 억울하다고 하소연하였다. 공사비를 공제한다 하더라도 50만원 정도면 몰라도 그 이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하였다.
조정장은 임차인에 대해서는 임차인 주장대로 고양이를 8마리만 키웠다 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좁은 동네, 좁은 공간에서 고양이를 키우다보면 소음이나 특히 냄새 때문에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냄새로 인하여 공사한 비용 정도는 공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득하였다.
한편 임대인에 대해서는 공사내역 중 냄새와 관계없이 집이 오래되어 공사한 부분도 있을 수 있으니 냄새와 관계되는 공사(환풍기, 문짝 교체 등)에 한하여 인정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설득하였다. 서민들에게 50만원 또는 100만원은 큰 돈이다. 쌍방이 출석한 첫 조정기일에 공제할 공사비를 가지고 장시간에 걸쳐 설전을 벌인 끝에 결국 보증금 3,000만원 중 185만원을 공제하고 2,815만원의 보증금을 반환하는 것으로 임의조정이 성립되었다.

4.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 사항
1) 피신청인은 신청인에게 28,150,000원을 2009. 10.30.까지 신청인 명의의 △△은행 XXX-XXXXXX-XX-XXX 예금계좌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지급한다. 단, 위 지급기일까지 위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 피신청인은 미지급 금원에 대하여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신청인에게 지급한다.
신청인은 피신청인으로부터 제1항 기재의 금원을 모두 지급받은 후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카단 제□□□□□호로 피신청인의 부동산에 대하여 한 가압류 등 일체의 보전처분을 즉시 책임지고 해제한다.
2) 신청인은 나머지 신청을 포기한다.
3) 본 조정 성립으로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의 이 사건 법률적 분쟁은 모두 해결되었고, 이 사건은 법률적 판단을 떠나서 서로 간에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하고자 양보하여 조정에 이른 것이므로, 쌍방은 추후 이 사건에 관하여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나 추가 청구 등 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한다.
4) 조정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5. 이 사건의 특성 및 의미
가. 이 사건은 임대차 보증금과 관련된 서민형 사건이다. 최근 시민들이 많이 키우고 있는 애완 동물에 관한 이웃 간의 분쟁으로 향후 유사분쟁의 발생 소지가 높다.
나. 정식 재판절차를 거치는 경우 인과관계규명 및 공사비 범위 등에 대한 입증을 위한 증거조사, 특히 검증, 감정을 거쳐 장시간의 재판기간, 많은 증거조사 비용이 들었을 것이나 빠른 시간 내에 증거조사 비용없이 본인들의 합의로 조정이 이루어져, 신속·저렴하게, 절차·증거조사 내용·상대방에 대한 원망이나 불평없이 사적 분쟁을 해결한다는 조정의 가치를 달성하였다.
라. 조정장의 소회 : 지난 대선 때 선거권 가진 사람 숫자만 해도 서울특별시의 경우 800만명, 경기도가 882만명이었다고 한다. 우리는 메트로라고 하는 밀집된 대도시에서 핵가족으로 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애완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서 영화에서처럼 내 고양이를 맡아서 키울 사람은 없으므로 자기 책임이 강조된다. 서로 간에 어느 정도는 참아야 할 것이지만 그 정도를 넘어서는 안된다. 어쨌든 이로 인한 소규모 분쟁 역시 빈발할 여지가 있다. 불가피하게 분쟁이 생긴 경우 조정신청을 이용하여 빠른 시기에,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감정적인 문제까지 더해져 큰 분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애완견 때문에 살인도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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