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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1)노동법

조윤신 부장판사(의정부지방법원)

1. 학습지교사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근로자 인정 여부 (대법원 2005. 11. 24. 선고 2005다39136 판결)

가. 판결요지

학습지교사는 위탁업무의 수행과정에서 업무의 내용이나 수행방법 및 업무수행시간 등에 관하여 피고 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있지 아니한 점, 정식사원과 달리 그 채용부터 출퇴근시간, 위탁관계의 종료에 이르기까지 그 제한이 거의 없고 다른 곳의 취업에도 특별한 제한이 없는 점에 비추어 피고 회사에 전속되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학습지교사가 지급받는 수수료 등은 그 위탁업무수행을 위하여 학습지교사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이나 시간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신규회원의 증가나 월회비의 등록에 따른 회비의 수금실적이라는 객관적으로 나타난 위탁업무의 이행실적에 따라서만 그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결정되는 것이어서 근로제공 대가로서의 임금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와 사이에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

나. 해설

이 판결은 학습지교사의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한 판결인 바, 특수 고용직 종사자의 근로기준법 및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지위를 부정하고 있는 일련의 대법원 판례들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우리법상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개념과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의 개념은 달리 규정되어 있는데, 학설은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의 입법목적이 상이하므로 양 법에서의 근로자의 범위는 다를 수 있다면서, 실업자나 구직 중인 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는 아니지만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치한다. 그러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되기 위해서 근로기준법에서와 같이 사용종속관계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이를 필요로 한다고 하면서 그 내용은 근로기준법상의 그것과 같은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이를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고,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정의에 나오는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이러한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 중에서 단체법적 보호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대법원 판례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개념에 있어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과 마찬가지로 사용종속관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그 사용종속관계의 내용에 관해서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 인정에 관한 판단기준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다57959 판결 등).

그러나 이러한 판례의 입장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인정 범위가 너무 협소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고, 그 해결책으로 근로기준법 및 노동조합법을 개정하여 특수고용직 종사자도 포함할 수 있도록 근로자 개념을 확대하자는 논의가 있어 왔으나 노사의 첨예한 대립으로 쉽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하여 현행법상의 해석론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판례상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판단기준인 사용종속관계의 개념을 보강하여 경제적 종속성의 비중을 높이며, 형식적 징표와 실질적 징표를 나누어 형식적 징표는 부수적인 것으로 보아서 근로자의 인정 범위를 넓히자는 주장과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상 각 근로자 개념은 각 그 법의 목적에 따라 상이하게 설정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과 달리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개념은 사용종속관계를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고 단체법적 보호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정하자는 주장 등이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도 구직 중인 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한 서울여성노동조합사건(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두8568 판결)에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개념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개념이 상이할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설시한 바가 있었는데, 후자의 주장은 이를 더 전향적으로 발전시키자는 입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상판결은 종전 대법원 판결에서와 같이 노동조합법상 근로가 개념에 있어서도 사용종속관계를 필요로 한다는 입장에서 학습지교사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부인하고 있는바, 대법원은 특수고용직 종사자의 근로자 지위 인정은 입법적으로 해결함은 별론으로 하고, 현행법의 해석론으로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다20910 판결도 같은 입장에서 레미콘 운송차주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부인하였다).

2. 산업연수생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지위 인정(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50034 판결)

가. 판결요지

산업기술연수사증을 발급받은 외국인이 정부가 실시하는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제도의 국내 대상 업체에 산업기술연수생으로 배정되어 대상 업체와 사이에 연수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계약의 내용이 단순히 산업기술의 연수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대상 업체가 지시하는 바에 따라 소정시간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일정액의 금품을 지급받으며 더욱이 소정시간 외의 근무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시간외 근로수당을 지급받기로 하는 것이고, 이에 따라 당해 외국인이 대상 업체의 사업장에서 실질적으로 대상 업체의 지시·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하고 수당 명목의 금품을 수령하여 왔다면 당해 외국인도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나. 해설

법령상의 산업연수생 제도는 외국 인력에 대한 순수한 연수목적을 위하여 활동되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산업연수생 제도는 처음부터 그 취지와 달리 외국인을 연수활동이 아닌 취업 활동에 종사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단순기능 외국 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제도로 운영되어 왔고, 산업연수생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사회문제화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산업연수생은 형식상 목적이 ‘연수’로서 국내 사업체와 연수계약을 맺고 있어 훈련생 내지 피교육생의 신분을 가지고 있는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서는, 산업연수생은 현행법상 원칙적으로 ‘출입국관리법령에 의한 연수생의 지위’를 보유하며, 제한적으로 ‘노동법령상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갖는다고 보는 입장(제한적 긍정설)과 산업연수생도 실질적으로 사용종속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고 있는 이상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 법령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 대립한다(전면적 긍정설).

대법원은 산업재해보상과 관련하여 산업연수생에 대해 일관되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인정하였고(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누2050 판결,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누10352 판결 등), 대상판결은 위 판결들의 취지에 따라 해외투자기업의 산업연수생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회사에 대하여 실제로 받은 임금과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한 판결이다.

3. 기간제 임용계약의 종료와 재임용거부 및 소의 이익(대법원 2005. 7. 8. 선고 2002두8640 판결)

가. 사안

원고는 1년 계약직으로 재단법인 ○○개발원 (이하 ‘참가인 법인’이라 한다)에 연구원으로 채용되었는데, 참가인 법인은 그 인사관리규정, 직원평정규정 등에 재임용 절차,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인 근무성적평정 시기, 방법, 평정의 공개와 이의절차, 평정에 의한 재임용 기준 등에 관하여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었다. 원고는 채용 1년 후 연구실적평가에서 불합리한 평가를 받아 재임용에서 탈락되었는데, 참가인 법인은 그 계약기간 만료 하루 전에 인사위원회를 열어 원고를 재임용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한 다음 계약기간 만료 당일에 재임용 제외 사실을 통보하면서 재임용에서 제외된 이유에 관하여도 설명해 주지 아니함으로써 원고가 연구실적평가 결과의 열람 및 재평가 요구, 재임용탈락 등에 대한 재심요청 등의 기회를 처음부터 봉쇄당한 채 당연퇴직 처리가 되었다.

나. 판결요지

계약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근로자의 경우, 임용의 근거가 된 법령 등의 규정이나 계약 등에서 임용권자에게 임용기간이 만료된 근로자를 재임용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임용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어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임용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절차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자를 재임용에서 제외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것이므로 근로자로서는 임용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재임용에서 제외한 조치의 유효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

다. 해설

대법원 판례는, 종래 계약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근로자는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나아가 그 임용기간의 만료에 따른 재임용의 기대권을 가진다고 할 수 없으며, 재임용 제외조치 및 통지는 임기만료로 당연퇴직되었음을 확인하고 알려주는데 그칠 뿐 이로 인하여 어떤 법률효과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어서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5누528 판결, 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다7069 판결 등).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03. 2. 27.자 2000헌바26 결정에서 구 사립학교법(2005. 1. 27. 법률 제73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3조의2 제3항에 대하여 재임용 거부사유 및 그 사전구제절차, 그리고 부당한 재임용거부에 대하여 다툴 수 있는 사후의 구제절차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고, 그 후 사립학교법이 개정되어 재임용에 관한 상세한 규정을 두게 되었고, 한편, 대법원 2004. 4. 22. 선고 2000두7735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국ㆍ공립대학교원에 대하여 비록 관계 법령에 임용기간이 만료된 교원에 대한 재임용의 의무나 그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대학교원의 신분은 기간제로 임용된 교원의 경우에도 일정한 범위 내에서 보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교육부장관이 각 대학에 시달한 재임용 심사방법 등에 관해 규정한 인사관리지침과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재임용 심사에 관한 기준에 따라, 임용기간이 만료된 교원들이 재임용되어 왔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임용기간이 만료된 교수에 대하여 재임용을 거부하는 취지로 한 임용기간만료의 통지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하여, 종전 판례의 태도를 변경한 바 있다.

대상판결은 사립학교 교원이나 국ㆍ공립 대학교 교원에 관한 이러한 임용기간 만료 후 소의 이익이나 기만만료 통지의 처분성에 관한 변화된 입장과 궤를 같이하여 일반근로자도 법령이나 계약 등에서 재임용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임용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는 등 일정한 경우에는 임용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재임용에서 제외한 조치의 유효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고 판시한 사례로서 타당한 판결이다.

4. 노사협의회에서의 합의와 단체협약의 체결(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가. 판결요지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협정(합의)을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그 협정(합의)이 반드시 정식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 관한 합의가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쳐서 성립되었더라도, 당사자 쌍방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날인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단체협약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해설

우리 노동조합법에는 단체협약에 대하여 정의한 규정이 없고 다만,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하여야 한다”고 하여 그 효력발생요건만을 규정하고 있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1조 제1항). 따라서 단체협약에 관한 개념규정도 학자마다 조금씩 상이하여 단체교섭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것만을 단체협약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단체교섭절차를 필수적으로 보지 않는 견해도 있다. 대법원은 실질적으로 노사 쌍방의 합의 내용을 서면화한 것으로서 당사자 쌍방의 서명날인이라는 형식적 요건을 갖춘 것이면 이를 단체협약으로 인정하고(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1다36504 판결), 그 합의도 반드시 정식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99다72422 판결 등 참조).

대상판결의 사안은 노사협의회에서의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를 서면화하고 대표이사와 노조 대표가 서명날인한 경우 노사협의회의 기능에 비추어 이를 단체협약으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된 사례다.

이에 대해서는 노사협의회에서 협의한 후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을 금지하여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노사협의회에서의 합의가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조합원에 대하여는 노사협의회의 근로조건과 관련된 의결을 단체협약으로서 취급하여도 무방할 것이라는 입장과 단체협약은 단체교섭의 산물이므로 단체교섭이 없는 단체협약은 성립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노사협의회에서 의결된 사항 또는 노사협의회 쌍방 위원 사이의 협정(노사협정)은 단체협약이라 할 수 없어 규범적 효력을 가지지 않고 다만, 단체교섭의 예비교섭단계로 노사협의를 거치는 것이 단체협약에 규정되어 있거나 관행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노사협의는 단체교섭의 연장이므로 그 노사협의회에서의 합의는 단체협약으로 될 수 있다는 입장이 대립한다.

대상판결은 전자의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을 취하더라도, 노사협의회에서의 합의를 서면화하지 않았거나, 서면화한 경우에도 단체협약의 형식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단체협약으로 볼 수 없고, 단순한 노사협의회 의결이거나 노사합의서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5. 단체협약의 해석에 관한 노동위원회 제시 견해에 대한 불복절차(대법원 2005. 9. 9. 선고 2003두896 판결)

가. 판결요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4조 제3항은 단체협약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에 관하여 단체협약 당사자의 견해 제시의 요청에 응하여 노동위원회가 제시한 견해는 중재재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단체협약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에 관한 노동위원회의 제시 견해의 효력을 다투고자 할 때에는 노동위원회가 행한 중재재정의 효력을 다투는 절차를 정한 위 법 제69조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

나. 해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4조 제3항(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단체협약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에 관해 단체협약 당사자의 견해 제시의 요청에 응하여 노동위원회가 제시한 견해는 중재재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고 정하고 있으나, 단체협약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에 관한 노동위원회의 제시 견해의 효력을 다투고자 할 때에는 어떠한 절차에 따라야 하는지는 명시한 바가 없다.

이에 대해서는 노동위원회법상 중앙노동위원회의 일반적인 재심권을 규정한 제26조에 따라 불복절차를 밟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노동조합법상 제69조에 따른 불복절차를 밟아야 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전자의 경우에는 위법한 경우뿐만 아니라 부당한 경우에도 재심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후자의 경우에는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재심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은 노동조합법 제69조 제1항은 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에 대하여 ‘위법 또는 월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여 노동위원회법 제26조 제1항보다 불복사유를 제한함으로써 노사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촉진하기 위한 특별 규정인 점 등을 근거로 노동조합법상 불복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보고 있는바, 타당한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6. 직권중재회부결정의 위법(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5도890 판결)

가. 사안

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자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노동조합과 회사에 대해 공익을 대표하는 위원 명단 및 특별조정위원 추천요청서를 발송하였고, 이에 대하여 노동조합과 회사가 순차적으로 배제하는 공익위원의 명단을 제출하였음에도,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배제한 공익위원을 포함하여 특별조정위원을 임명하였고, 이와 같이 구성된 특별조정위원회의 중재회부권고결정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중재회부결정을 한 사안.

나. 판결요지

이 사건 특별조정위원회의 구성 및 중재회부권고결정은 관련 법령의 규정을 위반한 위법한 것이고, 이와 같은 하자 있는 절차에 기초한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 역시 위법하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원심으로서는 특별조정위원회의 구성 및 중재회부권고결정과 이를 절차적 요건으로 하고 있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중재회부결정이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를 먼저 살핀 다음 나아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인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다. 해설

필수공익사업장에서는 직권중재회부일로부터 15일간의 기간 중에 쟁의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이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바(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63조, 제91조 제1항), 이러한 직권중재에 회부하기 위해서는 적법하게 구성된 특별조정위원회가 조정이 성립될 가망이 없다고 인정하여 노동위원회에 중재회부를 권고하는 결정을 하고, 이 결정에 따라 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공익위원의 의견을 들어 중재에 회부하기로 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특별조정위원회의 구성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특별조정위원회의 중재회부 권고결정에 위법사유가 있게 된다.

대법원은 형사사건에서 선결문제로서 전제되는 행정행위의 하자가 문제될 경우에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 무효인지 아니면 취소할 수 있을 정도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형사법원이 위법 여부를 심리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하는바(대법원 1992. 8. 18. 선고 90도1709 판결), 이 사건 중재회부결정에 위법사유가 있어 그 결정이 무효이거나 취소되어야 한다면 쟁위행위금지의 효력도 발생할 수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쟁의행위금지기간 중의 쟁의행위로 인한 노동조합법 위반죄로는 처벌할 수 없게 되므로 원심이 이러한 점에 대해서 심리하지 않았다면 이는 파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직권중재제도 회부과정에서의 절차의 적법성을 강조한 타당한 판결이다.

7.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0조 제2항의 ‘간여’의 의미 (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3도3505 판결)

가. 판결요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0조 제2항이 금지하는 ‘간여’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의 당사자의 자유롭고 자주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에 관하여 관계 당사자에 대하여 강요·유도·조장·억압 등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간섭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것이고, 그러한 간섭행위가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를 강화시키는 것인지 아니면 억제하는 것인지를 가리지 아니하며, 다만, 사용자나 근로자의 자주적 의사결정을 침해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 상담·조언 등 단순한 조력행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나. 해설

대상판결의 사안은 노동조합의 자문을 맡고 있는 공인노무사가 노동조합이 이미 파업에 돌입한 상태에서 사업주를 비난하고 직장폐쇄가 불법이라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거나, 노조원들을 상대로 쟁의행위와 관련한 일반 이론, 판례 등에 대한 강연을 하고 질문을 한 노조원에게 직장폐쇄가 불법이 아니라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인데, 대법원은 위와 같은 행위는 사용자나 근로자의 자주적 의사결정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보아 ‘간여’에 해당되지 않고, 위 강연 및 답변 행위는 공인노무사의 직무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한편, 대법원은 대상판결 선고 직전의 조폐공사 사건(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2도3453 판결)에서, 대검찰청 공안부장이 고등학교 후배인 조폐공사 사장에게 전화로 “좋지 않은 정보 보고가 올라온다. 빨리 직장폐쇄를 풀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단순한 조언 또는 권고의 성격을 벗어나 조폐공사의 직장폐쇄에 관한 의사 결정에 다소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객관적이고도 구체적인 행위로서 ‘간여’에 해당된다고 보았는바, 대상판결과 대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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