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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9) 헌법

황도수 교수(건국대 법대, 변호사)

1. 머리말

헌법재판소는 2005년에도 우리나라 현재의 좌표를 보여주며, 미래의 방향을 설정하는 영향력 있는 결정을 많이 선고하였다. 여기에서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골라 정치·선거관계, 사회관계, 정신적 자유, 형사절차(신체의 자유), 경제·재산권 등으로 분야를 나누어 소개한다. 조세분야는 제외하였다.

2. 정치·선거관계에 관한 결정

가.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사건(2005헌마579등)

1) 사건의 개요

헌법재판소는 2004. 10. 21. 신행정수도의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이 헌법개정절차를 통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법률제정의 방식으로 우리나라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불문의 관습헌법을 변경하려고 하였으므로 국민의 헌법개정국민투표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

정부와 국회는 그 후속대책으로 2005. 2. 5.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추진하여, 그 법률안은 같은 해 3. 2. 국회본회의의 의결을 거쳐 공포 후 시행되었다.

이에 대하여 서울시 정무부시장, 서울시의회 의원 등은 위 법률에 대하여 같은 해 6. 1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주심 김경일 재판관)는 2005. 11. 24. 위 법률에 대하여 기본권침해의 개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선고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행정중심복합도시는 대내적으로 국가의 중요정책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곳이 아니며 각국 외교사절들이 소재하여 주요 국제관계가 형성되는 장소도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에 의하여 건설되는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수도로서의 지위를 획득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에 의하면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국회와 대통령은 여전히 서울에 소재하고, 외교통상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등 주요 기관들은 이전대상에서 제외되며 대통령에 대한 각종 자문기관들 역시 서울에 잔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서울은 계속하여 정치·행정의 중추기능과 국가의 상징기능을 수행하는 장소로 인정되므로 이 사건 법률에 의하여 수도로서의 기능이 해체된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은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법률에 의하여 헌법 제130조 제2항이 규정한 청구인들의 국민투표권의 침해가능성은 인정되지 않는다.

나. 동의대사건 관련 민주화운동 관련자 결정 사건(2002헌마425)

1) 사건의 개요

1989. 5. 2. 동의대 학생들은 노동문제와 학내문제에 대한 집회와 시위를 하면서 경찰과 대치하던 중 부산시 경찰국 소속 전투경찰대원 5인을 납치하여 학교 도서관 안에 감금하였다. 1989. 5. 3. 부산시 경찰국 소속 경찰관 700여명은 위 5인을 구출하기 위하여 동의대 도서관 안으로 진입하였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방화행위로 인하여 경찰관 7인이 사망하였다(이른바 ‘동의대 사건’). 당시 방화치사행위에 가담하였던 학생 윤○○ 등에게는 무기징역 등 유죄판결이 선고되었다.

피청구인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는 동의대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위 윤○○ 외 45인을 2002. 4. 27.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2호 소정의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결정하였다.

동의대 사건에서 사망한 경찰관들의 가족인 청구인들은 위 결정 및 그 근거가 된 위 법률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주심 김경일 재판관)는 2005. 10. 27. 각하결정을 선고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윤○○ 외 45인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한 결정의 직접 상대방은 위 46인이고, 청구인들은 어디까지나 제3자일뿐이다. 청구인들과 같이 공권력 작용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가 헌법소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그 제3자의 기본권이 직접, 법적으로 침해당하고 있어야 한다(자기관련성).

이 사건 결정으로 인하여 침해될 수 있는 청구인들의 기본권으로는 일반적 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을 상정할 수 있다. 그런데 위 결정에 의하여 위 46인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음으로써 부여받은 법적 혜택은 특별사면·복권의 건의, 전과기록의 말소, 복직 권고, 학사징계기록 말소의 권고일 뿐이므로, 위 결정 그 자체로 순직경찰관들에 대하여 어떠한 부정적 평가(명예 훼손)를 직접적으로 행하지도 의도하지도 않고 있음은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순직경찰관들은 의연히 국가유공자로서 명예로운 사회적 예우를 받고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법적 평가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이고, 이 사건 결정은 여기에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

따라서 위 결정은 청구인들의 내면의 명예감정에 관계될지언정 법적으로 의미있는 명예를 직접 훼손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에게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다. 국회의원 피선거권 행사연령(25세) 사건(2004헌마219)

1) 사건의 개요

헌법재판소는 종전 결정에서 각종 공직선거의 선거권 행사연령을 ‘20세 이상’으로 정한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조항에 대하여 여러 차례 합헌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

청구인들은 2004. 4. 15. 실시될 제17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로 입후보하고자 하였으나, 선거일 현재 25세 달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을 선거일 현재 25세 이상인 국민에게만 부여하고 있는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16조 제2항으로 인하여 위 선거에 후보자로 입후보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 헌법재판소(주심 전효숙 재판관)는 2005. 4. 28. 위 법률조항이 합헌이라는 취지의 기각결정을 선고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여 당선되기 위한 권리로서 피선거권을 누구에게, 어떠한 자격을 갖추었을 때 부여할 것인지는 국회의원의 헌법상 지위와 권한, 국민의 정치의식과 교육수준, 우리나라 특유의 정치문화와 선거풍토 및 국민 경제적 여건과 국민의 법감정 그리고 이와 관련한 세계 주요국가의 입법례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다.

대의민주주의 통치 질서에서의 국가기능의 확대 및 복잡화에 따른 대의기관의 전문성 확보, 국회의원의 지위변화 및 권한의 확대로 인한 고양된 대의활동능력 및 정치적 인식능력에 대한 요구, 이러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기 위하여 요구되는 정규 또는 비정규적인 교육과정과 직접 또는 간접적인 경험을 쌓는 데 소요되는 최소한의 기간, 국가정책결정권자의 성실한 납세 및 병역 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국민의 기대와 요청 그리고 선거권의 행사연령에 비하여 피선거권의 행사연령을 일반적으로 높게 정하는 주요국가의 입법례 등을 고려할 때, 국회의원의 피선거권 행사연령을 25세 이상으로 정한 위 법률조항은 위헌으로 볼 수 없다.

3. 가족 등 사회관계에 관한 결정

가. 자(子)의 성(姓) 사건(2003헌가5등)

1) 사건의 개요

제청신청인 곽○○의 부(父)는 사망하였고 제청신청인들의 모(母) 김○○는 이○○와 재혼하였다. 위 이○○는 제청신청인들의 모와 재혼하면서 제청신청인들을 입양하였는데 제청신청인들은 자신들의 양부(養父)인 이○○의 성(姓)을 따르기를 원하면서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에 호적정정 신청을 하였다.

법원은 민법 제781조 제1항 본문 중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르고”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제청결정을 하였다. 헌법재판소(주심 주선회 재판관)는 2005. 12. 22. 위 민법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선고하면서, 다만 2007. 12. 31.까지 위 법률조항의 잠정적용을 명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성명은 개인의 정체성과 개별성을 나타내는 인격의 상징으로서 개인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생활영역을 형성하고 발현하는 기초가 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자유로운 성의 사용 역시 헌법상 인격권으로 보호된다. 또 헌법 제36조 제1항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한 가족제도를 헌법적 차원에서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성에 관한 규율에 있어서는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반하는 내용으로 가족제도를 형성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인간의 혈통을 모두 성에 반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성이 한없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성주의는 규범으로써 존재하기 이전부터 생활양식으로 존재해 온 사회문화적 현상이었고 오늘날에 있어서도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은 여전히 부성주의를 자연스러운 생활양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부성주의 그 자체로 인한 사실상의 차별적 효과는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출생 직후 부(父)가 이미 사망하였거나 부모가 이혼하여 모가 단독으로 친권을 행사하고 양육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 부가 사망하거나 부모가 이혼한 후 모가 양육하고 있던 자를 데리고 재혼하는 경우 등 구체적인 상황 하에서는 부성의 사용을 강요하는 것이 개인의 가족생활에 대한 심각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부성주의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인격권을 침해하고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나. 지문날인 사건(99헌마513등)

1)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17세가 되어 주민등록증 발급대상자가 되었으나, 주민등록증발급신청서에의 지문날인을 거부하였다. 청구인들은 열 손가락의 회전지문과 평면지문을 날인하도록 한 주민등록법시행령 제33조 제2항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04. 3. 1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주심 이공현 재판관)는 2005. 5. 26. 위 지문날인제도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개인의 고유성, 동일성을 나타내는 지문은 그 정보주체를 타인으로부터 식별가능하게 하는 개인정보이므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으로 보호된다.

그러나 이 사건 지문날인제도에 의하여 17세 이상 모든 국민의 열 손가락 지문정보를 수집하고 경찰청장이 이를 보관·전산화하여 범죄수사목적 등에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정보주체가 현실적으로 입게 되는 불이익은 그다지 심대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반면 경찰청장에서는 지문날인제도를 통하여 보관·전산화하고 있는 지문정보를 범죄수사 활동, 대형사건사고나 변사자가 발생한 경우의 신원확인, 타인의 인적사항 도용 방지 등 각종 신원확인의 목적을 위하여 이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이용을 통하여 얻게 되는 공익은 그로 인한 정보주체의 불이익에 비하여 더 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지문날인제도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언론 등 정신적 자유에 관한 결정

가. 언론광고 사건(2003헌가3)

1) 사건의 개요

서울에서 바로보기안과를 운영하는 의사인 제청신청인은 2001. 7.경부터 위 안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신의 진료모습이 담긴 사진과 라식수술에 대한 진료방법을 게재하는 등 특정의료인의 기능, 진료방법에 관하여 광고를 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었다. 법원은 의료광고를 제한한 의료법 제46조 제3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하였다. 헌법재판소(주심 김경일 재판관)는 2005. 10. 27. 위헌결정을 선고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상업광고는 표현의 자유의 보호대상이 되지만, 사상이나 지식에 관한 정치적, 시민적 표현행위와는 차이가 있고, 직업수행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지만 인격발현과 개성신장에 미치는 효과가 중대한 것은 아니므로, 상업광고 규제에 관한 비례의 원칙 심사에 있어서 ‘피해의 최소성’ 원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것인지’를 심사하는 정도로 완화되는 것이 상당하다.

의료인의 기능이나 진료방법에 대한 광고가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것이거나, 소비자들에게 정당화되지 않은 의학적 기대를 초래 또는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거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의료광고는 허용될 수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국민의 보건과 건전한 의료경쟁 질서를 위하여 강력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사실에 기인한 것으로서 소비자에게 해당 의료인의 의료기술이나 진료방법을 과장함이 없이 알려주는 의료광고라면 이는 의료행위에 관한 중요한 정보에 관한 것으로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에 도움을 주고 의료인들 간에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므로 오히려 공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 사건 조항은 의료인의 기능(技能), 즉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기술적인 능력이나 재능 및 진료방법(즉 진찰과 치료방법)에 대한 광고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그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므로,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위헌이다.

5. 형사절차(신체의 자유)에 관한 결정

가. 수갑·포승 사건(2001헌마728)

1)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구속되어 2001. 9.경 서울지방검찰청 동부지청 검사조사실에 소환되었는데, 성동구치소 계호교도관에 의하여 포승으로 팔과 상반신이 묶이고 양손에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 피의자조사를 받게 되었다. 청구인은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유롭게 진술하고 싶다며 계구(戒具)를 해제하여 달라고 요구하였고, 이에 대해 수사검사가 위 교도관에게 도주우려가 없는 것 같으니 풀어주라고 요청하였으나 위 교도관은 법무부훈령인 계호근무준칙 제298조 제1호 및 제2호의 규정에 따라 검사조사실에서는 계구를 해제할 수 없다며 청구인과 검사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계구사용행위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주심 송인준 재판관)는 2005. 5. 26. 검사조사실에서 피의자신문을 받을 때 포승과 수갑을 채운 상태에서 조사를 받도록 한 것은 위헌임을 확인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헌법재판소는 같은 날 계구사용에 관련된 계호근무준칙에 대하여도 위헌결정을 선고하였다(2004헌마49).

2) 결정이유의 요지

형사피고인뿐만 아니라 피의자에게도 무죄추정의 원칙과 방어권보장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피의자에 대한 계구사용은 꼭 필요한 목적을 위하여만 허용될 수 있다.

검사가 검사조사실에서 피의자신문을 하는 절차에서는 피의자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어야 하므로 계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도주, 폭행, 소요, 자해 등의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계구를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검사실에서의 계구사용을 원칙으로 하면서 심지어는 검사의 계구해제 요청이 있더라도 이를 거절하도록 규정한 이 사건 준칙조항은 원칙과 예외를 바꾼 것으로서 기본권은 원칙으로 최대한 보장하고 예외로 최소한도로만 제한하여야 한다는 헌법상의 기본권보장원칙에 어긋난다.

청구인은 만 23세의 대학생으로서, 소위 이적단체인 한총련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집회 및 시위에 참여하였다는 이유로 구속되어 조사를 받게 되었는바, 기록상 경찰조사 단계에서나 검찰조사 단계에서도 자해나 소란 등 특이한 행동을 보인 정황이 엿보이지 아니하고 혐의사실을 대부분 시인하였으며 다만 시위를 주도하거나 돌을 던지는 등 과격한 행위를 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따라서 당시 청구인은 도주ㆍ폭행ㆍ소요 또는 자해 등의 우려가 없었다고 판단되고, 수사검사도 이러한 사정 및 당시 검사조사실의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청구인에 대한 계구의 해제를 요청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경우 피청구인 소속 계호교도관이 이를 거절하고 청구인으로 하여금 수갑 및 포승을 계속 사용한 채 피의자조사를 받도록 한 것은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다.

6. 경제·재산권에 관한 결정

가. 공무원연금 소비자물가변동률 연동제 사건(2004헌바42)

1) 사건의 개요

청구인들은 20년 이상 교육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2000. 12. 31. 이전에 퇴직하면서 공무원연금법에 의한 퇴직급여의 전액 또는 일부를 연금으로 받기로 선택한 퇴직연금수급권자들이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청구인들에게 퇴직 당시 청구인들의 각 직급과 호봉에 해당하는 현직공무원의 월보수액에 근속연한에 따른 지급비율을 곱하는 방식에 의하여 계산된 퇴직연금월액을 지급하여 오다가 공무원연금법이 2000. 12. 30. 법률 제6328호로 개정되어 2001. 1. 1.부터 시행되자 위 개정법의 규정에 따라 그 시행일 이후부터 2000. 12. 31. 현재의 연금액에 전년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에 따라 증감된 금액을 지급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전국소비자물가상승률이 공무원보수인상률에 미치지 못하여 퇴직연금월액의 증가액이 줄어들자 청구인들은 법원에 위와 같은 법률개정으로 지급받지 못하게 된 차액상당의 연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위 개정 공무원연금법 조항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주심 권성 재판관)는 2005. 6. 30. 위 조항에 대하여 합헌결정을 선고하였다.

2) 결정이유의 요지

공무원연금법상의 각종 급여의 구체적 내용, 기여금의 액수 등에 대하여는 직업공무원제도나 사회보험원리에 입각한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으로 인하여 일반적인 재산권에 비하여 입법자에게 상대적으로 보다 폭넓은 입법재량이 헌법상 허용된다.

종전의 퇴직연금수급자들은 보수연동제의 방식에 의한 연금액조정을 통하여 물가상승률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게 인상된 연금을 지급받아 왔고 그러한 연금액의 조정이 상당기간 지속됨으로써 앞으로도 공무원의 보수인상률에 맞추어 연금액도 같은 비율로 조정되리라는 기대가 형성되어 있던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보호해야 할 퇴직연금수급자의 신뢰의 가치는 크지 않고, 신뢰의 손상 또한 연금액의 상대적인 감소로서 그 정도가 심하지 않은 반면, 연금재정의 파탄을 막고 공무원연금제도를 건실하게 유지하는 것은 긴급하고도 대단히 중요한 공익이므로 위 법률조항이 헌법상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리고 물가연동제에 의한 연금액조정규정의 취지는 화폐가치의 하락 또는 일반적인 생활수준의 향상 등으로 인하여 연금의 실질적 구매력이 점점 떨어질 것에 대비하여 그 실질구매력을 유지시켜 주어 퇴직연금수급자의 생활안정을 기하기 위한 것이지, 퇴직연금수급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하는 것이 아니며, 그 내용이 현저히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고, 아울러 관련조항에 의하여 각 연도 공무원보수인상률과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여 재조정해 주는 보완장치도 마련하고 있으므로 물가연동제에 의한 연금급여를 조정하고 있는 이 사건 규정 자체는 퇴직연금수급권자의 재산권,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거나 직업공무원제도의 근간을 훼손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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