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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7) 의료분쟁

이경환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I. 글머리에

의료분쟁은 의료과실로 인한 민사소송 및 형사소송에 한정되지 않고, 공권력과 관련된 행정분쟁 및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헌법분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료관련 제반분쟁을 모두 포섭한다.

장기간의 판례축적을 통해 의료과실과 관련된 진료상의 주의의무와 설명의무에 대해서는 이론이 상당히 정리돼 있으므로 특이한 판결을 찾기가 어려우며, 형사판결 역시 의료과실과 관련된 판례보다는 윤리문제와 연관되거나 기술적이 면이 강조되는 행정범에 대한 판결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의료분야 역시 공정거래나 상표에 대한 분쟁으로까지 재산적인 영역과 관련된 행정소송이 제기되고 있으며, 의료광고나 무면허의료행위 등 영업의 자유와 관련한 헌법분쟁으로까지 확대되는 경향에 있다.

여기서는 기존의 판례에서 특별히 인식할 필요가 있는 쟁점을 가진 민사소송, 형사소송과 새로이 대두돼 관심을 끌고 있는 행정소송, 헌법쟁송 등에 대한 판례를 분석해 봄으로써 ‘2005년도 의료분쟁의 경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II. 민사판결

1. 지도설명의무(2005. 4. 29. 선고 2004다64067 판결)

(1) 사건 개요

원고는 1999. 2. 24. 군보건소에서 폐결핵 판정 및 결핵약 복용 처방을 받고 담당진료원으로부터 결핵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에탐부톨(EMB) 등 4가지 약품을 1개월 단위로 교부받아, 1999. 2. 24.부터 1999. 6. 28.까지 복용했다. 원고가 1999. 6. 26. 읍 소재 안과에 들러 시신경염(의증)의 진단을 받게 되자, 위 담당진료원은 1999. 6. 28. 원고로부터 이를 전해 듣고 즉시 에탐부톨의 투여를 중지하고 나머지 약제만으로 결핵약을 조제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원고는 에탐부톨의 복용중지에도 불구하고 이후에도 여러 안과에서 ‘결핵약 복용에 의한 약물유발성 시신경 병증‘ 등의 진단을 받았으며, 1999. 9.경 위 보건소에서 폐결핵 완치판정을 받았으나, 원고의 시력은 최초 진료 당시에는 양안 각 1.0으로 측정되던 것이 우안 0.02, 좌안 0.01로 나빠지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진료원이 투약에 따른 지도설명을 다하지 못해 시력이 손상됐다며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에 대한 주의의무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 요지

대법원은, 의료진이 시각이상 등 그 복용 과정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약품을 투여함에 있어서 그러한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 및 그 경우 증상의 악화를 막거나 원상으로 회복시키는 데에 필요한 조치사항에 관해 환자에게 고지하는 것은, 약품의 투여에 따른 치료상의 위험을 예방하고 치료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환자에게 안전을 위한 주의로서의 행동지침 준수를 고지하는 진료상의 설명의무로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3) 해설

대법원은 결핵약 투여과정에 있어서 환자에게 설명하여야 하는 설명의무라 할지라도 단순히 인격권인 자기결정권의 침해에 대한 위자료 손해배상책임만을 요하는 조언설명과는 달리 진료행위의 본질적 구성부분에 해당하는 요양지도로서의 설명의무를 위반한 경우로서 진료상 요구되는 주의의무 위반이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설명의무에 대해서는 고지설명, 조언설명, 지도설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지도설명의무위반의 경우에는 진료상의 주의의무위반으로 보고 위자료뿐만 아니라 재산상의 손해까지 전 손해배상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의료인이 환자에게 의료정보를 제공하여야 하는 의무를 설명의무라고 말할 수 있으나, 언어로 하는 설명의무라 하여 모두 동일한 평가를 하는 것은 아니다. 조언설명은 의사가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가 자기결정을 하며 이에 따라 의사가 행위를 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설명의무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지설명은 의사의 정보제공만 있을 뿐 환자는 자기결정을 하지 않는 경우인바 이는 도덕적 의무 내지 친절의무로서 그 위반에 대하여 의사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 그러나 지도설명은 의사의 정보제공에 대하여 환자가 자기결정을 하고 자신이 알아서 행위를 해야 하므로 의사의 정보제공은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므로 지도설명의무위반은 진료상의 주의의무위반으로 인정된다.

이 사건에서도 의료진의 투약과정에 있어서의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은 지도설명으로 봐야 하므로 대법원판결은 타당하다.

2. 응급환자의 전원과 주의의무(2005. 6. 24. 선고 2005다16713 판결)

(1) 사건 개요

망인은 복부외상 환자로서 피고 의료법인 A병원에 입원됐는데, 망인은 초기에 혈색소 수치가 정상이었고 활력징후는 수액공급으로 정상화되었으며 특별한 출혈소견을 보이지 않았으나, 내원시 복부출혈과 소장돌출을 보이는 등 즉각적인 응급개복술을 받아야 하는 상태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인을 즉각적인 응급개복술을 받아야 할 환자가 아닌 것으로 잘못 판단해 즉각적인 응급개복술의 실시가 불가능한 B병원으로 전원하였다. B병원 의사가 A병원 의사에게 환자의 상태를 물었으나, A병원 의사는 환자의 생체징후나 혈색소 수치상 이상이 없고 특별한 출혈소견은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대답만을 하고 응급실에서의 초기상황과 시행된 처치에 대한 반응 등에 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하지 않아, 결국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이에 망인의 유족들이 A병원 및 B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2) 판결 요지

대법원은 피고 A병원이 망인을 B병원으로 전원하고, 전원과정에서 B병원 의사에게 A병원 응급실에서의 초기상황과 시행된 처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망인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고 B병원에 대해서는, B병원 의사로서는 A병원 의사의 위와 같은 답변을 듣고 환자의 상태를 파악한 후 전원의 허용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지, 이에 더 나아가 A병원 의사에게 구체적이고 추가적인 질문을 하여 환자의 상태를 더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파악한 후에야 전원을 허용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해야 할 주의의무까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3) 해설

응급환자 전원의 경우에는 전원하는 병원과 전원을 승낙하는 병원 사이에 진료상 주의의무의 정도가 상이하게 결정돼야 할 것이다. 응급환자의 전원을 받게 된 병원은 환자의 기본적인 상황을 물으면 되고 환자의 구체적인 상황까지 질문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전원하는 의사에게 더 많은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옳다. 응급한 상황 아래에서는 의사들 사이의 신뢰의 원칙이 더욱 확대돼 적용된다 하겠다.

3. 산재사고와 의료사고의 경합(2005. 9. 30. 선고 2004다52576 판결)

(1) 사건 개요

망인은 B주식회사 내 작업장에서 프레스 기계를 이용해 작업하다가 양손이 위 기계에 압착돼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으며, A병원으로 후송돼 수지절단 및 접합수술을 받았다. 위 병원 의료진은 수술을 전후해 전신기능이 저하된 망인에게 적정수액량을 훨씬 초과해 수액을 과다투여하였고, 망인의 소변배출 여부와 소변량 등 환자의 동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아, 결국 망인은 수술 이후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에 400cc 가량의 삼출물이 차서 심장을 압박하는 바람에 심폐기능에 갑작스런 장애를 일으켜 심장 탐포나데로 사망했다. 이에 망인의 유족들이 A병원 및 의사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2) 판결 요지

대법원은 산재사고로 인해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치료를 하던 의사의 과실 등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증상이 생겨 손해가 확대된 경우, 그와 같은 손해와 산재사고 사이에도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하므로, 산재사고와 의료사고가 각기 독립하여 불법행위의 요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객관적으로 관련되고 공동하여 위법하게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공동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공동불법행위자들이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3) 해설

환자의 사망이 산재사고와 의료사고의 경합으로 일어난 경우에 의료진의 의료과실이 인정된다면 산재사고의 책임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된다.

교통사고 이후에 치료과정에서의 과실로 증상이 악화된 경우에 자동차손해보험회사에서 일단 손해에 대해 전액배상을 하고 추후에 의료기관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런 경우에도 처음부터 의료기관을 함께 피고로 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한다면 공동불법행위로서 연대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이다.
III. 형사판결

1. 살인, 업무상촉탁낙태, 의료법위반(2005. 4. 15. 선고 2003도2780 판결)

(1) 사건 개요

산부인과 의사인 피고인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상담게시판을 이용해 낙태 관련 상담을 하면서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절수술이 허용되는 경우가 아님에도 낙태시술을 해줄 수 있다고 약속하고 자신의 병원을 방문하도록 권유했다. 이후에 찾아온 산모에 대하여 약물에 의한 유도분만의 방법으로 낙태시술을 했으나 태아가 살아서 미숙아 상태로 출생하자 그 미숙아에게 염화칼륨을 주입해 사망하게 한 사안이다.

(2) 판결 요지

대법원은 의료법위반 부분(구 의료법 제25조 제3항 소정의 유인행위)에 대해, 피고인이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절수술이 허용되는 경우가 아님에도 낙태시술을 해 줄 수 있다고 약속하면서 빨리 피고인의 병원을 방문하도록 권유하고 안내한 행위는 의료정보의 제공과 상담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위와 같은 약속과 권유 및 안내를 통해 낙태수술 등을 위한 의료계약 체결을 유인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살아서 출생한 미숙아에 대하여 염화칼륨을 주입한 행위는 낙태를 완성하기 위한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미숙아가 정상적으로 생존할 확률이 적다고 하더라도 그 상태에 대한 확인이나 최소한의 의료행위도 없이 적극적으로 염화칼륨을 주입하여 미숙아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 피고인에게는 미숙아를 살해하려는 범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3) 해설

의료기관의 환자유치경쟁이 심화되면서 나타나게 되는 유인행위에 대해 법적 해석을 한 판결로서 의미가 크며,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의료기관 자체의 경쟁과 관련한 판결들이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법률가들에게는 위의 사례가 낙태 및 살인행위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의료인들은 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판결이 선고되면서 의료인에게 경각심을 주어 윤리적인 면을 강조하는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1.08명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낙태의 위법성과 부작용 등에 대해 홍보하고 윤리적 측면을 강조할 필요가 크다 하겠다.

IV. 행정판결

1. 사업자단체의 가격결정 행위(2005. 8. 19. 2003두9251 판결)

(1) 사건 개요

A광역시 치과의사회가 치과기공사회와 사이에 각 실무협의회 소속 회원을 통해 치과기공물의 가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정한 다음, 대표자의 추인을 받아 대표자 명의로 회원들에게 위 가이드라인에 대한 안내문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소정의 사업자단체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라고 판단하여, 공표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을 했다. 이에 A광역시 치과의사회는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 요지

대법원은 치과의사가 치과기공사에게 자신의 진료에 필요한 치과 기공물의 기공업무를 의뢰하고 그 대가로 지급하는 기공료를 치과의사회가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도 사업자단체에 의한 가격결정행위에 해당하고, 원고가 기공사회와 위 가이드라인에 관하여 합의하고 이를 회원들에게 통보한 이 사건 행위로 인해 원고의 회원인 치과의사들에게는 위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하여 기공료를 결정해야 한다는 공동인식이 형성되었다고 봄이 상당해 사업자단체에 의한 가격결정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행위가 부당한 경쟁제한행위에도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3) 해설

의료인들의 의료행위 자체가 치료목적뿐만 아니라 치료 이외의 목적을 가지고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가 많이 발달하고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며, 따라서 의료인들도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인의 성향을 띠고 그 집단도 사업자단체로 취급되어 일반 기업집단들이 공정거래질서의 확립을 위하여 따라야 할 기준들이 치과의사회에도 똑같이 적용될 가능성이 많아졌다. 의료인들의 행위가 법적규제를 받을 때 그 행위의 목적이 치료목적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분하여 의료행위의 본래 취지에 충실한 의료인들의 행위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더 보호를 받도록 하는 방향으로 법 적용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상표법상의 유사 상품(2005. 8. 19. 선고 2003후1086 판결)

(1) 사건 개요

출원자인 존슨 앤드 존슨 사가 특허청에 ‘척추임플란트’라는 상품의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가 이미 등록돼 있던 상표인 ‘안과수술시 안내 렌즈 삽입용 수술기구’와 유사 상품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상표의 등록거절을 당하자, 거절결정의 위법을 이유로 특허법원에 제소했다.

(2) 판결 요지

대법원은 위 각 지정상품은 모두 그 출원 당시의 상표법시행규칙상 상품류구분의 동일상품군인 제1군(의료기기계기구)에 속하는 의료용 기구로서, 모두 인체에 의료 기구를 삽입하는 수술에 관련해 사용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용도에 있어 유사한 점이 있고, 현대의학에 있어서는 다른 분야의 전문의들이 협력해서 종합적인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많고, 위 각 지정상품의 최종 수요자 중 상당수가 안과나 정형외과 전문의라고 할지라도 그 거래자들 모두가 그렇다고는 볼 수 없으며, 위 각 지정상품의 생산 및 판매 부분이 최근에 와서 일치해 나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보아 위 각 지정상품은 거래통념상 동일·유사한 상표를 위 상품들에 사용할 경우에 그 출처의 오인·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는 유사한 상품에 속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3) 해설

의료기기계기구도 상품으로서 상표법상의 등록의 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한 상표등록을 하기 위해 의료기구의 품질, 형상, 용도, 생산부문, 판매부문, 수요자의 범위 등에 있어서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과 관련된 기구이며 인체의 침습을 가져올 가능성이 많은 기구라 일반 상품과는 다른 특성이 많으므로, 이에 대해 보다 전문적이고 기능적인 면에서의 학식과 기술이 있어야 지적재산권 분야의 법률분쟁의 합리적 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V. 헌법쟁송

1. 의료광고(헌법재판소 2005. 10. 27. 2003헌가3)


(1) 사건 개요

안과의사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라식수술의 방법과 수술 전후의 사진을 게재해 라식수술에 대해 홍보하자, 검사가 의료법규의 의료인의 기능과 진료방법 등에 관해 광고할 수 없음을 이유로 기소했다. 이에 피고인이 의료법 규정이 표현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법원에 위헌법률심사를 제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2) 결정 요지

의료인의 기능이나 진료방법에 대한 광고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에 도움을 주고 의료인들 간에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며, 상업광고에 대한 규제가 섬세하게 재단(裁斷)돼야 하므로, 의료인의 기능과 진료방법에 대한 광고를 금지하고 이에 대해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 의료법 조항은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 한편 이 사건 조항은 의료인에게 표현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고, 소비자의 의료정보에 대한 알 권리를 제약하며,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

결국 이 사건 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비례의 원칙에 위배해 표현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3) 해설

의료법규는 전문적인 내용을 함유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일반의 법원리에 충실하지 못한 규정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영역일지라도 이들이 사회일반인의 법감정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위법 내지 위헌적인 규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한편 전문가로서의 의료인은 법에 의한 판단을 받아 보는 것을 꺼려하고 있기도 하다. 정당한 법의 적용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정당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주장해 볼 필요가 있다. 의료인은 단순히 의료과실과 관련된 소송에서 벗어나 의료행정이나 헌법쟁송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도래했음을 알 수 있다.

VI. 마치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사소송에서 설명의무위반에 대해 위자료 손해배상 이외에 재산상의 손해까지 인정하는 지도설명의무위반, 전원에서의 주의의무위반 등에 관한 판결을 보았는바, 의료소송이 보다 전문화되면서 기존 판례이론에서 진일보한 판결들이 많이 나타나리라 예상된다. 형사판결에서도 단순히 의료과실과 관련된 판결을 떠나 윤리적 요소가 내재된 행위에 대해 전문지식의 보편화현상을 겪으면서 더욱 많이 나타나리라 예상된다. 또한 행정소송에서 역시 공정거래법적 영역이나 지적재산권의 영역에까지 분쟁이 확대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이는 의료현실에서 실제적인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법적 해결을 요하는 부분이 증가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에 제기된 사건이 건강권이나 보건권에 대한 주장에서 표현의 자유나 영업의 자유에까지 확대하여 분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우리의 헌법상 기본권에 대한 권리의식이 매우 향상되어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의료분쟁은 단순히 의료과실에 대한 민사적·형사적인 다툼을 넘어 행정소송에 이르기까지 의료분야 전반에 걸친 법적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며, 헌법적 분쟁으로까지 법체계 전반에 걸쳐 통합적으로 해결돼야 비로소 종국적인 해결이 가능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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