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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4) 지적재산권

강태욱 판사 (수원지방법원)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2005년도에 선고된 주요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정리하되, 중요한 하급심 판결도 함께 소개하도록 하겠다.

1. 특허 분야

가. 확인대상발명의 특정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후656 판결은 ‘확인대상발명이 적법하게 특정되었는지 여부는 특허심판의 적법요건으로서 당사자의 명확한 주장이 없더라도 의심이 있을 때에는 특허심판원이나 법원이 이를 직권으로 조사하여 밝혀보아야 할 사항’이라고 판시하였다. 권리범위확인심판이나 침해소송에 있어서 판단 대상이 되는 기술은 ‘당해 발명이 서로 대비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하고’, ‘그 특정을 위해서는 대상물의 구체적인 구성을 전부 기재할 필요’는 없으나 적어도 ‘등록 발명의 구성요소에 대응하는 부분의 구체적인 구성’을 기재하되, ‘구체적인 구성의 기재는 등록 발명과 대비하여 그 차이를 판단함에 필요한 정도’에는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2후2471 판결 등).

대상 판결은 확인대상발명이 충분히 특정되지 못한 경우 이는 당사자가 명확하게 주장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 밝혀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럼에도 특정이 부족하면 심판청구를 각하하여야 함을 확인하였고, 침해발명의 특정을 본안의 문제로 파악하는 침해소송의 법리(따라서 기각하여야 한다)와 차이를 명확하게 지적하였다.

나. 공지기술과 비밀유지의무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후2218 판결은 ‘발명의 내용이 계약상 또는 상관습 상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는 특정인에게 배포된 기술이전교육용 자료에 게재된 사실만으로는 공지된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원고가 A와 기술전수계약 및 그에 따른 비밀유지약정을 맺고 관련 발명의 내용이 도시된 기술이전교육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였고, 피고는 A로부터 관련 제품의 제작, 납품을 하도급받아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원고는 피고의 특허가 그 기술이전자료에 의하여 공지되었음을 이유로 등록무효를 구하였으나, A는 원고에 대하여 계약 상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고, 피고는 A에 대하여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이상 결국 위 기술이전자료는 공개된 자료로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을 인용하였다.

제3자에게 해당 발명의 내용이 공개된 경우에도 그 제3자가 계약상 내지 신의칙 상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를 공지된 것으로는 볼 수 없는데, 비밀유지약정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상관습에 의하여 비밀유지의무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본 사안이다.

다. 무효 항변의 문제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0다69194 판결에서 방론으로 권리남용의 항변을 받아들이는 듯한 설시를 한 이래, 그 취지를 이어 받아 진보성이 부인되는 대상 특허에 대하여 특허 무효가 확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손해배상 내지 금지청구를 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하급심 판결들이 선고되었다. 권리남용 이론을 근거로 특허권자의 청구를 배척한 판결들은 서울고등법원 2005. 1. 25. 선고 2003나8802 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05. 8. 18. 선고 2002가합10937 판결(이상 진보성 결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6. 1. 27. 선고 2005가합56167 판결(신규성 결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5. 6. 17. 선고 2002가합75716 판결(확대된 선원의 범위 위배), 서울고등법원 2005. 12. 29. 선고 2005나55891 판결(국제특허출원에 관한 구 특허법 213조의 사유) 등 다수의 판결이 있는바, 이상과 같이 침해법원의 하급심들은 대체적으로 권리남용의 항변을 받아들여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권리남용 항변은 진보성이 없음을 이유로 무효라는 주장에 대하여 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에서는 심리판단 할 수 없다는 대법원 1998. 10. 27. 선고 97후2095 판결 이래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에 배치되는 것으로 위 판결이 변경된 바 없는 현 상황에서, 향후 대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할 것이다.

2. 상표 분야

가. 상표적 사용의 의미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5도1637 판결은 피고인이 판매한 리모콘의 내부회로기판 위에 표기된 ‘Sony’표장에 대하여 ‘공산품이 상품의 내부에 조립되어 기능하는 부품에 표시된 표장으로서 그 상품의 유통이나 통상적인 사용 혹은 유지행위에 있어서 그 존재조차 알 수 없고, 오로지 그 상품을 분해하여야만 거래자나 일반 수요자들이 인식할 수 있는 표장은 그 상품에 있어서 상표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없을 것이므로 이를 가리켜 상표법에서 말하는 상표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 또한 위 리모콘의 표면에 ‘만능eZ 소니전용’이라는 표장을 표기한 것은 ‘여러 가지 기기에 손쉽게 사용될 수 있는 원격조정기로서 소니에서 나온 기기에 사용하기에 적합한 것이라는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위 원격조정기의 용도를 표시한 것으로 보일 수 있을 뿐, 등록상표와 동일한 상표를 사용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상표권의 침해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등록상표와 동일 내지 유사한 상표를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출처 표시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예컨대, 표장의 시각적, 심미적 효과를 위하여 ‘침대의 머리판 장식으로 사용된 쌍학 모양의 표장’이나 ‘1회적 가공품인 금반지에 새겨진 퓨마 문양’ 등은 의장적 사용에 불과하여 이를 상표적 사용으로 보지 아니 하나(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3후2027 판결,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5034 판결), 재활용된 1회용 카메라의 몸체 부분은 별도의 상표가 기재된 포장지로 감쌌다고 하더라도 렌즈 둘레와 플래쉬 부분에 기존의 상표가 남아 있고, 위 상표에 인지도가 없는 경우에는 기존의 상표가 상표적으로 사용된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으며(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용도 표시와 관련하여서는 자동차부품이 에어클리너에 ‘소나타II’, ‘라노스’ 등이라 표시한 경우에 부품의 용도 설명을 위한 것으로 보아 상표적 사용을 부인한 바 있다(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도1335 판결).

위 사안은 상표를 통상적인 유통, 사용과정에서 인식할 수 없는 방법으로 사용된 경우에는 그 표장을 (상표로서 ‘사용’하였는가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상표법 상 보호의 대상이 되는 ‘상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점, 단순히 상품의 기능이 적용되는 기종을 밝히기 위한 표시의 경우에도 상표적 사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태양임을 명확히 한 점에 그 의의가 있다.

나.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2호의 대상 적격

대법원 2005. 6. 16. 선고 2002후1225 전원합의체 판결은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2호에 정한 실사용 상표와 타인의 상표 사이의 혼동 유무는 당해 실사용 상표의 사용으로 인하여 수요자로 하여금 그 타인의 상표의 상품과의 사이에 상품 출처의 혼동을 생기게 할 우려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가의 여부에 따라 결정하면 충분하므로, 그 타인의 상표가 당해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거나 상표법상의 등록상표가 아니더라도 그 혼동의 대상이 되는 상표로 삼을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2호는 상표권자가 고의로 등록상표의 사용범위에 속하는 유사상표를 사용하여 대상상표와 오인,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타인의 상표의 신용이나 명성에 편승하려는 경우 누구나 등록상표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거래자와 수요자의 이익 및 대상상표를 사용하는 자의 영업상의 신용과 권익을 보호함에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1999. 9. 17. 선고 98후423 판결 등). 그런데 대법원은, 그 대상상표의 적격에 관하여 대상상표가 미등록이거나 등록상표보다 후에 등록된 것이라면, 대상상표는 등록상표의 권리범위확인심판으로 그 사용이 금지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위 규정의 오인, 혼동 판단의 대상상표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왔는데(대법원 1988. 5. 10. 선고 87후87, 88 판결,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후68 판결),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대상상표의 등록 여부는 위 제2호의 요건 판단에 있어서 아무런 관련이 없고, 상표법상의 등록상표가 아니거나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여 미등록상표이거나 장차 무효가 예상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대상상표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위와 같은 상표의 부정사용에 의하여 등록취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의 취지, 동 조항은 누구나 취소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공익규정인 점, 명문 규정 상 대상상표의 요건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 점, 대상 적격의 문제는 출처 혼동의 야기 여부라는 위 규정이 정한 요건 내에서 충분한 고려가 가능한 점 등을 감안하면 대법원의 판단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다. 상표권의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 병행 수입의 요건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2다61965 판결은 ‘국내에 등록된 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가 부착된 그 지정상품과 동일, 유사한 상품을 수입하는 행위가 그 등록상표권의 침해 등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하기 위해서는’, (1) ‘외국의 상표권자 내지 정당한 사용자가 그 수입된 상품에 상표를 부착’하였어야 하고, (2) ‘그 외국상표권자와 우리나라의 등록상표권자 사이에 법적 또는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거나 그 밖의 사정에 의하여 위와 같은 수입상품에 부착된 상표가 우리나라의 등록상표와 동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며, 한편 ‘외국의 상표권자 내지 정당한 사용권자가 상표를 부착한 이후 거래 당사자 사이의 판매지 제한 약정에 위반하여 다른 지역으로 그 상품이 판매 내지 수출되었더라도 그러한 약정 위반만으로 외국 상표권자가 정당하게 부착한 상표가 위법한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국내에 등록된 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가 부착된 상품을 수입하는 경우에도 이른바 병행수입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등록상표권의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하는 병행수입의 요건을 정면으로 언급한 최초의 판례이고(대법원 판례해설, 통권 56호, 104면), 나아가 판매지 제한약정이 있는 것만으로 곧바로 병행수입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힌데 의의가 있다.

라. 서적의 제호와 상표권

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5다22770 판결은 ‘서적의 제호는… 품질을 나타내는 보통명칭 또는 관용상표와 같은 성격을 가지는 것이므로 제호로서의 사용에 대하여는 상표법 제51조의 규정에 의하여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타인의 등록 상표를 정기간행물이나 시리즈물의 제호로 사용하는 등 특별한 경우에는 사용 태양, 사용자의 의도, 사용 경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실제 거래계에서 제호의 사용이 서적의 출처를 표시하는 식별표지로서 인식될 수도 있으므로, 그러한 경우에까지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서적의 제호에 대하여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점(위의 ‘원칙’)에 관하여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후3395 판결(‘Linux’ 상표권자가 ‘리눅스 + 내가 최고’라는 서적의 제호에 대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을 구한 사안),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2다63640 판결(타인의 등록 상표인 ‘Windows’를 제품의 사용설명서, 고객등록카드, 참고서 등에 표시한 경우에도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한 사안), 대법원 1995. 9. 26. 선고 95다3381 판결(‘녹정기’의 상표권은 동일한 서적의 제호에 대하여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한 사안) 등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라는 등록 상표가 서적의 제호로 사용되는 경우에 상표적 사용에 해당하는 경우에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를 심리, 판단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였고, 환송 후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06. 5. 3. 선고 2005나82491 판결)은 대법원의 위와 같은 판시 취지를 이어 받아 ‘피신청인은 신청인의 이 사건 등록상표와 동일한 이 사건 제호를 이 사건 서적의 제호의 일부로 사용함으로써 시리즈물인 이 사건 서적의 출처를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피신청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신청인의 이 사건 등록상표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상표적 사용에 해당한다’고 보아 서적인쇄배포금지등가처분을 인용하였다(한편, 이 사건에 관하여 1차 상고심이었던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2다56024 판결에서는 위 제호의 사용이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부정경쟁행위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영업표지성을 충족하지 못하고 판단한 바 있다).


 

3. 저작권 분야

가. 캐릭터의 저작물성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0 판결은 ‘특정 회사가 저작권을 갖고 있는 저작물인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부착된 팽이를 수입한 행위는 저작권 침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시를 인용하면서, 나아가 ‘저작물인 만화영화의 캐릭터가 특정 분야 또는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이라거나 고객흡인력을 가졌는지 여부는 저작물의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캐릭터 자체가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되는지에 관하여 논란이 있으나, 우리 대법원은 ‘톰과 제리’(96도1727 판결), ‘리틀밥독’(99도115 판결) 등에 대하여 독자적인 저작물성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판시한 바 있는데, 이 사안에서도 ‘탑 블레이드’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하여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인정하였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캐릭터의 독자적인 저작물성을 부인하는 입장에 있고(日本 最高裁 1997. 7. 17. 宣告 平成4(オ), 1443號 判決), 우리나라에서도 시각저작물이 아닌 어문저작물 상의 캐릭터가 보호될 것인지, 보호를 위한 요건은 어떠한지 등에 대하여 아직 논란이 있다.

나. P2P 서비스의 저작권 침해 여부

소위 ‘소리바다’ 사건에 관하여 서울고등법원 2005. 1. 12. 선고 2003나21440 판결(가처분이의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5. 1. 25. 선고 2003나80798 판결(손해배상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5. 1. 12. 2003노4296 판결(형사 사건)이 선고되었는데, 대체적인 요지를 살펴보면 소리바다 이용자들의 복제권 침해가 인정됨을 전제로 소리바다 서비스 제공자들은 민법 제760조 제3항에 따라 이용자들의 침해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민사상의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만, 이용자들의 불법행위를 ‘추상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더라도 피해자들로부터 구체적인 통지를 받지 못하여 그 침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던 이상 부작위에 의한 방조범은 성립될 수 없어 형사상 저작권법 위반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 각 항소심 판결들은 상고되어 대법원에 계류 중에 있는데, 기술의 발전에 저작권법이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며 이용자와 저작자 및 저작인접권자의 권리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하여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미국 연방대법원(MGM, et al v. Grokster et al)은 2005. 6. 27. 소리바다와 유사한 P2P 서비스인 Grokster에 대하여 프로그램의 배포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를 유도할 의도가 있었으므로,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Sony v. Universal City Studios(소위 ‘Betamax 사건’)에서의 실질적 비침해 이론을 적용하여 침해를 부인한 연방 제9항소법원의 결론을 파기하였다.

4. 부정경쟁방지법 분야

가. 상품의 형태 및 포장

대법원 2005. 2. 17. 선고 2004도7967 판결은 ‘상품의 형태는 의장권이나 특허권 등에 의하여 보호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이를 모방하여 제작하는 것이 허용되며, 다만 예외적으로 어떤 상품의 형태가 장기간의 계속적·독점적·배타적 사용이나 지속적인 선전광고 등에 의하여 그 형태가 갖는 차별적 특징이 거래자 또는 수요자에게 특정한 품질을 가지는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된 경우에만 부차적으로 자타상품의 식별력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경우 비로소 부정경쟁방지법 소정의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에 해당되어 보호받을 수 있다‘고 판시하여, 상품의 형태 보호에 관한 기존의 법리를 확인하였다. 다만, 위와 같은 판례의 태도만으로는 상품의 형태를 모방하여 판매하는 행위를 충분히 규제할 수 없다고 판단 하에 2004년 개정법에서 타인이 제작한 상품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한 경우 이를 부정경쟁행위를 보는 규정을 추가하였다(동법 제2조 제1항 자목).

나. 캐릭터의 상품 표지성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4도3944 판결은 캐릭터가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상품 표지로서 보호되기 위해서는 캐릭터 자체가 주지성을 가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해당 상품과 관련한 표지임이 수요자 사이에 널리 인식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기존 판시를 확인하였다.

위 사안은 ‘마시마로’ 캐릭터를 이용하여 위 캐릭터 모양의 봉제인형을 제조·판매하는 상품화사업을 시작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 캐릭터가 인터넷상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캐릭터 자체의 인기에 편승하여 그 모양을 본뜬 인형이 인기를 끈 사실만 인정될 뿐, 그러한 점이 상품화 사업에 기인한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나아가 일반 소비자로 하여금 마시마로 캐릭터가 위 회사의 봉제인형사업에 속하는 관계를 나타내는 상품표지로서 널리 인식하게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보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지지하였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0 판결, 2005. 2. 17. 선고 2004도7967 판결도 동일한 취지로 판시하고 있다).

다. 도메인 분쟁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2다59788 판결은 대한민국 내에 주소를 두고 영업을 영위하는 자가 미국의 도메인 이름 등록기관(NSI)에 등록, 보유하고 있는 도메인 이름에 대한 미국의 국가중재위원회(NAF)의 이전 판정에 불복하여 제기한 소송에 관하여 대한민국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을 인정하였고, 그 환송 후 항소심은 원고가 hpweb.com을 등록·사용한 행위가 UDRP 제4조 a항의 요건을 충족하므로 그에 따라 NAF의 이전판정에 따른 피고에게 도메인이름이 이전된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이유 없고, 우리나라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르더라도 원고의 위 도메인 이름의 등록·사용행위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원고의 도메인이름 이전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05. 11. 8. 선고 2005나23409 판결). 위 판시는 UDRP에 따른 도메인 이름 이전행위가 적정한가에 대한 법원의 판단으로, 부정경쟁방지법을 직접 적용한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원고의 사용이 금지되는 것은 별론으로 피고가 직접 도메인이름을 이전받을 수는 없다).

5. 기타

그 외에 주목할 만한 판결로는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상 보호대상이 되는 온라인콘텐츠의 범위를 정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12. 3. 선고 2004노555 판결(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4도9073 판결로 상고기각, 확정),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에 의한 등록업체의 상표권 침해 내지 부정경쟁행위 여부에 관하여 등록인들에 대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의 침해는 인정되나, 등록서비스 제공자에게는 동 조항의 침해를 인정하지 아니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8. 26. 선고 2004가합91385 판결(서울고등법원 2005나77512 사건으로 진행 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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