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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2) 해상법

김인현 교수 (목포해양대·법학박사)

1. 체선료의 법적성질: 대판 2005.7.28., 2003다12083(공보, 2005, 1406)

항해용선계약에서 선박이 약정된 정박기간보다 늦게 출항하게 되면 용선자는 선주에게 체선료라는 대금을 지급하게 된다. 체선료의 법적 성질에 대하여는 종래 특별보수설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예정설 두가지 견해가 대립하여 왔다. 후자로 보는 경우에만 과실상계가 가능하다. 대법원은 특별보수설이라는 입장을 취하여왔다(대판 1994.6.14., 93다58547).

원고 가와사끼 기센은 피고 동해펄프와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였다. 수하인이 선하증권을 제시하지 아니하여 원고는 선장에게 선하증권의 원본없이는 운송물을 내어주지 말 것을 지시하여, 결국 선하증권이 제시될 때까지 약 30여일 동안 선박의 출항이 지체되게 되었다. 원고는 피고에게 일당 1만달러에 해당하는 지체료 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자신이 제공한 보증장을 원고가 수리하였다면 지체없이 운송물인도가 이루어졌을 것이므로 보증장을 수리하지 않은 원고의 과실에 의하여도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지체료에서 과실상계를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부산고등법원(2003.1.10., 2000나7226)은 운송인은 원칙적으로 선하증권과 상환하여서만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고, 보증도의 관행은 운송인이 수하인의 편의를 위하여 은혜적으로 수하인의 요청에 응하는 것일 뿐 수하인은 운송인측에 대하여 이 관행에 따를 것을 요구할 수 없으므로, 발생한 체선이 원고에게 귀책사유나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하면서, 피고는 체선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운송인의 보증장 수령의무를 부정한 다음, 양륙기간을 약정한 용선계약에 있어서 운송인이 그 초과한 기간에 대하여 용선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소위 정박료 또는 체선료는 체선기간 중 운송인이 입는 선원료, 식비, 체선비용, 선박이용을 방해받음으로 인하여 상실한 이익 등의 손실을 전보하기 위한 법정의 특별보수라고 할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대법원은 체선료의 약정이 용선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예정이라는 전제하에서 원고의 과실을 참작하여 체선료를 감액하거나 아니면 과실상계를 하여야 한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상고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보증장에 대한 수령의무가 운송인에게 없으며 체선료는 법적성질이 특별보수이므로 과실상계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2. 선박대리점의 법적지위: 대판 2005.1.27., 2004다12394(공보, 2005, 305)

선박대리점은 운송인의 지시를 받아 운송물의 인도 등 선박관련업무를 항구에서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선박대리점이 운송물을 보관하게 한 창고업자의 잘못으로 운송물이 무단반출된 경우에, 선하증권소지인은 운송인 이외에도 선박대리점을 피고로 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선박대리점이 창고업자의 사용자인가의 여부에 따라서 선박대리점은 사용자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대법원은 본판결에서 선박대리점은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다.

운송인의 선박대리점은, 실수입자인 골드텍스타일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화물을 금천이 운영하는 보세창고에 입고시켰다가 골드텍스타일이 위 보세창고에서 이를 무단 반출하여 화물이 멸실되었다. 이에 선하증권의 소지인인 우리은행이 선박대리점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묻는 소를 제기하였다.

서울고등법원(2004.1.20., 2003나31079)은 사용자책임에 대하여 피고는 화물의 무단반출을 방지하기 위하여 금천으로부터 피고들 발행의 화물인도지시서가 없이는 화물을 출고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보세창고업자인 금천은 이 사건 화물을 보관하고있다가 피고들의 지시에 따라 피고들이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 금천이 이 사건 화물을 보관하고 이를 인도하는 것은 수하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운송인의 선박대리점인 피고들의 이행보조자 내지 피용자의 지위에서 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보세창고업자인 금천이 독립계약자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화물의 보관인도에 관하여는 피고들의 위와 같은 지시와 감독을 받으면서 화물의 보관인도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금천이 화물을 정당한 수하인의 지시없이 수하인이 아닌 사람에게 인도한 경우에는 피고들은 금천의 사용자로서 정당한 선하증권 소지인에 대하여 운송물의 소유권 침해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영업용 보세창고업자가 수입화물의 실수입자와의 임치계약에 의하여 수입화물을 보관하게 되는 경우, 운송인 또는 그 선박대리점의 입장에서는 수입화물이 자신들의 지배를 떠나 인도된 것은 아니고 보세창고업자를 통하여 수입화물에 대한 지배를 계속하고 있다고 볼 수있으므로, 보세창고업자는 수입화물에 대한 통관절차가 끝날 때까지 수입화물을 보관하고 적법한 수령인에게 수입화물을 인도하여야 하는 운송인 또는 그 선박대리점의 이행의무를 보조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영업용 보세창고업자는 일반적으로 독립된 사업자로서 자신의 책임과 판단에 따라 화물을 보관하고 인도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운송인 또는 그 선박대리점의 지휘감독을 받아 수입화물의 보관 및 인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송인 및 그 선박대리점이 영업용 보세창고업자에 대하여 민법상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면서 원심법원의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무단방출을 방지하기 위한 위 각서에 대하여도 대법원은 이는 불법행위책임이 있다는 주의를 촉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본 판결은 선박대리점과 창고업자와의 관계에 대하여 전자는 후자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는 대법원의 첫 판시로 평가된다.

3. 선박우선특권과 임금우선특권의 우선순위: 대판 2005.10.13., 2004다26799(공보, 2005, 1784)

선박채권자를 보호하기위하여 상법은 선박우선특권이라는 제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선특권을 발생시킨 선박의 소유자가 일반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에 기한 임금우선특권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배당의 순서를 정하기 위하여 상법상의 선박우선특권과 근로기준법에 기한 임금우선특권 사이의 우선순위가 다투어진다. 본 판결에서 대법원은 후자가 우선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장영해운 소유의 제8장영호와 원고 신우쉬핑 소유 선박 솔레치니호가 충돌하여 솔레치니호가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에 신우쉬핑은 위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상법 제861조 제1항 제4호 소정의 선박우선특권에 해당됨을 이유로 제8장영호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였다. 그런데 피고(선원은 아니지만 장영해운의 근로자임)는 자신의 재해보상금채권이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우선임금채권자에 해당됨을 이유로 한 배당요구를 하였다. 부산지방법원은 원고와 피고를 모두 동일한 제2순위 채권자로 보아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선박우선특권은 당해 선박과 관련하여 발생한 특정채권에 대해 당해 선박에 한해 인정되는 법정담보권으로서 우선임금채권보다 우선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들에게 배당하는 것으로 작성된 금액은 선순위자인 원고에게 먼저 배당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부산고등법원(2004.4.30., 2003나14195)은, 입법취지를 통하여 본 임금우선특권의 공익적 성격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선박우선특권보다 임금우선채권을 강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지만, 상법 제861조 제2항과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에서의 각 채권은 모두 다른 채권들에 우선하여 변제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양 제도의 입법취지와 더불어 위 규정의 형식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할 경우 양자를 동일한 순위로 배당하는 것으로 작성된 배당표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선박우선특권과 임금우선특권의 순위에 대한 규정이 없음을 인정한 다음, 선박우선특권제도는 원래 해상기업에 수반되는 위험성으로 인하여 해사채권자에게 확실한 담보를 제공할 필요성과 선박소유자에게 책임제한을 인정하는 대신 해사채권자를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형평상의 요구에 의하여 생긴 제도임에 반하여, 임금우선특권제도는 근로자의 생활안정, 특히 사용자가 파산하거나 사용자의 재산이 다른 채권자에 의하여 압류되었을 경우에 사회경제적 약자인 근로자의 최저생활보장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정책적 고려에서 일반 담보물권자등의 희생아래 인정되어진 제도로서 그 공익적 성격이 매우 강하므로, 양 우선특권제도의 입법취지를 비교하면 임금우선특권제도를 더 강하게 보호할 수밖에 없다. (중략) 양 채권을 동일순위로 배당한 점에서 잘못이지만, 선박우선특권을 임금우선특권보다 우선시켜야 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판시하였다.

본 판결은 선박우선특권과 임금우선특권의 우열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결로서, 원심은 양자를 동순위로 보았지만, 대법원은 후자가 우선한다고 판단하였다.

4. 영국준거법약관의 효력 및 피보험자의 고의적 불법행위가 인정된 사례: 대판 2005.11.25., 2002다59528(공보, 2006, 5)

우리 나라는 영국보험법의 강한 전통의 영향을 받아서 국내보험자와 국내피보험자 사이에도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를 유효하다는 입장을 취하여왔다(대판 1991.5.14., 90다카25314). 본 판결에서도 이러한 입장이 재확인되었다.

동영호의 선주는 동부화재해상보험에 영국협회선박기간 보험약관을 기초로 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화재사고로 선박이 침몰되자 피보험자인 선주는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보험회사는 고의침몰을 근거로 보험금지급을 거절하면서 채무부존재에 대한 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동영호측은 영국법 준거법약관이 한국법상 무효이며, 본 사고는 선원의 악행에 의한 사고이지 피보험자인 선주측의 고의적 불법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부산고등법원(2002.9.17., 2001나1645)은 본 사건은 선주의 고의행위로 인한 보험사고이므로 보험자는 면책된다고 하면서 원고에게는 보험금지급채무가 없다는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1) 영국법 준거법약관의 효력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영국협회선박기간보험약관은 그 첫머리에 이 보험은 영국의 법률과 관습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러한 영국법 준거법약관은 오랜 기간에 걸쳐 해상보험업계의 중심이 되어 온 영국의 법률과 관습에 따라 당사자 사이의 거래관계를 명확히 하려는 것으로서, 그것이 우리 나라의 공익규정 또는 공서양속에 반하는 것이라거나 보험계약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유효하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2) 피보험자의 고의적 불법행위에 대하여, 대법원은 이 사건 보험약관 제6조 제2항 제5호에서 부보위험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선장 등의 악행이라 함은 선주나 용선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선장등에 의하여 고의로 이루어진 모든 부정행위를 말하는 것인 바, 보험계약자가 선장 등의 고의에 의한 부정행위에 해당하는 사실을 입증하면 일응 선장등의 악행은 추정된다 할 것이나, 이 경우 선주 등의 지시 또는 묵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험자가 입증하면 이는 보험자의 면책사유인 피험자의 고의적 불법행위(wilful misconduct)에 해당하여 결국 보험자는 보험금 지급의무를 면한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상고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약관을 유효하다고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선장등의 악행은 보험금지급사유이지만 피보험자인 선주의 고의적 불법행위는 보험자 면책사유가 된다.

5. 영국해상보험법 제17조의 최대선의의 원칙: 대판 2005.3.25., 2004다22711(공보, 2005, 659)

영국해상보험법 제17조, 제18조 및 제20조는 보험자의 보험계약 취소권을 인정하고 있다. 제17조는 “해상보험계약은 최대선의에 기초한 계약이며, 만일 일방당사자가 최대선의를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상대방은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한다.

제917재덕호(97.32톤)의 선주는 삼성화재와 영국협회선박보험약관에 따라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선주는 동 선박의 실제매수가격이 7,500만원임에도, 보험계약체결시는 물론이고 사고 후 보험금 지급여부를 정하는 조사과정에서도 매수가격을 1억 8,000만원이라고 허위로 진술하였다. 보험자는 선박의 진정한 매수가격을 알게 되자 준거법인 영국해상보험법 제17조를 근거로 계약을 취소하고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서울고등법원(2004.4.8., 2003나10522)은 보험자의 계약취소는 유효하다고 판시하면서 원고의 채무부존재를 확인하여 주었다.

대법원은, 영국 해상보험법 제17조에 규정된 최대선의의 의무는 동법 제18조 및 제20조에 규정된 피보험자의 고지의무 및 부실표시금지의무보다 넓은 개념의 것으로서 보험계약이 체결된 이후 또는 사고 발생 이후라도 적용되는 것이며, 따라서 영국협회 선박기간보험약관이 적용되는 선박보험계약의 피보험자가 사고발생 이후 사기적인 방법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보험자는 최대선의의 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있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대법원은 본 사건에 대하여, 보험계약의 체결과정에서 피보험자가 선박의 매수가격등 선박의 실제가치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고발생 이후 보험금을 청구함에 있어서 선박의 매수가액에 관한 사실을 허위로 주장하고 나아가 위조된 선박검사증서를 행사함으로써 영국해상보험법상의 고지의무 내지 최대선의의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보험자는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있다고 하면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영국해상보험법하에서 피보험자는 보험계약체결 전에 보험목적물인 선박의 가격을 허위로 보고하는 것은 고지의무에 위반한 것이고, 사고 후에 역시 허위로 보고하는 것은 고지의무에 위반한 것은 아닐지라도 최대선의 의무에 위반한 것이 되어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있다고 대법원은 판시하였다. 본 판결은 최대선의 의무 위반을 적용한 최초의 판결로서 평가된다.

6. 선박기간보험에서 피보험자의 인식:대판 2005.11.10., 2003다 31299(공보에 발표되지 않음)

영국보험법상 선박기간보험에서는 피보험자인 선주는 항해중 모든 단계에서 감항성을 갖추어야 하는 묵시적 감항성담보를 부담하지 않지만, 선박이 불감항상태로 출항하였음을 안 경우(privity)에는 보험자는 불감항에 기한 손상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제39조 제5항). 불감항사실이 있게되면 보험자는 면책되기 위하여 쟁점이 되는 것은 안다(악의)는 의미이다. 피보험자는 원양트롤 어선을 구입하여 동생으로 하여금 관리하게 하였다. 원고와 선박기간보험을 체결하였고 이 보험계약은 영국보험법을 준거법으로 하였다. 말레이시아 해역으로 항해중 산호초에 좌초한 다음 화재가 발생하여 선박은 전손되었다.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청구하자 원고인 보험회사는 보험금지급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이 사고는 고의로 인한 사고이며, 피고의 선박은 해도가 없는 가운데 GPS라는 위치를 구하기에 부적당한 장치를 이용하여 항해하였고 피보험자의 동생이 이전에 동일해역에서 동일한 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으므로 감항성이 없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영국해상보험법에 의하여 면책된다고 주장하였다.

부산고등법원(2003.5.15., 2002나10912)은 이는 고의 사고는 아니지만, 선박은 불감항상태에 있었고 동생은 선주의 분신으로 볼 수있고, 불감항상태에 대하여 동생은 알고 있는 상태로서 불감항 사실이 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하면서 원고의 면책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먼저 선박기간보험에서 감항능력결여로 인하여 보험자가 면책되기 위하여는 손해가 감항능력이 없음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어야 하며, 피보험자가 감항능력이 없음을 알고 있어야 하고, 이러한 감항능력의 결여와 보험사고 사이에 인과관계, 즉 손해의 일부나 전부가 감항능력이 없음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며, 선박기간보험에 있어 감항능력결여로 인한 보험자의 면책요건으로서 피보험자의 악의(안다는 것)는 영미법상의 개념으로서 피보험자가 선박의 감항능력결여의 원인이 된 사실뿐 아니라 그 원인된 사실로 인하여 해당선박이 통상적인 해상위험을 견디어 낼 수없게된 사실, 즉 감항능력이 결여된 사실을 알고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감항능력이 없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아는 것 뿐 아니라 감항능력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갖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고(대판2002.6.28., 2000다21062), 여기에는 피보험자 자신의 악의 뿐만아니라 그의 분신(alter ago)로 간주될 수 있는 자의 악의도 포함된다고 하면서 영국보험법 제39조 제5항에 대한 해석을 하였다. 대법원은 나아가, 원심에서 스카브루 산호초등 필리핀 해역의 위험물이 표시된 최신해도가 비치되지 않은 것이 이 사건 항해에 있어서의 물적 감항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에 해당하고, 또한 피고의 동생으로서 이 사건 선박의 운항 및 관리에 관한 제반 업무를 담당하였을 뿐만아니라 이 사건의 출항업무도 도맡아 처리하여 피고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동생이 이 사건 선박에 물적 감항능력이 없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았거나 감항능력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갖추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지급의무는 면책되었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안다는 점(악의)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상기 2000다21062판결을 충실히 따랐다. 피보험자의 동생이 이전에도 동일해역에서 동일한 사건을 경험하였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영국의 Star Sea호사건에서의 1심법원 판결의 입장과 유사하다. 그러나, 동 귀족원의 판결(2001.1.18. Lloyd’s report [2001] 1, 389)은 동일한 사건을 경험한 점이 있으므로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보다 더 높은 정도의 지적 인식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본 사건은 영국법이 준거법인 이상 1심법원의 판결이 아니라 귀족원 판결을 참조하여야 한다고 본다. 선주의 동생으로서 운항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자를 피보험자인 선주자신의 분신으로 판단한 것은 선례로서 의미가 있다.
(공권을 발행한 운송인의 책임에 관한 대판 2005.3.24, 2003다5535는 지면관계상 생략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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