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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0) 언론

박선영 교수 (카톨릭대 법학부)

I. 매체 영향력에 따라 일반인의 관심과 제소건수 비례

2000년 이후에 나온 언론관련 판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종래에 국가나 정부를 상대로 언론기관이 주장하던 소위 ‘알권리’에 근거한 ‘국가기밀’ 사건이나 ‘검열’사건 등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公人을 포함한 개인이나 국가기관이 언론사를 상대로 또는 언론사 상호간의 명예훼손 소송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또 과학문명의 발달과 함께 그 영향력과 이용도가 급속히 높아진 위성방송이나 인터넷, 게임·음반·비디오, 영화 등 뉴미디어와 관련된 새로운 유형의 소송사건들이 늘고 있는 것도 두드러진 특징 중의 하나이다. 말하자면 전통적인 언론소송과는 그 성격이 다른 新種 언론소송이 증가했다고 할 수 있는데, 지난해에는 특히 영화에 대한 상영금지가처분 결정이 일반인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고, 게임이나 음반·비디오 등에 대한 수입추천제가 위헌판결을 받기도 했다.

II. 헌법재판소 결정

1. 음반·비디오·게임물에 대한 수입추천은 사전검열(2004헌가8)


(1) 사건의 개요

S씨는 세계적인 도서·음반 사이트인 ‘아마존’에서 외국영화 600여점을 우송받은 뒤,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유통하거나 유통할 목적으로 보관하고 있다가 음반·비디오·게임등에관한법률(이하 음비게법이라 함) 위반혐의로 법원에 기소되어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으나 기각되었다가 대법원에 상고(2001도3495)하여 계속 중에 위헌제청신청을 제기하였다(2001초472).

(2) 결정내용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라 함)는 ‘외국비디오물의 수입·배포라는 의사표현행위 이전에 표현물을 행정기관의 성격을 가진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라 함)에 제출하여 표현행위의 허용여부를 행정기관의 결정에 좌우되게 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는 자에 대해서 형사처벌 등의 강제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음비게법상의 수입추천제도는 우리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사전검열에 해당하여 위헌’이라고 결정하였다. 그러나 송인준재판관은 ‘영상물은 그 영향력이나 파급효과 등의 측면에서 볼 때 상영·보급 이전단계에서 내용에 대한 사전검증절차가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고, 또한 영등위는 행정기관적 색채를 불식한 민간자율기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적절한 사전검증절차’라며 반대의견을 표명하였다.

2. 유·위성방송제한의 위헌여부(2002헌마356, 408 병합)

(1) 사건의 개요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중계유선방송사업자는 KBS2와 동시재송신의무대상이 아닌 나머지 지상파 방송의 방송구역 내에서 재송신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한 방송법 제78조 제1항과 제2항, 제4항에 대해 위성방송사업자와 그 수신가입자들이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와 행복추구권·평등권·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였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내용

헌재는 ‘기본권의 직접침해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법률 또는 법률조항 자체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려면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기본권이 침해되어야 하는데, 동법 동조항은 방송위원회의 승인 또는 승인거부라는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매개로 하여 비로소 기본권침해여부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III. 영화상영금지가처분사건

1. 그때 그사람들(2005카합106)

10·26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이 부친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영화제작사인 엠케이버팔로와 명필름을 상대로 상영금지가처분을 신청하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부마사태시위 장면, 박 전 대통령장례식장면, 김수환추기경이 추모하는 장면 등 처음과 마지막 부분에 삽입된 3곳의 다큐멘터리 장면을 삭제한 뒤 상영하라’고 결정하였다. 재판부는 ‘영화의 일부분이 모델이 된 인물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경우, 인격권을 침해하는 부분과 그 사유를 특정할 수 있고 그 부분만을 금지시키더라도 어느 정도 인격권의 보호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영화 전체에 대한 상영금지를 명하기보다 그 부분만을 금지시키는 것이 옳다’며 다큐멘터리장면의 삭제를 결정했다.

2. 실미도(2004라439)

북파공작원과 그 실재인 공군 제684부대의 운용내용을 다룬 영화 실미도가 2004. 12. 24. 개봉된 후, 당시의 훈련병들과 사망한 자의 유가족들이 ‘영화가 훈련병들을 흉악범 출신의 용공주의자로 오인하도록 만들어져 亡人들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상영금지가처분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2004카합1177·1605), 서울고등법원에 항고하였다.

1심법원은 ‘현단계에서 사망한 훈련병 및 그 가족들의 인격권이 침해되었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내용의 가처분결정을 할 만큼 충분한 소명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각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역사적 사실에 배치되는 묘사로써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상업영화에 있어서 일반인이 사실이라고 오인할 수 있도록 광고하거나 홍보해서는 안된다’며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제작한 것처럼 기재된 광고문안을 삭제하라’고 결정하였다.

IV. 명예훼손

1. 선거관련 명예훼손

(1) 유권해석관련 판례종합

선거와 관련된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는 舊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공선법’이라 함) 상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 행위, ‘간판’, 현행 선거법상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 등 주로 선거운동과 관련된 유권해석이 대부분이었다.

대법원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그 신분·접촉대상·언행 등에 비추어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사람도 포함’되는 것이며, 위법성이 조각되는 ‘의례적 행위나 직무상 행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및 그 위원회의 결정에 허용되는 것으로 열거된 행위를 말하지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2004도7360). 또 언론을 통하여 보도된 공직선거에 관한 기사를 정치적 목적을 갖는 단체의 내부회원들에게 배부한 행위에 대하여 공선법이 금지하고 있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면서(2004도8969), 그 목적성 판단에 대해서는 ‘미필적 인식도 포함된다’고 하였다(2004도8116). 이밖에 서울고등법원은 ‘선거운동원의 금품제공과 관련한 기자회견 내용 중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더라도 그 내용이 허위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이유로 검사가 무혐의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정당하다’며, 공선법위반을 고발한 자가 제기한 재정신청을 기각하기도 하였다(2004초기203).

(2) 인터넷상의 선거운동 관련 명예훼손 판례종합

현행 공선법은 후보자나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이하 ‘후보자 등’이라 함)는 선거운동기간의 제한없이 자신이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제59조 단서 제3호), 동규정에 대해 대법원은 ‘후보자 등에 한하여 선거운동기간 전에는 할 수 없었던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한 자신의 선거운동 행위를 법률의 개정을 통하여 새롭게 허용하는 취지일 뿐, 일반 국민이 후보자 등이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허용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하여 이를 인정한 원심판결(2004노1871)을 파기환송하였다(2004도7488). 대법원은 또 ‘공직선거에 관한 기사를 게재한 신문·통신·잡지 등을 통상방법 이외의 방법으로 배부하거나 그 기사를 복사하여 배부한 경우에는 공선법 제93조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인터넷 신문에 게재된 공직선거관련기사를 인터넷 카페운영자가 그 회원들에게 발송한 행위는 공선법에 위반된다고 판시(2004도8969; 2005도40)하면서, 원심을 파기 환송하였다.

2. 일반 명예훼손 판례

(1) 언론사간의 명예훼손

언론사간의 명예훼손은 크게 이념이나 社示를 달리하는 同種媒體間 또는 異種媒體間에 나타나는 것으로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다. 특히 15대와 16대 대통령선거를 전후하여 대형언론사들이 매체의 특성으로서의 보도경향이나 이념적 가치관을 넘어 자신들이 지지하는 대통령후보가 누군지 또는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특정사안을 자사의 처지에 유리한 방향으로 보도하거나 자신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다른 언론사를 사설이나 신설한 매체비평 프로그램을 통하여 악의적이라고 판단될 정도의 비판이나 비난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일이다.

1) 同種媒體間의 명예훼손(2004나85035)

2001년 김대중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한 이후 H신문사가 ‘심층해부 언론권력’이라는 제목의 기획기사 시리즈물과 만평 등을 통해 D일보사의 社屋과 관련된 의혹과 친일곡필문제 등을 보도하자 D일보사가 H신문사를 상대로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1심법원은 H신문사에 대해 패소판결을 하였으나(2001가합59144), 서울고등법원은 ‘문제의 기사와 만평이 자극적이거나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언론권력으로서의 영향력을 부당하게 남용한 결과라는 인상을 독자들에게 줌으로써 D일보사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켰다고 인정되지만, 그 보도의 공공성과 진실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패소부분을 부분취소하였다.

2) 異種媒體間의 명예훼손

① 인쇄매체와 방송매체간의 명예훼손(2005나16395)

제16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C일보사가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하자, M방송사가 이를 재비판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냈고 이에 대해 C일보가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M방송사의 비판이 C일보사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킨 점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이 보도에 대해 효과적으로 반박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매체를 보유하고 있고 매체간의 상호비판은 건전한 여론형성을 위하여 널리 허용되어야 한다’며 원고패소판결을 하였다.

② 인쇄매체와 전자매체간의 명예훼손(2005나1997)

③ 2005년도에 있었던 평양의 평화축전과 관련하여 D일보사가 개런티의혹을 제기하며 비판적인 기사를 게재하자, 여당의원 K씨가 이에 대해 감정적이고도 과격한 언사를 사용하여 D일보사의 기사를 비판하였고, 인터넷매체인 O뉴스는 D일보와 C일보, J일보 등의 보도내용과 그에 대한 K씨의 비판을 여과없이 그대로 보도하였다. 이에 D일보사는 O뉴스와 K씨를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D일보사의 균형성을 잃은 보도태도에 대한 비판은 올바른 여론형성을 위해 허용되어야 한다’며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2) 언론보도에 의한 명예훼손

1) 노조에 대한 보도(2004나84063)

자동차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해 C일보사가 일반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비판적인 보도를 하자 노조측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으나, ‘일부기사의 경우 상당성이 인정되어 위법성이 일부 조각된다’며, 서울고등법원은 1심법원(2003가합66450)이 인정한 손해배상액수를 감경하였다.

2) 집단표시에 의한 명예훼손

① 特定認定 사건(2005나18022)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보도하면서 ‘일부 법무사’, ‘법무사 7명’ 등으로 표시한 D일보사에 대해 법무사가 제기한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전체 법무사의 수를 감안할 때 특정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하였다.

② 特定否認 사건(2004나65338)

기사 중에 비록 “‘김아무개중사’라는 표기를 하였다 하더라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었고, 군수사당국의 발표와 타매체의 보도 등으로 인해 특정인이 확정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명예훼손이 인정되며, 주간지의 경우 일간지나 방송사와는 달리 보도의 긴급성이 인정되지 않아 진실확인의무가 더 요구된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도 있었다.

3) 公人과 公益에 관한 명예훼손

① 정당의 특수성 인정(2004다69291)

2002년 대통령선거 당시에 모 후보의 아들에 대한 병역비리의혹이 증폭되면서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 대변인이 이와 관련하여 단정적인 어법으로 논평을 낸 것에 대하여 한나라당측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공공의 이해에 관련된 사항에서 정당 상호간의 정책·정견, 다른 정당 및 그 소속 정치인들의 행태 등에 대한 비판,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각종 정치적 쟁점이나 관여 인물·단체 등에 대한 문제제기 등 정당의 정치적 주장에 관하여는 그것이 어느 정도의 단정적인 어법 사용에 의해 수사적으로 과장 표현되었다 하더라도 구체적 정황의 뒷받침 없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그 책임을 추궁하여서는 안된다’며 무죄를 인정한 원심을 확정하였다.

② 국립대학교수의 제자성희롱사건(2003도2137)

국립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에서 제자인 여학생을 성추행하였다는 내용을 지역여성단체가 인터넷 홈페이지 및 소식지에 게재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학내 성폭력의 근절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서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유죄를 인정한 원심(대구지법 2002노3684)을 파기환송하였다.

③ 공인에 대한 명예훼손 인정(2004나86175)

법무차관 S씨에 대해 J일보사가 뇌물수수혐의와 함께 검찰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내용을 보도하자 S씨가 제기한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서울고등법원은 J일보사와 법조 취재팀에게 허위보도로 인한 공동 명예훼손책임을 인정하였다.

4) 종교단체와 명예훼손

① 목사의 간통사건보도에 대해 공익성 인정(2005도1453)

목사의 간통사실을 인터넷매체에 알리면서 소속장로들에 대해 비판도 한 동료목사에 대해 제기된 명예훼손죄에 대해 대법원은 ‘진실한 사실로서 그 공익성이 인정되어 위법성이 조각되지만, 그 표현이 ‘뻔뻔이’ 등 경멸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나타내어 모욕죄는 인정된다’며 모욕죄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2004노3573)을 파기환송하였다.

② 傳聞에 의존한 목사의 미성년자 성추행보도는 명예훼손(2004나22065)

S교회 K목사의 안수과정의혹과 미성년자 성추행사건 등을 폭로한 인터넷 홈페이지의 글을 주간언론사가 인용보도하고, 이를 다시 인터넷에 게재한 자들에 대해 K씨가 제기한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소송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목사안수의혹은 위법성이 조각되나, 미성년자 성추행사건은 단순 傳聞으로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면서, 손해배상액만 조정하였다.

V. 정정보도 사건

1. 정정보도인정 사건(2005나9090)

K방송사는 9시 뉴스 시간에 “‘특허청 발급실수 기업파산’이라는 제목 하에 특허청이 잘못된 실용신안 우선권 증명서류를 발급하였고, 그로 인해 국내 유망 중소기업이 일본기업에 기술을 도용당하고 파산위기에 이르렀다”고 보도하자 특허청이 정정보도를 신청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평일 9시 뉴스 시간에 정정보도문을 방송하라고 판시하였다.

2. 정정보도 불인정 사건

(1) 만민교회사건(2003나83292)

1990년대 후반부터 200년대 초반까지 명예훼손과 반론권·정정보도청구권 등이 다양하게 청구된 만민교회사건은 우리 역사상 상당히 중요한 언론사건으로 꼽히는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만민중앙교회 사건 중에 정정보도청구 사건이 지난해에 있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M방송사의 보도내용 중 L목사의 성추문부분을 제외하고는 진실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손해배상액만 조정하였을 뿐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공익성과 상당성 인정사건(2005나11833)

‘X방송 대표가 인천시장 출마를 위해 방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X방송 노조측의 주장을 H신문이 그대로 기사화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본 기사로 인하여 X방송대표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어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볼 수 있지만, 공익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기각결정을 하였다.

(3) 역사드라마(2004나85882)

S방송사가 방영하고 있는 야인시대에서 묘사된 인물 임화수가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어 묘사됨으로써 유족들이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며 제기한 정정보도청구에서 서울고등법원은 ‘비록 드라마의 일부내용이 직접적인 근거자료가 없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설정된 캐릭터의 동일성을 벗어나지 않고 있고, 왜곡이나 억측이 아닌 자료나 근거에 기초하여 허용될 수 있는 상당한 풍자·추측·과장을 통한 극적 재구성에 해당한다면 명예훼손의 고의와 과실이 없다’며 기각결정을 하였다.

(4) 보도내용과 영상의 불일치(2005가합19052)

9시 뉴스데스크 시간에 이미 이사 가고 없는 업체와 관련된 ‘펜션사기분양’에 관한 보도를 하면서 화면과 인터뷰는 다른 업체의 사옥과 대표자를 사용한 M방송사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초상권침해와 명예훼손을 인정하면서도, 기일이 상당히 경과해 명예회복을 위한 적당한 조치로는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정정보도는 인정하지 않았다.

Ⅵ. 결론

명예훼손사건 가운데 언론사간의 소송은 대체로 ‘넓은 수인의 의무’를 강조하는 판례가 주를 이루어 정치적 논평과 함께 국민의 알권리와 비판의 범위를 확장시켜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반론권사건과는 달리 정확한 사실보도를 위해 인정되고 있는 정정보도청구사건에서는 법원이 명예훼손의 위법성조각사유와 동일한 기준으로서의 ‘공익성’과 ‘상당성’을 적용하고 있어, 입법목적과 법리를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온·오프라인상의 매체의 특성과 그에 관한 입법목적이 사건에 따라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으며, 이미 보도된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회원들에게 배포하는 행위까지 선거법위반으로 해석하는 것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표명의 자유를 지나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 더욱이 영화와 관련된 가처분사건에서는 다큐멘터리와 픽션을 구분하지 않고 인격권 침해를 논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과 함께 영화와 드라마에 따라, 그리고 법원에 따라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문제점은 어떤 식으로든 시정되어야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효율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서적에 관한 가처분사건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사전억제의 기준과 심리원칙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한 단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대단히 의미있는 판례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헌재의 경우에는 기본권의 직접 침해성을 현실적·목적론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지나치게 형식논리적으로 판단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여지며, 검열과 허가의 구분을 보다 명확하게 헌법논리적으로 확정하지 못했다 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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