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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코로나19와 사회보장법의 대응

- 핀란드와 한국의 사례 비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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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코로나19의 확산과 사회보장법의 역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이후 각국은 의료시스템의 붕괴, 사회적 갈등, 이동의 제한, 경기하락과 실업 등 경제, 사회 전반의 다양한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를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다각도로 추진되고 있다.

 
핀란드는 인구 대비 코로나19 확진자도 적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실업률의 증가도 낮은 편이며, 여러 사회보장제도를 완화하여 운영하여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핀란드 사회보장제도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하였는지를 살펴보고, 한국의 사회보장제도의 코로나19 대응과 비교하여 시사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상세한 논증은 '코로나19와 사회보장법의 대응-핀란드와 한국의 사례 비교',사회법연구 제44호를 참고하길 바란다.


Ⅱ.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핀란드 사회보장제도
1. 핀란드 보건의료체계의 대응

핀란드는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이 다른 유럽국가에 비하여 현저하게 낮은 수준인바, 이와 관련하여 핀란드 보건의료체계의 대표적인 특징을 몇 가지 살펴본다. 핀란드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하여 영리 병상의 비중이 낮고, 의료인력 대부분이 기초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의료서비스에 고용되어 있으며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3.2명으로 유럽연합 국가 평균(3.6명)보다 다소 적지만 간호사 수는 14.3명으로 유럽연합 국가 평균(8.4명)의 2배가 넘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2016년 기준). 또한 주무 부처인 사회보건부(Sosiaali-ja terveysministerio)와 국립보건복지연구소(Terveyden Ja Hyvinvoinnin Laitos)가 코로나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여 대응을 하였으며, 5개 대학 병원 중심으로 급성기 병원에 대한 중앙 집중적 관리체계를 구축해 놓았던 것도 긍정적인 작용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2. 핀란드의 상병수당 제도

노동자가 질병, 부상 등의 이유로 일을 하기 힘든 경우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무리한 출근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 경우 노동자 본인은 물론 직장 동료, 회사의 생산성, 일반 공중보건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병수당이란 노동자가 질병 등의 사유로 일하지 못할 경우 그 기간 동안의 상실된 소득의 일정 비율을 보장하여 휴식권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핀란드는 국민건강보험을 통하여 평균 소득의 최대 70%까지 지급하는 상병수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핀란드의 노동자가 질병 등의 사유로 출근하지 못할 경우 유예기간인 9일까지는 우선 고용주가 부담하는 법정 유급병가를 사용하고, 그 이후 국민건강보험에서 상병수당을 지급하는데 금액은 소득 수준에 따라 달라지나 급여의 25~50%를 최대 300일까지 지급한다. 핀란드 건강보험법(Sairausvakuutuslaki 1224/2004)은 질병으로 일할 수 없는 경우와 감염병으로 격리된 경우를 다르게 보고, 감염병의 확산을 막는다는 공동체를 위한 목적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경우 상실된 모든 소득을 보상해주는 근거 조문을 두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핀란드 건강보험법 제8장 제1조 3항).

 
3. 실업문제에 대한 핀란드의 대응

핀란드에서는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이 운영하는 실업보험기금에 가입되어 있으며, 이에 가입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소득비례실업급여를 최대 400일 동안 지급받는다. 일부 노동자들(주로 비전형, 저숙련 노동자)은 보험료 부담을 이유로 실업보험기금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노동자들을 위해서 국가는 기본실업수당(Peruspaivaraha)을 지급한다. 기본실업수당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5일 간의 대기기간이 있고 수당은 최대 400일의 기간 동안 지급된다. 소득비례실업급여의 급여 수준은 기존 임금의 50~70% 정도를 받는 반면, 기본실업수당의 급여 수준은 월평균 약 700유로(한화 약 95만원)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핀란드 기본실업수당은 코로나로 인하여 자영업을 중단하게 되거나 월수입이 일정 이하가 된 자영업자에게도 대상이 확대되었으며, 대기기간이 사라지고, 수혜자가 혜택을 줄이지 않고도 벌 수 있는 면제액이 일시적으로 인상되었다. 핀란드 기본실업수당의 요건에 대하여는 핀란드의 실업보장법(Tyottomyysturvalaki 30.12.2002/1290)에 규정되어 있으며, 핀란드 실업보장법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무려 21번 개정을 하면서 상황에 맞게 실업수당의 내용을 변경시켰다.

 
4. 핀란드의 사회부조제도

핀란드는 소득이 필수적인 생계를 충족하지 못하는 핀란드 거주자를 위하여 공공부조제도인 기본사회부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핀란드 사회부조법(Laki toimeentulotuesta 1412/1997)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핀란드는 2020년 10월 9일 감염병 임시적 보상법(Laki valiaikaisesta epidemiakorvauksesta)을 제정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취약한 개인과 가족에게 일시적 지원을 제공하였다. 이 법에 따르면, 사회부조법에 따라 기본사회부조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 및 가족은 인당 총 300유로의 일시적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핀란드의 사회부조 수급가구는 다소 증가하였으며, 2020년 기준 전체 가구 수의 약 10%에게 지급되고 있다. 한국의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전체 인구의 3.6%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핀란드 사회부조제도가 광범위한 사회안전망 기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 핀란드의 아동돌봄제도

핀란드는 출산휴가, 부모휴가, 전일제 육아휴직, 시간제 육아휴직, 일시 육아휴가 등 다양한 아동돌봄 휴가제도와 출산보조금 및 모성수당, 부모수당, 아동수당, 민간 아동보육수당 등 다양한 수당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핀란드는 아동돌봄휴가의 남성이용을 장려하고 보육책임을 가족들이 동등하게 분담하도록 장려하는 내용으로 아동돌봄휴가를 개혁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19 이후 아동돌봄의 부담이 여성에게 가중되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Ⅲ. 한국 사회보장법의 코로나19 대응과 핀란드와의 비교

한국은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의 위축과 실업 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긴급재단지원금, 긴급고용안전지원금 등 각종 현금성 지원금과 수당,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도입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핀란드의 대응과 비교하여 차이점이 있다.

 
첫째,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상병수당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중단의 위험을 개인과 기업이 감당하고 있으며, 소득상실의 위험이 큰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0조의4 제1항에 근거하여 코로나19로 인하여 입원 또는 격리된 사람에게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예산의 범위에서…지원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지급여부에 관하여 행정청에 재량을 주고 있어, 예산 부족으로 지급이 중단된 사례들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감염병의 확산을 막는 목적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경우 국가(국민건강보험)가 상실된 모든 소득을 감염병수당으로 보장해주는 핀란드와 비교할 때 이러한 소극적이고 재량적인 보상체계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둘째, 한국은 경제활동인구 중 자영업의 비중이 높고, 고용보험제도가 전체 취업자 중 절반을 포괄하고 있지 못하여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과 실업에도 불구하고 사회보장제도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의 비중이 매우 높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지원도 일시적 지원에 그치거나 지원금액이나 기간이 짧은 한계가 있으며,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인 사람을 대상으로 기본실업수당을 지급하고 코로나19 이후 더욱 완화하여 보호를 하는 핀란드와 차이가 있다.

 
셋째, 코로나19 이후 한국은 가정내 돌봄 부담으로 인하여 취업자 감소가 남성에 비하여 여성에서 큰 폭으로 나타나며, 특히 미혼 여성에 비하여 유배우자 여성의 취업자 감소 폭이 커 돌봄 부담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돌봄위기에 대한 대책이 별도로 마련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 시사점 및 결론
핀란드는 (1) 국가가 기여금 없이 운영하는 기본실업수당을 운영하여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위기상황에서 수급조건을 완화하여 실업에 적극 대응하였으며, (2) 소득대체율 100%의 관대한 감염병 수당으로 노동자가 업무를 중단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3) 포용적인 사회부조제도로 사회안전망 기능을 제공하고, (4) 아동돌봄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는 한편 돌봄의 부담이 여성에게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보장제도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하여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핀란드의 사례에서 참고할 수 있을 것이며, 한국의 사회보장제도도 보다 적극적인 위기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남희 임상교수 (서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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