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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에 대한 차별적 취급의 타당성에 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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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문제제기

대법원은 성남시장에 대한 정치자금법위반 사건에서 "검사가 일부 유죄, 일부 무죄로 판단한 1심 판결 전부에 대하여 항소하면서,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 '양형부당'이라는 문구만 기재하였을 뿐 구체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면 적법한 항소이유의 기재라고 볼 수 없다"라는 이유로 항소심 판결을 파기환송한 바 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2795 판결). 대법원은 그동안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하여는 엄격하게 판단한 반면,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하여는 비교적 완화된 입장을 취하면서도 이를 다르게 취급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은 형사소송구조나 석명권 행사의 측면 및 법 규정이나 항소이유서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그 타당성에 관하여 의문이 든다. 또한, 대법원의 위와 같은 차별적 취급이 합리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도 문제된다. 상세한 내용은 졸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에 대한 차별적 취급의 타당성에 관한 연구', '형사법의 신동향' 제71호(2021. 6.)를 참조하기 바란다.


Ⅱ. 대법원 판례의 입장
1. 항소심의 심판범위 등과 관련한 기본적 입장

가. 항소심은 사후심적 성격이 가미된 속심으로서, 항소심의 심판범위는 원칙적으로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사유에 한한다. 항소법원은 직권조사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었는지,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내용인지 가릴 필요 없이 반드시 심판하여야 하나, 직권조사사유가 아닌 것에 관하여는 항소장에 기재되었거나 기간 내에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심판 대상으로 할 수 있고, 예외적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한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대법원 1980. 11. 11. 선고 80도2097 판결, 1998. 9. 22. 선고 98도1234 판결 등).

나.
항소이유는 형사소송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361조의5에서 정하는 사유를 특정하여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을 경우 적법한 항소이유서의 제출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도8117 판결 등). 다만, 항소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이유서에 항소이유를 특정하여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항소이유서가 기간 내에 적법하게 제출된 경우에는 이를 항소이유서가 기간 내에 제출되지 아니한 것과 같이 보아 법 제361조의4 제1항에 의하여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6. 3. 30.자 2005모564 결정 등).

2.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에 대한 차별적 태도
가. 피고인의 항소에 대한 입장

대법원은 ① 피고인이 항소장을 제출하였으나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또는 ②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였더라도 항소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거나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주장만 하고 양형부당을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않은 경우, ③ 심지어는 검사만이 항소하였을 뿐 피고인은 항소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항소심은 직권으로 1심의 형보다 유리한 형량을 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 이유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 등의 사유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고, 검사만이 항소한 경우에 항소심이 1심의 양형보다 유리한 형량을 정할 수 없다는 법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대법원 1980. 11. 11. 선고 80도2097 판결, 대법원 1990. 9. 11. 선고 90도1021 판결,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도2229 판결 등).

나. 검사의 항소에 대한 입장

대법원은 ① 검사가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또는 ② 항소이유서에 무죄 부분에 대한 항소이유만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양형부당에 대한 항소이유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경우 이를 적법한 항소이유의 기재라고 볼 수 없으므로, 모두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도2219 판결, 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4도8712 판결 등). 검사가 항소한 경우에는 1심 무죄 판결에 증거취사와 사실인정의 잘못이 있거나 1심 판결의 양형이 과경하여 부당하더라도 이는 직권조사사유나 직권심판사항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항소심은 직권에 의해서 1심 판결이 부당한지에 관하여 심리·판단할 수 없고, 1심 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71. 3. 23. 선고 70도275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도19824 판결 등).


Ⅲ. 대법원 판례의 타당성 검토
1. 대법원 판례의 근거
가. 이론적 근거

대법원은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다르게 취급하는 근거를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다. 다만, 대법원의 입장에 찬성하는 견해들은 법원이 검사의 공소유지를 위해 직권조사하는 것은 검사의 대행역할을 하는 것이라거나, 중립적인 입장에 서야 할 법원이 취할 태도가 아니라는 것을 그 근거로 든다.

나. 이론적 근거의 타당성 여부

대법원의 입장에 찬성하는 견해들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기초하여 피고인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으로 보이고, 현실적으로도 수사권을 가진 검사의 우월한 지위에 비추어 일응 수긍할 점이 있다. 그러나, 1심 판결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명백한 잘못'이 있다면 항소제도의 존재 의의에 비추어 이를 바로잡는 것이 옳은 것일 뿐만 아니라, 실체적 진실발견을 통한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실현을 추구하는 형사소송의 이념에 보다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2. 대법원 판례의 타당성에 관한 구체적 검토
가. 형사소송구조 및 석명권과의 관계

우리나라 형사소송절차는 기본적으로 당사자주의 소송구조를 취하고 있다. 검사가 공익의 대표자 지위에 있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피고인과 대등한 당사자의 지위에 있는 것이므로, 검사와 피고인에게 공정한 공격방어의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고, 일방 당사자를 지나치게 유리하게 하는 것은 당사자주의의 기본취지에 반하게 된다(헌법재판소 1995. 11. 30. 선고 92헌마44 결정). 또한, 형사소송규칙(이하 '규칙'이라 한다) 제156조의4, 제159조, 제141조를 종합하면 항소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항소이유서에 항소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항소장에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과 같은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면 사실상·법률상 쟁점을 정리하기 위하여 검사에게 구체적인 항소이유에 관하여 석명을 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법원이 석명권 및 쟁점정리권을 행사함으로써 항소이유를 명확히 할 수 있음에도 피고인이 항소한 경우와는 달리 검사가 항소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적법한 항소이유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 평등원칙 위배 여부

헌법상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것으로서, 입법을 하고 법을 적용할 때에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므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 또는 불평등은 평등원칙에 반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두44302 판결). 그런데 법이나 규칙 모두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구분하고 있지 않음에도 대법원은 동일한 조문을 해석함에 있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달리 취급하고 있고, 그와 같은 차별적 취급을 합리화할 만한 충분한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는 근거 없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자의적인 해석이라 할 것이다.

다. 항소이유서 제도와 관련하여

항소이유서 제도는 1961년 개정법에서 도입되었는데, 종전의 복심구조에서와 달리 항소인 또는 변호인이 미리 쟁점과 주장을 제시해야 하고,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쟁점만을 중심으로 심리가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다. 위 제도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으므로 항소심의 심판범위 등을 판단하는데 있어 이를 기초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특히 검사만이 항소한 경우라도 항소심이 1심의 형보다 피고인에 대하여 유리한 형량을 정할 수 없다는 법리가 없다는 이유로 감형이 가능하다는 대법원의 입장은 항소이유서 제도에 비추어 문제가 있다.


Ⅳ. 결론

앞서 본 바와 같이 대법원이 피고인의 항소와 검사의 항소를 차별적으로 취급하는 것은 형사소송구조나 석명권 행사의 측면에 비추어 문제가 있고, 법령의 규정이나 항소이유서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서도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합리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이러한 점에서 기존의 입장을 답습한 위 성남시장에 대한 정치자금법위반 판결(2020도2795)은 타당하지 않다. 그럼에도 대법원이 이러한 입장을 고수하려면 차별적 취급의 기준을 보다 충분히, 그리고 합리적으로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박미영 교수 (원광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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