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연구논단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에 대한 법리적 평가

172988.jpg

I. 서론

개인유사법인은 법인의 형태로 설립되었으나, 1인 또는 소수의 주주에 의하여 지배되어 실질적으로 개인과 유사한 법인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법률적 용어는 아니다. 정부는 2020년 개인유사법인의 초과유보소득을 주주에게 배당한 것으로 간주하여 주주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의 입법을 추진하였으나, 중소기업들의 반발에 부딪혀 국회 논의과정에서 보류되었다. 소득세 최고세율은 45%에 달하지만 법인세 최고세율은 그보다 20%가 낮은 25%이기 때문에 개인사업자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하여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1인이 100% 지분을 보유한 1인 회사의 비율이 2010년 10.6%였으나 2015년 23.9%, 2019년 32.2%로 증가한 것이 이를 추단케 한다. 개인유사법인은 법인 단계의 소득에 대하여는 낮은 법인세를 부담하고 배당시기를 늦추는 방법으로 배당소득세를 회피할 수 있다. 개인사업자들의 위와 같은 소득세 회피행위에 대응하기 위하여 개인유사법인의 유보소득을 배당으로 간주하여 개인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제도에 속한다. 정부 입법안을 중심으로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고, 국내의 각종 사내유보금 과세제도 및 외국의 입법례와 비교한 후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를 법리적으로 평가해 본다.


Ⅱ.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의 내용
1. 요건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가 적용되기 위하여는 지분 요건과 유보소득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가 법인의 8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여야 한다. 법인의 규모를 제한하지 않으나, 대규모 법인은 일반적으로 지분이 분산되어 있으므로 지분요건을 충족하는 법인은 대부분 소규모 법인일 것으로 보인다.

둘째, 개인유사법인이 적정유보소득을 초과하는 소득을 사내유보하여야 한다. 적정유보소득은 배당가능소득의 50% 및 자기자본의 10% 중 큰 금액이다. 이자, 배당, 임대료 등 수동적 소득이 일정 비율 미만인 경우에는 법인의 사업에 지출한 금액을 유보소득에서 제외하여 세부담을 더 낮춰준다.

2. 배당간주금액의 산정

배당간주금액은 초과유보소득에 주주의 지분율을 곱하여 산정한다. 예를 들어, 개인유사법인의 배당가능소득이 1억원, 자기자본이 2억원,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100%인 경우 배당간주금액은 배당가능소득의 50%와 자기자본의 10% 중 큰 금액인 적정유보소득 5000만원을 초과하는 5000만원에 각 지분율을 곱하여 산정한다.

3. 이중과세의 조정

배당간주금액은 법인소득을 배당하기 전에 배당시기를 앞당겨 과세하는 것이므로 추후 법인소득을 배당하면 그 때에는 배당소득에서 공제한다. 이미 배당소득으로 과세된 부분에 대하여 다시 과세되지 않도록 이중과세를 조정하는 것이다.


Ⅲ. 국내의 각종 사내유보금 과세제도 및 외국 입법례와의 비교
1. 국내의 각종 사내유보금 과세제도와의 비교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일반적인 과세의 모습에서 벗어난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정책적인 이유로 과거 법인의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를 시행한 적이 있고, 현재도 일부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첫째, 지상배당제도는 1967년말부터 1985년말까지 시행된 제도이다. 비공개법인의 주주와 개인사업자 사이의 과세형평을 위하여 비공개법인의 주주가 법인의 유보소득을 배당받은 것으로 간주하여 주주에게 배당소득세를 과세하였다.

둘째, 적정유보초과소득 과세제도는 1990년말부터 1998년말까지 시행된 제도이다. 자본금 50억원을 초과하는 비상장법인과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비상장법인이 초과유보소득을 보유하는 경우 초과유보소득에 세율을 곱하여 산출한 세액을 법인세에 추가과세하였다. 비공개 대법인의 기업공개를 유도하는 것이 입법취지였다.

셋째, 기업소득환류세제는 2014년말 신설되었다가 2017년말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로 대체되어 현재도 시행되는 제도이다.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는 투자, 임금, 상생지원 등에 지출한 금액이 기준금액에 미달하는 경우 세율을 곱하여 산출한 세액을 법인세에 추가과세한다. 기업의 소득이 가계나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기 위한 취지이다.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는 국내의 다른 사내유보금 과세제도와 비교할 때, 입법취지, 과세형태, 적용법인, 대상소득, 과세표준 등에서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다. 과세형태에 집중해 보면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는 주주에 과세한다는 점에서 지상배당제도와 흡사하나, 지상배당제도는 1980년대 중반에 폐지되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는 법인세에 추가과세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2. 외국 입법례와의 비교

법인을 이용한 소득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하여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는 전세계적으로 미국과 일본 정도이다. 미국은 유보소득과세제도(Accumulated Earnings Tax)와 인적지주회사 과세제도(Personal Holding Company Tax)를 운영하고 있고, 일본은 특정동족회사 과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유보소득과세제도는 처음에는 법인을 무시하고 주주에게 소득세를 과세하였으나, 주식배당에 대한 과세를 위헌이라고 판시한 Eisner v. Macomber 판결의 영향을 받아 1921년 법인세에 추가과세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유보소득과세제도는 원칙적으로 주주의 수에 관계없이 모든 법인에 적용된다. 이에 비하여 인적지주회사 과세제도는 유보소득과세제도가 소규모 법인의 조세회피행위 방지에 한계를 보이자 1934년 고안된 제도이다. 5명 이하의 개인이 50% 이상의 지분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소유하는 소규모 법인의 이자, 배당 등 수동적 소득을 과세대상으로 법인세에 추가과세한다. 한편 일본의 특정동족회사 과세제도는 소수의 주주에 의하여 지배되는 특정동족회사의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제도이다. 3인 이하의 주주와 동족관계자가 50%를 초과한 지분을 보유하는 소규모 회사를 대상으로 적정유보초과소득에 3단계 초과누진세율을 적용한 세액을 법인세에 추가과세한다. 미국의 유보소득과세제도와 인적지주회사 과세제도, 일본의 특정동족회사 과세제도는 모두 법인소득을 사내유보하는 방법으로 주주의 소득세를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는 법인세에 추가과세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에 과세하는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와 차이가 있다.


Ⅳ.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에 대한 법리적 평가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에 대하여는 찬반 양론이 있다. 찬성론은 개인유사법인의 주주와 개인사업자의 과세형평을 위하여 그 필요성을 주장하고, 반대론은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가 법인소득의 배당과 사내유보의 선택에 대한 기업의 자율적 의사결정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법인을 이용한 소득세 회피행위를 방치하면 개인사업자와 개인유사법인 주주 사이의 과세형평이 침해되므로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의 위헌적 요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기업의 자율성 침해를 최소화하고 기존의 법체계 및 과세체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요구된다.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할 때, 개인유사법인을 이용한 조세회피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입법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배당간주제도보다는 법인세 추가과세제도가 타당하다. 배당간주제도는 개인유사법인의 주주와 개인사업자와의 소득세율 차이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배당간주제도는 개인과 법인의 구별을 전제로 설계된 법체계 및 과세체계의 정합성을 무너뜨리고, 법인소득이 사내유보되어 있는 상태에서 주주에게 과세함으로써 미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문제를 야기하며, 간주소득에 대한 원천징수 등 행정편의주의에 치우쳐 있다는 등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따라서 법체계 및 과세체계와의 조화, 미실현이득에 대한 과세라는 비판, 징수방법 등의 기준에서 법인세 추가과제제도가 우위에 있고 전체적으로 배당간주제도보다 법인세 추가과세 제도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더 적절한 방법의 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의 사내유보금 과세제도가 배당간주제도 대신 법인세 추가과세제도를 선택한 것은 위와 같은 사항들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Ⅴ. 결론

개인으로 사업을 할지 또는 법인의 형태로 사업을 할지, 나아가 법인으로 사업을 하는 경우 소득을 배당할지 또는 사내유보할지 등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경제활동의 영역에 속한다. 기업의 사내유보금 과세는 위와 같은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는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그 도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설령 개인유사법인의 주주와 개인사업자 사이의 과세형평을 위하여 개인유사법인에 대한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를 도입하더라도 배당간주제도보다 납세자의 의사결정을 덜 왜곡하면서 법인을 이용한 조세회피방지에 대응할 수 있는 법인세 추가과세제도가 타당하다.


이중교 교수(연세대 로스쿨)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