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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비정규직·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의 합리성에 관한 판단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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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및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차별적 처우 금지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을 두어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자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관한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또한 산업과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간제 근로자·단시간 근로자·파견근로자는 물론 특수고용형태근로자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근로가 증가함으로써 차별적 처우에 대한 사회적 문제는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의 유연화 및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따른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적 처우 금지 및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계속하여 왔다.

 
이러한 논의에 따라 비정규직 관련 법제가 제·개정되었다. 그럼에도 2004년부터 20019년까지 비정규직의 시간당 실질임금은 정규직 대비 69.5%에서 65.6%로 감소하였다. 즉, 동 기간 동안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3.7% 확대된 것이다. 더욱이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예상치 못한 난관으로 인해 비정규직의 규모와 비중이 감소하였으며, 고용증가율은 정규직 -0.4%, 비정규직 -0.7%로 비정규직의 고용 감소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었다. 또한 동 기간 동안 정규직은 40시간 내지 52시간 미만 근로자의 비중이 증가하였고 임금이 증가세를 보인 반면, 비정규직은 40시간 미만 근로자의 비중이 증가하여 근로시간이 감소하였고, 임금, 근로 형태, 근로조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기도 하였다. 이에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합리적인 판단기준을 마련하고자 하는 요청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모색되었던 무기계약직에서도 비정규직과 유사한 차별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나, 무기계약직에 대한 법제가 마련되어있지 않아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의 합리성에 관한 판단에 대한 법리를 살펴봄으로써 관련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Ⅱ. 외국의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 금지 법제
1. 각국의 비교대상근로자에 대한 판단기준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에 관한 문제에 대해 외국은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적 처우 금지에 관하여 주목할 만한 사항은 비교대상근로자에 대한 판단기준이다. 각국에서는 고용형태를 위한 차별 금지 법제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유럽연합의 단시간근로 및 기간제근로에 관한 각 지침은 원칙적으로 비교대상자를 단시간 근로자와 동일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동일·유사한 근로를 하는 자라고 보고, 이와 같은 정규직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적용 가능한 단체협약을, 해당 협약도 없는 경우에는 국내법·단체협약 및 관행에 따라 비교대상자를 판단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와 달리 파견근로자에 대하여는 그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사용사업주에게 직접 채용되었을 경우를 전제함으로써 가상의 근로자를 비교대상자로 하고 있다는 점에 그 특이점이 있다. 또한 파견근로자의 경우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동일노동을 하는 동종근로자와 다른 근로조건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영국은 선임자도 비교대상근로자로 인정한다. 다만 후임자도 비교대상근로자로 인정하게 되면 가상의 자를 비교대상근로자로 보게 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후임자는 비교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비교대상이 되는 근로자의 고용이 중단된 경우에는 더 이상 비교대상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파견근로의 경우에는 유럽연합의 지침과 동일하게 사용사업주가 직접 채용할 경우 예상되는 근로조건을 가진 가상의 근로자가 원칙이나, 예외적으로 비교대상 근로자가 실재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를 비교대상 근로자로 본다.

미국은 법률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으며, 개별 주마다 임금에 관한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일례로 메사추세스주에서는 가이드라인에서 비교대상 근로를 개별 사유를 들어 설명하였다. 초등학교의 시설관리직무와 조리종사원은 기술 및 노력의 범주에서 비교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으나, 부기업무와 고객관리업무, 서서 일하는 업무와 앉아서 일하는 업무는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았던 것이다. 또한 동일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서로 다른 종류의 보험을 판매하는 자들은 비교대상근로자로 인정되지만, 법률·재무 문서를 작성하고 서명하는 자와 문서 초안을 작성하는 자는 비교대상 근로자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

독일에서는 단시간 및 기간제근로에 관한 법률에 비교대상 근로자를 동일한 사업장에서 동일·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 내지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보는 것이 원칙이나, 해당 근로자가 없는 경우 산별로 적용되는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이와 같은 근로자도 없는 경우 관련 업계에서 단시간 및 기간제 근로자에 상응하는 정규직 근로자로 간주되는 경우 비교대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다. 파견법은 사용사업주가 채용한 정규직 근로자로서 업무대체성이 인정되는 자를 비교대상자로 보았으나 그와 같은 근로자가 없는 경우 사용사업주의 사업과 유사한 업무에 근무하는 근로자가 비교대상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다.

일본은 동일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동일·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 대하여는 균등대우의 원칙의 판단을 위한 비교대상근로자로 하였으며, 동일·유사한 노동에 종사하지 않는 근로자도 보호하기 위하여 균형대우의 원칙을 마련하였다. 균형대우의 원칙은 비교대상근로자가 반드시 동일한 노동을 수행할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균등대우의 원칙과 가장 큰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균등대우의 원칙의 비교대상자가 될 수 없었던 근로자도 균형대우의 원칙에서는 비교대상근로자로 삼을 수 있어 고용형태를 이유로 하는 차별적 처우에 관한 판단이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2. 파견근로자에 보호를 위한 규정

외국의 법제에서 주목할 만한 또다른 점은 파견근로와 관련된 것이었다. 유럽연합은 파견근로에 관한 지침에 '합리적 이유'를 마련하였다. 노사간 협의가 존재하고 파견사업주와의 사이에서 상용근로계약을 체결한 파견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사업주가 작업을 쉬는 기간에도 파견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균등대우의 원칙의 적용을 면제한다는 규정이 그것이다. 영국은 파견근로에 관한 규정에서 유럽연합의 위와 같은 지침의 내용을 반영함으로써 파견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였다. 또한 파견사업주로 하여금 일주일에 최소 1시간의 근로시간을 파견근로자에게 보장해주도록 하는 내용을 마련하였다. 이처럼 사용자가 필요할 때만 근로를 요청하는 이른바 '제로아워계약'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균등대우 원칙의 예외로부터 초래될 우려가 있는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였다. 일본은 기간제 근로자가 계약을 갱신하거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경우 근로조건을 종전과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이와 같은 규정을 통하여 기간제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갱신하거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경우 근로조건이 저하됨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적 처우의 문제를 해소하고자 하였다.


Ⅲ.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의 합리성 판단기준의 법제화

이 글에서는 외국 법제가 주는 시사점을 통해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한 처우' 적용 범위에 '고용형태'를 추가하는 방안,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무기계약직 근로자를 차별 시정 신청권자로 포섭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았다. 또한 비교대상근로자의 부재로 인한 차별시정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균형대우원칙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고려하였다. 균형대우의 원칙의 도입을 통하여 비교대상근로자가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비정규직 근로자가 열악한 처우에 놓여있는 경우, 직무의 내용, 책임의 정도, 배치변경의 범위, 합리적 노사관행 등을 고려하여 근로조건이 불합리할 경우 해당 근로조건의 효력을 부정하는 방법으로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적 처우의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무기계약직 근로자도 이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비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업무와 동종·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근로조건의 차등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용파견근로자에 대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면책규정을 도입함으로써 파견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에 관한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았다. 이를 위하여 보수의 최소기준, 업무의 내용, 근무장소, 근로시간, 1주 최대·최소 근로시간, 근로계약서에 면책사유 필수적 기재와 같은 요건을 마련하고, 1주당 최소 1시간 이상의 근로시간을 보장하는 이른바 '제로아워제도'를 도입한다면 저임금의 고착화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국의 연방대법원의 차별판단기준인 '80%룰'과 일본의 마루코경보기에 대한 법원의 판단기준을 참고하여 최저임금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을 고려해 보았다. 이 제도의 도입을 통하여 현재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의 약 65%에 불과한 파견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별 변호사 (K&Partners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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