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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2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6. 지식재산권법

일사부재리 원칙의 동일사실·동일증거 판단 기준시점은 심결시
사용 중 또는 준비 중인 상표 알면서 출원… 상표 등록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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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의 판단 기준 시점과 심결 취소소송의 심리범위(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후11360 판결(등록무효))

[판결 요지]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09후2234 전원합의체 판결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심판청구가 부적법하게 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은 심판청구를 제기하던 당시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선행 심결의 확정을 판단하는 기준 시점이 쟁점이 된 사안에서 특허법상 일사부재리 원칙의 대세효로 제3자의 권리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선행 심결의 확정과 관련해서만 기준 시점을 심결 시에서 심판청구 시로 변경한 것이다.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을 이유로 등록무효 심판청구를 각하한 심결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심결 시를 기준으로 동일 사실과 동일 증거를 제출한 것인지를 심리하여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심판청구인이 심판절차에서 주장하지 않은 새로운 등록무효 사유를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새로운 등록무효 사유의 주장을 이유로 각하 심결을 취소할 수 없고, 새로운 등록무효 사유에 대하여 판단할 수도 없다.


 

 [사안 해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진보성이 부정된다며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으나 기각되었고, 이에 대한 심결 취소소송도 기각·확정됨으로써, 위 심결(선행심결)이 확정되었다. 그 후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으나 특허심판원은 위 심판이 특허법 제163조 일사부재리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각하하는 심결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위 각하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선행심결과 이 사건 무효심판 절차에서 주장하지 않았던 기재불비와 신규성 부정 등 새로운 무효사유를 주장하였다.

종래 대법원은 동일특허에 대하여 동일사실 및 동일증거에 의한 복수의 심판청구가 각각 있은 경우에 어느 심판의 심결(선행 심결)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이 계속하는 동안 다른 심판의 심결이 확정 등록된다면, 법원이 당해 심판에 대한 심결취소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하여 선행 심결을 취소하더라도 특허심판원이 그 심판청구에 대하여 특허법 제189조 제1항 및 제2항에 의하여 다시 심결을 하는 때에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하여 그 심판청구를 각하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는 특히 동일특허에 대한 제3자의 심판청구에 의한 심결이 확정되는 경우에는 확정 심결의 등록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심판청구인이 자신의 고유한 이익을 위하여 진행하던 절차가 소급적으로 부적법하게 되는 것으로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게 되므로,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09후2234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甲이 乙을 상대로 진보성이 없다는 이유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한 것이, 丙이 乙을 상대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가 이를 기각하는 심결을 받고 확정된 것과 관련하여(甲이 먼저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乙의 심판청구가 먼저 확정됨), 특허법 제163조에서 정한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되는지가 문제된 사안에서, 甲의 심판청구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바 있다.

대상 판결은 우선 원심 판결이 인용한 위 전원합의체 판결이 갖는 의미에 대해 설명하였다. 즉 2009후2234 전원합의체 판결은 특허법상 일사부재리 원칙의 대세효로 제3자의 권리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부득이하게 선행 심결의 확정과 관련해서만 기준 시점을 심결 시에서 심판청구 시로 변경한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그리고 종래와 같이 이 사건 심판청구가 동일한 사실·증거에 기초한 것이라서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되는지는 심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원심이 위 2009후2234 전원합의체 판결을 들어 심판청구 시를 기준으로 이 사건 등록무효 심판청구가 동일한 사실·증거에 기초한 것이라서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되어 부적법한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 것은 잘못임을 확인하였다.

대상 판결은 일사부재리와 관련된 판단 기준 시점을 명백히 구분하여 설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종래 대법원 판시와 같이 동일 사실 및 동일 증거에 의한 심판청구에 해당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 시점은 어디까지나 심결시이다. 다만 2009후2234 전원합의체 판결이 판시한 바와 같이, 일사부재리 원칙의 대세효로 제3자의 권리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부득이 선행심결의 확정 여부를 판단할 때에만 그 기준시점을 심판청구시로 본다는 것이다.

특허법상의 일사부재리는 민사소송에서의 기판력과 달리 당사자에게만 효력이 미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대세효를 갖게 되므로, 그 적용범위를 넓히는 것은 관련 확정 심결의 등록이라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심판청구인이 자신의 고유한 이익을 위하여 진행하던 절차가 소급적으로 부적법하게 되는 것으로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제3자의) 확정된 선행심결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심판청구시를 기준으로 하나, 다른 한편으로 심판청구인은 심판청구서를 제출한 후 그 요지를 변경하지 않는 한 청구의 이유를 보정하는 것은 허용되므로(특허법 제140조 제2항) 특허심판원은 심판청구 후 심결시까지 보정된 사실과 이에 대한 증거를 모두 고려하여 심결시를 기준으로 심판청구가 선행 확정 심결과 동일한 사실·증거에 기초한 것이어서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 것으로서 국민의 재판청구권과 심판에서의 절차보장을 고려한 판결이라고 하겠다.

한편 당사자계 특허심판에 대한 심결 취소소송에 있어서의 심리범위와 관련하여, 법원은 심결에서 판단하지 않은 위법사유도 자유롭게 취소소송에서 주장·입증할 수 있고, 법원도 제한 없이 이를 심리·판단할 수 있다는 무제한설의 입장이다. 다만 대상판결은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을 이유로 등록무효 심판청구를 각하한 심결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심결 시를 기준으로 동일 사실과 동일 증거를 제출한 것인지를 심리하여야 하며, 이때 심판청구인이 심판절차에서 주장하지 않은 새로운 등록무효 사유를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새로운 등록무효 사유의 주장을 이유로 각하 심결을 취소할 수 없고, 새로운 등록무효 사유에 대하여 판단할 수도 없다고 판시하였다. 즉 대상판결의 사안은 심결 취소소송에서의 심리범위에 대한 무제한설과 입장을 달리한 것이 아니고, 원고가 일사부재리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각하하는 심결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선행심결과 이 사건 무효심판 절차에서 주장하지 않았던 기재불비와 신규성 부정 등 새로운 무효사유를 주장하였기에,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심결 시를 기준으로 동일 사실과 동일 증거를 제출한 것인지를 심리하여야 하는 이상 해당 심판 절차에서 주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무효사유를 심결 취소소송에서 새롭게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음을 명백히 한 것으로서 지극히 타당한 판결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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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이전한 양도인이 출원하여 등록된 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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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특허받을 수 있는 권리를 양도한 자에 의한 특허출원(대법원 2020. 5. 14. 선고 2020후10087 판결(등록무효))
[판결 요지]

특허출원 전에 이루어진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승계는 그 승계인이 특허출원을 하여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특허법 제38조 제1항). 여기서 제3자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에 관하여 승계인의 지위와 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 지위를 취득한 사람에 한한다. 무권리자의 특허로서 특허무효사유가 있는 특허권을 이전받은 양수인은 특허법 제38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사안 해설]

발명을 한 사람 또는 그 승계인은 특허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특허법 제33조 제1항 본문). 만일 이러한 정당한 권리자 아닌 무권리자가 한 특허출원에 대하여 특허권의 설정등록이 이루어지면 특허무효사유에 해당한다(특허법 제133조 제1항 제2호). 사안의 경우 피고는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제품의 세트를 제작하여 공급하기로 했고(제1계약), 甲은 피고에게 위 세트 중 일부품을 공급하기로 하였는데(제2계약), 위 각 계약에 의하면 이를 통해 발생한 모든 지적재산권은 피고를 거쳐 피고보조참가인에게 귀속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위 계약이 이행된 후 甲은 이 사건 발명을 출원하여 특허등록을 받고 원고에게 이를 이전해주었다. 사안에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위 각 계약에 따라 피고를 거쳐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승계되므로 甲은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상실한 무권리자로서 그 특허는 무효로 되어야 한다. 이 경우 특허출원 전에 이루어진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승계는 그 승계인이 특허출원을 하여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데(특허법 제38조 제1항), 과연 원고가 위 조항에서 승계인이 특허출원을 해야 대항할 수 있는 '제3자'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다.

대상판결은 여기서 제3자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에 관하여 승계인의 지위와 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 지위를 취득한 사람에 한하므로, 무권리자의 특허로서 특허무효사유가 있는 특허권을 이전받은 양수인은 특허법 제38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이전되어 이를 상실한 무권리자의 특허출원은 어차피 무효로 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승계인이 특허출원을 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무권리자에 대해서는 항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를 확인한 타당한 판결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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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권리자의 특허로서 무효이고

양수인은 제3자에 해당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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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표 사용권자의 부정사용 (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7후2178 판결(등록취소))
[판결 요지]

구 상표법(2016년 2월 29일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3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이하 '사용권자'라 한다)가 실제로 사용하는 상표(이하 '실사용상표'라 한다)와 혼동의 대상이 되는 타인의 상표(이하 '대상상표'라 한다) 사이의 혼동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각 상표의 외관, 호칭, 관념 등을 객관적·전체적으로 관찰하되, 실사용상표가 등록상표로부터 변형된 정도 및 대상상표와 유사한 정도, 실사용상표와 대상상표가 상품에 사용되는 구체적인 형태, 사용상품 간의 관련성, 각 상표의 사용 기간과 실적, 일반 수요자에게 알려진 정도 등에 비추어, 당해 상표의 사용으로 대상상표의 상품과 사이에 상품출처의 오인·혼동이 야기될 우려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가를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 그런데 상표권이 이전된 후 상표권자로부터 사용허락을 받은 사용권자가 등록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종전 상표권자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과의 혼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때에는 상표권자가 금지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구 상표법 제66조 제1항 제1호, 제65조 제1항)와 상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구 상표법 제50조)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원칙 등에 비추어, 등록상표, 실사용상표, 대상상표상호 간에 앞서 본 사정들을 세심히 살펴 사회통념상 등록상표의 부정한 사용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구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8호에서 혼동의 대상이 되는 타인의 상표에서 '타인'에는 상표권이 이전된 경우 종전 상표권자나 그로부터 상표사용을 허락받은 사용권자도 포함된다.

피고는 甲이 보유하던 이 사건 등록상표(001.jpg, 지정상품: 김, 미역 등)를 경매절차를 통해 매수하였는데, 피고로부터 사용허락을 받은 회사들(사용권자들)이 甲이 사용해오던 상표와 동일하게 변경한 실사용상표(002.jpg)를 사용하였고,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사용권자가 이 사건 등록상표를 부정사용하여 수요자에게 타인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과의 혼동을 불러일으키게 하였다는 이유로 구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8호에 기한 상표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한 사안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혼동의 범위를 넘어 사회통념상 등록상표의 부정한 사용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사안 해설]

본 사안에서 甲이 설립한 乙은 대상상표들(003.jpg)을 사용하여 조미김을 제조, 판매해오다가 이 사건 등록상표(001.jpg)를 이전받았고, 유사서비스표(002.jpg)에 대한 등록도 받았다. 피고는 위 등록상표를 경매를 통해 이전받고 사용권자들에게 사용허락을 하였으며, 사용권자들은얼마동안 위 등록상표를 사용하다가 위 등록상표에 '소문난'을 부가한 실사용상표(002.jpg)를 사용하였다. 한편 사용권자 1은 피고가 이 사건 등록상표를 취득하기 훨씬 이전인 1980년에 '삼부자김 판매 시작' 등을 홈페이지 회사연혁란에 기재하였고, 사용권자 2는 홈페이지에 대상상표들을 사용해온 乙의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하였다.


원심은 위 대상상표들과 실사용상표들이 동일하고, 타인의 상표가 당해 등록상표의 권리범위에 속하거나 상표법상의 등록상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혼동의 대상이 되는 상표(대상상표)로 삼을 수 있는 것이기는 하다고 하면서도(대법원 2005. 6. 16. 선고 2002후122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종전 상표권자의 상표사용행위를 그대로 용인하는 것은 상표법이 취하고 있는 등록주의 원칙의 근간을 훼손하고, 상표권이 이전되는 경우 현재 상표권자와 종전 상표권자 상호간에 출처의 혼동이 발생하는 것은 처음부터 예정된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상표권을 이전받은 자 또는 그로부터 상표사용을 허락받은 사용권자가 등록상표를 동일성의 범위 내에서 사용하거나, 또는 동일성의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유사의 범위 내에서 종전 상표권자가 사용하던 대로 지정상품에 사용한 경우에는 이로 인해 종전 상표권자와 사이에 출처혼동이 초래되더라도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2호(구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8호)의 적용대상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사용권자가 실제로 사용하는 실사용상표와 혼동의 대상이 되는 타인의 상표(대상상표) 사이의 혼동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을 설시하면서, 특히 상표권이 이전된 후 상표권자로부터 사용허락을 받은 사용권자가 등록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종전 상표권자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과의 혼동이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등록상표, 실사용상표, 대상상표상호 간에 앞서 본 사정들을 세심히 살펴 사회통념상 등록상표의 부정한 사용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대상판결은 이전받은 상표권의 사용권자가 사용하는 실사용상표와 혼동의 대상이 되는 타인의 상표(종전 상표권자나 그 사용권자의 대상상표) 사이에서의 혼동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명백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판결이며, 원심은 우리 상표법의 등록주의 원칙을 들어, 이전되기 전의 등록상표 사용에 의한 명성, 신용, 고객흡인력 등은 모두 이전된 등록상표에 귀속되는 것이므로 종전 상표권자의 상표사용행위를 그대로 용인할 수 없다고 하였으나, 대법원은 상품거래의 안전을 도모하고, 타인의 상표의 신용이나 명성에 편승하는 행위를 방지하여 거래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구 상표법 제73조 제1항 제8호의 취지를 고려하여, 구체적인 사안에서 각 상표가 상품에 사용되는 구체적인 형태, 사용기간과 실적, 일반수요자에게 알려진 정도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등록상표의 부정한 사용으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함으로써, 보다 위 조항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판단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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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용권자 상표와 혼동대상이 되는

타인의 상표 사이 혼동여부 판단은

사회통념상 등록상표의 부정한 사용으로

평가 할 정도에 이르는지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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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업·고용 등 계약관계 등으로 타인이 사용하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상표임을 알면서 출원한 상표에의 해당여부(대법원 2020. 9. 3. 선고 2019후10739 판결(등록무효))
[판결 요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는 동업·고용 등 계약관계나 업무상 거래관계 또는 그 밖의 관계를 통하여 타인이 사용하거나 사용을 준비 중인 상표임을 알면서 그 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등록출원한 상표에 대해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타인과의 계약관계 등을 통해 타인이 사용하거나 사용 준비 중인 상표(이하 '선사용상표'라고 한다)를 알게 되었을 뿐 그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자가 아닌 사람이 타인에 대한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여 선사용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등록출원한 경우 그 상표등록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타인과 출원인 중 누가 선사용상표에 관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자인지는 타인과 출원인의 내부 관계, 선사용상표의 개발·선정·사용 경위, 선사용상표가 사용 중인 경우 그 사용을 통제하거나 선사용상표를 사용하는 상품의 성질 또는 품질을 관리하여 온 사람이 누구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사안 해설]

대상판결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 규정에서 타인과 출원인 중 누가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자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본 사안에서 원고는 폐사어를 이용한 비료공장을 만들고 2008년 甲과 위 공장에 대한 위탁경영 계약(제1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출 및 입출금거래는 원고계좌로 하고 원고가 甲에 대해 제품 생산, 포장, 디자인, 판매 등의 업무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후 원고가 주최한 행사에서 이 사건 비료의 명칭을 정하는 행사가 열려 '장보고'가 비료의 명칭으로 선정되었고, 원고는 완도군수에게 이 사건 비료의 종류 및 명칭('장보고')을 신고하였으며, '장보고'를 상품명으로 한 이 사건 비료는 모두 원고의 명의로 제조·판매되었다. 甲이 2009년말 피고를 설립하자 원고는 제1계약과 유사한 내용의 제2계약을 피고와 체결하였다.

실제로 이 사건 비료 제품의 포장에 이 사건 표장 '장보고'를 표시하고, 이를 판매·광고한 것은 피고로서, 피고는 이 사건 표장과 동일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상품에 출원하였다.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비료의 생산·판매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였다거나 이 사건 표장을 선정·개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표장의 사용에 관한 실질적인 권한이 피고에게 있다고 보아, 피고의 이 사건 등록상표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타인과 출원인 중 누가 선사용상표에 관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자인지는 타인과 출원인의 내부 관계, 선사용상표의 개발·선정·사용 경위, 선사용상표가 사용 중인 경우 그 사용을 통제하거나 선사용상표를 사용하는 상품의 성질 또는 품질을 관리하여 온 사람이 누구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하면서, 제1, 2계약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등을 살펴보면 그 법적 성격이 위임계약에 해당하고, 원고가 주최한 행사에서 甲이 '장보고'라는 명칭의 개발 내지 선정 업무를 담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제1계약에 따른 위임사무의 일환으로 원고의 관여하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그에 관한 사용권원은 원고에게 귀속되고, 제2계약 역시 원고가 위 표장의 사용을 통제하거나 품질을 관리할 권한도 가지므로, 이 사건 표장 '장보고'를 비료 제품에 표시하고 판매·광고를 한 것이 피고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표장을 상표로서 사용한 주체는 원고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2호(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는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특정인의 상표로 인식된 선사용상표를 사용하는 상품의 출처 등에 관한 일반 수요자의 오인·혼동을 방지하지 위한 것으로, 대법원은 종래 선사용상표의 권리자가 누구인지는 선사용상표의 선택과 사용을 둘러싼 관련 당사자 사이의 구체적인 내부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하여야 하고, 선사용상표의 사용자 외에 사용허락계약 등을 통하여 선사용상표 사용자의 상표사용을 통제하거나 선사용상표를 사용하는 상품의 성질이나 품질을 관리하여 온 자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그를 선사용상표의 권리자로 보아야 하며, 선사용상표 사용자를 권리자로 볼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1후1159 판결). 대상판결은 등록되지 않은 상표에 대한 권리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과 관련하여, 종래의 위 대법원 판결과 궤를 같이 하는 판결로서,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20호와 관련하여, 타인과 출원인 중 누가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자인지를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하겠다.


민현아 변호사 (법무법인 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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