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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20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4. 조세법

국세징수권에는 부과권의 특례제척기간 유추적용 될 수 없다
원산지 신고서의 형식적 요건 결여 시 협정관세 적용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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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개관

대법원은 2020년에도 선례적 가치를 가지는 중요한 조세법 판결을 다수 선고하였다. 조세법총론 분야에서는 국세징수권의 시효중단사유에는 민법상의 재판상 청구가 포함되지만, 부과권에 대한 특례제척기간은 적용될 수 없다는 법리를 설시한 판결이 주목된다. 소득세제 분야에서는 특수관계인 간 상장주식의 양도차익 계산에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상 평가조항을 준용한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제5항이 무효인지가 다투어졌는데, 해당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는 7인의 다수의견과 6인의 반대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하였다. 외국법인의 국내 고정사업장이 인정되더라도 그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이윤에 대해서만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고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도 국내 매출 전부에 대해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도 최초 선례로서 후속 판결이 기대된다. 이하에서는 각 분야별 2020년의 주요 판결(이하 ‘대상판결’)에 대하여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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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수권 소멸시효 중단위해

조세채권 존재 확인의 소 제기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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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조세법총론 - 국세기본법

1. 대법원 2020. 3. 2. 선고 2017두41771 판결: 국세징수권의 시효중단사유와 민법상 재판상 청구의 준용 여부

일본법인인 피고는 2006년 10월 2일부터 2007년 4월 6일까지 내국법인 주식을 양도하였다. 관할 세무서장이 2011년 3월 2일 위 양도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부과하여 조세채권이 확정되었는데(이하 ‘쟁점 조세채권’), 피고는 국내 재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2014년 12월경까지 독촉장 발송, 일본에 대한 징수위탁 요청 등이 이루어졌다. 이후 원고(대한민국)는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가 다가오자 2015년 5월 26일 쟁점 조세채권의 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대상판결에서는 ‘재판상 청구’가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대상판결은 ‘재판상 청구’도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될 수 있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재판상 청구도 소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즉, 원칙적으로 조세채권자는 부과권 및 자력집행권 등에 기하여 만족을 얻을 수 있어 납세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예외적으로 납세의무자가 무자력이거나 소재불명이어서 국가가 자력집행권을 행사할 수 없는 등 국세기본법 제28조 제1항이 열거한 사유들로는 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이 불가능하고, 조세 징수를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충실히 취하여 왔음에도 조세채권이 실현되지 않은 채 소멸시효 만료가 임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의 이익이 있다는 것이다.

 

대상판결이 그 논거로서 제시한 사정들, 즉, 원고가 피고에게 법인세를 부과·고지하였으나 국내 재산이 없어 압류 등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고, 조세채권자가 조세채권의 징수를 위하여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였다는 점은 일견 대상판결의 구체적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국세기본법 제27조 제2항은 ‘이 법 또는 세법에 있는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 민법을 부분적으로 준용하고, 제28조 제1항은 국세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납부고지, 독촉, 교부청구 및 압류를 열거하는 별도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조문의 체계적 해석상 징수권의 시효중단사유로 민법상 사유가 추가로 준용될 여지는 적어 보인다. 악성 체납자에 대한 징수권 확보 필요성의 측면에서 대상판결의 취지가 이해되기는 하지만 그에 따르면 연장된 소멸시효 만료를 앞두고 재차 재판상 청구도 허용하는 것이 되어 조세법률관계를 조기에 종결하고자 하는 입법자의 의도에도 저촉될 우려가 있으므로, 입법적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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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손금 ‘감액경정’은

항소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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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17두36908 판결: 국세징수권에 대한 특례제척기간의 준용 여부

원고는 2005년 4월 15일 말레이시아법인으로부터 주식을 양수하고 그 대금을 지급하면서 한·말레이시아 조세조약에 따라 양도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피고는 2006년 12월 18일 위 법인이 SPC에 불과하고, 위 양도소득의 실질귀속자는 영국령 케이만군도에 설립된 유한파트너십의 투자자들이라는 전제 하에 원고에게 양도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분 ‘소득세’를 고지하였는데(이하 ‘1차 징수처분’), 1차 징수처분은 2014년 9월 4일 원천징수분 ‘법인세’를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대법원 판결에 의해 취소 확정되었다. 피고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 이내인 2015년 4월 17일 원고에게 양도소득에 대한 원친징수분 ‘법인세’를 고지하였다(이하 ‘2차 징수처분’). 대상판결에서는 부과권의 특례제척기간이 징수권에 준용될 수 있는지 등이 쟁점이 되었다.

 

대상판결은 원천징수분 법인세의 납부의무는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자동확정되는 것이므로 부과권에 대한 특례제척기간이 징수권의 소멸시효에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언급하면서, 2차 징수처분에 부과권의 특례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위법한 선행 처분에 대한 납세자 승소판결이 선고된 이후 특례제척기간을 적용한 재처분의 범위를 동일한 세목 내로 제한하면서, 부과권에 대한 특례제척기간은 징수권의 소멸시효에 유추적용될 수 없다는 법리를 최초로 분명하게 밝힌 의의가 있다. 부과권과는 달리 징수권은 국세기본법 제28조 제1항에서 그 시효의 중단사유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별도의 법 규정 없이 특례제척기간을 해석론으로 유추적용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반하므로 대상판결은 타당하다. 한편, 2019년 12월 31일 개정된 국세기본법은 부과권에 관한 규정인 제26조의2 제7항 제2호에서 국내원천소득의 실질귀속자가 확인된 경우에는 국내원천소득의 실질귀속자 또는 원천징수의무자에게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대상판결의 취지를 존중하여 원천징수의무자에 대해서는 징수권의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제28조에 해당 내용을 신설하는 것이 입법론적으로 타당하다고 사료된다.

 

3.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7두63788 판결: 결손금 감액경정 통지의 행정처분성

원고는 2010 내지 2014 사업연도에 각 결손금이 발생하였다고 법인세 과세표준을 신고하였다. 피고는 2015년 5월 원고가 특수관계인에 대한 매출채권 지연회수에 따른 인정이자 상당 금액을 부당행위계산으로 부인하고, 그 금액을 위 각 사업연도의 익금으로 산입하여 각 법인세 과세표준의 결손금을 감액경정하였다. 원고는 결손금 감액경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원심은 결손금 감액경정이 항고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를 각하하였다.

 

대상판결은 2009년 12월 31일 개정된 구 법인세법에 신설된 제13조 제1호 후문 규정(이하 ‘쟁점 조항’)의 시행일 이후 최초로 과세표준을 신고한 사업연도에 발생한 결손금 등에 대한 과세관청의 감액경정은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대상판결은 쟁점 조항이 원칙적으로 공제가 가능한 이월결손금의 범위를 신고·경정 등으로 확정된 결손금으로 축소하여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납세의무자로서는 결손금 감액경정 통지가 이루어진 단계에서 그 적법성을 다투지 않는 이상 이후 사업연도 법인세의 이월결손금 공제와 관련하여 종전의 결손금 감액경정이 잘못되었다거나 추가되어야 할 이월결손금이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없다고 보았다.

 

대상판결은 결손금 감액경정이 법인의 납세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과세관청의 행정처분이라고 판단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의미가 있다. 쟁점 조항의 개정 이유가 법적 안정성 등을 감안하여 공제가 가능한 신고·경정을 통해 확정된 결손금으로 명확히 하는 것이었으므로, 이후 사업연도의 이월결손금 공제액을 결정하는 결손금 감액경정의 처분성을 인정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타당하다. 대상판결에 따라 결손금 감액경정에 대한 불복 시점을 앞당김으로써 납세자가 신속하게 권익을 구제받고 법률관계를 조기에 종결시킬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대상판결 선고 이전에 결손금 감액경정 통지가 이루어졌으나 그 적법성을 다투지 아니한 납세자들은 불복기한이 이미 도과하였다면 종전의 감액경정의 하자를 다툴 수 없게 되는 불측의 손해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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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법 시행령이

상증세법 상장주식 평가규정 준용해도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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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소득세제 -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1. 대법원 2020. 6. 18. 선고 2016두43411 전원합의체 판결: 상증세법상 평가조항을 준용한 소득세법 시행령의 무효 여부

원고는 특수관계인에게 상장법인 주식 11만6022주(이하 ‘쟁점 상장주식’)를 매도하면서 그 대금을 당일 거래소 종가인 1주당 6만5500원 합계 75억원(이하 ‘쟁점 매매대금’)으로 정하여 양도소득세를 신고·납부하였다. 피고는 신고된 양도가액을 부인하고 구 소득세법 시행령(2012. 2. 2. 대통령령 제235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7조 제5항(이하 ‘쟁점 조항’)이 준용하는 구 상증세법(2011. 12. 31. 법률 제111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3조 제1항 제1호 가목 및 제3항에 따라 평가기준일(양도일) 전후 각 2개월 동안의 종가 평균액 6만4178원에 최대주주 등 할증률인 30%를 가산한 1주당 8만3431원을 시가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수정신고하도록 안내하였다. 원고는 양도소득세를 수정신고하고 차액을 납부한 뒤 쟁점 매매대금을 양도가액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경정청구를 하였다. 대상판결에서는 특수관계인 간 상장주식 양도로 인한 양도소득세 산정에 구 상증세법을 준용하도록 한 쟁점 조항의 무효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대상판결의 다수의견은 상장주식 시가에 관하여 소득세법 시행령이 상증세법의 상장주식 시가평가 조항을 준용한 것이 법률의 위임 범위 내에서 입법재량을 부여한 것으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지 않고, 거래일 전후 2개월의 종가 평균액을 시가로 간주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여 일정한 할증률을 가산하는 규정의 합리성과 정당성을 인정하였다. 반면 반대의견은 상장주식 양도가액 과세요건을 시행령에서 규정한 것이 조세법률주의에 반하고, 그 내용도 부당행위계산 대상 여부의 판단 기준시점은 ‘거래시’라는 모법의 원칙에 반하며, 상장주식의 양도가 경영권 프리미엄의 이전을 수반하지 않는 경우가 있음에도 일률적으로 할증평가액을 시가로 보아 양도차익을 의제하는 것은 부당행위계산 부인제도의 취지 및 헌법상 조세평등원칙에 반하여 시행령 규정이 무효라고 하였다.

 

시행령 조항이 과세요건인 ‘시가’에 관하여 다른 법률조항을 준용하는 방식은 입법체계만 보더라도 조세법률주의 위반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득세법이 부당행위계산 부인제도를 운영하면서 주식의 시가 평가방법을 법인세법과 달리 규정하여 개인 주주를 법인 주주와 차별 취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또한, 양도인이 개인이라는 이유로 상장주식을 양도후 2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매매가액을 재조정하라는 것은,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양수도거래에 대한 현실적 고려도 부족한 것이다. 과세당국은 2021년 2월 17일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제7항을 신설하여 상장주식의 시가 산정에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1항을 준용하도록 개정하여,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과세요건으로서 시가 평가와 관련된 소득세법 규정과  법인세법 규정을 일치시켰다. 타당한 입법적 해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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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법인의 고정사업장이 있더라도

그 사업장 귀속매출액은 별도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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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7두72935 판결: 국내 고정사업장 귀속이윤의 범위와 부가가치세 납부의무

필리핀법인인 원고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용하는 원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과 사이에, 원고가 카지노 고객을 모집하여 주고 참가인으로부터 고객이 잃은 돈의 70%를 수수료로 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모객행위를 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의 국내 영업장 내 사무실에 직원들을 두고 모집한 고객들에게 칩을 제공하고 롤링게임에서 발생한 매출액을 확인하였고, 고객의 항공권 예약 및 탑승 의전, 호텔 및 식당 예약 및 안내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국내에서 사용한 카지노 사무실 일부를 고정사업장으로 보고 원고가 지급받은 모집수수료 전부가 국내에 귀속된다고 평가하여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과세하였다. 환송 전 상고심인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5두51415 판결(이하 ‘선행판결’)에서 국내 고정사업장의 존재가 인정되었고, 환송 후 재상고심인 대상판결에서는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이윤의 범위가 쟁점이 되었다.

 

대상판결은 필리핀법인이 국내 사업장을 통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에는 고정사업장이 법인과 분리된 별개의 독립된 기업으로서 얻었을 이윤만이 우리나라에서 귀속되어 과세될 수 있고, 그 이윤의 범위는 과세관청이 증명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원고 직원들이 위 사무실에서 수행하는 활동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사업활동에 해당하더라도, ‘보다’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업무는 국외에서 이루어지고 모집수수료 중 국내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수입금액은 그 사업장에서 수행한 업무의 대가로 국한되므로 그 모집수수료 전액을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수입금액으로 부과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등 부과처분이 위법하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하였다.

 

대상판결은 고정사업장의 존재가 인정되는 경우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대상판결은 조세조약에 따라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이윤에 대해서만 법인세를 과세할 수 있다는 점과 외국법인의 고정사업장이 인정되더라도 국내 매출 전부에 대해 부가가치세 납세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법인세와 유사하게 부가가치세법상으로도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부분에 한하여 가분적으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고도 평가된다. 다만, 대상판결에서는 정당세액 불명을 이유로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이 모두 취소되었기 때문에, 법인세법 및 부가가치세법상 국내의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의 크기를 동일하게 보아야 하는지, 달리 말하면 법인세법상 고정사업장 귀속 소득 전부가 그대로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을 구성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판단이 내려지지 못하였다. 고정사업장 귀속소득에 대한 부가가치세의 산정방식에 관한 후속 대법원 판결의 동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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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권 ‘행사시점’ 기준으로 특수 관계있다면

전환이익 과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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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소비세제 및 재산세제 - 관세법 및 상증세법

1.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6두63408 판결: 원산지신고서 발급 주체의 하자와 FTA 협정관세의 적용

원고는 인증수출자인 영국법인이 생산한 니켈합금튜브를 싱가포르법인을 통하여 수입하면서 원산지신고서를 첨부하여 한·EU FTA에 따른 협정세율 적용을 신청하였는데, 그 원산지신고서는 영국이 원산지로 표시되어 있지만 싱가포르법인이 발급한 것이었다. 피고의 지적에 따라 원고는 영국법인 명의로 작성되고 인증수출자 번호가 제대로 기재된 원산지신고서를 보정하여 제출하였으나, 그 신고서는 발급일자의 기재가 없고 상업서류와 별도로 작성된 것이었다. 피고는 영국 관세당국에 1, 2차 원산지신고서의 검증을 요청하였는데, 영국 관세당국은 “1차 원산지신고서는 생산회사가 아닌 판매회사가 작성한 것이고, 2차 원산지신고서도 인증수출자가 발급한 것이 아니다. 다만, 생산회사의 인증수출자 번호는 진정한 것이고, 검증 대상은 FTA가 정한 원산지 기준을 충족한다”라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피고는 원산지신고서가 인증수출자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협정세율의 적용을 배제하고 부과처분을 하였다. 대상판결에서는 FTA 협정세율을 적용받기 위해서 수입물품이 원산지기준을 구비하였는다는 실질적 요건에 더하여 원산지신고서의 형식적 요건까지도 충족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대상판결은 영국 관세당국이 1, 2차 원산지신고서가 모두 인증수출자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회신하여 원산지신고서의 진정성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갖게 되었다면 특혜관세대우의 자격이 없다는 이유에서, 이와 같은 원산지신고서에 의해서는 FTA 협정관세를 적용받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FTA 협정관세를 적용 받기 위해서는 수출 당사국의 원산지요건을 충족시킨 상품이라는 원산지상품요건과 수출당사국이 원산지임을 증명하는 적법한 원산지증명서 또는 원산지신고서가 제출되어야 한다는 원산지증명요건 등을 구비하여야 한다. 한·EU FTA의 경우 인증수출자가 작성한 원산지신고서에 의하여 협정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므로 비록 원산지상품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형식적 원산지증명요건을 위반한 경우에는 협정관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대상판결의 판시는 기본적으로는 타당하다고 보인다. 다만, 원산지신고서가 생산자인 영국법인 명의의 원산지신고서가 존재하는 이상 그 원산지신고서가 위조되었다는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싱가포르법인에게 그 작성권한에 관한 포괄적인 대리나 위임의 여지가 있어 보이고, 해당물품의 원산지가 실질적으로 영국임에도 원산지신고서의 물리적 작성자가 영국법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협정관세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으므로 원산지증명요건을 합목적적으로 해석하여 협정관세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료된다. 세법의 다른 영역에서도 절차적 규정에 대해서는 합목적적 해석을 하고 있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2. 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18두65538 판결: 비특수관계인으로부터 전환사채 취득 후 전환권 행사에 따른 이익에 대한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적용 여부

원고는 2012년 2월 6일 갑 법인 주식 및 경영권을 A로부터 매수하고, 같은 날 갑 법인이 제3자 배정방식으로 발행하는 신주와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전환사채, 신주, 구주를 차례로 취득함으로써 갑 법인의 최대주주가 되었으며, 2013년 2월 13일 전환권을 행사하여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였다. 원고는 전환사채 취득 시점에는 갑 법인과 특수관계에 있지 아니하였으나, 전환권을 행사하는 시점에는 주주로서 특수관계인이 되었다. 피고는 구 상증세법(2015년 12월 15일 법률 제13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 제3호에 근거하여, 원고가 전환권 행사시점의 주식가액 1190원과 전환가액 779원의 차액의 이익을 얻었다고 보아 원고에게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대상판결에서는 비특수관계인으로부터 전환사채를 취득한 후 원고가 신주와 구주를 취득함으로써 비로소 특수관계인이 된 이후에 전환권을 행사하여 전환이익을 얻은 경우에도 제42조 제1항 제3호를 적용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및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그 전환권행사가 특수관계없는 자간의 거래로서 거래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대상판결은 우선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는 제2조 제3항에서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포괄적으로 정의한 증여에 관한 가액산정규정 중 하나이고, 제40조 제1항의 과세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제42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증여재산가액을 산정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즉, 비특수관계자로부터 취득한 전환사채를 특수관계인이 된 후 행사하여 얻은 전환이익에 대하여 제42조 제1항 제3호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상판결은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행사할 당시 특수관계가 있는 이상 설령 그 취득 시점에 특수관계없는 아닌 자 간의 거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상판결은 특수관계가 없는 자로부터 전환사채를 취득한 후 전환권 행사로 얻은 이익이 비록 구 상증세법 제40조 제1항의 과세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특수관계가 있는 상태에서 전환권을 행사한 이상 제42조 제1항 제3호의 적용대상이 됨을 확인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구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은 제40조 제1항 이외에 전환사채 등에 의한 주식의 전환 등으로 일정한 이익을 얻은 경우에 특수관계 여부를 불문하고 과세하기 위한 ‘유형별 포괄주의’의 성격을 띤 규정이므로 대상판결의 결론은 일응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구 상증세법  제40조 제1항 제2호 가목이 ‘전환사채 등을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취득한 경우’라고 표현하여 전환사채 취득 시점을 특수관계의 판단 시점으로 규정하고, 전환권 행사를 통하여 발생한 이익에 증여세를 과세하려는 취지는 전환사채 발행조건을 정할 때 전환가액을 시가보다 낮게 정함으로써 비정상적인 이익을 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점에서 전환권 부여 및 취득 시점이 특수관계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 타당하므로 그 행사 시점에 특수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제42조 제3항의 적용을 배척한 부분은 의문이 있다. 거래의 관행상 정당한 사유에 관한 특수관계의 판단 시점을 입법으로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제흠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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