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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집행행위 부인규정의 성격과 적용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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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문제의 제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100조(제391조)는 부인권의 총칙규정으로 기능하고 있는 바, 집행행위 부인규정인 제104조(제395조)와의 관계, 부인대상인 집행행위의 범위 등에 관하여 판례이론을 살펴본다. 이를 기초로 위 두 조문 간의 간극이 존재하고 축소해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논증하고자 한다.



Ⅱ. 집행행위 부인규정의 성격
1. 무엇에 대한 예외인가

집행행위도 채권자를 해한다면 부인대상이 되어야 하고 강제집행을 통한 만족과 임의변제를 달리 볼 수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새로운 부인대상을 창설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가 다수이다. 위 견해는 고의부인의 경우 사해의사의 존재가 추인될 정도의 채무자의 가공행위 또는 이와 동일시될 정도의 제3자의 행위를 요하고, 위기부인의 경우 채무자의 사해의사를 요하지 않고, 법적 효과에 있어 채무자의 행위와 동일시되는 제3자의 행위도 부인의 대상으로 포함하므로 채무자의 행위를 별도로 요하지 아니한다는 이론구성을 취한다. 법 제104조(제395조) 전단은 채무자의 행위가 법 제100조(제391조)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상대방이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더라도 채무자의 행위를 부인할 수 있다는 의미로 판단되며 전단의 규정은 주의적·확인적으로 이해함에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후단부인과 관련하여 판례는 집행행위의 경우 채무자의 행위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점, 후단이 행위주체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설시하고 있으며(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76362 판결 등) 이러한 판례의 입장을 예외규정설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회생사건실무(상), 서울회생법원 재판실무연구회, 제5판, 박영사(이하, '실무연구회(상)'으로 인용 함), 2019., 357면)

 
부인권의 총칙규정인 법 제100조(제391조)는 행위주체와 부인의 객체를 각 채무자 및 채무자의 행위로 한정하는 점, 후단의 '그 행위'는 '집행행위에 의한 것인 때'라는 문언과의 관계상 집행행위의 결과(실체법상 효과)를 의미하고 집행행위 그 자체는 아닌 점, 부인대상이 '그 행위'인 이상 채무자의 행위에서 부인의 원인을 구할 수 없는 점, 채무자의 행위를 부인대상으로 삼자면 근거는 총칙인 제100조(제391조) 또는 전단부인의 문제로 보는 것이 문언상 자연스러운 점 등을 종합하면 후단은 예외적으로 채권자도 행위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 부인대상은 행위가 아니라 집행을 통하여 취득한 법적효과임을 명백히 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예외적인 규정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가령, 압류채권자가 전부금을 수령한 경우 변제의 효과를 부인하고 변제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 제3채무자가 공탁한 경우에는 전부명령에 따른 채권의 이전 자체를 부인할 수 있다.

 
후단의 예외규정을 적용함에 있어 행위의 부인과 효과의 부인은 병렬적으로 원용할 성질이 아니므로 후단부인과 채무자의 행위를 연결시키려는 구성은 지양하여야 한다. 후단과 채무자의 행위를 연결시키는 구성은 후단의 성격이나 적용범위를 이해함에 있어 혼란만을 가져 올 뿐이다. 가령, 우리 학계에서도 많이 인용되는 일본의 학설은 부인의 대상이 되는 것은 집행기관의 집행행위가 아니라 효과에 관하여 이와 동일시되는 채무자의 행위라는 취지로 설시하고 있으나(伊藤 眞, '社更生法', 有斐閣, 2012. (이하, '伊藤 眞'으로 인용), 429면) 후단을 적용함에 있어 채무자의 행위를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다.

 
2. 전단과 후단의 준별 필요성

부인하고자 하는 행위에 관하여 상대방이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는 ① 집행권원의 내용을 이루는 의무를 발생시키는 채무자의 원인행위 ② 집행권원 자체를 성립시킨 채무자의 소송행위 ③ 집행권원의 내용을 이루는 의무를 이행하는 행위로 대별하는 것이 일반적이고(일본의 통설로 판단되며(伊藤 眞, 427-428면, 圓尾隆司·小林秀之 編, '條解 民事再生法', 제3판, 弘文堂, 2013.,(이하, '條解'로 인용), 688면) 국내에서도 수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실무연구회(상), 356면 등). 위 3가지 경우들은 모두 채무자의 행위를 대상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③ 유형은 채무자의 변제행위를 부인하고,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구하는 형태이므로 후단의 '(집행행위에 의한) 그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한편 채권자가 금전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집행권원을 취득하고 이에 기하여 강제집행을 하여 만족을 얻은 경우도 전단부인의 예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나(條解, 688-689면, 전대규, 채무자회생법, 법문사, 제4판(이하, '전대규'로 인용), 344면) 이 사안은 후단을 적용하여야 한다. 전단은 집행기관의 행위가 개재되지 않은 채무자의 원인행위, 소송행위, 이행행위를 부인하는 규정으로 후단은 집행기관의 행위의 결과 또는 집행행위의 법적 효과를 부인하는 규정으로 그 적용범위를 명백히 하여야 한다. 후단 부인은 채무자나 이와 동일시할 제3자의 특정의 행위를 문제 삼는 규정이 아니며 집행행위가 있은 후의 결과를 문제삼는 규정인 점을 고려하면 전단과 후단은 적용의 단계 또는 대상을 달리한다고 할 것이다.

 
3. 소결론

이상에서 논한 바와 같이 후단부인은 행위를 부인한다는 관점이라기 보다는 법적 효과를 도산재단으로 회복시키는데 중점을 둔 예외규정이며 주관적 요건을 통한 적용제한도 쉽지 않은 관계로 거래안전에 미치는 부정적인 결과는 일반규정을 적용할 경우에 비하여 더욱 크다는 점에서 적용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논자와 같이 후단부인 규정을 법적효과 내지 도산재단 확보의 측면에서 파악할 경우 고의부인 규정과 후단의 조합에서 간극이 발생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 판례이론에 의할 경우 고의부인과 후단을 결합할 경우 채무자가 집행을 초래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되나 이 또한 법문의 한계를 유월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법 제100조(제391조)는 고의부인과 위기부인이라는 상이한 제도를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를 후단에 다시 담아내려고 한다는 점에서 해석상의 난점이 발생한다. 집행행위의 성격상 채무자의 행위가 개입할 여지가 없으므로 행위없이 의사만을 의제할 것이 아니라 위기부인과 마찬가지로 고의부인의 경우에도 채무자의 주관적 요건은 요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Ⅲ. 집행행위의 범위 : 사적집행의 배제

집행행위란 '집행권원이나 담보권의 실행에 의한 채권의 만족적 실현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 정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집행기관에 의하는지 여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부인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달라져서는 안될 것이므로 질권자가 직접 질물을 매각하거나 스스로 취득하여 피담보채권에 충당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도 집행행위의 경우를 유추하는 것이 판례이고(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76362 판결) 다수의 견해가 이에 찬동한다(주장자 및 논거 등은 생략한다).

 
그러나 후단이 적용되는 상황은 집행의 실체법상 효과를 채권자로부터 탈취하는 것인 점에 비추어 거래안전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점, 부인권은 민법상의 사해행위 취소권에 비하여 그 적용범위가 넓고 제척기간도 장기라는 점에서 거래안전에 미치는 효과가 크고 후단은 그 중에서도 예외에 해당하는 규정이므로 확장 및 유추에는 그 자체로 한계가 존재하는 점, 우연한 사정은 집행기관에 의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채무자가 파산과 회생 중 어떤 절차를 취하였느냐의 문제로부터 파생된 것인 점(파산의 경우 별제권자로서 채권을 용이하게 확보하였을 것이다) 등을 종합하면 후단의 집행행위는 집행기관의 행위(집행기관으로서의 행위)로 한정하여야 할 것이다.


Ⅳ. 담보권 실행행위의 유해성 문제

회생절차 개시결정 전후로 담보권 실행이 완결되지 않은 경우라면 회생담보권은 회생절차에서만 행사하여야 하나 개시 결정전에 담보권이 실행되었다면 위와 같은 제한은 적용되지 아니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인권을 행사하자면 일반요건으로서 담보권 실행행위의 유해성 여하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일본의 유력설은 회생담보권은 회생절차 내에서만 행사하여야 하고 권리변경이 예정되어 있는 점, 담보권소멸허가(일본의 고유한 제도이다)의 가능성 등을 근거로 유해성을 긍정한다(伊藤 眞, 376면. 동 견해는 부동산집행의 경우에는 거래안전을 배려할 필요가 있으므로 채권자가 매수인이 된 경우로 적용을 한정한다(伊藤 眞, 429면)).

 
유해성의 판단기준은 관념적으로 계산된 청산가치이고 위 금액 이상의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다른 채권자를 해하는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점, 유해성을 긍정하면서 채권자가 매수인인 경우로 적용을 한정할 근거는 약한 점에 비추어 채권자가 소유권을 취득한 사안인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없이 유해하지 않은 행위로서 후단 부인규정의 적용을 제한하면 족하다.

 

 

윤덕주 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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