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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1. 어음 · 수표

장재형 변호사 (서울)

2004년도 판례공보에 등재된 대법원 판례 중 어음·수표에 관한 것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고, 그나마 중요판례 내지 새로운 판례라고 들만한 내용도 줄어들었다.

이는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등 전자방식의 지급결제가 확산된 영향으로 어음·수표의 지급기능 특히 송금이나 추심의 경제적 기능이 약화되고, 대신 환어음중심의 상품의 자금화수단이나 어음할인등 금융수단으로서의 신용거래적 기능을 중심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더구나 2005. 1. 1부터 시행된 ‘전자어음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전자어음법)에 따라 어음을 전자화해 인터넷을 통해 발행·유통되게 하는 전자어음제도가 오는 7월부터 본격 실시된다.

전자어음제도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은행에서 어음용지를 받아 발행·유통되던 기존의 종이어음을 가입자의 개인용 컴퓨터와 은행, 전자어음관리기관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집이나 사무실 등에서 인터넷상으로 발행·유통·지급되도록 한 것이다.

금융결제원과 전자거래협회는 실시 첫해인 올 해 전체 어음의 20%정도, 2007년에는 50%정도를 전자어음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법무부는 2005. 1. 31. 삼성동 코엑스에서 ‘전자어음 시연회’를 개최하면서 전자어음제도의 효과로 △종이어음폐해방지, 위·변조·분실 원천방지, 고의적 남발규제 △국가경제투명화, 회계투명성으로 탈세방지, 지하경제시장 통한 자금조달 혁신 등 중소기업 자금조달 활성화 △어음제조·보관·관리·유통·교환비용 획기적 절감 등 물류비용절감 △발행 및 부도총액 실시간 확인,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국민편의 증진과 국가경쟁력의 제고 등을 꼽고 있다.

전자어음의 발행, 배서, 보증, 지급제시 등 모든 전자어음행위는 금융결제원의 관리하에 전자적 방식으로 행해지고 정상적으로 지급제시가 된 경우 발행인의 주거래은행은 인터넷 뱅킹을 통해 소지인의 계좌로 어음금을 자동이체해 주는 방식이다.

금융결제원은 전자어음거래의 기록을 일정기간 보존해야 하고 이용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는 발행인의 결제능력 등 일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여 발행인의 결제능력을 사전에 알고 전자어음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전자어음을 발행하고자 하는 사람은 전자어음관리기관인 금융결제원에 등록을 하여야 하고, 금융결제원은 금융기관이나 신용조사기관의 의견을 참고해 신용불량인 경우에는 등록자체를 거부하거나 총 발행금액을 제한할 수 있다. 전자어음은 또 과거 종이어음과 달리 발행인, 수취인, 배서인 등 전자어음행위를 한 자의 인적사항이 모두 드러나고, 관리기관의 주전산망에 거래기록이 일정기간 보존되기 때문에 세원포탈 목적의 어음할인 등 음성적 거래는 이루어질 수가 없다.

또 전자어음이 도입되면 모든 거래가 실명과 함께 실시간으로 이뤄져 조세 탈루를 막고 회계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다. 유통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배서를 20회까지 할 수 있어 어음 유통이 쉬워진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세원과 매출정보가 노출되기 때문에 실제 활용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이 제도는 시중은행의 어음 발행 및 유통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상호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에서 어음을 할인해 자금을 빌려쓰는 소기업들에 대한 대책이 빠져 있다.

Ⅰ. 어음

1. 장래 발생할 구상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발행·교부된 약속어음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기산점(2004. 12. 10. 선고 2003다 33769판결, 채무부존재확인)

가. 사실관계

무연연삭기 2대에 관한 리스계약에 대하여 피고가 그 리스계약상의 채무의 상환보증을 위한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고, 리스이용자인 원고가 1997. 5. 21. 피고에게 위 신용보증약정에 따라 장래 발생할 구상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만기·일람출급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는데, 그뒤 원고의 리스료불입연체로 리스계약이 해지되고, 피고가 1998. 12. 14. 리스회사에 상환금을 대위변제한 후 2001. 9. 13. 위 약속어음금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여 원고소유 부동산을 가압류집행한 사안이다.

나. 판결요지

발행인에 대한 약속어음상의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만기의 날로부터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그 약속어음이 수취인 겸 소지인의 발행인에 대한 장래 발생할 구상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발행된 것이라면, 소지인은 발행인에 대하여 구상채권이 발생하지 않은 기간중에는 약속어음상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고, 구상채권이 현실로 발생한 때에 비로소 이를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므로, 그 약속어음의 소지인의 발행인에 대한 약속어음상의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위 구상채권이 현실적으로 발생하여 그 약속어음상의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하게 된 때부터 진행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결과가 민법 제 184조 제 2항의 규정에 반하여 소멸시효를 가중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 평석

1) 사건명은 채무부존재이나 약속어음발행인인 원고가 수취인 겸 소지인인 피고를 상대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한 사안으로서,
원고측 주장중 어음발행 및 공정증서작성촉탁의 각 대리권흠결이나 공정증서무효의 주장은 사실관계에 관한 것으로 1, 2심 모두 배척되었고, 이사건 판결의 법률상 쟁점인 소멸시효완성주장에 대하여 1, 2심에서는 어음법 제 77조, 제 34조, 제 70조에 의하여 일람출급식약속어음은 발행일자로부터 1년내에 지급제시하도록 되어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만기일인 1998. 5. 20(발행인 1997. 5. 21부터 1년내의 마지막 지급제시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01. 5. 20로 소멸시효가 완성되기는 하나, 이건 약속어음은 구상금지급채무보증을 위하여 발행되었으므로 위 약속어음의 지급제시기간은 구상금채권을 갖게 되는 1998. 12. 14까지 유예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소멸시효완성시기는 2001. 12. 14. 이라고 판단하면서 원고의 청구와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고,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판결요지와 같이 판시하면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2) 그러나 어음법은 제 34조 제 ①항에서 일람출급의 환어음은 제시된 때가 만기로 되고, 발생일자로부터 1년내에 지급을 위하여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그 후단에서 발행인이 그 기간을 단축 또는 연장할 수 있고, 배서인은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또 제 ②항에서 발행인은 일정기일전에는 지급제시를 금하는 뜻을 기재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그 기일부터 제시기간이 시작된다고 하고 있다.

동법은 제 77조에서 약속어음에 관하여 위 제 34조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위와 같이 일람출급환어음에서 지급제시기간을 둔 이유는, 소지인이 어음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에 만기가 확정되지 못함으로써 어음채무자가 장기간 채무를 면하지 못하게 되는 불합리를 제거하고, 발행인이 지급인에게 보낸 자금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발행인이나 배서인은 그 제시기간을 단축 또는 연장할 수 있으나, 반대로 그 상대방인 수취인이나 소지인은 그 제시기간을 임의로 단축 또는 연장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본 대법원 판결은 위 규정을 배제하고 장래 발생할 구상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어음이 발행된 경우에는 구상채권이 현실적으로 발생하여 약속어음상의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법률상 가능하게 된 때부터 진행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만 판시하고 그 이유로는 구상채권이 발생하지 않은 기간중에는 약속어음상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고, 구상채권이 현실로 발생한 때에 비로소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하나, 그 근거가 미약하다.

어음행위의 성질은 그 발행의 경제적 목적 또는 원인관계의 법률적 성질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아니하는 추상성 또는 무색성이어서 위 판결은 이에도 반하는 것으로 그 구체적 타당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찬성하기 어렵다.

2. 증권등의 전 소지인이 그 증권등의 현 소지인을 알면서도 그 소재를 모르는 것처럼 공시최고법원을 기망하여 제권판결을 받은 경우, 민사소송법 제 490조 제 2항 제 7호에 정한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제권판결을 받은 때’에 해당(2004. 11. 11. 선고 2004다 4645판결, 제권판결에 대한 불복)

가. 사실관계

어음을 편취당한 피고가 편취한 자를 상대로 어음사기로 형사고소하고 원고가 그 사기사건에서 진술하였으며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으나 어음을 압수당하였는데, 피고가 어음분실을 이유로 공시최고신청을 하고 그 신청후에 원고로부터 어음금청구소송을 제기당하여 어음소지인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 소재를 모르는 것처럼 공시최고기일에 출석하여 신청의 원인과 제권판결을 구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여 제권판결을 받은 사안이다.

나. 판결요지

증권 또는 증서의 전 소지인이 자기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하고 증권등의 소지를 상실하였다 하더라도 그 후 증권등을 특정인이 소지하고 있음이 판명된 경우에는 전 소지인은 현 소지인에 대하여 반환을 청구하여야 하고, 이에 대한 공시최고는 허용되지 않는다 할 것이고, 전 소지인이 증권등의 소지인을 알면서도 소재를 모르는 것처럼 공시최고기일에 출석하여 신청의 원인과 제권판결을 구하는 취지를 진술하여 공시최고법원을 기망하고, 이에 속은 공시최고법원으로부터 제권판결을 받았다면 이는 민사소송법 제 490조 제 2항 제 7호 소정의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제권판결을 받은 때’에 해당한다.

다. 평석

상고이유는 2가지로, 첫째는 원고가 소제기 1월이전에 제권판결취소의 사유를 알았으므로 이사건 소제기는 부적법 각하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원심과 같이 원고가 제권판결의 존재를 알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그러한 사유가 있다는 사실까지 알았다고 볼 수 없다고 배척하였는데 사실관계에 비추어 타당한 결론이다.

둘째는 제권판결에 대한 불복사유에 관한 심리미진 및 법리오해의 위법주장에 대하여 판결요지와 같이 판시하였는 바, 이는 종전 1997. 7. 25. 선고 97다 16985 판결과 같은 논지를 유지한 것이나 그 사실관계에 따른 결론은 정반대로 이번에는 제권판결취소청구를 인용한 점에서 서로 다르다.

즉 위 97다 16985 판결은 전 소지인이 증권을 도난당하여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절도범으로부터 채권을 취득한 자를 그날 처음 보았고, 압수된 채권중 어느 것이 전 소지인의 소유인지도 정확히 모르고 있었으며, 공시최고신청 당시에도 그날 함께 조사를 받은 자가 증권전부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도 확실히 모르는 상태에서 공시최고신청을 하여 제권판결을 받은 경우이다.

그러나 이번 2004다 4645 판결에서 피고는 원고가 2000. 9경 이사건 어음이 도난어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동년 9. 26. 소외인이 어음사기사건으로 연행되고 원고가 동년 9. 28. 위 사기사건에서 진술하였으며, 동년 10. 6. 위 사건과 관련하여 이사건 어음을 압수당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무렵은 이사건 어음에 대한 제권판결조차 선고되기 이전의 시점이라고 설시하면서 배척하였다.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은 차치하고 판결요지는 종전 1999. 5. 14. 선고 99다 6463 판결, 1995. 2. 3. 선고 93다 52334 판결과 일관된 것으로 타당하다 하겠다.

3. 그외 판례

그 이외에 사건명이 어음금이나 어음법리에 관한 것이 아닌 곁가지 판결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가. 2004. 1. 16. 선고 2001다 67768 판결, 보증금신용보증계약상 면책약관이 적용되는 신용보증부 어음할인대출에 있어서 교부받은 약속어음과 관련하여 대출은행이 소구권 보전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소구권이 상실된 경우, 신용보증인은 대출계약의 주채무자, 다른 보증인등의 자력 유무에 상관없이 위 약관이 정한 물적담보상실의 면책기준에 준하여 소구권의 상실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한도에서 당연히 책임을 면하는 것이고, 이때 소구권의 상실로 인하여 상환을 받을 수 없는 금액은 원칙적으로 약속어음의 액면금액 전액이 되는 것이지 어음상 채무자의 인원수 중 소구권이 소멸한 소구의무자의 인원 수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이 된다고 볼 수는 없으며, 다만 소구권이 상실된 때에 그 소구의무자의 변제자력이 약속어음의 액면금액보다 부족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변제자력 상당액이 된다.

나. 2004. 3. 25. 선고 2003다 64688 판결, 어음금

어음할인등 여신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원고 은행은 일반인의 경우보다 어음거래 및 취득에 있어 더욱 신중하고도 치밀한 대처가 요구되는 금융기관으로서, 피고 회사가 원고 은행에 대하여 어음금채무를 부담하여야 할 아무런 원인관계가 없이 단지 대표이사인 위 이명휴의 개인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이사건 어음을 위 대표이사 앞으로 발행하여 원고 은행에게 배서·양도하게 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사회의 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 은행은 이사건 어음을 취득함에 있어 피고 회사의 이사회 승인이 없음을 알았거나 또는 적어도 이를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다. 2004. 7. 9. 선고 2004도 810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금융기관이 금원을 대출함에 있어 대출금 중 선이자를 공제한 나머지만 교부하거나 약속어음을 할인함에 있어 만기까지의 선이자를 공제한 경우 금융기관으로서는 대출금채무의 변제기나 약속어음의 만기에 선이자로 공제한 금원을 포함한 대출금 전액이나 약속어음 액면금 상당액을 취득할 것이 기대된다 할 것이므로 배임행위로 인하여 금융기관이 입는 손해는 선이자를 공제한 금액이 아니라 선이자로 공제한 금원을 포함한 대출금 전액이거나 약속어음 액면금 상당액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투신사가 회사채 등을 할인하여 매입하는 경우라고 달리 볼 것은 아니다.

Ⅱ. 수표

1. 부정수표단속법의 수표의 발행(2004. 2. 13. 선고 2002도 4464 판결, 부정수표단속법위반)

가. 사실관계

피고인이 1996.말경 김OO에게 채무담보용으로 발행일과 액면금을 백지로 수표를 교부하고, 그뒤 1997. 1. 31.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거래정지처분당하였는데, 피고인이 2000. 5. 23. 위 김OO의 요청으로 위 수표의 액면금을 기재한 사안

나. 판결요지

부정수표단속법이 규정하는 수표의 발행이라 함은 수표용지에 수표의 기본요건을 작성하여 상대방에 교부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할 것이고, 이미 적법하게 발행된 백지수표의 금액이나 발행일을 기입 완성하는 행위는 보충권의 행사로서 이 보충행위를 가리켜 동법에서 규정하는 수표의 발행으로 볼 수 없다.

다. 평석

이는 종전 대법원 1981. 9. 8. 선고 81도 1495 판결과 동일한 논지로 극히 타당하다 하겠다.

2.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와 사기죄의 죄수관계(2004. 6. 25. 선고 2004도 1751 판결, 사기등)

가. 판결요지

사기의 수단으로 발행한 수표가 지급거절된 경우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와 사기죄는 그 행위의 태양과 보호법익을 달리하므로 실체적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

나. 평석

이 또한 종전 대법원 1983. 11. 22. 선고 83도 2495 판결, 1992. 3. 31. 선고 91도 2828 판결과 동일한 논지로 사회적 사실관계가 그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지 아니하고 또 범죄의 태양과 보호범익의 차이에 따른 당연한 결론이다.

3. 수표요건의 흠결과 부정수표단속법 제 4조 위반죄의 성립(2004. 7. 22. 선고 2004도 1168 판결, 부정수표단속법위반)

가. 사실관계

피고인이 2000. 11. 4. 이OO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채무의 지급 또는 담보를 위하여 발행일 백지의 수표를 발행하고, 이OO는 2003. 1. 15. 문OO에게 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위 수표를 양도하여 문OO이 발행일 백지상태로 수표를 지급제시함에 따라 △△은행 ㅁㅁ지점 당좌담당행원이 피고인의 예금잔액부족을 확인하고 피고인에게 통보하자 피고인이 위 담당행원을 찾아가서 이사건 수표를 수령한 사실도 발행한 사실도 없다고 허위신고한 사안

나. 판결요지

부정수표단속법 제4조는 수표의 유통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수표금액의 지급 또는 거래정지처분을 면탈할 목적으로 금융기관에 허위신고를 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으로서, 금융기관에 허위신고를 한 때에 기수가 되고, 그 규정의 취지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법 제 4조 위반죄의 성립에 있어, 반드시 수표가 적법하게 지급제시되어 허위신고를 한 발행인이 수표금의 지급의무를 실제로 부담하게 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

수표 발행인이 허위신고를 할 당시 지급제시된 수표의 발행일이 보충되지 아니하였더라도 부정수표단속법 제 4조 위반죄가 성립한다.

다. 평석

부정수표단속법 제 4조 위반죄의 기수시기에 관하여는 오래전 대법원 1972. 5. 9. 선고 72도 570 판결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법리상 문제가 없고, 수표요건(수표법 제 1조, 제 2조 제 ①항)과 관련하여 백지수표의 미보충에 대하여는 부정수표단속법의 목적에 비추어 수표법상 발행일등 수표요건의 미비에 따른 수표금지급의무유무와는 별개로 판단하고 있는 바, 이는 어음·수표요건 중 발행지(1998. 4. 23. 선고 95다 36466 판결, 1983. 5. 10. 선고 83도 340 판결), 지급지(2001. 11. 30. 선고 2000다 7387 판결)에 관하여 이른바 절대적 요식증권성을 완화한 종전 판례의 흐름과 일맥상통한 것으로서 타당하다고 보여진다.

4. 기타

가. 자기앞수표의 장물성유지(2004. 3. 12. 선고 2004도 134,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2004. 4. 16. 선고 2004도 353, 장물취득)

장물인 현금 또는 수표를 금융기관에 예금의 형태로 보관하였다가 이를 반환받기 위하여 동일한 액수의 현금 또는 수표를 인출한 경우에 예금계약의 성질상 그 인출된 현금 또는 수표는 당초의 현금 또는 수표와 물리적인 동일성은 상실되었지만 액수에 의하여 표시되는 금전적 가치에는 아무런 변동이 없으므로, 장물로서의 성질은 그대로 유지된다.

자기앞수표도 그 액면금을 즉시 지급받을 수 있는 등 현금에 대신하는 기능을 가지고 거래상 현금과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는 점에서 금전의 경우와 동일하게 보아야 한다(2000. 3. 10. 선고 98도 2579 판결).

나.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와 업무상배임의 관계(2004. 5. 13. 선고 2004도 1299,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당좌수표를 조합 이사장 명의로 발행하여 그 소지인이 지급제시기간 내에 지급제시하였으나 거래정지처분의 사유로 지급되지 아니하게 한 사실(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과 동일한 수표를 발행하여 조합에 대하여 재산상 손해를 가한 사실(업무상배임죄)은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하다고 할 것이어서 1개의 행위가 수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형법 제 40조에 정해진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다. 당좌수표의 부도와 부동산중개업법위반죄의 성립(2004. 11. 12. 선고 2004 도 4136, 부동산중개업법위반)
당좌수표는 그 자체가 재산적 가치를 지닌 유가증권이므로, 중개업자등이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수수료등의 명목으로 소정의 한도를 초과하는 액면금액의 당좌수표를 교부받은 경우에는 그 취득 당시 보충할 수 없는 수표요건이 흠결되어 있는 이른바 불완전수표와 같이 그 당좌수표 자체에 이를 무효로 하는 사유의 기재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당좌수표를 교부받는 단계에서 곧바로 위 죄의 기수가 되는 것이고, 비록 그 후 그 당좌수표가 부도처리되었다거나 또는 중개의뢰인에게 그대로 반환되었더라도 위 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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