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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판례

'코로나19'로 인한 종교활동 제한에 대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합헌성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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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현재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우리의 일상은 급격히 변했으며 적지 않은 부분이 멈췄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자유의 제한과 결부되며 종교의 자유 침해가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부각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가 종교시설에서부터 급격히 퍼져 나갔기 때문에 현재 정부의 종교활동에 대한 중단 권고는 많은 시민들에 의해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며 비판하고, 심지어 일부는 정부 권고에 반하여 종교집회를 강행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강제력이 있는 행정명령은 발부되지 않았다. 이러한 한국 상황에 최근 독일의 상황과 2020년 4월 10일의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판결(1 BvQ 28/20)은 적절한 시사점을 준다. 



2. 사건 개요

1) 헤센주는 2020년 3월 13일에 외국에서 독일로 입국하는 사람들 및 코로나19 감염자나 증상자에 대한 격리와 보고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인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령(Verordnung zur Bekampfung des Corona-Virus, GVBl. S. 150)을 4월 19일까지 유효한 한시법의 형태로 발령하였다. 곧이어 헤센주는 3월 17일 일반 시민의 이동제한(Ausgangsbeschraenkung)을 명령하는 행정명령(Vierte Verordnung zur Bekampfung des Corona-Virus, GVBl. S. 157)도 동일한 기한을 가진 한시법으로 발령하였다. 여기서 후자의 명령(이하 '코로나령') 제1조는 임시로 폐쇄되거나 중단되어야 하는 시설과 활동을 열거하고 있으며, 제5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5) 교회, 이슬람 사원, 유대 교회당에서의 집회 및 다른 종교단체의 집회는 금지된다. 사람의 집회와 결부되지 않은 대안적 형식의 종교활동,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활동을 행하는 것은 모든 종교단체의 재량이다. 제1문에 언급된 건물과 공간은 개인 기도를 위해 열어 둘 수 있다. 


2)
청구자 L은 3월 27일에 이 종교시설에서의 집회금지를 규정한 코로나령 제1조 제5항에 대한 규범통제를 헤센주 행정법원에 제소하면서 그 효력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명령의 발부를 청구하였다. 청구자는 로마 가톨릭 신자로서 자신의 종교적 의무에 따라 정기적으로 (최소한 매주 일요일에) 미사를 방문한다. 그는 종교의 자유(독일 기본법 제4조 제1항, 제2항)는 무제한의 기본권으로서 제한될 수 없으며 코로나령에 따른 금지는 비례적이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3)
행정법원 제8부는 4월 7일 이 긴급청구를 기각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유를 제시하였다(8 B 892/20.N). 해당 규정은 개괄적 심사에 따를 때 명백히 위법한 것은 아니고 이익형량에 따라서도 효력정지가 요구되지 않는다. 동 법원에 따르면 해당 규정이 종교의 자유에 대한 광범위한 제한을 발생시킨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이 중대한 침해는 충분히 명확한 법적 근거에 따르고 있으며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하고 필요한 것이다. 즉, 비례성 원칙 위반이 현재로서는 명백하지 않다는 것이다. 끝으로 종교의 자유는 제한 없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제3자의 기본권 보호와 헌법적 지위를 가지는 다른 법적 가치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 이것은 본 사안에서 사제와 다른 신자 나아가 비신자의 생명 및 건강과 관련된다.


4)
청구자 L은 바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에 위 행정법원 결정의 취소와 코로나령 제1조 제5항의 본안판결까지의 집행정지를 위한 가처분 명령의 발부를 청구하였다. 여기서 L은 위의 주장에 더해 동 규정이 부활절 미사에의 참석도 금지한다면서 이것은 종교의 자유가 생명·신체의 기본권 뒤로 완전히 밀려나 있는 것으로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제1부 제2합의부는 4월 10일에 이 청구에 대해 결정하였다.


3. 판결이유 
 

1) 제기된 헌법소원이 최소한 처음부터 불허되거나 명백히 이유 없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긴급절차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자세한 심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결과 측면에서의 이익형량에 근거하여 가처분 명령의 청구가 판결될 필요가 있고 이때 코로나령의 해당 규정의 영향은 청구자에게만 제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2)
청구자는 성찬식이 가톨릭 신앙의 중심요소라고 믿으며 그것은 인터넷 미사나 개인 기도와 같은 대안적인 종교활동을 통해 대체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코로나령에 따른 교회에서의 집회 금지는 신앙의 자유에 대한 매우 중대한 침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그는 이 금지가 부활절 기간 동안의 성찬식에도 적용되는 경우 그 침해는 더 크고 이로써 요청된 가처분 명령이 발부되지 않은 경우의 불이익은 매우 중대하고 불가역적이라고 주장한다.


3)
반면 교회에서의 집회금지가 임시로 집행정지된 경우 예상컨대 매우 많은 사람이 부활절에 교회로 모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바이러스 감염위험, 감염·확진, 의료기관의 과부하, 그리고 나아가 최악의 경우 사망사건을 상당히 증가시킬 것이다. 이러한 위험은 자발적으로 미사에 참가한 사람에게만 제한되지 않고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준다. 

 

4) 생명과 신체에 대한 이러한 위험에 대한 보호는 이와 결부된 신앙의 자유에 대한 매우 중대한 침해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그에 우선한다. 헤센주 행정법원이 정당히 지적하였듯이 이와 관련하여 로버트 코흐 연구소(RKI)의 평가에 따른 평가가 중요하다. 이 연구소는 판데믹 초기 단계에서는 의료시스템의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감염 확산을 가능한 한 광범위한 접촉금지를 통해 느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익형량에 있어 코로나령이 4월 19일까지만 유효하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로써 코로나령은 판데믹의 새로운 진행경과에 따라 업데이트되어야 한다는 점이 확보되어 있다. 이러한 행정명령의 최신화 과정에서 신앙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를 고려하여 엄격한 비례성 심사가 행해져야 하며 바이러스 유포경로나 의료체계의 과부하 위험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고려하여 미사금지가 엄격한 요건 아래에서 제한적으로 완화될 것인지가 조사되어야 한다. 

 

5) 마지막으로 신자의 공동집회는 모든 종교의 중심적 구성부분이기 때문에 위 모든 것은 다른 종교단체에도 적용된다.


4. 평가와 시사점

현재 독일에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늦추기 위해 부활절 기간을 포함한 4월 19일까지 이동제한이 명령되어 있다. 이에 따른 사회적 혼란 및 부활절 행사의 종교적·사회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본 사안의 청구를 이례적으로 매우 신속하게 결정하였다. 핵심내용은 종교의 자유와 생명·건강 기본권은 모두 중요하지만 현재와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는 후자가 우선한다는 것이다. 즉, 국민의 긴급한 생명·건강의 위험을 이유로 종교활동의 자유는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 재판소는 판결의 마지막에 상황의 진행경과에 따라 종교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종교적 집회는 그 성질상 종교활동의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종교단체와 신자가 이로써 타인의 이익, 특히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종교의 자유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만 강조한다고 달성될 수 없고 다른 종교 및 비종교자에 대한 존중과 함께 가야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이에 따른 생명의 위협이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현재 그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라도 종교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매우 정당하다.

 

 

박중욱 (뮌헨대 박사과정)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