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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현행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절차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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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현행 개인회생절차의 채권조사확정절차는 회생절차·파산절차(이하 '회생절차' 등이라고 한다)의 채권조사확정절차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 근본적인 이유는 현행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 또는 '현행법'이라고 한다)이 개인회생절차에서 절차의 신속을 도모하기 위하여 회생절차 등과 달리 '채권자가 하는' 채권신고를 '채무자가 하는' 채권자목록제출로 대체하였기 때문이다. 

  

채권신고제도가 없는 점과 채권자들이 채권자목록에 대하여 이의와 채권조사확정재판신청을 이의기간 내에 모두 하도록 하고 있는 점이 결합하여 채권조사확정재판의 피신청인적격이 적절하지 않게 부여되고, 채권자들이 다른 채권자들의 채권의 내용과 액수를 모른 상태에서 이의권을 행사하게 되었다. 현행법은 채권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의 피고적격을 누가 가지는지, 채권에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 출소책임이 전환되는지 등에 관하여는 언급이 없다. 

 

현행법의 틀을 유지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쉽지 않다. 개인회생절차에도 채권신고제도를 도입하고 채권조사확정절차의 틀을 회생절차 등과 같게 만드는 것이 간명한 해결책일 수도 있다. 이는 과격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제안이므로 현행 절차의 문제점들을 소상히 제시하여 본다. 상세한 논증은 졸고,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절차의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법조 제68권 제5호(2019. 10), 214면 이하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2. 채권신고제도의 부재

현행 개인회생절차에는 채권신고가 없고 채권자목록제출이 이를 대신한다. 이는 절차의 신속을 도모하려고 한 것이지만, 여러 문제점들을 생각하면 득보다 실이 크다. 외국의 입법례를 보아도 채권신고제도가 없는 도산절차는 찾기 어렵다. 채권신고제도의 부재로 절차적 보장의 흠결이 발생한다. 즉 채권자목록에 대한 이의기간이 도과하는 시점에서 참가를 원하는 채권액이 서로에게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채권자들이 상호견제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현행법상 보완책은 채권자목록수정제도이다. 그러나 채권자목록수정이 이루어지는 경우 절차지연과 공고 등의 반복으로 불경제가 발생한다. 채무자가 수정허가신청을 않거나 법원이 신청을 배척하였는데 이후 채권조사확정재판신청이 인용되는 경우에는 채권자들의 채권액이 상호견제 없이 확정된다는 문제점이 여전히 남는다. 또 채무자가 특정채권자를 채권자목록에 아예 기재하지 않을 경우 다른 채권자들은 견제할 수단이 없다. 현행법이 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않는 채권을 절차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게 한 것은 근본적으로 도산절차의 집단성에 반하고 다른 나라의 예도 찾기 어렵다. 원래 채권자의 개별적 권리행사금지는 채권이 도산채권인 사실 자체에서 발생하는 도산절차의 효력으로서, 채권자들의 절차참가 여부와 무관하게 인정되는 것이다{伊藤眞, 破産法·民事再生法(第四版), 有斐閣(2014), 652, 1008면}.


3. 채권조사단계

개인회생절차에는 채권조사절차가 없다고도 하지만, 채권신고가 채권자목록제출로 바뀌면서 채권조사절차가 변형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채무자는 채권자목록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채무자에게 이의권이 없는 것은 채권의 존부 자체에 다툼이 있는 경우 절차의 안정성을 저해하고 채권확정절차의 당사자적격 판단에 혼란을 가져온다. 개인회생절차의 채권조사절차의 또 하나의 특징은 채권조사절차와 채권확정절차가 시기적으로 중첩되어 있다는 점이다. 회생절차 등에서는 조사기간 등에서 하는 이의와 조사기간 등이 끝난 후에 하는 채권조사확정재판신청이 명확히 구분되지만 개인회생절차에서는 이의와 채권조사확정재판신청을 모두 이의기간 내에 하여야 한다. 이 때문에 개인회생절차에서는 채권자가 이의자 겸 채권조사확정재판신청인이 된다.


4. 채권확정단계
가. 채권조사확정재판신청의 피신청인적격

신청인적격은 다시 피신청인적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행법은 피신청인적격과 관련하여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에 관하여 채권조사확정재판신청을 하는 경우에는 채무자를 상대방으로 하고 다른 채권자의 채권(이하 '이의채권'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채무자와 다른 채권자를 상대방으로 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법 제604조 제3항). 문제는 피신청인적격이 부여된 채무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예컨대, 채무자 C에 대한 개인회생절차에서 채권자 A가 채권자 B의 채권에 이의가 있는 경우 A는 B뿐만 아니라 C도 피신청인으로 삼아 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여야 한다. 그런데 A의 신청이 인용되어 B의 채권액이 줄어들더라도 C의 총채권자들에 대한 변제액은 변함이 없다. 이 점에서는 A의 신청의 인용 여부는 C에게 아무 영향이 없다. 한편 상황에 따라 C의 입장이 달라질 수도 있다. 즉 A의 신청이 인용되면 B를 제외한 나머지 채권자들에게 대한 변제액이 증가하여 나머지 채권자들이 C에게 보다 우호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C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반대의 상황도 있을 수 있다. B의 채권에 대한 A의 이의를 수용한 채권자목록수정이 이루어지고 이에 B가 이의하는 경우 B는 C만을 상대로 채권조사확정재판신청을 하여야 한다. 입장이 애매한 C보다 A가 B와 명확하게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A에게는 피신청인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 

 

나. 이의의 소의 피고적격
채권조사확정재판신청의 피신청인적격에 관한 위 문제점은 채권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의 당사자적격에 영향을 미친다. 법은 이의의 소의 피고적격에 대하여 언급이 없다. 특히 문제되는 경우는 채권자가 다른 채권자의 채권에 관하여 이의가 있어서 채무자 및 이의채권 보유자를 상대로 개인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여 재판을 받은 경우인바,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다91586 판결은 이의채권 보유자가 이의의 소를 제기할 때 채권자와 함께 채무자를 공동피고로 삼아야 하고 채무자를 공동피고로 삼지 않은 이의의 소는 부적법하다고 하였다. 자신과 공동피신청인이었던 채무자까지 피고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은 이의채권 보유자에게 불의타이다. 

 

위 대법원 판결에는 별다른 논증이 없지만 원심판결(서울고법 2008. 10. 23. 선고 2007나101877 판결)은 당사자 전부, 즉 이의자·이의채권 보유자·채무자가 필수적 공동소송관계에 있고 법 제605조가 채권조사확정재판에 불복하는 자가 원고적격을 가진다고 하고 있으므로 이의채권 보유자만이 불복하는 경우 불복하지 않는 채무자도 공동원고가 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고 채권자(이의자와 이의채권 보유자를 포함한)와 채무자는 대립당사자일 수밖에 없는 한편 이의자와 이의채권 보유자 또한 대립당사자일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필수적 공동소송 중에는 소송공동이 강제되지 않는 유사필수적 공동소송도 있으므로 채무자가 이의의 소에서까지 반드시 당사자가 될 필요는 없다. 또 이의채권 보유자와 채무자는 조사단계에서 본 바와 같이 채무자의 입장이 다양하기 때문에 반드시 대립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법이 채권조사확정재판의 단계에서 이의자를 신청인으로 이의채권 보유자와 채무자를 그 상대방으로 이해관계의 대립구도를 정하였다면 이의의 소 단계에서도 그 대립구도가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의채권 보유자나 채무자는 모두 이의의 소를 제기할 원고적격을 가지지만 소송공동이 강제되지 않는 유사필수적 공동소송관계에 있고 각자 채권조사확정재판의 신청인만을 상대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굳이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 성립한다고 한다면 공동피신청인이었던 채무자와 이의채권 보유자 사이에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 성립한다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경우 이의채권 보유자가 제기한 이의의 소제기는 채무자에게도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5. 집행권원 등이 있는 경우

현행법은 채권자의 채권에 집행권원 등이 있는 경우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어 회생절차 등에서와 같이 출소책임이 전환된다는 견해와 일반적인 경우와 마찬가지로 처리된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전자는 회생절차 등과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고, 집행권원의 존재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타당하지만, 이를 취하려면 채무자가 집행권원이 있는 채권의 일부만을 채권자목록에 기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인지 여부라는 어려운 선결쟁점을 해결하여야 하고{심태규, '채권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에 관한 실무상 문제점', 사법논집(제66집), 사법발전재단(2018. 12.), 377면 이하, 412면}, 채권자가 자기 채권에 대하여 이의하는 경우와 다른 채권자의 채권에 대하여 이의하는 경우를 달리 취급할 것인지 청구이의 등의 출소기간에 제한을 둘 것인지 등 파생적 문제도 발생한다. 현행법의 규율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후자를 따르면 이러한 문제점들로부터 해방되지만 집행권원 등의 존재가 간이신속성을 지향하는 개인회생절차에서 오히려 무의미해진다는 문제점이 남는다.

 

 

박재완 교수 (한양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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