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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9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4. 자본시장법

'배임혐의' 회사 코스닥 상장폐지 결정… 절차적 위법으로 못 봐
'자회사 파산신청'은 자본시장법상 공시해야 할 '중요사항'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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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자업일임업 등록을 하지 않은 자의 투자일임업을 금지하는 구 자본시장법 제17조는 단속규정에 불과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투자일임계약은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미등록 영업행위로서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다258562 판결)

가. 사안의 개요

피고는 싱가포르법인을 설립한 후, 원고 명의로 국내 금융기관에 개설한 외환거래계좌를 통하여 원고로부터 일임받아 투자를 운용하되, 투자이익이 발생할 경우 투자이익의 1/2씩 분배하는 약정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위 계좌로 투자금 명목의 달러를 입금하였으나, 피고는 구 자본시장법 제17조에 따른 금융투자업등록을 한 사실이 없었다. 피고는 위 계좌를 활용한 금융투자에 의하여 발생한 이익의 절반을 피고 또는 싱가포르 법인에 지급하였다. 이후 발생한 손실에 대하여는 피고가 원고에게 손실보전금액을 지급하거나 원고가 위 계좌에서 직접 투자금을 인출하였다. 원고는 주위적으로는 ① 구 자본시장법에 따른 금융투자업등록을 하지 않아 투자일임업을 영위할 수 없는 피고와 원고 사이 약정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 ② 피고에게 투자 수익의 50%를 지급하는 것은 운용실적과 연동된 성과보수를 받는 것이므로 자본시장법 제98조의2 위반, ③ 손실분담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이를 초과하여 지급된 부분은 약정상 원인이 없음 등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수익분배금 일부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였다. 예비적으로는 손실이 발생한 이후 체결된 손실분담 약정에 기한 약정금 또는 동업계약에 따른 정산금을 청구하였다.


나. 판결요지
사법상의 계약이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는 구체적 법규정을 위반하여 행하여진 경우에 그 법률행위가 무효인가는 법규정의 해석 여하에 의하여 정하여진다. 명문의 정함이 없는 때에는 종국적으로 금지규정의 목적과 의미에 비추어 그에 반하는 법률행위의 무효 기타 효력 제한이 요구되는지를 검토하여 이를 정한다. 구 자본시장법 제17조의 취지는 고객인 투자자를 보호하고 금융투자업을 건전하게 육성하고자 함에 있다. 위 규정을 위반하여 체결한 계약 자체가 사법상 효력까지도 부인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현저히 반사회성, 반도덕성을 지닌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위 규정을 효력규정으로 보아 이를 위반한 행위를 일률적으로 무효라 할 경우, 거래상대방과 사이에 법적 안정성을 심히 해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되므로 위 규정은 효력규정이 아닌 단속규정이다. 따라서 피고가 구 자본시장법 제17조를 위반하여 미등록 영업행위로서 원고와 체결한 투자일임계약은 사법상 유효하다. 또한, 자본시장법 제98조의2에 대한 부분은 투자일임업자로 등록된 자에게만 적용된다. 이에 따라 피고는 손실 발생 이후에 체결된 손실분담 약정에 근거한 약정금 지급의무가 있다. 다만, 원심이 각 국내계좌의 거래종결일 환율을 기준으로 피고의 약정금을 환산한 것과 달리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환산하여야 한다(파기환송). 

 
다. 해설
대법원은 자본시장법 제55조(손실보전 등의 금지)에 위반한 행위는 사회질서에 위반한 행위로서 무효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다56952 판결). 그러나, 자본시장법상 인가·등록을 받지 않은 소위 '유사 금융투자업자'와 체결한 계약이 사법적으로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 대상판결은 이를 명확히 하였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또한 외국통화로 약정한 경우 그 손해배상액의 환율은 채무자가 현실로 이행할 때에 가장 가까운 사실심 변론종결시라는 대법원 1991. 3. 12. 선고 90다2147 전원합의체 판결의 입장을 유지하였다. 유사 금융투자업자가 체결한 계약의 효력을 인정함으로써,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유사 금융투자업자의 사후적인 무효 주장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의한다.


2. 수익자인 원고가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라는 이유만으로는 신탁업자인 피고가 부담하는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의 수준이 완화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위탁자의 운용지시에 따른 수탁자는 선관주의의무 위반이 없다는 판결(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6다224626 판결)
가. 사안의 개요

원고와 피고는 모두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업자이다. 원고는 피고에게 금전을 신탁하면서 신용등급 A2 이상의 기업어음(CP)만을 편입하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운용방법을 특정하여 지시하고, 피고는 이에 따라 신탁재산을 운용하는 내용의 특정금전신탁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운용지시에 따라 신탁재산 중 약 10%로 소외 회사의 기업어음을 매수하여 신탁재산에 편입하였으나, 소외 회사는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원고는 그에 따른 손실을 입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편입 당시 이미 해당 기업어음의 손실 위험성이 컸다는 점에서 피고를 상대로 자본시장법 제102조, 신탁법 제32조, 제33조의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주장하였다.


나. 판결요지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상품에 관한 전문성 구비 여부, 소유자산 규모, 투자에 따른 위험감수능력 등을 기준으로 전문투자자와 일반투자자를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신탁업자의 영업행위규제를 다루고 있는 자본시장법 제102조에서는 금융투자업자로서의 신탁업자가 부담하는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에 관하여 수익자가 전문투자자인지 일반투자자인지 구별하지 않고 있으므로, 수익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의 정도는 수익자가 전문투자자인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 특정금전신탁은 위탁자가 신탁재산의 운용방법을 미리 정하는 금전신탁으로서, 수탁자는 위탁자가 지정한 방법대로 자산을 운용하여야 하고, 그러한 운용의 결과에 따른 수익률의 변동의 위험은 수탁자인 신탁업자가 신탁재산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수익자가 부담하여야 한다. 이러한 특정금전신탁의 특성에 비추어, 특정금전신탁의 신탁업자가 위탁자가 지시한 바에 따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신탁재산의 최상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신탁재산을 관리·운용하였다면 신탁업자는 위 법 규정에 따른 선관주의의무를 이행한 것이고, 설사 그 예측이 빗나가 신탁재산에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상고기각). 


다. 해설
대상판결은 특정금전신탁계약의 신탁회사에 대해 고객보호의무 위반을 인정한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다212272 판결과 그 결론을 달리한다. 유사한 사실관계임에도 두 판결의 결론이 다른 이유는, 대상판결은 투자자인 위탁자가 금융투자업자(증권회사)로서 사전에 금전의 운용방법을 지시한데 반하여, 대법원 2016다212272 판결의 투자자는 일반투자자이고 신탁업자는 사전에 금전의 운용방법을 마련해놓고 투자자에게 계약체결을 권유하였기 때문이다. 즉 법원은 특정금전신탁의 형식에 불구하고 신탁업자가 구체적인 운용대상을 권유한 것이라면 투자권유와 마찬가지로 보았다. 특정금전신탁은 위탁자가 신탁재산인 금전의 운용방법을 지정하는 신탁계약인데, 이 사안은 원래의 취지에 따라 위탁자가 사전에 지시한 기준에 맞추어 기업어음을 편입하였고 특히 위탁자가 금융투자업자이고 신탁업자로서는 그에 따라 신탁재산을 편입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관주의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3.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상장규정에 의한 상장폐지 관련 조항은 무효로 볼 정도의 내용 및 절차적 위법이 없다는 판결(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6다243405 판결)
가. 사안의 개요

원고는 국내외 자원의 탐사 및 개발업무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피고(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기 전까지 코스닥상장회사이었다. 원고의 대표이사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으로 기소되자, 피고는 원고를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른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원고에게 경영정상화를 위한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하였다. 개선기간이 도과하자 피고는 원고의 주권에 대한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고, 원고는 상장폐지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의 주권에 대한 정리매매기간을 거쳐 상장폐지 절차를 완료하였다. 원고는 위 상장규정이 형평 및 비례의 원칙에 반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이전 단계에서 의견진술권이나 자료제출권을 보장하지 아니하여 정의관념상 위법하며, 기업의 계속성도 인정되어야 하므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근거한 상장폐지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대표이사에 대한 배임 혐의가 대부분 무죄 판단되었으므로 당초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의 대상으로 선정된 것 자체도 무효임을 확인하는 청구를 하였다.


나. 판결요지
자본시장법 따라 거래소허가를 받아 설립된 거래소가 제정한 증권상장규정은, 자본시장법이 거래소로 하여금 자치적인 사항을 스스로 정하도록 위임하여 제정된 자치 규정으로서, 계약의 일방 당사자인 거래소가 다수의 상장신청법인과 상장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하였으므로 약관으로서의 성질을 가진다. 다만 거래소는 고도의 공익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또한 증권상장규정은 상장법인 내지 상장신청법인 모두에게 당연히 적용되는 규정으로서 실질적으로 규범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비례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어긋나서 정의관념에 반한다거나 다른 법률이 보장하는 상장법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함으로써 그 법률의 입법 목적이나 취지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그 조항은 위법하여 무효이다. 상장규정에서는 상장폐지에 관한 규정도 포함되어 있는데, 상장폐지로 인하여 대상 법인의 평판이 저해되고 투자자들도 증권의 유통성 상실 등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심사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상장폐지 대상 기업의 절차참여권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횡령·배임혐의가 공시 등을 통해 확인되는 경우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그 밖에 코스닥시장의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기업을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각 심사항목이 더 구체화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위 규정에 이를 무효로 삼아야 할 정도의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위 상장규정에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의 전 과정에 대상 법인의 절차참여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는 데다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개시 여부에 관한 판단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 사정 등을 참작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법인을 선정하는 단계에서 대상법인의 의견진술권 등 절차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것을 절차적 위법이라고 볼 수 없다(상고기각).


다. 해설

과거 대법원은 2007. 11. 15. 선고 2007다1753 판결에서 회사정리절차의 개시신청만을 이유로 한 구 유가증권상장규정의 상장폐지조항에 대하여 무효라고 판단한 바 있다. 대상판결은 한국거래소의 상장규정이 약관으로서의 성질과 함께 규범적 성격이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현행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의 상장폐지 사유 중 '일정한 금액 이상의 횡령·배임사실 발생'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배점을 두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무효가 아님을 인정하고, 현행 상장폐지절차 역시 절차적 위법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4.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판단기준 중 '중요사항'의 의의(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도13689 판결)
가. 사안의 개요

피고인1은 A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이고, 피고인2는 이사로서 재무 및 공시 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인들은 A회사가 지분 40.48%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법인 B회사의 채권자에 의한 파산신청이 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은 채, 소외1과 A에 대한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공모하였다. 위 유상증자를 추진함에 있어, A의 B에 대한 투자금과 대여금의 회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졌고, B의 파산신청에 따라 A가 B에 대해 보증채무를 대위변제한 사실이 있음에도 유상증자 투자설명서를 정정신고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 이에 피고인들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하자, 피고인들은 B에 대한 채권자의 파산신청 사실은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따른 의무공시사항에 해당하지 않는 등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하는 '중요사항'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를 공시하여야 할 중요사항으로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나. 판결요지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2호의 중요사항이란, (ⅰ) 당해 법인의 재산·경영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증권 등의 공정거래와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의미하고, (ⅱ)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등을 한 문서를 관계 기관을 통해 공시한 상태에서 단순히 시정하지 않고 방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에서 그 문서가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이를 금전 기타 재산상 이익을 얻는 기회로 삼기 위해서 유사한 취지의 문서를 계속 관계 기관에 보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행위는 이용행위에 포함될 수 있으며, (ⅲ) 나아가 금전,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얻고자 하였는지 여부 등은 그 행위자의 지위, 발행회사의 경영 상태와 주가의 동향,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인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A회사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지분 40.48%를 보유하고 있는 B사에 대한 파산신청 사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공시하여야 하는 '중요사항'에 해당한다. 또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다른 회사로 하여금 1년간 보호예수를 조건으로 주식을 배정받도록 하면서도, 이를 1년 후에 돌려받는 조건으로 대여하여 유상증자대금을 즉시 회수하도록 함으로써 마치 위 각 법인이 유상증자 참여에 따른 투자위험을 부담하는 듯한 외관을 작출한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 정한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다. 해설

대상판결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의 판단 기준이 되는 중요사항에 관한 종전의 판례 입장을 확인한 판례이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공시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와 더불어 회사 및 그 계열사의 실질적 지배자에 관하여도 자본시장법상 중요사항 누락으로 인한 부정거래행위의 책임을 물은 사례에 해당한다. 자본시장법상 제178조는 '중요사항' 해당 여부에 관하여 법률에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있고, 판례도 '정보의 전체 맥락'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제178조가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였다는 취지의 위헌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시장의 다양한 위법 시도를 규제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법문의 규정이 다소 포괄적이더라도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 하다.


5. 담당 직원의 과실로 배당사고가 발생하여 우리사주 1주당 1,000원 대신 1,000주의 주식이 배당되자, 피고인들이 위 주식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행위가 자본시장법 위반 및 배임에 해당한다는 판결(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4. 10. 선고 2018고단3255 판결)
가. 사안의 개요

피고인들은 A회사의 직원이며, 우리사주를 보유한 우리사주 조합원이다. A회사의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과실로 우리사주 1주당 1,000원의 현금 배당 대신 1주당 1,000주의 A회사 주식을 입고하는 전산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에 A회사는 위 주식의 매도금지를 공지하였으나, 피고인들은 위 입고 당일 오전 9시 50분경부터 오전 10시 5분경까지 전산상 입력된 주식에 대한 대량의 매도주문을 제출하고 매도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검사는 피고인들을 각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8호 및 제178조 제1항 제1호 위반의 점,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9호 및 제178조 제2항 위반의 점, 형법상 배임 및 컴퓨터등이용사기의 점으로 기소하였다. 피고인들은 위 오입력된 주식이 자본시장법이 정한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고, 위 매도행위가 자본시장법상 부정한 수단 또는 위계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으며,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은 이상 배임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나. 판결요지
자본시장법 위반의 점과 관련하여, 누구든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여서는 아니되고,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를 할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들은 배당사고로 인하여 피고인들 명의의 계좌에 A회사 주식이 전산상 입력되자 이를 이용하여 시장가 내지 저가로 대량의 매도주문을 제출하여 매도주문이 체결되는 경우 A회사의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증권거래시스템상 위와 같이 전산상 입력된 주식에 대하여 매도주문을 제출하면 실제 주식이 입력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매매가 이루어지는 것을 기화로 매도주문을 제출하여 체결하였는데, 이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한 행위'로서 자본시장법 제443조 제1항 제8호 및 제178조 제1항 제1호 위반하였다. 형법상 배임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A회사의 직원으로서 기본적 신임관계 하에서 회사의 업무를 처리하는 자이고 내부 윤리, 준법서약서에 서약한 자이며 회사와 관련된 사고를 인지한 때에는 사고처리지침 등에 따를 기본적인 의무가 있는 자이므로 회사의 업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회사의 손해를 최소화하고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으므로, 배임에 해당한다. 형법상 컴퓨터등이용사기의 점에 대하여, 매도 주문 자체는 그 내용이 허위라고 볼 수 없고 당해 사무처리시스템상 계좌 명의인이 피고인들의 권한 범위 내 행위이므로 권한이 없거나 권한을 넘은 명령으로 보기 어렵다. 


다. 해설

대상판결은 주식시장의 신용 등과 관련하여 금융당국 및 대중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던 사안이다.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의 '부정한 수단'에 대한 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4538 판결 등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금융질서의 유지와 자본시장법상 규제의 폭넓은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특히, 재판부는 오입력된 주식에 대한 자본시장법 적용과 관련하여, 현행 주식거래시스템에서 고객이 증권사에 대하여 주식을 실제로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만 유효한 매도주문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으나 전산상으로만 존재하는 주식에 대한 매도주문 행위도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와 관련된 행위로서 자본시장법 제3조 제1항, 제2항 및 제178조가 정한 '금융투자상품의 매매와 관련된 행위'라고 판단하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6. 상속·증여세법상 인수인의 요건(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두49560판결)
가. 사안의 개요

원고는 A사의 최대주주로서, A사가 부도 위기에 놓이자, A사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B증권회사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초 B는 신주인수권부사채의 50%를 즉시 원고에게 매각하고, 나머지 50%는 투자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가 처분할 계획이었다. B는 인수 전 이러한 계약조건을 원고에게 제시하였고, 원고의 소개로 신주인수권증권을 매각하기도 하였다. 과세관청은 제3자에게 증권을 취득시킬 목적으로 증권의 전부를 취득하였다는 이유로 B가 구 자본시장법상 '인수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원고에게 구 상증세법 제40조 제1항 제2호 나목에 의거 원고가 자기지분을 초과하는 이익을 얻었다고 보아 증여세를 결정·고지하였다. 대법원은 자본시장법상 인수인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제3자에게 취득의 청약을 권유하여 증권을 취득시킬 목적'이 있어야 하며, 단순 투자 목적으로 취득하는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수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A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 당시 B에게 모집·사모를 위탁하거나 청약을 권유하는데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지 않았고, B는 당초 투자 목적으로 50%를 보유하기로 하였다가 가치 하락이 우려되어 원고에게 신주인수권을 곧바로 매각하여 이익을 조기에 실현한 점 등을 고려할 때, B는 상증세법상 인수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파기환송). 자본시장법 문언을 중시한 판결로서,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이후에 증권회사로부터 주식을 매수한 행위를 발행회사로부터 직접 이득을 받은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이숭희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금융그룹장)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