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00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9. 행정법

김학세 변호사 (법무법인 케이씨엘 대표)

2004년에 선고된 행정법에 관한 대법원판결들중 가장 중요한 판결들은 행정소송법 분야에서 나왔다고 본다. 특히 취소소송의 대상인 처분에서 과거 처분으로 보지 않던 것을 처분으로 보거나 거부처분에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기 위한 요건인 처분을 신청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권리에 관한 해석을 넓히므로써 항고소송의 대상성을 쉽게 하는 판결례를 여럿 내 놓았다. 이것은 국민의 권리구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본다.

이하 2004년에 선고된 대법원판결 중 새로운 내용의 것, 전원합의체판결, 새로운 것은 아니나 어떤 경향을 굳히려는 의미가 있는 대법원판결들을 간단히 소개하기로 한다.

Ⅰ. 행정법총론

1. 예외적허가

대법원2004. 7. 22. 선고 2003두7606판결은 구 도시계획법(2001. 1. 28. 법률제6243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구 도시계획법시행령(1999. 6. 16. 대통령령 제16403호로 개정되고 2000. 7. 1. 대통령령 제16891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 2항 등의 각 규정을 종합하면 개발제한구역내에서는 구역지정의 목적상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등의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다만 구체적인 경우에 위와 같은 구역지정의 목적에 위배되지 아니할 경우 예외적으로 허가에 의하여 그러한 행위를 할 수 있게 되며, 한편 개발제한구역내에서의 건축물의 건축등에 대한 예외적허가는 그 상대방에게 수익적인 것으로서 재량행위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에 관한 행정청의 판단이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위배, 목적위반등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상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9. 8. 선고 98두8759판결, 2002. 2. 9. 선고 17593판결 등 참조)라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새로운 내용의 판시가 들어있는 것은 아니고, 괄호안에 인용판결로 기재된 대법원판결의 판시를 재확인한 판결이다. 이로써 대법원은 이른바 예외적허가의 법리를 채택하고 있음을 확고히 하고 있다.
예외적 허가를 통상의 허가와 구분할 경우 양자의 차이는 그 재량성의 유무 혹은 범위에 있는바, 예외적 허가는 그 전제가 되는 억제적 금지의 본질에 비추어 법문상 재량이 명백히 부여되어 있지 않더라도, 역으로 기속행위라고 볼 근거가 분명하지 않는 한, 재량행위 내지 자유재량행위로 보아야 하고, 또 그 재량의 폭도 상대적으로 넓은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다(대법원 1996. 10. 29.선고 96누8253판결, 2000. 10. 27.선고 99두264판결).

2. 행정행위와 재량권의 범위

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4두961판결은, 폐기물처리업 허가와 관련하여 사업계획 적정 여부 통보를 위하여 필요한 기준을 정하는 것도 역시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므로, 그 설정된 기준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 아니라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볼 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행정청의 의사는 가능한 한 존중되어야 할 것이지만, 그 설정된 기준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 아니라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보이는 경우 또는 그러한 기준을 설정하지 않은 채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이유의 제시 없이 사업계획의 부적정 통보를 하거나 사업계획서를 반려하는 경우에까지 단지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행정청의 의사를 존중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이러한 경우의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그 범위를 일탈한 조치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9. 26. 선고 2000두5319판결 참조)라고 판시하였다.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하는 처분이라도 재량권의 한계를 넘거나 그 남용이 있는 경우에는 위법한 행위로서 취소나 무효의 대상이 되는 바, 이 대법원판결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다는 위법사유로 들고 있는 바를 검토해 보면 폐기물처리업허가를 받으려는 신규업체의 선정방법과 절차 등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기준을 설정하여 그 기준하에서 사업계획서의 적합성여부를 판단하거나 사업계획서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데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여 원고에게 통보함으로써 폐기물처리업허가를 받으려고 하는 원고 등으로 하여금 그 허가를 받을지 여부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점, 그럼에도 막연한 추진방침을 제시하고 있는 ‘2001 생활폐기물수집·운반 대행확대계획’이 수립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의 사업계획서를 반려한 점 등을 재량권의 일탈·남용사유로 판시하고 있는 원심을 지지하고 있다. 이는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다는 위법사유로 판시한 종래 대법원판결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위법사유가 대두되어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고, 행정절차법 제20조(처분기준의 설정·공표), 제23조(처분의 이유제시)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주목할 만한 판결이다.

3. 행정행위의 취소와 철회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두7606판결은 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비록 그 처분 당시에 별다른 하자가 없었고, 또 그 처분 후에 이를 철회할 별도의 법적근거가 없다 하더라도 원래의 처분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게 된 사정변경이 생겼거나 또는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효력을 상실케 하는 별개의 행정행위로 이를 철회할 수 있다(대법원 1995. 6. 9. 선고 95누1194판결 참조)고 판시하고 있다.

이 판결은 괄호에서 인용한 대법원 1995. 6. 9.선고 95누1194판결과 같은 내용의 판결로서 그 판결을 재확인한 것인데, 다만 위 인용판결이나 같은 내용의 판결이 취소와 철회·변경을 구별하지 않고 이들 모두에 같이 적용되는 듯이 판시한데 비하여(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두10520판결, 1992. 1. 17. 선고 91누3130판결, 1989. 4. 11. 선고 88누4782판결 등) 이번 판결은 철회에만 해당하는 법리를 판시한 듯이 보이는 점이 다르다.

한편, 대법원은 1996. 2. 23. 선고 89누7061판결에서 행정청이 일단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는 행정처분을 한 행정청이라도 법령에 규정이 있는 때,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는 때, 행정처분의 존속이 공익에 위반되는 때, 또는 상대방의 동의가 있는 때 등의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처분을 자의로 취소(철회의 의미를 포함한다)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 이 판결도 재확인되고 있는바 앞의 판결과 표현상 모순 되는 바는 없는지도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Ⅱ. 행정절차법

1. 청문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두8350판결은 행정청이 당사자와 사이에 도시계획사업의 시행과 관련한 협약을 체결하면서 관계법령 및 행정절차법에 규정된 청문의 실시등 의견청취절차를 배제하는 조항을 두었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행정참여를 도모함으로써 행정의 공정성·투명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행정절차법의 목적 및 앞서 본 청문제도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협약의 체결로 청문의 실시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다고 볼만한 법령상의 규정이 없는 한, 이러한 협약이 체결되었다고 하여 청문의 실시에 관한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거나 청문을 실시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행정청이 청문을 실시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반드시 청문을 실시하여야 하고, 그 절차를 결여한 청문은 위법한 처분이라고 함은 대법원이 인용판결로 기재한 바와 같이 행정절차법 시행이후 이미 수차례 판시한바 있다.

이번 대법원판결은 그 거시이유로 행정청이 당사자와 협약을 체결하면서 청문의 실시를 배제하는 조항을 둔 것이 청문의 실시에 관한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거나 청문을 실시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인데, 행정절차법의 목적 및 청문제도의 취지를 살펴볼 때 능히 수긍되는 내용이다.

2. 사전통지, 의견제출

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4두1254판결은 건축법상의 공사중지명령에 대한 사전통지를 하고 의견제출의 기회를 준다면 많은 액수의 손실보상금을 기대하여 공사를 강행할 우려가 있다는 사정은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그 처분이 위법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2000. 11. 14. 선고 99두5870판결로서 침해적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 위 사전통지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시를 한 이래 이에 관하여 엄격히 해석하는 판결을 계속 선고한 바 있다.

이 판결도 그와 같은 판시의 판결인데, 사안의 경우가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사유의 하나인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느냐의 여부에 관하여 이를 부정하였는데, 그 결론은 지극히 타당하다.

Ⅲ. 행정소송법

1. 행정소송과 주주의 원고적격

대법원 2004. 12. 23. 선고 2000두2648판결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궁극적으로 주식이 소각되거나 주주의 법인에 대한 권리가 소멸하는 등 주주의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게 되는데도 그 처분의 성질상 당해 법인이 이를 다툴 것을 기대할 수 없고 달리 주주의 지위를 보전할 구제방법이 없는 경우에는 주주도 법인에 대한 행정처분에 관하여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보아 그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법인·단체에 대한 침익처분을 그 구성원들이 다투는 경우에 관하여 판례는 원고적격을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한다. 근래에 이와 같은 경우 원고적격이 인정된 예로서는 상호신용금고회사의 계약전부를 다른 금고로 이전하는 재정경제원장관의 계약이전결정처분에 대하여 그 회사의 주주 및 임원이 원고가 된 경우가 있었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6누4602판결). 과거 대법원 1962. 7. 19. 선고 62누49판결에서 법인의 대표이사가 법인의 해산처분에 대하여 그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있다는 판시가 있은 외 나머지 사안에서는 예외 없이 법인에 대한 처분에 대하여 주주가 제기한 취소소송에서의 원고적격이 부정되었다.

이 대법원판결도 기본적으로는 1997. 12. 12.선고 96누4602판결과 틀이 같으나, 그 요건에 관하여 사안을 구체적으로 분석·검토를 한 결과를 판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에 나온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3두5313판결에서도 법인에 대한 행정처분에 관하여 극히 제한된 요건하에 주주의 원고적격을 인정하였다.

2. 행정처분

가. 대법원 2004. 4. 22. 선고 2000두7735 전원합의체판결은 기간제로 임용되어 임용기간이 만료된 국·공립대학의 조교수는 교원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받아 위 기준에 부합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임용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재임용여부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니, 임용권자가 임용기간이 만료된 조교수에 대하여 재임용을 거부하는 취지로 한 임용기간만료의 통지는 위와 같은 대학교원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하고, 종전의 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누4305판결은 이와 저촉되는 범위내에서 변경한다고 판시하였다.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대학교원의 그 기간만료시의 법률상지위 및 그 기간만료 후 재임용하지 않기로 하는 통지의 법률상평가에 관한 그 동안의 대법원판결의 입장은 확고하였다. 대법원 1997. 6. 27. 선고 96누4305판결에 그 견해가 정리되어 있는데, 그 요지인즉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대학교원은 그 임용기간의 만료로 대학교원으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고, 그 임용기간의 만료에 따른 재임용의 기대권을 가진다고 할 수 없으며, 임용권자가 교원을 재임용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을 하고서 이를 통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교원에 대하여 임기만료로 당연 퇴직됨을 확인하고 알려주는데 지나지 아니하고, 이로 인하여 어떠한 법률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를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종래의 대법원판결들에 대하여는 여러 견해가 적지 않게 발표되었는바, 이번 전원합의체판결로서 종래의 대법원판결이 변경되었음은 국민의 실질적인 권리구제의 면에서는 큰 진전을 보이는 것으로서 받아들이는 것이나, 이론적면에서 완벽한 정리가 되었는지는 앞으로 더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 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1두7053판결은,
피고는 대학교원의 신규임용과 관련하여 충남대학교 교원임용규정과 이 사건 시행지침을 두고 있었고, 원고는 피고의 교원임용규정 등에 정한 5단계의 심사단계 중 4단계까지의 심사단계를 통과하면서 다수의 임용지원자 중에서 유일한 면접심사 대상자로 결정되어 마지막 5단계의 면접심사만을 남겨 두고 있던 중, 4단계까지의 심사 결과에 대한 이의서가 제출되자 피고는 원고에 대한 면접심사를 유보하였다가 생화학과의 교원신규채용업무를 중단하기로 하는 조치를 하였으므로 원고는 나머지 심사단계를 거쳐 대학교원으로 임용되리라는 상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위 임용에 관한 법률상 이익을 가진 자로서 임용권자인 피고에 대하여 나머지 심사를 공정하게 진행하여 그 심사에서 통과되면 대학교원으로 임용해 줄 것을 신청할 조리상의 권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이 사건 중단조치는 원고에 대한 신규임용을 사실상 거부하는 종국적인 조치에 해당하는 것이며, 원고에게 직접 고지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알게 됨으로써 효력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는 원고의 권리 내지 법률상 이익에 직접 관계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 등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종래 신규교원채용에 지원한 자의 법률상 지위를 둘러싼 거부처분취소사안에서 위 법률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우선 문제가 되었으며, 여기에서 그 신청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서 권리구제가 좌절되었는데, 근래의 것으로서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2두12489판결이 있다.

이번 판결은 그 거시이유와 같이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위 임용에 관한 법률상 이익을 가진자로서 임용권자인 피고에 대하여 나머지 심사를 공정하게 진행하여 그 심사에서 통과되면 대학교원으로 임용해 줄 것을 신청할 조리상의 권리가 있다고 판단하였는바, 항고소송의 대상인 거부처분에 관하여 조리상의 신청권을 넓게 해석하여 권리구제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판결에서는 그 외에도 검토할 여지가 있는 여러 개의 쟁점이 있는데, 피고가 생화학과의 교원신규채용업무를 중단하기로 한 조치가 행정청의 내부행위 또는 중간처분인가 아닌가 하는 점, 피고가 교원신규채용업무를 중단하기로 한 후 내부적으로 자연과학대학장에게만 통보하였고 외부적으로 원고에게 통보한 바 없는데, 처분으로서의 효력이 있는가 하는 점 등은 계속 논의의 여지가 있다.

다. 대법원 2004. 4. 22. 선고 2003두9015 전원합의체판결은 구 지적법(2001. 1. 26. 법률 제6389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0조, 제38조 제2항의 규정은 토지소유자에게 지목변경신청권과 지목정정신청권을 부여한 것이고… 지목은 토지소유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위한 전제요건으로서 토지소유자의 실체적 권리관계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지적공부 소관청의 지목변경신청 반려행위는 국민의 권리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고, 이와는 달리 지목변경(정정이나 등록전환 등 포함, 이하 같다)신청에 대한 반려(거부)행위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거나 지적공부 소관청이 직권으로 지목변경한 것에 대한 변경(정정)신청 반려(거부)행위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한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한다고 판시하였다.

토지대장이나 가옥대장, 건축물대장 등 공부에 일정사항을 등재하거나 등재된 사항을 변경·말소하는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례는 구 행정소송법 시대이래 이 전원합의체판결이 나오기까지 계속되었는바, 그 이유에 타당성이 없음은 이번판결에 잘 설시되어 있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1999. 6. 24. 선고 97헌마315 결정에서 행정청의 지목변경신청반려처분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는 판시를 한바 있다.

라. 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3두1806판결은 구 도시계획법(2000. 1. 28. 법률 제6243호로 개정되어 2002. 2. 4. 법률 제6655호 국토의 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상 도시계획구역 내 토지 등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으로서는 입안권자에게 도시계획입안을 요구할 수 있는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신청에 대한 거부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과거 대법원은 고시된 도시계획결정은 행정청의 처분이라 할 것이고, 이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 할 것이라고 판시하므로서 개인의 법익에 대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일정한 법적 효과를 미치는 계획의 처분성을 인정하고 있었다(대법원 1982. 3. 9. 선고 80누105 판결)

그러나 행정계획의 결정·변경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나 도시계획시설결정의 변경신청, 도시계획변경신청 등 계획의 결정·변경에 대한 신청권은 부정되는 결과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대법원판례의 경향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도시계획변경거부의 처분성을 인정한 예외가 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1두10936판결이다.), 이번 판결은 도시관리계획에 대한 것으로서 특수성이 있고, 과거 대법원이 신청권을 부정하였던 도시계획변경신청 등의 사안과는 다르지만 이론상 변화의 가능성은 있다.

도시관리계획의 수립은 입안과 결정이라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입안을 주도하는 자가 입안권자, 결정권을 행사하는 자가 결정권자인데(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29조), 입안제안권의 성격은 간단하지가 않고 그에 대한 입법의도도 선명하지 않으며, 연구도 거의 없으므로, 입안제안에 대한 이번 판결과 종전의 도시계획변경신청, 도시계획시설의 변경신청에 대한 대법원판결이 변경될 가능성과 반드시 연관되지는 않지만, 앞으로의 판결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3두8821 판결은 문화재보호구역지정해제거부처분취소사건인데, 이 판결도 위 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3두1806 판결과 같이 거부처분에 있어서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을 넓게 인정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을 확대하였다.

Ⅳ.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1. 대법원 2004. 3. 18. 선고 2001두8254 전원합의체판결은 보안관찰 관련 통계자료에 관한 것으로서 그 정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공개될 경우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 또는 제3호 소정의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의 보호 기타 공공의 안전과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이 전원합의체판결에는 3인의 대법관이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2.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3두12707 판결은 공개를 구하는 정보를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고 있을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공개청구자에게 입증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지만, 공개를 구하는 정보를 공공기관이 한 때 보유·관리하였으나 후에 그 정보가 담긴 문서 등이 폐기되어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라면 그 정보를 더 이상 보유·관리하고 있지 아니하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공공기관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원고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하여 피고 공공기관이 그 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 정보의 보유·관리에 대한 입증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대하여 원고가 이를 직접증거에 의하여 입증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당해 정보의 실체가 존재하고 공공기관이 이를 관리하고 있을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한다는 견해와 입증책임이 피고에게 있다는 견해가 있다. 이번 대법원판결은 이 논의를 정리하였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