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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공직자의 신체는 온전히 자신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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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처음에 - 자유로운 인격발현과 공직자의 외양과의 충돌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병무청에서 예비군 훈련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이 얼굴과 목, 팔 등에 문신과 피어싱을 했다가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병무청이 문신과 피어싱을 없애라고 했지만 이를 거부해 징계를 받은 것인데, 당사자는 "공무원이기 이전에 사실 사람이다. 그냥 몸에 그림을 좀 새겨 넣은 것이다. 공무원이 문신을 하면 안 된다는 법적 근거가 없다" 등의 반론을 제기한다. 


과거 문신(타투)은 특정 영역에 종사하는 자를 연상하게 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 그 자체였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많은 할리우드 스타, 축구 전문가 및 유명인들이 자신의 몸을 예술적으로 장식(?)하고, 공공연히 그것을 드러내며, 일반인 역시 과거보다 많이 문신을 하는 추세이다. 2017년 9월 독일 일간지 디벨트(Die Welt) 기사에 의하면. 독일인 5분의 1 이상이 문신을 하는데, 특히 25세부터 34세 사이의 여성은 절반에 달하여 2009년보다 19% 증가하였다고 한다. 피어싱의 경우에도 14세부터 34세 사이의 여성은 33%가, 남성은 14.4%가 한다고 한다. 


사안에서 음주운전의 경우와 같은 수준의 감봉 3개월의 징계가 과한지 여부가 다투어지지만, 핵심적 물음은 공무원으로서의 신분에서 문신을 하는 것이 과연 허용되는지 여부의 물음이다. 자신의 몸을 장식한다는 것은 일반인의 경우에 - 병역처분이나 경범죄의 성립 등과 같이 - 공적 관심사가 되지 않는 한 오로지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발현의 문제이다. 하지만 공무원의 경우에는 공직의 수행과 그것이 조화될 수 있는지 여부의 물음이다. 다시 말해,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도출된 일반적 행동자유권이 공무원의 신분으로 인해 제한되는 것의 문제인데, 이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와의 충돌의 문제이다.


Ⅱ. 논의의 전제로서 특별권력관계와의 결별

일반적으로 공무원의 근무관계는 이른바 특별권력관계의 대표적인 적용범주로 본다. 이른바 특별권력관계에 관한 현대적 이해가 그 출발점이다. 특별권력관계가 인정된 19세기 후반 독일의 입헌군주제적 배경과 전혀 다른 시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존재하지도 않는 것까지 소개되는 등 대부분의 문헌에서 특별권력관계는 여전히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판례 역시 그 존재를 인정한다(대법원 1995. 6. 9. 선고 94누10870 판결 등). 하지만 행정법관계론에서 바라보면 특별권력관계는 그 자체로 설자리가 없다. 굳이 그것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관련한 다툼을 행정사건으로 포착할 수 있다. 공법상의 근무관계를 보면, 공무원의 기본권보장과 공직사회의 특수한 기능이 실제적 조화(praktische Konkordanz)를 기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인데, 이런 실제적 조화를 과연 굳이 특별권력관계나 그것의 변형인 특별행정법관계 또는 특별신분관계를 설정해야만 기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구태여 특별권력관계 그 자체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을 필요가 없다. 종래 특별권력관계로 운위되는 공무원근무관계, 재학관계, 병역관계, 수형관계를 독립된 법관계로 고찰하되, 기본권제한과 사법심사에서 해당영역의 나름의 특징을 인정하면 된다. 대표적인 과잉논의대상인 특별권력관계론은 그 역사적 역할을 마쳤다(김중권, 행정법, 2019, 136면 이하). 또한 공권력이나 권력관계는 오늘날의 행정법적 이해와는 어울리지 않는 관헌국가적 잔흔이다. 행정법의 발전과 전개는 다름 아닌 비법(非法)의 세계인 권력관계를 법이 통용되는 법관계로 변환(變換)시킨 것이다. 시민의 법이전(法以前)의 복종(신민의무, 臣民義務)이란 의미에서의 일반적인 권력관계란 민주적 법치국가의 헌법하에선 인정될 수 없다. 원산지인 독일에서는 일반권력관계나 특별권력관계의 개념과 용어가 제도적 충수돌기가 된 지 이미 오래되었지만, 우리의 경우 한 세기 전에 오토 마이어(Otto Mayer)가 구축한 권력관계에 의거한 공법적 인식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


Ⅲ. 자유로운 인격발현과 공직자의 외양의 충돌과 관련한 독일의 사례
1. 문신 외의 경우

남자 세관원에 대해 제복착용 시 귀걸이를 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적법하고 기본법 제2조 제1항(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에 관한 기본권)에 반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었다(BVerwGE 84,252; BVerfG NJW 1991,1477). 경찰관에 대해 제복착용 시 샤넬 디자이너 라거펠트식의 꽁지머리(Lagerfeld-Zopf)를 하지 말도록 한 지시는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에 관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여겨졌다(VGH Kassel NJW 1996, 1164). 또한 제복을 입은 경찰관은 머리카락이 상의 셔츠의 깃을 넘을 수 없다는 복무규율은 기본법 제2조 제1항(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에 관한 기본권)에 반하는 것으로 판시되었지만(BVerwGE 125,85), 군인의 경우에는 남자군인은 두발이 눈과 귀를 덮지 않고 상의군복의 셔츠의 깃보다 짧아야 한다는 두발 규정은 합헌으로 보면서, 아울러 여자군인에 대해 남자군인과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은 용인하였다(BVerwGE 149,1).

2. 문신의 경우

독일에서 경찰관임용에서 요구되는 적격성기준과 관련해서 문제된 것이 문신새김이다. 뮌스터 고등행정법원은 외관상 커다란 문신은 공중이 기대하는 외양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규율한 행정규칙이 법적으로 허용된다고 보아, 주가 가시적인 커다란 문신을 지닌 지원자의 임용을 거부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OVG Munster, Urteil v. 26.9.2014, 6B1064/14).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판례는 문신새김의 시대적 경향을 수용하기 시작하였다. 뒤셀도르프 행정법원은 가구제절차에서 이상과 같은 거부는 위법한 것으로 판시하였다. 아래팔(전박)의 문신은 공무원의 적격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다만 가령 폭력을 찬미하는 동기로 문신을 하는 경우에는 임용거부가 정당화하다고 판시하였다(VG Dusseldorf, Beschluss v. 30.10.2017, 2L3279/17).


2017년 11월 17일에 연방행정법원은 제복착용규정을 발하기 위한 주공무원법상의 일반적 권능이 문신새김을 부정하기 위하여 충분하다는 자신의 입장을 번복하여, 공무원에 대해 허용되는 문신새김의 범위에 관한 규율은 충분히 명확한 법률적 수권을 전제로 한다고 판시하였다(BVerwGE 160, 370). 종래의 불허하는 문신새김에 관한 규정은 사실상 임용신청을 거부하는 적격성요청이 되었고, 이를 근거로 임용된 자에 대해서도 문신새김을 금하는 지시가 발해졌다. 동 판결은, 문신새김을 금지하는 것은 기본법 제2조 제1항과 기본법 제1조 제1항(인간의 존엄성보호)에 의해 공무원에 대해서도 보장된 일반적인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그것의 일환으로 기본권주체의 외양은 보호되며, 개인이 자기 마음대로 취할 수 있는 의복이나 기타의 외적 발현모습이 여기에 속한다고 보았다. 또한 외양의 형성을 자기책임으로 정할 권리는 공직에서도 인정된다고 보았다. 물론 그 자체가 범죄행위를 나타내거나 헌법충성에 대한 의문을 자아내는 문신의 경우에는 임용을 거부하는 데 명백히 문신규율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Ⅳ. 맺으면서 - 전시대에 만들어진 공직제도의 손질이 필요하다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에서의 '품위'는 공직의 체면, 위신, 신용을 유지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을 받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의 직책을 다함에 손색이 없는 몸가짐을 뜻하고,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게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하고, 품위손상행위 여부는 평균적인 공무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결국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실추될 개연성이 있는지가 관건인데, 대민업무, 공무원의 신분에 맞는 임무에 해당하는지가 결정기준이 될 수 있다(Wagner/Leppek, Beamtenrecht, 2009, S.137). 문신의 유행은 오늘날 현대인은 자신의 육체 역시 의식적으로 일종의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단 문신만이 아니라, 코걸이나 알록달록 머리염색 등도 그러하다. 과거 미디어에서 문신한 출연자를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심각하지 않은 수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현재의 대부분의 법제도는 전시대에 만들어진 기본틀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시대와 심각한 부조화를 드러내는데, 이런 기능부전의 상황은 법치국가의 위기이기도 하다. 헌법재판소는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위하여 필요한 기본조건이나 상태를 보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일반적 인격권을 행복추구권의 또 하나의 구성내용으로 인정하였다(2018헌바161). 일반적 인격권의 실현의 차원에서 자유로운 인격발현과 공직수행을 조화시킬 수 있도록 기성의 공직제도를 시급히 손질해야 한다.

 

 

김중권 교수(중앙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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