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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정책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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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정부는 2018년부터 표준지공시지가 조사·평가에 있어서 부동산 공시가격의 불형평성과 시세 격차 문제를 줄이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에 따라 올해는 시세와의 차이가 큰 부동산에 있어서는 가격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여 공시가격이 크게 상승하게 되었는데 지가 상승률을 평균적으로 보았을 땐 전국 평균 9.42% 상승했다. 이는 2008년 이래 11년 만에 최대 상승치를 갱신한 것에 해당한다. 정부의 위와 같은 급격한 공시지가 인상 정책은 우리 사회 전반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그에 따라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또한 늘어나면서 그 해결책으로 부동산 보유세를 인상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그 밖에도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하는 등 우회적 토지공개념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헌법이 토지공개념에 대하여 명확하게 규정하지 아니한 상황에서 표준지공시지가 상승을 통해 세수 확대만을 꾀하는 것은 자칫 헌법상 조세법률주의와 재산권, 평등원칙 등에 위배될 수 있다. 또한 공시지가 상승을 통한 보유세 인상과 분양가 상한제 등이 과연 부동산 폭등을 잡아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해결하고 부의 재분배도 실현할 적정한 수단인지도 의문이 있을 수 있다. 

 

 

2. 보유세 산정방식에 관한 비교법적 검토

아일랜드의 경우 보유세인 지방재산세는 그 과세표준의 산정에 있어 주택의 거래사례 등 시장접근법에 의해 산정한다. 이러한 주택의 시장가치의 평가는 납세의무자가 자진평가하거나 청구가치에 따르며 최종적으로 밴드시스템과 결합하여 결정된다. 밴드시스템은 주택의 시장가치를 구간별로 나누며 구간의 중앙값으로 과세표준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과세표준의 급격한 변동을 방지하는 것이다. 한편 상업용 재산세의 경우 임대수익에 의해 결정되며 이는 지방정부와 독립된 평가위원회에서 평가한다. 캐나다의 경우 주 정부 산하의 평가기구가 재산을 평가하며 납부대상이 되는 주 전체 내의 재산을 평가한다. 이에 따라 캐나다의 모든 주정부는 각 주마다 재산평가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이들은 시장가격에 따라 작성한 재산평가 결과를 지방정부로 이송하고 지방정부는 부동산 용도별로 차등비례세율을 적용한다. 과세표준의 자산평가액 기준은 현행가치이며 캐나다의 부동산 평가법에 따르면 이는 '자발적인 매도인에 의하여 특수 관계가 없는 자발적인 매수인에게 매각된 가액'으로 정의된다. 

 


3. 부동산 조세와 공시지가 연동제도의 문제점

공시지가 제도는 감정평가 및 과세표준의 통일된 기준으로서 국민 신뢰 제고를 위하여 마련된 제도이다. 그러나 조세뿐만 아니라 감정평가에 있어서도 실제 거래되는 시세와 공시지가 간에 괴리가 있음이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당해 부동산이 아파트인지, 상가인지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단독 주택인지, 공동주택인지에 대해서도 현격한 차이를 보여 조세형평성 측면에서도 사회갈등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현 정부가 지금처럼 급격하게 부동산 공시가를 올리는 데는 세금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단기적 목표와 함께 조세 형평성을 높인다는 장기적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두가지 목표는 상호 충돌하는 측면이 강하다. 세금의 경우 보유 부동산의 가액이 높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을 더 많이 해야 공평한데, 실거래 시가 대비 과표의 비율이 들쭉날쭉하면 형평성을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상업용지 과표율은 낮고 주거용지는 높은 현상이 단적인 예이다. 정부가 공시지가뿐 아니라 과표 산정에 쓰이는 공정시장가액 비율도 올려가는 데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의도 외에 과표가 시가의 100%가 돼야 조세 정의가 이뤄진다는 고정관념이 작용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가 대비 과표 비율이 납세자들 간 균일한지 여부가 중요하지, 그 평균 수준이 50%인지 100%인지가 조세형평 구현을 위해 중요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방분권시대 강화에 맞춰 공시지가 및 보유세 부분은 전적으로 해당 지자체에 일임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공시지가는 과세표준으로써 기능하며, 부동산 보유세의 공평과세의 측면에서 공시지가의 정확한 평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부동산 보유세의 과세체계와 부동산에 대한 평가체계는 하나의 정합성을 가지고 함께 운용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정부의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을 불신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토지 수용 등에 있어서 수용보상금을 감정 평가할 때에는 지나치게 낮은 공시지가로 보상액이 책정되어 국민들의 불만을 야기하여 행정심판과 행정소송 등 법적 분쟁으로 발전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 조세 인상으로 당장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키고 이는 다시 소비부진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부동산 공시가격은 토지뿐만 아니라 건물이나 상가와 같은 일반 건축물에 대한 보유세 부과뿐만 아니라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급여, 건강보험료, 장학금,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약 60여개 행정 목적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은 주요 상권의 토지나 상가, 건물, 주택 보유자의 세금부담을 높일 수 있고 또한 공시지가 인상은 토지보상비 증가로 인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지연시켜 국민의 주거권과 재산권보장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되며 더 민감한 문제는 공시지가 인상은 부동산 보유세에 해당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커지게 한다는 점이다. 

 

결국 잘못된 공시지가 정책은 조세 영역에 있어서는 불평등한 시가반영으로 부동산 소유자 상호간 등 일반 국민 다수 간에 조세불평등을 야기하는 한편 현 정부의 정책처럼 실거래 시가반영을 위한 급격한 공시지가 상승은 일반 국민의 재산권과 관련 신뢰보호를 박탈하고 조세 기타 법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쳐 전국민적 불만과 불안을 야기하게 된다. 결국 우리나라 역시 아일랜드의 밴드시스템과 같이 비교적 급격히 공시지가가 변동하더라도 과세 대상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기초가 마련되어야 하며 또한 공시지가 변동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 보호를 위해서라도 전문 감정평가사 집단의 자율성과 독자성을 보다 확실히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 

 


4. 개선방안

표준지 공시지가는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로운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맡겨 적정한 시가를 통일적으로 산정하도록 하는 한편 법인세,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토지에 대한 시가추정 방법을 다양하게 인정하여 공시지가를 시가의 대체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이다. 나아가 가격 공시 행정에서 납세자인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고 또한 반드시 필요함에도 현재 표준지에 대한 가격 평가나 개별 가격 산정 과정에서 이의신청 등의 절차가 있지만 이에 대한 행정 당국의 답변은 가부 외에 별 게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안으로 지적도에 인근 물건의 공시가와 실거래가 등 근거 자료를 함께 표기해서 해당 지역 주민 등 관련 이해관계인들에게 교부하는 것만으로도 납세자의 이해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밖에도 공시지가 산정 방식을 통해서 개선되기 어려운 외적 요인으로서 우리나라 특유의 부동산 시장 요인을 제대로 충분히 고려할 필요도 있다. 


결국 공시지가가 제도가 올바르게 시행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급격한 공시지가 상승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공시지가와 실거래가 간의 구조적인 차이점을 고려하더라도 공시지가 외 실거래가격 간의 적정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 내지 목표를 설정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하겠다. 무엇보다 공시지가를 실거래 시가 대비 100%로 맞춘다는 목표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볼 없다. 부동산 시가는 수시로 변하는 데다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과세당국 등 정부는 공시지가와 조세제도 개선의 전제는 공시지가 자체가 부동산 조세의 주요 과표가 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국가가 세수증대 부담 목표 때문에 공시지가를 왜곡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가격 평가상의 오차를 고려할 때 공시가는 시가의 70∼80% 수준에 머물도록 하고 대신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조정해서 국민들의 조세 부담이 급격히 늘지 않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라는 것을 정부 당국자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5. 결론

현행 헌법이 토지공개념에 대하여 규정하지 아니한 상황에서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을 통해 정부 세수 확대를 꾀하는 것은 자칫 헌법상 조세법률주의와 재산권, 평등원칙 등에 위배될 수 있다. 즉 토지공개념에 대한 헌법상 명확한 근거 없이 진행되는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이 장기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임기 종료 이후에도 지속성을 가지고 나아갈 동력을 가지고 있는지 충분히 염두해 두어야 한다. 또한 공시지가 상승을 통한 보유세 인상이 과연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고 부의 재분배를 실현할 적정한 수단인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현 시점에서 헌법상 인정되는 사회국가원리에 기초하여 공시지가와 관련된 법규정들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하는 한편 공시지가 제도의 운용도 보다 탄력적이고 실효적인 방향으로 개편할 필요성이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성중탁 교수 (경북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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