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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04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4. 민법 가사편

민유숙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이 글에서는 2004년에 선고된 대법원판결 중 가사소송절차에 따른 가사사건을 포함하여 민법 친족·상속편의 쟁점을 포함하고 있는 판결들을 소개하기로 한다.

1. 친족편

가. 일상가사대리권

민법 제832조에 의하여 부부 일방의 법률행위에 대하여 다른 일방이 연대책임을 발생하게 하는 ‘일상의 가사에 관한 법률행위’란 부부의 공동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통상의 사무에 관한 법률행위를 말한다고 해석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일상의 가사에 포함되는가 여부에 관하여 이미 판례가 상당수 형성되어 있다.

실무상 흔히 발생하는 경우는 부부 일방의 금전차용에 대하여 다른 일방에게 연대책임을 묻는 것인바, 차용금의 액수 당사자들의 재산상태 등에 따라 구체적인 사건별로 판단하여야겠지만 부부의 공동생활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24816 판결은 부부 일방이 운영하는 영업에 사용할 목적으로 금원을 차용한 경우 일상가사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주택구입자금 명목의 차용금이 문제되는바, 1997. 11. 28. 선고 97다31229 판결은 주택 및 아파트 구입비용 명목으로 차용한 경우 그와 같은 비용의 지출이 부부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주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 일상의 가사에 속한다고 볼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주택 및 아파트의 매매대금이 거액에 이르는 대규모의 주택이나 아파트라면 그 구입 또한 일상의 가사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고, 1999. 3. 9. 선고 98다46877 판결은 부부 일방 명의로 분양받은 45평형 아파트가 현재 그의 유일한 부동산으로서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다면 위 아파트 분양금 납입명목의 금전차용행위는 일상가사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여기에서 나아가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다59174 판결은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소유하던 아파트의 재건축에 따른 청산금부담이 일상가사에 해당하는가 여부에 관하여, 그 부부가 재건축으로 인하여 이주하면서 기존 아파트와 비슷한 평형대의 아파트를 공동의 명의로 새로 구입한 점, 신축아파트의 거래가격과 부담하게 된 청산금의 액수가 부부의 경제정도에 비추어 고액인 점 등에 비추어 이를 부정하였다.

나. 재판상 이혼사유-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민법 제840조 제6호에 규정되어 있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의 의미에 관하여 해석론은 여러 가지로 나누어져 있지만 대법원 판례는 원칙적으로 혼인파탄에 대하여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않는 입장(유책주의)을 고수하고 있다.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므1033 판결은 원고가 집을 나가 28년간 별거하면서 다른 남자와 자식을 낳고 중혼적 사실혼관계를 유지하여 50대 중반에 이르렀고 원·피고의 자녀들이 모두 성인이 되었다고 할지라도 원고가 혼인파탄에 더 큰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라면 원고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하여 장기간 별거한 경우에도 유책주의의 원칙이 엄격히 적용됨을 판시하였다.

그러나 기존 판례 중에는 부부가 20여 년 동안 별거하면서 각자 다른 사람과 동거하는 경우 혼인파탄의 책임이 반드시 어느 쪽이 더 크다고 할 수 없다고 하여 이혼청구를 인용한 예(대법원 1991.1.11. 선고 90므552 판결)가 있고 최근에도 남편이 처와 합의하에 별거를 시작한 후 다른 여자와 중혼적 사실혼관계를 맺고 자식을 두어 14년이 경과한 사안에서 남편이 제기한 이혼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서울가정법원 2002. 9. 26. 선고 2002르1032 판결)에 대하여 심리불속행 기각(대법원 2003. 1. 27.자 2002므1718 판결)으로 확정된 예도 있어 구체적인 사안별로 유책성의 정도에 관하여 유연하게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판례는 유책주의의 예외로서 상대방배우자가 실제로는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전혀 없으면서도 오기나 보복적인 감정에서 표면상으로만 그 이혼을 거부하고 있는 경우에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용하여 왔다.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므1890 판결은 남편의 귀책사유로 혼인이 파탄된 후 처가 남편을 상대로 폭행 등으로 고소하여 실형을 복역하게 하고 그 동안 남편 명의 재산에 대하여 자백간주의 승소확정판결을 받아 자신으로 이전한 다음 타에 처분한 경우에는 위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남편이 제기한 이혼청구를 인용한 원심을 수긍하였는바, 이는 상대방배우자를 고소하고 엄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여 형사처벌받게 하였다면 대체로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고 본 대법원 1996. 6. 25. 선고 94므741 판결 등과 같은 맥락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다. 무효인 출생신고에 입양의 효력이 인정되는 경우

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492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확립된 판례는, 당사자가 양친자관계를 창설할 의사로 친생자출생신고를 하고 거기에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면 형식에 다소 잘못이 있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발생하고, 양친자관계는 파양에 의하여 해소될 수 있는 점을 제외하고는 법률적으로 친생자관계와 똑같은 내용을 갖게 되므로 이 경우의 허위의 친생자출생신고는 법률상의 친자관계인 양친자관계를 공시하는 입양신고의 기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며 이와 같은 경우 파양에 의하여 그 양친자관계를 해소할 필요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호적기재 자체를 말소하여 법률상 친자관계의 존재를 부인하게 하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여 무효인 출생신고에 대하여 무효행위 전환이론을 적용하여 입양의 효력을 인정하여 왔다.

한편 위에서 요구하는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구비하려면 입양의 합의(15세 미만자의 경우 법정대리인의 대락)와 함께 감호·양육 등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수반되어야 하므로, 이른바 ‘버려진 아이’를 데려다 출생신고를 하였더라도 판례에 따라 입양의 효력이 발생하기는 어렵다.

대법원 2004. 11. 26. 선고 2004다40290 판결은 성명불상 미혼모의 자식으로 출생하여 복지센터에 맡겨져 있던 생후 2개월의 영아를 데려와 친생자로 출생신고하였다면 법정대리인의 대락이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대락권자가 존재하지 않거나 대락권자를 알 수 없다고 하여 대락권자인 법정대리인의 승낙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도 없으므로, 위 출생신고는 입양의 효력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출생신고 당시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더라도 그 후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게 된 경우에는 무효인 친생자 출생신고는 소급적으로 입양신고로서의 효력을 갖게 되는데(대법원 2000. 6. 9. 선고 99므1633,1640 판결), 출생신고 당시 입양대락을 받지 못하였더라도 양자가 입양의 승낙능력이 생긴 15세 이후에도 계속 자신을 입양한 상대방을 부모로 여기고 생활하였다면 위 출생신고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대법원 1990. 3. 9. 선고 89므389 판결) 이러한 경우에는 더 이상 친생자관계부존재청구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위와 같은 추인이 인정되려면 양친자로서의 신분적 생활사실이 수반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4. 11. 11. 선고 2004므1484 판결은 영아인 상태에서 소외인의 집앞에 버려진 피고가 소외인에 의하여 양육되면서 친생자로 출생신고되었으나 그의 처의 반대 등으로 고아원에 보내졌다가 소외인이 소개한 다른 사람의 집을 전전하며 양육되다가 고등학교 무협 출가하여 승려의 길을 걷고 있다면 피고가 15세가 된 이후 자신에 대한 출생신고를 묵시적으로 추인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2. 상속편

가. 구관습법상 사후양자선정권자의 순위

1990년 개정 전의 구 민법 당시에는 호주가 직계비속없이 사망한 경우에 한하여 사후양자를 선정하도록 규정하였으나(구민법 제867조), 제정민법 이전의 구관습법 당시에는 호주에 한정하지 않고 기혼 남자가 사망한 경우에 사후양자를 선정할 수 있었는데, 이 경우 사후양자의 선정권자가 누구인지 문제된다.

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4다10206 판결은 호주의 장남이 결혼하여 대를 이을 남자 없이 사망한 경우에 망 장남을 위하여 양자를 선정할 권리는 제1차로 부(父)인 호주에게 속하고 호주가 사망한 때에는 호주의 처·모·조모에게 순차 속하며 이러한 사람들이 전혀 없거나 그 권리를 상실하거나 행사할 수 없는 때에는 망 장남의 처에게 속한다는 것이 구 관습이었다고 판시하였다.

나. 금양임야의 범위

민법 제1008조의3은 분묘에 속한 1정보이내의 금양임야와 묘토, 족보, 제구의 소유권은 제사를 주재하는 자가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정민법은 이를 호주상속인이 승계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는데 1990년 민법 개정으로 호주상속제도를 폐지하면서도 금양임야의 승계제도는 상속의 일반적 효력에 관한 제1008조의3으로 규정하면서 그 규정내용을 변경한 것이다. 그러나 위 조문을 문면 그대로 해석하면 제사주재자의 금양임야 승계로 인하여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 나아가 유류분까지 침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위 조문에 의한 금양임야의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대법원 2004. 1. 16. 선고 2001다79037 판결은 임야의 일부에 분묘가 있을 뿐 그 일대가 개발되어 도로에 면해 있고 주변에는 인가와 공장이 들어섰으며 자손들이 원래 식재되어 있던 나무들을 베고 유실수를 심었다면 임야의 현황과 관리상태에 비추어 위 임야가 전체적으로 선조의 분묘를 수호하기 위하여 벌목을 금지하고 나무를 기르는 임야로서 위 조문에 의한 금양임야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위 판결은 금양임야의 승계자는 제사를 주재하는 자로서 공동상속인 중 종손이 있다면 통상 종손이 제사의 주재자가 되나 종손에게 제사를 주재하는 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보아, 원고가 종손이지만 선대의 제사 및 부모의 부양을 소홀히 하여 가족간 불화를 일으켜 왔으며 부모의 사후에도 제사를 지내지 않고 있다면 종손이라는 사정만으로 제사주재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다. 상속의 한정승인·포기

(1) 상속포기의 효력발생시기

상속의 포기는 제3자의 이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재판 외에서 한 임의의 의사표시만으로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고 일정한 기간안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하여야 한다(민법 제1041조). 상속포기는 신고의 수리라는 심판에 의하여 성립하며 이는 가사소송법 제2조 1항에 라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분류되어 있다.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다20401 판결은 상속포기의 심판은 당사자가 이를 고지받음으로써 효력이 발생하 는 것이므로 당사자가 상속포기를 수리한다는 심판서를 송달받은 날에 상속포기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2) 단순승인의 의제 여부

(가) 자동차상해보험금의 수령

자손사고(자기신체사고)에 대한 보험인 자동차상해보험은 상해보험에 속하는데 자동차상해보험의 피보험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여 상속인들이 위 자동차상해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수령하였는데 그 후 피보험자인 피상속인의 채무과다를 이유로 상속포기를 할 수 있는지 문제되는바, 만약 위 사망보험금이 상속재산에 포함된다면 상속인들은 그 수령으로써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하여 처분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하여 단순승인한 것으로 의제되므로 상속포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생명보험계약의 경우 피보험자가 사망하여 상속인이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갖는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는 것이 종래의 판례인바(2001. 12. 24. 선고 2001다65755 판결 등) 나아가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3다29463 판결은 위 자손보험과 같이 상해의결과로 사망한 때에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해보험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미리 지정해 놓은 경우 및 보험수익자가 지정되지 않아 상속인이 보험수익자가 되는 경우 모두 상속인의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고 판시하여 위 보험금을 수령한 상속인들의 상속포기는 적법하다고 보았다.

(나) 상속재산의 부정사용 여부의 판단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한 다음 상속재산을 매도하였다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의제되는지 문제된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63586 판결은, 민법 제1026조는 제1호에 의하여 단순승인으로 의제되는 행위는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하기 이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것만이 해당되고, 제3호는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한 때’를 규정하고 있지만 상속재산의 부정소비라 함은 정당한 사유 없이 상속재산을 써서 없앰으로써 그 재산적 가치를 상실시키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상속인이 한정승인 또는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때에는 그로 인하여 상속채권자나 다른 상속인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될 경우가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것이 위 제3호에 정한 상속재산의 부정소비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상속인이 상속재산인 농지를 처분한 대금 전액이 우선변제권자인 농업기반공사에게 귀속되었다면 상속재산의 부정소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3) 특별한정승인의 요건

헌법재판소 1998. 8. 27. 선고 96헌가22등 전원재판부 결정이 법정단순승인에 관한 민법 제1026조 제2호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림에 따라 개선입법으로서 민법 제1019조 제3항이 신설되어 ‘… 상속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부칙 제3항은 ‘1998년 5월 27일부터 이 법 시행 전까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자 중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다가 이 법 시행 전에 그 사실을 알고도 한정승인 신고를 하지 아니한 자는 이 법 시행일부터 3월 내에 제1019조 제3항의 개정규정에 의한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위 개정민법은 2002. 1. 14.부터 시행되었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58768 판결은 위에서 말하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한다 함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함으로써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을 의미하고,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민법 제1019조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상속인에게 있다고 판시하였다. 위 판결은 상속채권자들이 피상속인의 사망일부터 1년이 경과한 후에서야 경매신청 등 권리를 행사하기 시작하였다면 상속인들은 상속개시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에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이를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없었다고 보았다.

한편 위 판시는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다30517 판결과 동일한데, 위 판결은 피상속인이 사망 전 암으로 장기간 치료받으면서 치료비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사망하였고 상속인 중 1인이 피상속인의 생전에 관련 민사소송에서 피상속인의 대리인으로서 소송을 수행하면서 피상속인의 자산이 없음을 주장한 적도 있었던 사안에서 상속인들이 상속채무의 초과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았다.

라. 상속재산의 분할

(1) 상속재산분할 협의의 방법

상속재산의 협의분할은 공동상속인 간의 일종의 계약으로서 공동상속인 전원이 참여하여야 하고 일부 상속인만으로 한 협의분할은 무효이다(대법원 1995. 4. 7. 선고 93다54736 판결 등).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3다65438,65445 판결은 협의의 방법을 유연하게 인정하여 분할의 협의가 반드시 한 자리에서 이루어질 필요는 없고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으며, 상속인 중 한사람이 만든 분할 원안을 다른 상속인이 후에 돌아가며 승인하여도 무방하다고 판시하였다.

(2) 상속재산분할 협의의 합의해제

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다73203 판결은 공동상속인들은 이미 이루어진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원의 합의에 의하여 해제한 다음 다시 새로운 분할협의를 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다만 위 합의해제를 가지고서는 그 해제 전의 분할협의로부터 생긴 법률효과를 기초로 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고 등기·인도 등으로 완전한 권리를 취득한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 한편 위 판결은 상속재산 분할협의에도 일정한 경우에는 정지조건을 붙일 수 있음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위 판결은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였던 공동상속인들의 의사합치에 의한 합의해제에 관하여만 판시하였을 뿐이어서 상속재산분할협의에 따라 상속인 중 1인이 다른 상속인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를 이행하지 않음을 이유로 민법 제541조에 의한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논의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다.

3. 가사소송

가. 가사소송절차에서 신의칙 적용의 한계

민사소송법 제1조 제2항은 당사자와 소송관계인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소송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구 민사소송법 제1조와 유사한 내용임) 위 규정은 가사소송법 제12조에 따라 가사소송절차에 준용되므로 신의칙에 위배한 소권의 행사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지만 가사소송, 특히 신분관계의 확정을 위한 소제기에 있어서 신의칙의 적용요건이 재산법의 영역과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므405 판결은 친자관계 및 양친자관계가 존재하지 않지만 父에 의하여 장남으로 출생신고되어 父의 생전에 배려를 받고 사망시 장례도 치루었으나 그 후 친자식 측이 물려받은 가업의 운영을 둘러싸고 분쟁이 생기게 되어 친자식 측에서 제기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에서 친자관계의 존부를 다투는 소송의 결과 진실한 신분관계를 확정뿐 아니라 친족관계에 기초한 각종 재산상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부모가 사망한 때로부터 오랜 기간 경과한 후에 소를 제기하였다 하더라도 소권남용 또는 신의칙에 반하는 소송이라고 쉽게 배척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위 대법원판결은 父의 생전에 장기간 인지청구를 하지 않다가 사후 비로소 인지청구를 하였다고 하여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1므1353 판결, 피고가 무효의 입양신고에 의한 양모 등을 봉양·봉제사하였더라도 그에 대한 입양무효의 소제기가 소권남용이라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2므2292 판결 등과 결론을 같이 하는 것이다.

나. 친생자관계존부확인청구의 제소기간

민법 제865조는 제2항은 친생자관계존부의 확인의 소에서 당사자 일방이 사망한 때에는 그 사망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바, 당사자 쌍방이 모두 사망하여 제3자가 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경우 제소기간이 문제된다.

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3므2503 판결은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대상이 되는 당사자 쌍방이 모두 사망한 경우에는 당사자 쌍방 모두가 사망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검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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