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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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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헌법재판소는 1) 법률의 위헌여부 심판, 2) 탄핵의 심판, 3) 정당의 해산 심판, 4) 권한쟁의에 관한 심판, 5) 헌법소원에 관한 심판 등 다섯 가지에 관한 심판을 관장하는 기관이다(헌법 제111조 제1항).

  

헌법재판소의 심판절차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민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한다. 이 경우 탄핵심판의 경우에는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한다(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하더라도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준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탄핵심판은 어디까지나 헌법재판으로서 그 성질이 형사재판과는 같은 것이 아니고 다르다고 할 것이다. 그러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은 그 성질이 어떻게 다른 것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탄핵소추와 형사소추

형사소추는 법원에 대하여 특정한 형사사건의 심판을 구하는 검사의 법률행위인 소송행위로서 공소를 제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소가 제기되면 법원은 그 사건에 대한 심판을 할 권리와 의무를 가지게 되며 부수적으로는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그 외에 피고인의 유죄가 추정되거나 어떠한 가처분을 한 효과가 생기지는 않는다. 형사피고인은 유죄판결을 받을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되는 것이 원칙이다(무죄추정의 원칙).

 

탄핵소추는 국회가 헌법 및 국회법에 따라 탄핵의 소추를 의결하고 법사위 위원장인 소추위원이 헌법재판소에 소추의결서의 정본을 제출하는 절차로 국회가 탄핵심판을 청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탄핵소추의 경우는 형사소추의 경우와 달리 국회에서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사람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이는 다 같은 소추행위이나 형사소추의 경우와는 다른 엄청난 법률효과가 생기는 것이다(헌법재판소법 제50조).

 


3. 탄핵심판과 형사재판

형사재판절차는 형사소송법에 따르지만 탄핵심판의 경우는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하되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준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탄핵심판은 그 심판청구의 효과가 다르듯이 형사소송법에 따라 형사사건 재판하듯이 하는 재판이 아님을 의미한다.

 

가) 형사재판에서 불구속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로 징역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하더라도 그 구속은 선고한 형의 집행이 아닌 것이고, 민사소송의 재산권상의 청구에 관한 사건에서 하는 가집행과 같은 그 판결의 가집행도 아니다.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의 추정을 받는 것이다.

 

나) 헌법재판소가 하는 탄핵의 심판절차에서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사람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원래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이 인용됨으로써 그 공무원은 파면되기 때문에 비로소 공무원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것인데 그 이전에 즉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을 심리하기도 전에 국회에서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사람은 그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는 것은 마치 민사재판절차에서의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고 가집행선고를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하다면 탄핵절차에서 국회가 한 탄핵소추의 의결은 민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과 같은 격이 된다.


4. 국회와 헌법재판소

국회는 입법기관이다. 우리는 모두 그 법을 지켜야 한다. 행정청의 행정행위도 법원의 재판도 모두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서 한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법을 해석적용 함에 있어서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의 여부가 문제될 때에 그 법률의 위헌여부를 판단하는 기관은 헌법재판소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새로운 법을 제정할 수도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하다면 국회의 특정 공무원에 대한 탄핵소추의결 및 탄핵소추는 외형상 검사가 공소제기 하는 것과 같으나 그 내용은 국회가 탄핵사건에 관한 제1심 판결을 한 것과 같은 격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은 외형상 형사법원이 검사가 기소한 사건을 재판하는 형식이지만 그 내용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대한 위헌여부를 판단하는 것과 같은 성격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을 하는 절차는 국회가 한 탄핵소추의결에 관하여 그 절차상의 합법성 및 내용의 구체적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사후의 법률심의 절차라고 할 것이다.


5. 탄핵과 징계파면

탄핵심판 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에는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헌법재판소법 제53조). 

 
공직자를 파면하는 것은 그 본질이 징계처분이고 형사재판으로 형벌을 과하는 것과는 다르다. 따라서 국민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을 파면하는 권한은 삼권분립의 원칙상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에 있다고 볼 것은 아니고, 그러한 권한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있는 것이라고 해야 한다.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이 그러한 권한행사인데 이를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지의 여부를 사법기관에서 다시 검토하는 절차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라고 본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은 형식상 형사재판 같으나 그 내용은 특정 공직자에 대한 징계절차이고, 국회에서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사람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는 규정으로 볼 때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의 본질은 국회가 특정 공직자에 대한 징계면직처분을 하고 그 가집행까지 한 사건에 관해 법률에 관한 위헌심판 하듯이 사후 법률검토를 하는 절차라고 이해되는 것이다.

 

 

강해룡 변호사(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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