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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전기사업의 허가기준에 관한 산업통상자원부령 규정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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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의 제기

전기사업법 제7조 제1항 전문은 '전기사업을 하려는 자는 전기사업의 종류별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5항 제2호는 전기사업의 허가기준 중 하나로 '전기사업이 계획대로 수행될 수 있을 것'을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6항에서 '제1항에 따른 허가의 세부기준·절차와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한다'라는 위임규정을 두고 있다.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 제3항은 전기사업법 제7조 제5항 제2호에 따른 전기사업이 계획대로 수행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심사기준을 '전기설비 건설 예정지역의 수용(受用) 정도가 높을 것(제1호)', '[별표 1] 제1호 바목부터 자목까지의 계획이 구체적이며 실현 가능할 것(제2호)', '발전소를 적기에 준공하고, 발전사업을 지속적·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제3호)'으로 규정하고, 같은 시행규칙 제7조 제4항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세부심사기준을 정하여 고시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수용(受用)'의 사전적 의미는 '받아 씀'이므로,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 제3항 제1호를 문언 그대로 해석하면 ‘전기설비에서 나오는 전기 중 그 전기설비 건설 예정지역에서 공급받아 사용하는 비율이 높을 것’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2. 문리해석(文理解釋)의 문제점과 올바른 해석론
가.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 해석은 옳지 않다.
1) 규정 내용의 비합리성
전기사업법 제2조 제16호에 의하면 '전기설비'란 발전·송전·변전·배전·전기공급 또는 전기사용을 위하여 설치하는 기계·기구·댐·수로·저수지·전선로·보안통신선로 및 그 밖의 설비를 말하는바, 전기설비에는 발전설비뿐만 아니라 송전설비, 변전설비, 배전설비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된 전기를 보내거나 전압, 전류, 주파수를 바꾸는 설비인 송전설비, 변전설비, 배전설비가 건설되는 지역에서 그러한 전기설비를 통해 나오는 전기를 공급받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야 전기사업이 계획대로 수행될 수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 변전소 건설 예정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그 변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야 변전소 건설이 가능하다는 결과는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발전설비에 국한해서 보더라도 발전설비가 건설되는 지역에서 그 발전설비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공급받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야 그 발전사업이 계획대로 수행될 수 있다고 볼 이유가 없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발전소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면 위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전국으로 공급되고, 그 중 위 소재지 주변지역에서 공급받아 사용하는 비율은 미미할 것이다. 대형 발전소는 인가(人家)가 드문 외딴 지역에 건설되는 것이 대부분인데, 그 건설장소 주변지역에서 전기를 공급받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야 한다는 것은 전혀 합리적인 기준으로 볼 수 없다.

2) 고시 내용과의 관계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 제4항에 따라 제정된 ‘발전사업 세부허가기준, 전기요금 산정기준, 전력량계 허용오차 및 전력계통 운영업무에 관한 고시’(산업통상자원부 고시 제2016-133호) 제3조, [별표 1] 제3호는 위 시행규칙 제7조 제3항 제1호의 심사기준을 '지자체 의견의 합리성, 수용성 제고노력 등을 종합 고려하여 심사(전원개발예정지역 지정과정·사업자간 우선순위 결정과정에서 지자체 동의서가 제출된 경우, 지자체 동의절차가 완료된 것으로 평가)'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 제3항 제1호의 요건 충족 여부는 전기설비 건설 예정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그 전기설비 건설에 관해 찬성·반대 중 어떤 의견을 갖고 있고, 그러한 의견이 합리적인가에 의해 판단되는 것일 뿐, 그 지방자치단체에서 전기를 공급받아 사용하는 비율이 얼마인지와는 무관하다.

3) 입법연혁과 개정이유

1961년 12월 31일 법률 제953호로 제정된 전기사업법은 제5조 제1항에서 '전기사업을 경영하고자 하는 자는 다음 각 호의 서류를 갖추어 상공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만 규정하고 허가의 기준에 관한 규정이 없다가, 전기사업법이 1973년 2월 8일 법률 제2509호로 폐지 제정되면서 제4조 제2항에서 허가의 기준, 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에 위임하였고, 1973년 10월 11일 대통령령 제6900호로 폐지 제정된 전기사업법 시행령 제4조 제4호는 '그 전기사업이 계획대로 확실히 수행될 수 있을 것'을 사업허가의 기준으로 규정하였다.

그 후 전기사업법이 2000년 12월 23일 법률 제6283호로 전부 개정되면서 제7조 제5항 제2호에서 전기사업의 허가기준 중 하나로 '전기사업이 계획대로 수행될 수 있을 것'을 규정하고, 같은 조 제6항에서 허가의 세부기준·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을 산업자원부령에 위임하였으며, 2001년 4월 7일 산업자원부령 제122호로 전부 개정된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는 법 제7조 제5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한 재무능력의 심사기준(제1항), 법 제7조 제5항 제1호의 규정에 의한 기술능력의 심사기준(제2항)에 관한 규정만을 두고 있었으나, 전기사업법 시행규칙이 2014년 7월 31일 산업통상자원부령 제70호로 개정되면서 전기사업법 제7조 제5항 제2호에 따른 전기사업이 계획대로 수행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심사기준인 제7조 제3항을 신설하여 그 제1호에서 '전기설비 건설 예정지역의 수용(受用) 정도가 높을 것'을 규정한 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편 전기사업법 시행규칙이 2014년 7월 31일 산업통상자원부령 제70호로 개정되면서 [별표 1의2]가 신설되었는데, [별표 1의2] 제3호 가목은 전기사업의 허가를 신청하려는 자가 제출하는 사업계획서의 첨부서류 중 ‘계획에 따른 수행가능 여부 관련’ 구비서류로 '발전설비 건설 예정지역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발전설비와 접속설비 전설에 대한 의견서'를 규정하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위와 같은 개정이유를 '전기사업 허가 시에 전기사업이 계획대로 이행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전기사업 허가 신청자가 제출하는 사업계획서에 전기설비 건설 및 운영 계획, 부지의 확보 및 배치 계획 등이 포함되도록 하고, 해당 사업계획서의 구비서류에 발전설비 건설 예정지역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서와 부지 확보 및 배치 계획의 증명서류 등이 포함되도록 하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기사업법 시행규칙의 입법연혁 및 개정이유를 보더라도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 제3항 제1호는 전기설비 건설 예정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 또는 그 지역 지방자치단체가 전기설비 건설에 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를 의미하는 것이지 그 지역에서 전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와 관련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따라서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 제3항 제1호의 '수용(受用)'은 '수용(受容)'(어떠한 것을 받아들임)의 오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3. 결론

앞서 살펴본 사정들을 종합하면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 제3항 제1호의 “수용(受用)”은 개정 과정에서 담당공무원의 실수로 보이나, 그로 인해 실제 사건에서 위 규정 해석·적용상의 혼선 및 어려움과 전기사업이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나 영향력을 생각해보면, 사소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법해석의 기본은 문리해석이고 법해석은 법문언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인바, 부당한 결과에 이르는 것을 피하기 위해 법문언을 넘어서는 해석을 하다 보면 해석을 하는 것인지 입법을 하는 것인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입법에 있어 한자(漢字) 하나의 사용도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고, 전기사업법 시행규칙이 조속히 개정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친다.


지창구 판사 (수원지방법원)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