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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독립유공자 망인에 대한 법적 평가의 변경에 따른 그 유족에 대한 법효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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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판결 : 대법원 2013.3.14. 선고 2012두6964판결 등 -

Ⅰ. 관련 판결의 요지

1. 대법원 2013.3.14. 선고 2012두6964판결

갑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원회’라 한다)의 최종발표(선행처분)에 따라 지방보훈지청장이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이하 ‘독립유공자법’이라 한다) 적용 대상자로 보상금 등의 예우를 받던 갑의 유가족 을 등에 대하여 독립유공자법 적용배제자 결정(후행처분)을 한 사안에서 진상규명위원회가 갑의 친일반민족행위자 결정 사실을 통지하지 않아 을은 후행처분이 있기 전까지 선행처분의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후행처분인 지방보훈지청장의 독립유공자법 적용배제결정이 자신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정처분이라고 생각했을 뿐, 통지를 받지도 않은 진상규명위원회의 친일반민족행위자 결정처분이 자신의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주는 독립된 행정처분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 을이 선행처분에 대하여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이의신청절차를 밟거나 후행처분에 대한 것과 별개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여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게 하는 것은 을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불이익을 주고 그 결과가 을에게 예측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선행처분의 후행처분에 대한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선행처분의 위법을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있음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2. 대법원 2014.9.26. 선고 2013두2518판결

헌법 제11조 제3항과 구 상훈법 제2조, 제33조, 제34조, 제39조의 규정 취지에 의하면, 서훈은 서훈대상자의 특별한 공적에 의하여 수여되는 고도의 일신전속적 성격을 가지는 것이다. 나아가 서훈은 단순히 서훈대상자 본인에 대한 수혜적 행위로서의 성격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사람에게 영예를 부여함으로써 국민 일반에 대하여 국가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국가적 가치를 통합·제시하는 행위의 성격도 있다. 서훈의 이러한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상훈법은 일반적인 행정행위와 달리 사망한 사람에 대하여도 그의 공적을 영예의 대상으로 삼아 서훈을 수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에도 서훈은 어디까지나 서훈대상자 본인의 공적과 영예를 기리기 위한 것이므로 비록 유족이라고 하더라도 제3자는 서훈수여 처분의 상대방이 될 수 없고, 구 상훈법 제33조, 제34조 등에 따라 망인을 대신하여 단지 사실행위로서 훈장 등을 교부받거나 보관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을 뿐이다. 이러한 서훈의 일신전속적 성격은 서훈취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므로, 망인에게 수여된 서훈의 취소에서도 유족은 그 처분의 상대방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망인에 대한 서훈취소는 유족에 대한 것이 아니므로 유족에 대한 통지에 의해서만 성립하여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고, 그 결정이 처분권자의 의사에 따라 상당한 방법으로 대외적으로 표시됨으로써 행정행위로서 성립하여 효력이 발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대법원 2015.4.23. 선고 2012두26920판결

구 상훈법 제8조는 서훈취소의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고 절차에 관하여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서훈취소는 서훈수여의 경우와는 달리 이미 발생된 서훈대상자 등의 권리 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관련 당사자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등을 고려하면 사법심사의 필요성이 크다. 따라서 기본권의 보장 및 법치주의의 이념에 비추어 보면, 비록 서훈취소가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행하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법원이 사법심사를 자제하여야 할 고도의 정치성을 띤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Ⅱ. 사안과 경과의 개요

사건의 공통된 사실은 다음과 같다. 망인이 서훈에 의해 독립유공자법의 적용대상자인 독립유공자(순국선열, 애국지사)로 인정을 받은 다음 그 망인의 유가족이 수년간 독립유공자법에 따라 보상을 받아오던 차에 망인의 친일행적이 들어나 그것을 이유로 서훈취소나 친일반민족행위자 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따라 그 유가족은 더 이상 독립유공자법상의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망인의 유가족은 대법원 2012두6964판결의 경우에는 후행처분인 독립유공자법 적용배제자 결정을, 대법원 2013두2518판결과 대법원 2012두26920판결에는 선행처분인 서훈취소결정을 대상으로 다투었다.

Ⅲ. 문제의 제기

대법원 2012두6964판결의 경우 하급심과 달리 친일반민족행위자 결정과 독립유공자법 적용배제자 결정사이에 하자승계를 인정하였다. 대법원 2013두2518판결은 하급심과는 달리 망인의 서훈취소에 대해 유가족은 상대방이 아니어서 다툴 자격이 없는 것처럼 접근을 하였다. 대법원 2012두26920판결의 경우 망인의 유가족이 망인에 대한 서훈취소처분을 다툰 데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독립유공자인 망인에 대한 법적 평가가 변경된 것이 망인의 유가족에 대해 법적 영향을 미치는지가 문제되는데, 이상의 판결들은 상호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다. 소송에서는 보훈처장이 행한 서훈취소의 통보의 법적 성질에 기하여 피고적격이 문제되었는데, 관련 논의는 지면관계상 생략한다.

Ⅳ. 대법원 2013두2518판결과 대법원 2012두26920판결의 불일치 문제

원심(서울고등 2012누5369판결)은 유족의 원고적격을 인정하고 무권한무효의 원칙에서 입각하여 인용판결을 내렸지만, 대법원 2013두2518판결은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였다. 그 주된 착안점은 유족의 원고적격의 부정이다. 이 사건 서훈취소를 유족을 상대방으로 하는 행정행위로 볼 수 없는 이상, 서훈취소가 유족인 원고 등에 대한 서훈취소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기본적으로 서훈대상자의 유족은 서훈과 관련해서 간접적인 법효과를 향유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취소소송의 대상적격은 처분의 존재만으로 부족하고 계쟁처분이 원고에 대해 직접적으로 법적 영향을 미쳐야 한다. 여기서 동일하게 망인의 유족이 제기하였음에도 대법원 2012두26920판결은 대법원 2013두2518판결과는 달리 서훈취소의 대상적격 및 원고적격을 그대로 수긍하였다. 실질적인 판례변경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양자의 불일치가 사소하지 않다. 다만 대법원 2013두2518판결의 원심이 서훈취소통보를 계쟁처분으로 보아 보훈처장의 무권한행사를 이유로 위법성을 논증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

Ⅴ. 대법원 2012두6964판결과 대법원 2013두2518판결의 불일치 문제

대법원 2012두6964판결은 망인에 대한 친일반민족행위자 결정이 망인의 유족에 대해서도 법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정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하자승계의 차원에서 접근하였다. 이런 기조는 분명히 대법원 2013두2518판결과는 완전히 배치된다. 실질적인 판례변경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양자의 불일치가 사소하지 않다. 그런데 사안에서 망인의 유족에게 처음부터 친일반민족행위자결정이 통지되지 않은 이상, 유족에 대해 성립하지 않아 효력이 없다고 보면, 굳이 선행처분의 후행처분에 대한 구속력의 차원에서 예측가능성과 수인가능성을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 친일반민족행위자결정의 존재를 처분근거로 보면 망인의 유족이 적용배제자결정을 다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Ⅵ. 망인에 대한 서훈취소의 법적 성격

망인의 서훈이 법률상으로 허용되는 이상, 그에 대한 서훈취소 역시 그 자체로 문제가 없다. 문제는 그것이 망인의 유족에 대해 어떤 법적 의미를 갖느냐 하는 것이다. 서훈취소에 따른 후속효과를 살펴보면, 영예감의 박탈이라는 불명예와 국립묘지에서의 이장은 물론, -서훈에 따라 제공된- 보상금지급의 중단과 같은 법효과를 낳는다. 이런 법효과가 망인에게는 원천적으로 생길 수 없기에, 망인의 유족만이 서훈취소를 다툴 수 있다. 서훈 및 서훈취소에 따른 법효과의 발생이 망인의 유족에 대해 직접적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망인의 서훈에 따라 유족이 상훈법과 독립유공자법에 의해 향유하는 이익을 반사적 이익으로 접근하면, 망인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변경에 관한 당부를 사법적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이는 재판청구권의 차원에서 법치국가원리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3두2518판결의 원심의 지적대로 유족에 대해 서훈취소는 직접적 법효과를 발생시킨다고 할 수 있다. 망인에 대한 서훈취소의 법적 성격을 보면, 설령 대법원 2013두2518판결처럼 망인의 서훈취소가 상대방이 없는 것이라 해도, 그것이 분명히 망인의 유족에 대해 법적 효과를 미친다고 할 때, 통상적인-상대방에 대해서는 수익적(授益的), 제3자에 대해서는 침익적(侵益的)인- 제3자효 행정행위와는 다른 의미의 제3자효 행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하겠다(김중권, 2014년도 主要 行政法(行政)判決의 分析과 批判에 관한 小考, 안암법학 제47호(2015.5.31.), 17면).

 

 김중권 교수(중앙대학교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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