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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관급공사에 대한 부정당업자 제재의 적용법조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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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의 소재

국가에서 발주하는 관급공사에 대하여 업체의 부실시공(하자담보책임의 이행)이 문제되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 약칭)에 근거한 부정당제재인 일정기간 동안의 입찰참가제한를 부과할 경우 입찰참가제한의 근거가 될 국가계약법상 적용이 가능한 법조는 다음과 같다(본 글의 사안에서는 국가계약법 변경전의 법조항을 근거로 하여 법원의 판단을 설시하였으나, 독자들의 편의상 국가계약법 동일내용의 개정 이후 조항으로 작성).

이때 위 두 가지 중 어느 조항을 적용하여 입찰참가제한이라는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될 수 있다.

2. 문제의 실익
위 두 가지 중 어느 법조에 의하는지에 따라 부정당업체에 대한 행정청의 제재인 입찰참가제한의 기간에 있어 차이가 있다. 입찰참가제한의 개별기준은 기획재정부령(이는 입찰참가제한이라는 행정처분이 입찰업체에 대하여 사실상의 형사벌과 같은 불이익을 부과하는 만큼 일종의 양형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에 위임되어 있는데 국가계약법 제 27조 제 1항에 근거할 경우 부실벌점에 따라 2개월에서 2년 범위의 기간 동안 입찰참가가 제한될 수 있는 반면에 동시행령 제 76조 2항 2호 가목에 의하는 경우 6개월 동안 입찰참가가 제한될 수 있는 것이다.

3. 문제의 사안

가. 개요
원고는 피고 대한민국(국방부)로부터 공사대금 1억6848만1220원으로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시설을 공사하는 계약을 수주하여 계약 납기에 맞추어 공사를 완공하였으나 이후 안전기술원의 안전검사결과 철근양의 부족으로 설계기준 강도를 충족하지 못하다는 판단을 받게 되었고, 피고 대한민국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후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 76조 제2항 2호 가목에 해당한다고 보아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 대한민국의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나. 원고의 주장
국가계약법 제 27조 제1항 1호는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부실 조잡 또는 부당하게 하거나 부정한 행위를 한자를 규정하면서 동법 시행규칙 별표 2에서 위와 관련한 별도의 기준을 정하고 있고, 위 규정은 문리적 해석상 계약의 이행이 완료된 이후 공사의 하자가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피고 대한민국은 이 사건 공사가 부실하게 이루어진 것에 대하여 계약을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경우에 해당하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 76조 2항 2호 가목을 적용하였다. 이에 따라 2개월에서 2년 사이에서 받을 수 있는 입찰참가제한 기간이 6개월로 된 것은 행정청의 법령 적용 잘못으로 인한 것이다.

다. 법원의 판단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2항은 제2호 가목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를 부정당업자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제 76조 별표 2 제16호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2항 제2호 가목에 해당하는 부정당업자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의 세부기준에 대하여 규정하면서, 하자보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자도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2항은 제2호 가목에 해당하는 자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와 같이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 계약을 전부 이행하지 아니한 자뿐만 아니라 계약에 따른 각종 부수적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자를 포함하고 있는 국가계약법 시행규칙의 규정 내용에 일반적인 채무불이행의 해석상 계약을 전부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뿐만 아니라 불완전이행, 채무 일부의 이행불능, 이행지체 및 이행거절 등과 같이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이 되지 아니한 것도 포함되는 점을 더하여 보면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2항은 제2호 가목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는 계약을 전부 이행하지 아니한 자뿐만 아니라 계약의 일부를 이행하지 아니한 자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견지에서 이 사건 처분에 법령을 잘못 적용한 하자가 있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서울행정법원 2016구합75159).

4. 검토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6조 2항은 제2호 가목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를 부정당업자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계약이행이라는 용어의 정의나 포섭의 구체적 범위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있다. 왜냐하면 국가계약법 어디에도 이에 대한 내용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계약법의 전반적 체계와 취지, 입법목적, 관련 조항과의 조화로운 해석, 적용상의 형평성 등을 체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동법 시행령 76조 2항 2호 가목, 동법 시행규칙 별표 2 제16호는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 하자보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자를 포함하고 있는 점,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어 수급인이 하자담보책임을 부담하는 경우에는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하여 민법 제 667조가 정한 하자담보책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채무불이행을 묻는 것도 가능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국가계약법 제27조 1항 1호가 완성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서 부실 조잡 또는 부당하게 하거나 부정한 행위를 한자’를 별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사유로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도, 시행령 76조 2항 2호 가목은 채무불이행 일반의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행정청이 위 각 조항의 불확정개념을 해석하고 구체적인 사안을 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본 글 제 2항의 문제의 실익 목차에서 적시한 바와 같이 국가계약법 제 27조 제 1항에 근거하는 경우에는 부실벌점에 따라 2개월에서 2년 범위의 기간 동안 입찰참가제한을 부과할 수 있고 동시행령 제 76조 2항 2호 가목에 의하는 경우 6개월 동안 입찰참가제한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하자보수불이행이 문제되는 부실관급공사의 모든 경우에 시행령 제 76조를 적용하여 6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에서 계약의 내용, 체결경위 및 이행과정, 해당 사안에 적용할 수 있거나 해당사안과 유사한 다른 입찰참가자격 제한사유에 대한 제재기준 등을 고려한 부정당업자의 불법성이 위 제재기간 6개월을 정당화할 정도에 이른 경우에 한하여 시행령 제 76조를 적용하여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면 될 것이다(서울행정법원 2017구합62921 판결). 다만 국가계약법에서 입찰참가제한을 규정한 것은 부정당업자에 대하여 일정기간 동안 입찰참가를 배제함으로써 국가가 체결하는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가가 입게 될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므로(헌법재판소 2005.6.30. 선고 2005헌가1 전원재판부 결정),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 76조 2항을 해석함에 있어서 모든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무조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비례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큰 만큼(대법원 2007.11.29. 선고 2006두16458 판결) 입법론적으로 계약이행이 완료된 경우와 계약이행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를 명확히 구분하여 제재기준을 정하는 것이 입찰참가업체의 예측가능성을 담보하여 행정청과의 분쟁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국가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신기훈 법무관(국방부 송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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