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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사고의 법률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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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사고의 개요

15 명진호(300톤 규모)는 내항 유조선이었고, 선창 1호는 10톤 이하(길이 14미터)의 낚시어선이었다. 유조선은 인천에서 출발해 남쪽으로 향하고 있었고, 낚시어선은 낚시승객 20명과 함께 영흥도를 떠나 낚시 조업을 나가던 중이었다. 두 선박은 영흥대교를 지난 좁은 수로에서 2017년 12월 3일 06시경 충돌하였고 낚시어선은 전복되어 15명이 사망(선장포함)하였다. 우리나라 연안수역에서 이와 같은 선박충돌사고로 사망하는 어선원이 연평균 30명에 달한다.

II. 낚시어선업

1. 의의
어선선주들의 수입증대를 위하여 낚시인을 태우고 낚시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낚시어선업이 ‘낚시관리 및 육성법(이하 낚시어선법)’에 의하여 만들어졌다. 현재 국내에는 4800여 낚시어선업자들이 있다. 낚시어선업이란 낚시인을 낚시 어선에 승선시켜 낚시터로 안내하거나 그 어선에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영업이다(법 제2조 6호). 낚시어선은 어선법에 따라 등록된 어선이어야 한다.

2. 상행위성
낚시어선업을 영업으로 하는 자에게 상법을 적용할 수 있는가? 낚시인을 특정된 장소에 내려주고 데리고 온다면 여객운송이 되어 상법 제46조 제13호 운송의 인수라는 기본적 상행위를 영업으로 하므로 낚시어선업자는 당연 상인이 된다. 상행위 이외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항해에 사용하는 선박에도 상법 해상편이 적용된다(상법 제740조). 비록 낚시어선업이 상법 제46조의 상행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사용료를 받으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므로 상법 해상편이 적용되어 낚시어선업자는 상법 해상편의 책임제한 등의 이익을 향유할 수 있다.

III. 항법의 적용

1. 항법
선박들이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한 해상교통법을 항법이라고 한다. 1972년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REG)이 세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비준한 체약국이고, 이를 국내법화한 해사안전법상 충돌예방규정을 가지고 있다.

2. 좁은 수로 항법
영흥대교 아래 지역은 항해할 수 있는 폭이 350여 미터에 지나지 않는 좁은 수로였다. 좁은 수로는 폭이 좁기 때문에 횡단을 하는 선박이 있다면 다른 선박은 이를 피할 여유수역이 없으므로 대단히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므로 선박을 항상 수로의 우측으로 붙여서 항해하도록 하는 것이 좁은 수로 항법의 골자이다(해사안전법 제67조 제1항). 그리고 대형선과 어로작업중인 선박 혹은 길이 20미터 미만의 선박은 전자를 적극적으로 방해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동 제2항 및 제3항). 그리고 추월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상대방이 허락할 때에만 하도록 조건을 붙여두었다(동 제5항).

3. 추월선의 의무
사고 당일 05시57분경에 낚시어선이 영흥도 부두에서 출항을 하였고 비스듬하게 수로에 진입하는 모양을 취하게 되었다. 수로를 향하여 진입하던 유조선은 자신의 오른쪽에 접근하는 낚시어선을 두면서 서로 접근하였다. 유조선의 속력이 어선보다 빨랐다. 횡단이 아니면 추월이 되는 상황이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05시59분경 유조선은 낚시어선의 정횡(90도) 뒤로 35도 되는 각도에서 접근하는 모양을 취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야간에는 어선의 선미등(선박의 뒤편에 있는 등)만 보이는 상태가 된다(어선의 선수에서 정횡 후방 22.5도, 즉 112.5도까지만 좌측 홍등이 보이게 비치가 되어있음). 이러한 조우자세에서 유조선이 더 빠른 속도로 접근하였으므로 추월상태가 된다(제71조). 그러므로 유조선은 해사안전법상 좁은 수로 항법의 추월항법을 준수했어야한다. 기적을 울려서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야 하였다(제67조 제5항). 동의를 얻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면 추월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4. 통항불방해 의무
어로작업중인 어선은 해사안전법상 통항불방해의무를 부담한다(동 제7항). 피항의무는 충돌의 위험이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지만 통항불방해 의무는 충돌의 위험이 없는 경우에도 적용된다(제66조 제6항). 통항불방해 의무를 부담하는 선박은 어로작업중인 어선이나 길이 20미터 미만의 선박이다. 이들은 좁은 수로를 지나는 대형선박이 있다면 아예 진입을 하지 않고 있다가 충분한 여유수역이 확보된 다음에 진입해야한다. 본 사고에서 낚시어선은 길이 14미터이고 사고지점이 좁은 수로였으므로 통항불방해 의무를 부담하는 선박이었다. 그러므로 낚시어선은 좁은 수로로 진입하지 않았어야 하고 진입 후에도 추월선에게 여유수역을 확보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었다.

5. 일반적 의무
해사안전법의 좁은 수로 항법은 특별한 규정이지만, 이외에도 경계의무(제63조), 안전한 속력을 유지할 의무(제64조) 등을 양선박이 지켜야한다.

6. 과실비율
본 사고는 좁은 수로에서 발생한 사고로 통항불방해의무와 추월항법이 중첩적으로 적용된다. 기본적으로 충돌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낚시어선이었다. 통항불방해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일단 좁은 수로에서 추월상태가 형성되면 추월선은 추월을 하지 않거나 동의를 얻은 다음에 추월을 했어야하지만, 그렇지 못하였다. 과실비율은 낚시어선이 60%~55%정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IV. 손해배상의 문제

1. 상법의 적용
선박충돌이라는 불법행위에 의하여 낚시어선에 승선 중이던 사람들이 사망하였다. 인적 손해에 대하여는 여전히 연대책임을 부담하므로(상법 제879조), 유족들은 유조선의 선주에게 100%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낚시어선 자체의 물적 손해에 대하여는 상법에 따르면 과실비율에 따른 청구만 할 수 있으므로 손해의 40~45%정도만 유조선측에 청구가 가능할 것이다.
이 때 유조선의 선주는 선박의 톤수에 따른 책임제한이 가능하다. 인적 손해에 대한 책임제한은 330톤의 경우 33만3천SDR(약 5억원)이 된다(상법 제770조 제1항 2호). 사망 혹은 실종자 20명의 유족보상금에는 한참 모자라는 금액이 된다.
낚시인들의 유족들은 낚시어선의 선주에게도 손해의 100%청구가 가능하다. 그런데, 낚시어선업자는 낚시어선업법에 따라 수협의 책임보험에 강제로 가입되어있다. 일인당 보험금액은 1억5천만원을 한도로 하므로, 전액을 보상받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2. 선원법
어선원들의 재해보상과 관련하여서는 ‘어선원 및 어선재해보상보험법’이라는 법에 의하여 규율된다. 산재법과 유사한 구조이다. 어선의 소유자는 어선원의 재해보상관련 책임보험을 수협중앙회와 체결하여야 한다(제16조). 가입이 의제되는 경우도 있다. 어선원이 직무상 사망하면 승선평균임금의 1300일분 상당금액을 유족급여로 지급하여야 한다. 낚시인들은 선원이 아니기 때문에 선원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3. 책임보험과 직접청구권
낚시어선의 유족들은 유조선의 책임보험자인 해운조합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상법 제742조 제2항). 유족들은 유조선 선주에 대한 민법상 불법행위청구권과 책임보험자에 대한 직접청구권 중에서 어느 것이나 편리한 대로 행사하면 된다. 책임보험자는 선주가 유족들에게 주장할 수 있는 상기 책임제한을 유족들에게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배상한도액은 책임제한액(약 5억원)이 된다.

V. 기타 안전관련 규제

1. 낚시어선업법 및 어선법
여객선업이 허가제임에 비하여 낚시어선업은 낚시어선업법에 따라 신고제로서 누구나 쉽게 본 영업을 할 수 있다. 어선의 선주는 책임보험에 강제로 가입하여야 한다.
낚시어선도 기본적으로는 어선이므로 어선법의 적용을 받는다. 그러나 24미터 미만이어도 어선검사증서에 기대된 최대승선 인원이 13명 이상이면 동일하게 복원성 승인을 받아야한다. 길이 24미터 이상인 선박만 만재흘수선 표시를 해야 한다(제4조). 본선은 길이가 24미터 이하이므로 만재흘수선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2. 선박직원법
면허에는 제1급 항해사에서 제6급 항해사 면허가 있다. 최하위급으로 소형선박조종사 면허가 있다(선박직원법 제4조 제2항). 연안수역을 다니는 낚시어선의 선장은 이 면허를 소지하여야 한다(시행령 제22조). 5일간의 면허취득교육이 있는 데 그 중에서 항법에 대한 교육은 5시간 내외이다.

VI. 사고재발 대책 및 교훈

13명 이상이 승선하게 되면 여객선이 되기 때문에 좀 더 엄격한 안전규제를 받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시어선은 승객이 13명이 넘어도 여객선만큼 강한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만재흘수선이나 격벽을 설치할 의무가 없다. 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바다를 항해하는 경우 육상의 도로와 달리 차선이 없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든 선박을 만날 수 있다.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교육을 받지 않으면 아니 된다. 면허취득까지 5시간 정도의 교육으로는 태부족이다. 전체 5일정도인 면허취득 교육을 1개월로 늘리고, 여름철이나 겨울철에 수협지부에서 정기적인 보수교육이 실시되어야한다.
낚시어선업자의 경우 낚시인들을 충분히 보호하기 위하여 책임보험금액의 한도를 해운조합의 여객운송약관과 같이 1인당 3억5천만원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

 

김인현 교수(고려대 로스쿨·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