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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채무자불특정 부동산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의 도입 필요성

이충상 변호사(법무법인 대호 대표)

1. 집행관의 복지부동(伏地不動)으로 인한 집행불능

필자가 원고 소송대리인으로서 건물철거 및 대지인도 청구소송에서 전부승소판결은 어렵지 않게 받았는데(가집행도 선고되었으며 강제집행정지신청도 각하되었음) 집행관이 복지부동으로 세 번이나 집행불능처리하는 바람에 판결선고시로부터 23개월이나 지나서야 강제집행이 이루어지는 경험을 하였다. 피고들의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된 후에서야 집행되었으며 주된 피고가 현금수입을 월 2억 원 이상씩 합계 46억 원 이상을 챙겨서 숨긴 후였다.

계쟁건물이 대형 골프연습장건물이었는데 그 소유자인 채무자(본안소송의 주된 피고)가 현금만 받으며 연습장영업을 함으로써 원고의 가압류(고객이 신용카드로 연습장을 이용한 경우에 채무자가 신용카드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채권에 대한 가압류)를 무력화하고 월 2억 원 이상씩의 현금수입을 올리면서도 대지 임대료는 여러 해 납부하지 않고 있었다. 채무자는 제1회 집행시도 때는 최근에 A회사와 공동경영약정을 맺고 A회사도 공동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여 집행불능 처리되게 하였고, 제2회 집행시도 때는 최근에 B회사와 공동경영약정을 맺고 B회사도 공동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여 집행불능 처리되게 하였고, 제3회 집행시도 때는 최근에 C회사와 경영위탁약정을 맺고 C회사도 공동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여 집행불능 처리되게 하였다. A, B, C가 자신이 공동점유자라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A, B, C도 공동점유자라고 주장하였다. A, B, C회사가 공동점유하고 있다는 증거는 A, B회사가 회사소재지를 집행대상 건물로 옮긴 법인등기부등본과 C회사와의 형식적인 경영위탁약정서뿐이었고 A, B회사의 관계자가 현장에 전혀 없었다.

필자가 '전부패소해서 쫓겨날 운명에 있는 채무자'와 실제로 공동경영약정이나 경영위탁약정을 맺을 회사가 있을 리 없고 A, B, C회사는 페이퍼 컴퍼니이며 A, B, C가 실제로 점유하는 것이 아니고 집행관의 오감에 A, B, C가 실제로 점유하는 것으로 조금이라도 느껴지냐고 집행관에게 강력히 항의하여도 집행관은 묵묵부답인 채로 복지부동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두 번 집행에 관한 이의신청을 하여 전부 받아들여졌으며 그 결정문에 집행관은 민사집행법 제5조에 의하여 수색 등을 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심지어 사장 책상 위에 채무자 대표이사의 명함이 있을 뿐이고 A, B, C 관계자의 명함은 없으며 채무자의 변호사는 C의 대표이사가 책상을 채무자의 대표이사와 같이 쓰고 있다고 우길 뿐인데도, 집행관은 전혀 수색이나 집행의 의지가 없었다.

3회나 집행불능 처리되는 사이에 승계집행문과 그 송달증명을 매우 여러 번 발급받았고 승계집행문 정정도 받았으며 야간집행허가도 받았고 시간이 1년 4개월이나 흘렀다. 집행관의 태도를 보니, 채무자가 제4, 제5의 회사와 공동점유한다고 계속해서 우기면 제4, 5의 집행시도 때도 계속해서 집행불능 처리할 것으로 보여서, 채무자의 대표이사와 실무책임자를 형사고소하였다. 그들은 위계공무집행방해죄, 강제집행면탈죄 등으로 구속기소되어 제1심에서 실형 2년, 1년을 선고받았고 그들의 항소와 상고가 기각되었다.
 
2. 법원 관계자들 사이의 차이와 집행관들 사이의 큰 차이

관할 지원의 처음 지원장은 집행관에게 법대로 집행하라고 한 후 영전하였다. 후임 지원장은 집행관이 3회나 고식적으로 집행불능 처리를 하였는데도 집행관이 법을 어기겠냐고 하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필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집행관에게 한 번만 더 고식적으로 집행불능 처리하면 본원 원장에게 징계를 요청하고 검찰에 형사고발(야간집행 정보가 채무자에게 누설되어 채무자가 집행을 방해한 것과 관련이 있는 형사고발)을 하겠다고 서면을 보냈고, 본원 원장을 수신인으로 하여 "집행관에 대한 감독권 발동 호소문"을 본원에 제출하였는데, 본원 직원이 본원 원장에게 전달하지 않고 지원에 송부해 버리겠다고 하여 본원 원장에게 급히 전화하여 그 서류를 직접 읽어봐 달라고 하여 본원 원장이 읽고 법대로 집행하라는 서면을 지원에 보냈다(엄연히 수신인이 집행관에 대한 징계권자인 본원 원장인데도 직원이 지원에 송부해 버리겠다고 한 것은 잘못이다). 그 직후 필자는 관할 지원의 집행관 감독관(선임 부장판사)에게 "집행관에 대한 현장 감찰 호소문"을 제출하였다. 법원에서 막 나온 새 집행관(셋째 집행관)은 집행을 해보려는 자세였는데 본원 원장과 집행관 감독관의 적극적 독려가 새 집행관으로 하여금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한 것으로 느껴졌다. 집행관이 언제쯤 집행할 것이라는 헛소문을 흘린 후 그보다 빨리 새벽에 기습적으로 집행하여 아무런 저항(위력에 의한 저항과 위계의 시도를 모두 포함) 없이 강제집행을 마쳤다.

두 지원장 사이에 차이가 있었고, 처음 두 집행관과 셋째 집행관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같은 자리에 있어도 사람에 따라 법 집행에 임하는 자세에 큰 차이가 났으며, 제도가 부여한 권한보다 제도를 운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3. 채무자불특정 부동산 점유이전금지가처분 도입의 필요성

위 계쟁건물에 여러 작은 점포가 있는데 부동산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해놓았지만 채무자 측이 그 가처분 후에 일부 점유이전을 한 듯한 외형을 거듭 만들었기 때문에 승계집행문과 그 송달증명을 매우 여러 번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여러 번 승계집행문과 그 송달증명을 받아놓아도 새로 집행시도를 할 때에 어느 점포의 점유자가 그 후 또 바뀌었다는 이유로 전체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집행불능 처리될지 몰라 불안했다. 자칫하면 부동산점유이전금지가처분부터 집행불능될 뻔했다.

이러한 문제점(채권자가 미리 조사를 하여도 수많은 점포 중 어느 점포를 현재 누가 점유하고 있는지를 점포가 문닫혀 있는 등의 사유로 알기 어려운 것도 포함)에 대한 해결책이 2003년에 추가된 일본 민사보전법 제25조의2이다. 동조는 부동산의 점유이전금지가처분 명령에서 가처분의 집행 전에 부동산의 점유자를 특정하는 것이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를 특정하지 않고 가처분명령을 발하는 것을 허용하고, 이러한 가처분명령이 집행된 때에는 당해 집행에 의하여 계쟁물인 부동산의 점유를 빼앗긴 자가 가처분명령의 채무자가 되도록 하며, 이러한 가처분명령은 채권자에게 보전명령이 송달된 날로부터 2주일 내에 그 집행이 되지 않은 때에는 채무자에게의 송달을 요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때에 추가된 같은 법 제67조는, 부동산인도 등의 강제집행을 하는 집행관의 질문 또는 문서제출요구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진술을 하지 않거나 문서의 제공을 거부하거나 허위의 진술을 하거나 허위의 기재를 한 문서를 제시한 채무자 또는 부동산을 점유하는 제3자는 6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 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다. 위와 같은 경우에 대한 해결책이 간절히 필요하다 보니 일본의 위 새 제도가 매우 반가웠다. 이 새 제도의 구체적 운용에 관한 글로 阿部雅彦 재판관의 "債務者を特定しない不動産占有移轉禁止假處分"(自由と正義 2004년 5월호 54~67면)이 있으며 그는 이 제도를 재판관이 되기 전에 변호사로서 대망하였다고 한다.

필자는 이 제도가 의원입법으로 도입되도록 20대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상세한 개정이유서와 간단한 개정이유서를 제공하겠다.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를 불문하고 이 제도의 도입에 반대할 이유가 없으므로, 금년 내에 개정되기를 기대한다. 필자가 2003년에 형법 제37조 후단의 "판결이 확정된 죄"의 앞에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이라는 아홉 글자를 추가하자는 개정안을 제안하여 불과 수 개월 만에 그대로 개정된 바 있다.
 
4. 집행관 및 그 직원에 대한 감독 강화의 필요성

집행관 및 그 직원이 승소판결의 집행의뢰인(민사소송에서 승소한 원고)에 대하여 완전히 우월적 지위에 있고 핑계만 있으면 집행을 안 하거나 미룬다. 집행의뢰인으로부터 받는 돈이 수입원의 거의 전부인데도 그런다. 따라서 집행관 및 그 직원의 업무처리에 대한 진정을 집행관 감독관(대개 법원의 선임 부장판사가 맡음)에게 제기하기 쉽게 집행관 사무실에 집행관 감독관의 이름과 방 번호를 민원인의 눈에 잘 띄게 써놓을 필요가 있다. 필자가 부장판사 재직시 2년간 집행관 감독관을 하였는데 필자에게 단 한 건의 진정도 전달되지 않았다. 그 2년간 진정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총무과에서 커트했기 때문일 것이다. 집행관 사무실에 집행관 감독관의 이름과 방 번호를 잘 써놓으면 현실이 법관에게 알려질 것이고 집행관 및 그 직원이 그런 불만의 제기가 많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불만의 제기가 너무 많으면 배석판사들에게 역할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집행관들 중에 법원의 국장 출신이 많아서 총무과의 직원이 집행관들에 대하여 견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므로 법관이 견제할 필요가 있다.
 
5. 결론

판결이 제대로 집행되어야만 법치국가라고 할 수 있다. 채무자불특정 부동산점유이전금지가처분 제도를 도입하고 집행관 및 그 직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여 판결이 좀 더 제대로 집행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