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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정당의 공직후보자 추천에 관한 소송에 대하여

김철 변호사(서울회)

1. 들어가며
 
오는 4월 13일에는 제20대 국회의원총선거가 열린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관할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하여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축제'인 선거는 비단 후보자나 정당만의 축제가 아니라 선거권을 가진 국민 모두의 축제이다.  특히 거의 대부분의 당선자가 정당에서 추천한 후보자들이고, 정당의 공직후보자 추천(이하에서는 '공천'이라 한다)은 선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후보자추천에 대하여 각종 쟁송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공천에 관한 소송에 대하여 쟁점별로 검토해 보고자 한다.
 
2. 관련 규정
 
공직선거법 제47조(정당의 후보자추천) 
① 정당은 선거에 있어 선거구별로 선거할 정수범위안에서 그 소속당원을 후보자(이하 '정당추천후보자'라 한다)로 추천할 수 있다. 다만, 비례대표자치구·시·군의원의 경우에는 그 정수 범위를 초과하여 추천할 수 있다.  
②정당이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야 한다.  
 
제50조(후보자추천의 취소와 변경의 금지) 
① 정당은 후보자등록후에는 등록된 후보자에 대한 추천을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없으며,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명부(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후보자명부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에 후보자를 추가하거나 그 순위를 변경할 수 없다. 다만, 후보자등록기간 중 정당추천후보자가 사퇴·사망하거나, 소속정당의 제명이나 중앙당의 시·도당창당승인취소외의 사유로 인하여 등록이 무효로 된 때에는 예외로 하되,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명부에 후보자를 추가할 경우에는 그 순위는 이미 등록된 자의 다음으로 한다.  
 
정당법 제28조(강령 등의 공개 및 당헌의 기재사항) 
① 정당은 그 강령(또는 기본정책)과 당헌을 공개하여야 한다.
②제1항의 당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규정하여야 한다.
  8. 공직선거후보자 선출에 관한 사항
 
제37조(활동의 자유) 
① 정당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활동의 자유를 가진다.
②정당이 특정 정당이나 공직선거의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함이 없이 자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인쇄물·시설물·광고 등을 이용하여 홍보하는 행위와 당원을 모집하기 위한 활동(호별방문을 제외한다)은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3. 공천의 법적성격
 
공천절차는 정당입장에서 보면 정당의 주장을 국가의사결정에 반영하는 핵심절차일 뿐만 아니라, 선거 그 자체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며 공직선거에서 중요한 구성부분이다. 법원도 '각종 선거에 임하는 정당들의 공천은 이러한 의사 형성의 주요한 과정이자 방법으로서 공직선거의 필수적인 일부분으로 기능할 뿐 아니라 공직선거라고 하는 국가적인 기능수행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해야 할 공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서울지법  2000. 3. 24. 선고 2000카합489 판결).
 
4. 사법심사 가능성 및 소송형태 등
 
 가. 사법심사 가능성
 
과거에는 공천은 정당의 내부의 행위이자 정치행위이고 개인의 특정한 권리, 의무에 관계되는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 아니므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었지만, 그간의 법원실무는 공천 역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정당이 헌법 및 정당법, 정치자금법 등에 의하여 일반 단체보다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고 공천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이 필수적인 부분이며 공직선거라는 국가정치 과정의 연장선에 있는 공적인 성격을 갖기 때문에 정당의 공천이 민주주의 원칙에 관한 헌법, 정당법, 공직선거법 등의 규정에 위배되거나 그 절차가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정당 스스로가 정한 내부규정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 
 
 나. 소송형태 등
 
실무상 공천에 관한 소송은 거의 대부분 '공천효력정지가처분'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이론적으로는 '공천 무효 확인의 소'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대개 정당의 공천은 공직선거를 불과 1~2달 앞두고 진행되고, 본안의 소 단계에서는 이미 선거에서 당선자까지 확정되어 선거절차가 종료되었기 때문에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서울남부지법 2006. 9. 8. 선고 2006가합7557판결). 그래서 대법원 등 상급심까지 가지 아니하고 1심에서 종결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선거종료 전 선거관리기관의 개개의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소송도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1989. 2. 28.자 88두8 결정).
 
'공천효력정지가처분'은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이고, 다툼의 대상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이 관할법원이다(같은 법 제303조). 실무상 정당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이 관할법원이다.
 
5.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
 
 가. 피보전권리
 
대개 '공천무효확인청구권'으로 기재한다.
 
신청원인은 ① 공천과정 및 공천후보자 결정이 민주적인 절차나 공직선거법, 정당법 등에 위배되는 것, ② 정당 스스로 정한 당헌규정에 위배되는 것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나. 보전의 필요성
 
모든 보전처분에 있어서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의 존재에 관한 소명이 있어야 하고, 이 두 요건은 서로 별개의 독립된 요건이기 때문에 그 심리에 있어서도 상호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심리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8. 19. 자 2003마482 결정).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에서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다소간 논의가 있는데, '법원이 당해 가처분 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의 승패의 예상, 그 밖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는 판례법리가 확립되어 있고(대법원 2006. 7. 4.자 2006마164 결정), 실무에서 위 법리에 따라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보전의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특히 공천은 그 효력을 정지시키지 아니하면 공천대상자가 정당의 후보자로 등록되게 되어 가처분신청인이 정당의 후보자로 선정될 수 없기 때문에,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이루어진 이상 가처분결정 당시에 정당의 후보자가 등록되거나, 설령 등록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후보자 등록기간과 근접하여 통상의 정당의 후보자 추천절차로는 새로운 후보자를 선정할 수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전의 필요성도 일응 소명되었다고 볼 것이다.
 
6. 실제 사례
 
정당에게는 공천과정에서 일정부분 자율적으로 판단할 재량이 있기 때문에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가. 신청이 인용된 사례
 
  (1) 공천절차에서 공천신청도 하지 아니하고 당원자격도 없던 사람을 공천한 것은 헌법과 정당법에 위배됨은 물론 다른 공천신청자나 지구당 당원의 민주적 절차에 관한 권리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다(서울지법 2000. 3. 24. 선고 2000카합489 판결).
 (2) 공직후보자자격심사 특별위원회는 다른 당 소속후보로서 가장 경쟁력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인물과의 지지도 조사에서 미치지 못할 경우 전략공천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다른 당 후보와의 경쟁력을 검토함에 있어 이미 다른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과의 지지도 비교를 통하여 전략공천지역으로 지정하고 후보자를 선정하는 결의를 한 것은 그 절차가 현저히 불공정하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06. 5. 1. 자 2006카합941 결정). 
  (3) 설령 정당의 전략공천 결정 등 후보자 선정 과정에 이의 없이 수용할 것을 동의한 내용의 동의서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가처분신청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위 2006카합941 결정 및 서울남부지법 2010. 5. 10. 자 2010카합316 결정).
 
  나. 신청이 기각된 사례
  (1)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현격한 경쟁력 차이'를 이유로 경선을 거치지 아니하고 공천한 경우, 정당이 그 판단의 근거까지 제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선정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다. 또한 정당이 당헌 및 공천규정에서 정한 심사기준에 따라 복수의 후보자 중 누가 우위에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정당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에 속한다. 한편 당헌 및 공천규정에 후보자 선정과정 및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이상, 단수 후보자 선정에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 등에 대한 공개여부는 정당이 공천과정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므로, 정당이 이 사건 공천결정을 함에 있어 구체적인 판단기준 및 판단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공천결정이 민주적인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것이라 할 수 없다(서울남부지법 2012. 3. 15.자 2012카합137 결정).
  (2) 이른바 '컷오프'제도에 관하여 관련 법령이나 당헌 당규에 이에 관한 직접적인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공천배제를 할 현역 국회의원의 비율이나 숫자, 컷오프의 구체적인 심사요소 및 세부배점, 심사를 위한 조사방법, 심사과정에서 개개의 지원자에게 면접 또는 소명기회를 부여할 것인지 여부, 심사자료 공개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이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자율적 영역에 속한다(서울남부지법 2012. 3. 20.자 2012카합177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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