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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이혼으로 인한 ‘양육권’규정의 제정논의를 위하여

이종길 교수(동아대 로스쿨)

 1. 사회변화와 이혼의 증가
 
   우리사회는 지금 전반적으로 불안정과 위험사회적 제 증상을 다양하게 현출(顯出)시키고 있다. 가족과 가정영역으로 관심을 모아보면 이전 사회와는 달리 혼인생활과 미성년아동에 대한 양육영역에서 그 불안정이 한층 증대됨을 알 수 있다. 혼인을 통해 가정을 이루어낸 부부당사자는 근본적으로 미성년자녀의 인생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깊고 크게 통찰하면서 자기책임과 절제를 신실(信實)되게 실천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 물론 혼인의 자유만큼이나 이혼의 자유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혼에는 혼인부부를 부모의 지위로 전화(轉化)시켜준 자녀가 존재하기에 그를 더욱 엄중하게 숙고해야 하는 것이다. 통계청의 전국이혼통계를 참고하면 2014년 이혼11만5510건, 2013년은 11만5292건이 된다. 특히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미성년자녀는 예측 불가한 불안과 고통들을 성장과정 내내 잠복시켜 가게 된다. 부모의 이혼으로 어려움에 처해진 미성년자녀 수는 2014년 약 8만8249명, 2013년은 9만2119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2. 이혼과 '친권' 및 '양육권'의 관계
 
  부모의 이혼과 관련하여 미성년자녀의 소중한 인격적 성장을 현실적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은 '양육자'이다. 이혼으로 인해 친권자의 '친권'과 양육자의 '양육권'이 분리되는 경우에 있어, '친권자'는 친족법에서 명백히 규정하고 있는 친권규정(민법 제913조부터 제923조까지)을 따르면 되지만 '양육자'로 결정된 자의 권리의무에 대해서는 친족법에서 전혀 규정이 없다. 따라서 양육자에 대해서는 친권규정을 기준으로 현실적인 자녀의 보호 · 교양의 측면에서 해석론으로 그를 보완해오고 있다. 또한 '양육권'이라는 용어는 현재 친족법에는 존재하지 않는 표현이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부모의 이혼 시 자녀에 대한 양육자 결정과 관련하여 상대 배우자에 대한 우위적 · 권리적 의미와 함께 자녀에 대한 현실적 보호 · 교양을 자신이 이행해야한다는 의지를 담고서 '양육권'이란 표현을 일반적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친권은 부모가 공동으로 미성년자녀에 대해 보호 · 교양 및 징계와 거소지정 등의 역할을 최선으로 수행하게 하는 권리의무이다. 더하여 친권은 자녀를 위한 법률행위의 대리권과 재산관리권 등을 적정하게 규정함으로써 자녀의 재산을 관리하고 대사회관계를 합리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부모가 혼인중인 경우 자녀에 대한 양육권은 친권내용에 합체되어 부모가 공동으로 행사한다. 즉, 친권과 양육권은 본래 일체로 결합되어 있어서 부모의 이혼이 없었다면 굳이 분리되어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만 친권을 행사하면서 부모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이를 정하게 된다(민법 제909조). 따라서 친족법상 미성년자녀에 대한 부모 쌍방의 권리의무는 절대 동등하며 자녀의 복리를 위해 친권이 최선으로 작동될 것을 설정하고 있다. 
 
 물론 부모가 이혼을 하더라도 자녀에 대한 부모의 권리의무는 본질적으로 변화가 없다. 단지 이혼과정에서 부모의 협의와 가정법원의 관여로 자에 대한 친권자와 양육자를 결정(민법 제836내지 837조)하면서 미성년자녀에 대한 부모의 역할이 달라지 게 된다. 
부모 중 어느 쪽이 친권자 또는 양육권자로 결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판단을 달리한다. 이혼과 관련하여 양육자 및 친권자결정에 대해 대법원은 부모가 이혼을 함에 있어 이혼 후 자녀에 대한 양육권이 부모 중 어느 일방에, 친권이 다른 일방에 또는 부모에 공동으로 귀속되는 것으로 정하는 것은, 비록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한 허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대법원 2012.4.13.선고, 사건번호 2011므4719). 또한 미성년자녀에 대한 부모의 공동양육과 관련하여 "부부사이에 양육방식에 대한 가치관에 현저한 차이가 있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쌍방이 의견조율을 통해 미성년자녀에 대한 양육방식에 있어 의사의 합치가능성이 불투명하며 그 결과 이러한 부와 모의 심각한 분쟁으로 인해 자녀들이 받게 될 정신적 혼란을 고려할 때 원심의 부모 공동양육자지정이 자녀들의 성장과 복지에 적합한 것이라고 보기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부모공동양육을 결정한 원심을 파기환송 하는 판단도 있었다(대법원 2013.12.26.선고, 사건번호 2013므3383). 친권자와 양육권자의 결정은 부모의 이혼을 겪게 되는 미성년자녀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선택이자 결정이 된다. 친족법은 이에 대해 자녀의 복리적 관점에서 가능성을 다양하게 열어둔 채로, 구체적 결정은 당사자의 객관적 사정 및 의지와 자녀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후견적 역할을 수행하는 가정법원의 지혜에 의탁하고 있다.    
 
 
3. 민법제정시 '부권'에 전속하는 '친권'과 '양육책임'규정의 공허화
 
친족법에 있어 친권과는 달리 양육에 대한 법 규정이 미미함에 대해 그 연원을 찾아본다. 민법제정당시 입법자들이 가졌던 양육에 대한 기본관념과 그에 대한 의미이해를 위해 1957년 민의원법제사법위원회에서 편찬한 '민법안심의록'을 검토한다(民議院法制司法委員會 民法案審議小委員會編, '民法案審議錄'). 이혼부분의 제830조(이혼과 자녀의 양육책임)는 "당사자간에 그 자녀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협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양육의 책임은 부(父)에게 있다", "전항 양육에 관한 사항은 협정이 되지 아니 하거나 협정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그 자녀의 연령, 부모의 재산상황 기타사정을 참작하여 양육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언제든지 그 사항을 변경 또는 다른 적당한 처분을 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심의경과의견을 보면 "본 조는 자녀의 양육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협정 또는 처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취지이다. 따라서 자(子)에 대한 양육, 징계, 영업의 허락, 취소, 제한, 재산관리 등의 권리의무에는 영향이 없음을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민법심의록', 제830조 '심의경과' 참조). 이는 '양육'에 대한 당시입법자들의 입법의사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양육'에는 '자에 대한 양육, 징계, 영업의 허락, 취소, 제한, 재산관리 등의 권리의무는 제외'하는 것이 된다. 결국 이혼으로 인하여 부 또는 모가 갖는 '양육'은 미성년자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활을 같이 하면서 특별한 권리는 거의 없는 가운데 친권에 의해 좌우되고 덮여있는 내용으로 설정된다. 따라서 본조문은 부모가 이혼을 하는 경우 '양육'에 대해 협정을 하지 않은 경우 부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하면서 '양육책임'이란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다.(정광현, '한국가족법연구', 서울대학교출판부, 1967. 564-567면). 그렇다면 부는 자신이 의도하는 데로 이혼을 통해 모(母)를 축출할 수도 있고 아울러 자에 대해서도 양육책임을 질 수도 있고 안질 수도 있는 권력자로 역할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이루어지는 양육책임은 친권이란 막강한 권리를 전제로 하는 가운데 자녀를 단순히 보호하는 정도의 내용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설정되어 졌다.
 
관련하여 제정민법 제909조 제1항은 "미성년자인 자는 그 가(家)에 있는 부의 친권에 복종한다"고 친권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민법제정당시 격렬한 논쟁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정일형 의원은 다른 조문은 모두 부결되었지만 이 친권자만큼은 부모가 공동으로 행사하는 내용이 되어야할 것을 간절히 호소하였다(정광현, 上揭書). 민법안심의록에서 밝히고 있는 원안은 제904조에서 "미성년자인 자녀는 부모의 친권에 복종한다"고하였지만 결국 국회 의결과정에서 거부되면서 제정민법의 내용으로 결정되었다. 
 
 4. '양육권'규정 제정을 위한 입법논의 요망
 
 이혼으로 인해 양육권자로 결정된 부 또는 모는 미성년인 자가 정서적 · 심리적 안정 상태에서 교육을 포함하는 현실적 보호 및 교양을 최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한다. 영유아기를 거쳐 학령기 및 청소년기에 이르는 미성년의 시기는 부모로부터 친밀감과 신뢰감, 장래의 인간상까지를 양육권자인 부 또는 모와의 관계를 통해 학습하고 정립해가는 시기임을 고려할 때 양육권자가 자녀에게 쏟아야하는 정성과 기여는 전력을 다하여도 미흡한 것이다. 그런 만큼 친족법에서 양육권자에 대한 권리의무를 명확하게 규정하여 주는 것이 미성년자의 복리보호와 친권 및 양육권 법리에 부합하는 것이 된다. 특히 민법 제정단계에서 부권에 전속하는 친권과 실체가 공허하였던 양육권규정에 대해 이를 크게 전환하는 입법논의는 너무나 당연하다. 부모동권과 남녀평등, 그리고 이혼이 보편화되고 있는 사회변화를 친족법이 올바르게 입법으로 수용해 주어야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친권'과 같은 맥락과 범주의 '양육권' 규정 제정을 위한 입법논의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을 요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