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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침해물로의 링크(link)가 저작권 침해범죄의 방조인지 여부

박준석 교수(서울대 로스쿨)

-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도13748 판결 -
 
1. 대법원의 판결 요지
대법원은 2015. 3. 12. 선고한 2012도13748 판결을 통하여 저작권 침해물로 링크를 했더라도 침해에 대한 방조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판시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판시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아니한 저작물을 게시하거나 인터넷 이용자에게 그러한 저작물을 송신하는 등의 방법으로 저작권자의 복제권이나 공중송신권을 침해하는 웹페이지 등에 직접 연결된다고 하더라도 그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러한 링크 행위만으로는 위와 같은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비록 외국 블로그에서 이 사건 디지털콘텐츠에 관한 복제권이나 공중송신권 등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고 있고 인터넷 이용자가 위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그러한 외국 블로그에 직접 연결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링크 행위만으로는 위와 같은 저작재산권 침해의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2. 이 사건의 경위
이 사건 피고인은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일본만화 정보교환사이트 C의 운영자였고, 문제된 피고인의 행위는 사이트 C의 회원들 일부가 게시판 상에 침해물로의 링크를 게시하였음에도 이를 방치하여 복제 및 공중송신에 의한 침해가 가능하도록 방조하였다는 것이었다. 이때 링크가 걸린 대상은 '원피스' 등 일본의 인기만화 저작물의 불법번역본이 업로드 된 외국 블로그였다. 1심을 담당한 단독판사는 피고인을 저작재산권 침해죄로 처단하면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청주지법 2012. 10. 19. 선고 2012노626 판결)은 무죄판단을 내렸고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이를 지지하였다. 
 
3. 이번 판결의 긍정적 의의
이번 판결은, '휴대폰 벨소리 사건' 선례(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8다77405 판결) 및 '이미지 검색엔진의 인라인링크 사건' 선례(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0637 판결)를 직접 원용하면서 링크는 저작물의 웹 위치 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므로 링크를 하는 행위가 저작권법 상의 복제 및 전송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저작권 침해의 방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자세한 배경 설명은 없으나, 링크에 대한 법적 제재를 최소화하여 이른바 위축효과(chilling effect)를 엄격히 방지함으로써 인터넷상 정보교환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려는 의중이 숨어있다고 선해해 볼 수도 있다.   
 
4. 이번 판결의 문제점들
그러나 이번 판결은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어 향후 그 입장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이하 비판은 졸고, '인터넷 링크행위자는 이제 정범은 물론 방조범조차 아닌 것인가? -대법원 2012도13748 판결의 문제점과 저작권 범죄 처벌의 논리-', '산업재산권' 48권, 2015. 12.의 요지를 옮김).
 
첫째, 대법원의 실질적인 선례와 충돌한다. '팬티신문 사건'에서 대법원(2003. 7. 8. 선고된 2001도1335 판결)은 음란물을 직접 업로드한 자와 마찬가지로 단순링크 행위자를 구 전기통신법 상의 정범으로 처벌한 바 있다. 위 사건은 이번 사건과 적용된 법률이 달랐지만, 양 사건 모두 링크행위자가 정범인지, 혹은 단순조력한 종범인지를 기능적 행위지배론 등 형사법의 관련 논의에 따라 가린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같거나 비슷한 사건들이다. 그럼에도 팬티신문 사건에서는 정범으로, 이번 사건에서는 방조범조차 아니라고 하여 양극단을 오가는 대법원의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
 
둘째, 저작권법 제102조 제1항 제4호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동 조항은 링크를 포함한 일체의 "정보검색도구" 관련 서비스와 관련하여 서비스이용자에 의한 직접적인 저작권 침해가 있더라도, 당해 서비스제공자가 제102조 소정의 요건을 이행한 경우라면, 서비스제공자의 '방조책임'을 제한하여 주려는 것이다. 환언하여 위 조항은 링크행위자인 서비스제공자가 (제102조 소정 요건을 이행하지 않은 통상적인 경우라면) 일단 방조책임을 부담할 수 있음을 긍정하고 있다. 특히 선례(대법원ㅤ2013.9.26.ㅤ선고ㅤ2011도1435ㅤ판결)는 위 저작권법 조항에 따른 책임제한의 혜택이 이번 사건처럼 형사사건 피고인에게도 적용됨을 이미 분명히 인정하였다. 
 
셋째, 위법한 저작물로의 링크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제재하는 대신 방조의 고의 등을 엄격히 인정하고 공익적 기능이 있는 링크행위는 위 제102조의 책임제한 등을 적극 활용하여 보호한다면 대법원이 우려하는 위축효과를 충분히 피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그런 적절한 법적 필터(filter)를 세우는 대신 침해저작물에 대한 악의적이고 반복적인 링크행위조차 제재할 수 없게 하였다. 미국과 일본의 법원이 위법한 저작물로의 링크에 대하여 간접침해책임 혹은 방조책임을 긍정하고, 유럽연합사법재판소는 당초 예상치 못한 '새로운 공중'에게 송신이 이루어졌다면 아예 공중송신의 행위주체 내지 정범으로 파악하는 입장을 취한다는 비교법적 고찰도, 우리 대법원의 입장이 편향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비교법적 고찰은 다수결을 기계적으로 따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참고자료에 그친다.
 
넷째, 단순링크, 직접링크, 프레임링크 및 인라인링크라는 종류에 따라 저작권자가 홈페이지에서 거두는 광고 수익 등에 주는 실제 영향력이 판이하므로 그런 차이점을 법적 평가에서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번 판결도 그러하지만 링크와 저작권 문제를 다룬 우리 판결들이 심지어 문제된 링크의 종류가 어떤 것인지조차 제대로 특정하지 않고 있음은 분명 흠이다.
 
다섯째, 이번 판결의 가장 큰 흠이자 종전의 많은 판례들과 공통된 문제점은 널리 같은 지재법에 속할지라도 저작권법은 특허법, 상표법 등과는 상이한 특색을 가졌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허)실시권, (상표)사용권에 대응하여 가칭 저작물이용권이란 포괄적 권리를 부여하지 않고 7개의 저작재산권, 3개의 저작인격권 등 총 10개나 되는 개별적 권리를 독립적으로 부여한 저작권법의 특색을 잊지 않았다면, 각 권리별로 독립적으로 개념을 해석하여야 한다. 환언하여 특허법과 상표법의 '양도'나 '수입' 등은 하나의 권리 개념 아래 완전 종속된 권능이나 권리행사의 태양 정도에 불과하지만, '복제'나 '공중송신'은 그러하지 아니하므로 가령 '침해저작물의 업로드가 끝난 상황에서 업로드행위자의 복제행위와 공중송신행위에 대한 방조범이 여전히 성립가능한가?'라는 질문에도 전혀 별개의 시각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앞서 본 대로 만연히 복제와 공중송신을 함께 묶어 취급하는 과정에서, 업로드가 이미 끝나버려 복제가 종료되었고 공중송신 역시 마찬가지라는 식으로 손쉽게 접근하려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    
 
5. 문제점을 극복한 저작권 범죄 처벌의 논리 등
바로 앞의 질문에 대한 대법원의 잘못된 접근방식과 다르게, 복제권과 공중송신권은 서로 독립한 권리이므로 별개의 차원에서 대답하여야 한다. 한편 필자는 "한국 지적재산권법과 다른 법률들과의 관계"이란 글에서, 한국 지재법이 당면한 과제해결에 있어 외국 지재법에서 제시한 (기묘한) 논리에 주목하기보다 한국의 다른 법률들이 이미 제시한 관련 내용 내지 한국의 총체적 상황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자는 진술을 한 적이 있다. 따라서 졸견에 따르자면 위 질문에 대한 올바른 대답을 구하는 방법으로는, 참고자료에 그칠 뿐인 외국 지재법의 동향 파악이 아니라, 저작권 범죄의 형사처벌이 문제된 사안이니만큼 한국 형사법의 도움을 받고 그 논의를 참고하여 우리 지재권법에서도 그와 호응하는 논리를 취하는 것이 더 유력하다. 
 
그런 견지에서 고찰하면, 복제는 업로드 즉시 '유형물' 저장이 끝나버려 범죄가 종료하는 즉시범이다. 하지만 공중송신은 접근가능성을 뜻하는 '이용제공'이 지속되는 한 구성요건적 행위가 반복되는 계속범이란 차이점이 발견된다. 우리 형사법이 예시한 주거침입죄의 경우와 비슷하다. 계속범인 공중송신침해에 대하여는 기수에 도달한 업로드 시점 이후에 링크를 걸었더라도 정범의 범행 종료까지 여전히 방조범이 성립가능하게 된다. 즉 링크를 건 시점 이후 실제 송신이 이루어진 때라야 방조범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덧붙여, 위와 같이 총 10개나 되는 개별적 권리를 제각각 별도로 해석하여야 하고 더 복잡한 공정이용조항들과의 관계까지 분석하는데 너무 많은 힘이 소모되는 면이 있다. 학문적으로는 흥미롭지만, 현실에서는 (특허)실시권 1개만도 못한 권리라면 자칫 무의미한 공론이 될 위험이 없지 않은 것이다. 차라리, 그 한계가 분명하더라도, 침해에 대항한 제도 보완 등 현실에서 저작권이 보다 의미 있는 권리가 되게 하는데 큰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