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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디자인의 상표적 사용에 대한 판례의 흐름

최승재 변호사(법무법인 다래)

I. 개관 
  문양이나 도형 등으로 구성된 디자인이 심미감(審美感)을 높이는 기능을 하는 것은 디자인적 사용에 그치는 것으로 상표적 사용이 되기 위해서는 그 자체가 출처표시기능을 하여야 한다. 어떤 경우에 출처표시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판례의 축적을 통해서 판단기준을 정립하여야 할 사항이다. 대법원 2013년 일련의 판례를 통해서 이 쟁점에 대한 법리를 형성하였다.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다58261판결이 쟁점에 대한 중요한 의미가 있는 판결이다. 이 판결을 중심으로 해서 관련 판례의 흐름을 정리해본다. 
 
II. 상표적 사용을 인정한 판례 
1. 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0다58261 판결(포트메리온 보태닉 가든 판결)
  디자인과 상표는 배타적, 선택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디자인이 될 수 있는 형상이나 모양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자타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위 사용은 상표로서의 사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후665 판결 등 참조), 그것이 상표로서 사용되고 있는지는 상품과의 관계, 당해 표장의 사용 태양(즉 상품 등에 표시된 위치, 크기 등),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성 그리고 사용자의 의도와 사용 경위 등을 종합하여 실제 거래계에서 표시된 표장이 상품의 식별표지로서 사용되고 있는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20044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이 사건 도자기그릇에 표현된 디자인은 단순히 디자인으로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상품과 구별하는 식별표지로서도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 등록상표 5와 같은 나뭇잎 띠 문양이나 원고 등록상표 4와 같이 테두리에 나뭇잎 띠 문양을 두르고 가운데에 꽃과 나비 등의 문양을 배치한 문양은 피고 표장 1 내지 4가 사용된 2006년경에는 그 거래자와 수요자에게 현저하게 인식되었다고 할 것이며, 피고 표장 1 내지 4는 원고 등록상표 4 또는 5와 같은 문양이 사용된 원고의 보타닉가든 제품과 거의 동일한 크기와 위치로 제품에 표현되어 있고, 피고 표장 1 내지 4 제품들은 '포트메리온 st 접시' 또는 '명품' 등으로 광고되어 원고의 포트메리온 제품인 것처럼 판매되어 왔으므로, 피고 표장 1 내지 4는 순전히 디자인이나 장식용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상표로 사용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의 하급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11. 5. 선고 2007가합83132판결, 서울고등법원 2010. 6. 23. 선고 2009나117425판결은 상표법 침해를 포함,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원고의 주장을 '원고 등록상표 4와 피고 표장들은 나뭇잎 띠 문양의 원형 테두리 안에 꽃 문양이 있는 점에서 유사하고, 특히 원고 등록상표 4와 피고 표장 1은 중앙의 꽃 문양의 형태도 상당히 유사하기는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표장들은 디자인으로 사용되었을 뿐 자타상품의 식별표지 또는 상품의 출처표시로 사용된 것은 아니다'는 이유로 모두 배척하였다. 이 사건 대법원은 원심이 일관되게 부정한 상표적 사용을 인정하면서 디자인의 상표적 사용의 의미에 대한 판시를 하였다. 
 
2.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15512 판결(루이비똥 가방 판결)
  이 사건의 피고인은 피해자가 등록출원한 도형상표와 유사한 표장(문양)이 부착된 가방과 지갑을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전시함으로써 피해자의 상표권을 침해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다. 하급심인 서울고등법원 2010. 11. 4. 선고 2010노368 판결과 서울서부지방법원 2010. 3. 31. 선고 2010고단45 판결은 모두 상표법 위반죄에 대해 유죄선고를 하였다. 
 
  대법원은 등록상표의 고객흡인력 등에 편승하기 위한 의도로 사용된 피고인 사용표장은 실제 거래계에서 자타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하여 상표로서 사용되었다고 하였다고 피고인들 사용표장에 대한 상표적 사용을 인정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하였다. 또 이 사건의 피해자는 피고인 사용표장을 구성하는 개별 도형들에 대한 상표등록을 하였다. 대법원은 개별 도형 각각의 상표권에 기초한 상표 사용권은 위와 같은 전체 형태의 피고인 사용표장에는 미치지 아니한다고 보아, 개별 상표를 등록한 사정은 피고인 사용표장 전체 형태의 사용으로 인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에 대한 상표권침해 및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하는 데 장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 제1항의 해석이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국내에서 널리 인식되어 사용되고 있는 타인의 상품임을 표시한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디자인을 사용하여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여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형식상 디자인권을 취득하는 것이라면, 그 디자인의 등록출원 자체가 부정경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가사 권리행사의 외형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이는 디자인보호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디자인보호법에 의한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으니, 이러한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같은 법 제2조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도13441 판결(버버리 남방셔츠 판결)
이 사건은 피해자인 영국 회사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격자무늬가 사용된 남방셔츠를 판매목적으로 중국에서 수입하였다고 하여 상표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이다. 하급심(인천지방법원 2011. 9. 16. 선고 2011노1452판결, 인천지방법원 2011. 4. 29. 선고 2010고정3307판결)은 피고인이 피해자회사의 상표와 유사한 도형 및 문양을 사용한 것은 디자인적 사용이라고 봐서 상표권 침해죄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 회사가 수입한 남방셔츠의 격자무늬는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하여 상표로서 사용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피고인 남방셔츠에 'SYMBIOSE'라는 표장이 별도로 표시되어 있기는 하나, 하나의 상품에 둘 이상의 상표가 표시될 수 있는 점, 그리고 그 'SYMBIOSE' 표장의 표시 위치 및 크기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 남방셔츠의 격자무늬가 디자인적 사용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III. 상표적 사용을 부정한 판결
1. 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1다18802 판결(아가타 목걸이 펜던트 판결) 
  이 사건에서 외국회사인 상표등록권자(지정상품: 귀금속제 목걸이 등)는 피고사용형상의 목걸이용 펜던트를 판매하는 회사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중지 등을 구했다.  대법원은 목걸이용 펜던트의 특성 및 위 상품을 둘러싼 거래실정, 등록상표의 주지저명의 정도, 침해회사의 의도, 제품의 제조·판매 형태 및 경위 등을 고려하여 피고회사 제품의 형상은 디자인으로만 사용된 것일 뿐 상품의 식별표지로 사용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보았다.  


IV. 판례법리의 정리
상표침해는 침해여부가 문제되는 표장의 사용이 상표적 사용으로 되어야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디자인이 일반 수요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어 그 디자인을 보고 특정한 출처로 인식될 수 있어야 디자인의 상표적 사용을 인정하고 있다. 디자인과 상표는 배타적, 선택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디자인이 될 수 있는 형상이나 모양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자타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사용은 상표로서의 사용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대법원 2000. 12. 26. 선고 98도2743판결, 대법원 2012.01.27. 선고 2010도2535판결)은 정립된 판례이다. 대법원이 디자인의 상표적 사용을 인정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나누어 보면 그 결론은 당해 디자인을 보고 특정한 출처를 연상할 수 있는지의 판단에서 주지저명성이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보면, 피고의 목걸이용 펜던트에 있어 강아지모양 형상의 상표적 사용을 부정한 '아가타 목걸이 팬던트 판결'의 경우에도 대법원도 인정하는 것처럼 국내 일반 수요자들에게 알려진 것은 사실이고, 주지저명성이 인정된다면 피고제품의 형상을 디자인으로만 사용된 것으로 보아 상품의 식별표시로만 사용된 것으로 보는 대신 피고의 상표적 사용은 긍정하고 유사하지 않다고 하여 상표침해를 인정하지 않는 방법으로 동일한 결론을 유지하는 것이 법리의 통일성이라는 편에서 좋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