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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중지 요청과 임금 직접 지급관련 규정에 대한 개정 의견

이범상 변호사(법무법인 동인)

1. 수급인의 직접지급 중지요청
하도급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하도급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 및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 각호에 도급인(발주자)이 수급인(원사업자)을 거치지 않고 하수급인(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발생하는 사유로 ① 원사업자의 지급정지ㆍ파산,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사유가 있거나 사업에 관한 허가ㆍ인가ㆍ면허ㆍ등록 등이 취소되어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 ②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기로 발주자ㆍ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 간에 합의한 때, ③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2회분 이상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 ④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이상 하도급법, 건설산업기본법 공통), ⑤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대한 하도급 대금지급을 명하는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⑥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기관이 발주한 건설공사에 대하여 공사 예정가격에 대비하여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경우로서 하수급인이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경우(이상 건설산업기본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도급인이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발생하면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수급인에 대한 도급인의 대금지급채무와 하수급인에 대한 수급인의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그 범위에서 소멸하게 되고(하도급법 제14조 제2항), 건설산업기본법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직접 지급한 경우에 양 채무가 소멸하게 된다(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3항). 

그런데, 수급인이 도급인에게 해당 하도급 계약과 관련된 하수급인의 임금, 자재대금 등의 지급 지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하여 해당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 중지를 요청한 경우, 도급인은 위의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사유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다(하도급법 제14조 제3항,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5항).

법문상 수급인이 위와 같이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 중지를 요청하였을 경우 도급인이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중지할 것인지, 수급인의 요청을 무시하고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는지는 도급인의 재량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 사유가 발생하였는데 수급인의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중지 요청에 따라 도급인이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중지하게 되면 직접지급사유의 발생으로 소멸한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와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가 다시 부활하는지 문제가 되는데, 이에 대하여 법률상 명백한 규정이 없다. 

수급인의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중지 요청에 관한 규정의 취지가 단지 도급인이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만 부여한 것이라면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와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가 소멸한 상태이기 때문에 수급인은 도급인에게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없고 하수급인도 도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되어 도급인·수급인·하수급인 사이의 공사대금, 하도급대금을 둘러싼 법률관계가 불안정하게 되는 부당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수급인의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중지 요청에 따라 도급인이 그 경위를 파악한 후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중지 또는 거절의 의사표시를 하게 되면 직접지급사유의 발생으로 소멸한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와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가 다시 부활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소멸한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와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가 언제 부활하는 것인지에 대하여는 법률상 명백한 규정이 없는 것은 입법상 불비라고 생각한다. 하도급법 등에 이에 대한 규정을 두지 않아 해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다툼의 여지가 있으나, 도급인이 하수급인에게 직접지급 중지의 사유를 들어 직접지급 거절의 의사표시가 도달한 때에 소멸한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와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가 부활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법률 해석상 다툼의 여지가 없도록 하도급법 제14조 제3항,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5항에 "이 때 발주자가 수급사업자(하수급인)에게 한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 거절의 의사표시가 도달한 때 제2항(건설산업기본법의 경우 제3항)에 의하여 소멸한 것으로 본 발주자의 원사업자(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와 원사업자(수급인)의 수급사업자(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다시 부활한다"는 내용의 법률 규정을 추가하는 개정이 필요하다.

다만, 이미 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이 필요한 사유가 발생하였음에도 다시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이 부활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하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을 받고도 임금, 자재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자초한 것이므로 하수급인은 이를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때 하수급인이나 노무자, 자재업자 등은 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 또는 하수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채권을 가압류하는 등의 방법으로 채권을 보전하고 하도급대금, 임금, 자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구제받아야 한다. 
 
2. 근로기준법상 임금의 직접지급청구권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나,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과 비슷한 구조인 것에 근로자의 임금채권 보호규정이 있다.

근로기준법 제44조의3 제1항에는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①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을 대신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다는 뜻과 그 지급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직상 수급인과 하수급인이 합의한 경우(제1호), ② 민사집행법 제56조 제3호에 따른 확정된 지급명령, 하수급인의 근로자에게 하수급인에 대하여 임금채권이 있음을 증명하는 같은 법 제56조 제4호에 따른 집행증서,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에 따라 확정된 이행권고결정,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제2호), ③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하여야 할 임금채무가 있음을 직상 수급인에게 알려주고, 직상 수급인이 파산 등의 사유로 하수급인이 임금을 지급할 수 없는 명백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제3호)에는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하도급 대금 채무의 부담 범위에서 그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가 청구하면 하수급인이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으로 한정)에 해당하는 금액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위 내용은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에 관한 사유인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과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의 각호와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44조의3 제3항에는 "직상 수급인 또는 원수급인이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 경우에는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 대금 채무는 그 범위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어 하도급법 제14조 제2항의 규정과 다르고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3항의 규정과 같은 취지이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할 경우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그 임금을 지급한 경우에만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 대금 채무가 그 범위에서 소멸한 것으로 되기 때문에 직상수급인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지 않고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더라도 그 효과를 부정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직상수급인과 하수급인이 근로자의 임금을 직접지급하기로 합의하였거나, 지급명령 등 집행권원이 있다 하더라도 실제 임금을 지급하기 전에 하수급인의 채권자가 하도급대금을 압류하였을 경우에는 압류채권이 우선하게 되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이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 

이와 같이 근로자의 임금채권이 보호되는 범위가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입법론적으로 하도급법과 같이 근로자의 임금 직접지급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무가 소멸하는 것으로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44조의3 제3항을"직상 수급인 또는 원수급인이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로써 직상수급인과 하수급인이 합의한 경우(제1항 제1호의 경우)와 근로자가 직상수급인 또는 원수급인에게 임금 직접지급사유를 밝혀 청구한 경우(제1항 제2, 3호의 경우)에는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 대금 채무는 그 범위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라고 개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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