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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결정·명령 고지 전 항고, 무효인가 유효인가

강해룡 변호사(서울회)

- 대법원 2014. 10. 8.선고 2014마667 결정 -

1. 대법원은 2014. 10. 8. 2014마 667(주식양도명령)사건의 재판에서 법원의 결정·명령에 대한 항고는 그 결정·명령의 고지 즉 효력발생 전에 한 경우라도 유효하다고 함으로서 무효라고 했던 종전의 판례를 변경했다. 이는 대법관 전원합의체의 판단인데 반대의견이 있고 보충의견도 있는 주목 할 만 한 결정이다.
가) 이사건의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판시이유 2.)
"2.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제1심법원의 2012. 7. 12.자 이 사건 주식양도명령이 2012. 7. 18. 채권자에게, 2012. 7. 26. 채무자인 재항고인에게, 2012. 8. 17. 제3채무자에게 각각 송달되었는데, 재항고인은 자신에게 이 사건 주식양도명령이 송달되기 전인 2012. 7. 23.에 즉시항고를 제기하였고, 원심은 위 즉시항고는 이 사건 주식양도명령이 재항고인에게 고지되어 효력을 발생하기 전에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고 그 하자를 치유할 방법도 없다는 이유로, 재항고인의 즉시항고를 각하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다.(판시이유 1.)
 "1. 판결과 달리 선고가 필요하지 않은 결정이나 명령(이하 '결정'이라고만 한다)과 같은 재판은 그 원본이 법원사무관 등에게 교부되었을 때 성립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일단 성립한 결정은 그 취소 또는 변경을 허용하는 별도의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결정법원이라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없다. 또한, 결정법원은 즉시항고가 제기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성립한 결정을 당사자에게 고지하여야 하고 그 고지는 상당한 방법으로 가능하며(민사소송법 제221조 제1항), 재판기록이 항고심으로 송부된 이후에는 항고심에서의 고지도 가능하므로 결정의 고지에 의한 효력 발생이 당연히 예정되어 있다.
일단 결정이 성립하면 당사자가 법원으로부터 결정서를 송달받는 등의 방법으로 결정을 직접 고지 받지 못한 경우라도 결정을 고지 받은 다른 당사자로부터 전해 듣거나 기타 방법에 의하여 결론을 아는 것이 가능하여 본인에 대해 결정이 고지되기 전에 불복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미 성립한 결정에 불복하여 제기한 즉시항고가 항고인에 대한 결정의 고지 전에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부적법하다고 한다면, 항고인에게 결정의 고지 후에 동일한 즉시항고를 다시 제기하도록 하는 부담을 지우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이미 즉시항고를 한 당사자는 그 후 법원으로부터 결정서를 송달받아도 다시 항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통상의 경우이므로 다시 즉시항고를 제기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점에서는 이미 즉시항고기간이 경과하여 회복할 수 없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미 성립한 결정에 대하여는 그 결정이 고지되어 효력을 발생하기 전에도 그 결정에 불복하여 항고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와 달리 결정의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아직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 결정에 대하여는 항고권이 발생하지 아니하고 항고권 발생 전에 한 항고는 부적법한 것으로 각하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1983. 3. 29.자 83스5 결정, 대법원 1983. 3. 31.자 83그9 결정, 대법원 1983. 4. 12.자 83스8 결정을 비롯하여 같은 취지의 결정들 은 이 결정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변경하기로 한다."

2. 대법원은 법원의 결정·명령에 불복하는 항고는 그 결정이 고지되어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했더라도 유효하다는 논리로서 법원의 결정·명령은 "그 원본이 법원사무관등에게 교부되었을 때 성립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이미 성립한 결정에 대하여는 불복하여 항고할 수 있다고 하나 필자는 그러한 논리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본다.
민사소송법 제221조 (결정·명령의 고지)는 '①결정과 명령은 상당한 방법으로 고지하면 효력을 가진다. ②법원사무관등은 고지의 방법·장소와 날짜를 재판의 원본에 덧붙여 적고 날인하여야 한다.' 라는  규정인데 결정이나 명령의 성립시기에 관한 규정은 없을 분 아니라 '결정의 성립'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결정이나 명령은 그 원본이 작성되었을 때 성립(고지 할 준비)되었다고 할 것이지만 그 자체로서 또는 그 원본을 법원사무관등에게 교부했다고 해서 당사자에게 고지되기 전에는 어떠한 효력도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법원의 재판이 법원에 의하여 대외적으로 표명되지 않은 상태(법률효과가 발생하는 의시표시의 표시행위 전 단계)이기 때문이다.

3. 그러하다면 결정의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아직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 결정에 대하여는 항고권이 발생하지 아니하고 항고권 발생 전에 한 항고는 부적법한 것으로 각하하야 한다는 대법원 1983. 3. 29.자 83스5 결정 등 종전 판례의 법리가 타당하다는 것이 된다. 이사건에서의 반대의견도 그러한 취지이다.
반대의견에서는 "본질적으로 재판에 대한 상소는 그 재판이 법원에 의하여 대외적으로 표명되었음을 전제로 허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재판이 법원 내부의 의사결정에 불과한 채로 머물러 있을 뿐 그 본래의 효력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는 당사자가 이를 미리 다툴 필요가 없다."
또한 "그뿐만 아니라, 대법원판례에 따르면 재판서 원본이 작성되어 법원사무관등에게 교부되었을 때에 결정이나 명령이 성립된다는 것인데(대법원 1964. 5. 6.자 64사2 결정 및 앞서 든 대법원결정 등 참조), 그 성립 여부나 시기가 반드시 객관적으로 분명하게 인식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하기 어렵고 그에 대한 다툼의 소지가 상존하므로, 그와 같이 불분명한 '성립 시기'를 수많은 사건에서 제기되는 즉시항고의 적법 여부를 따지는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소송절차의 투명성을 해치고 나아가 민사소송제도 전반의 안정성을 훼손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라고도 했다.

4. 그러나 법원의 결정이 곧 고지되어 그 효력이 생길 것이 예견되는 경우인데  그 고지 전에 항고 했다 해서 "아직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 결정에 대하여는 항고권이 발생하지 아니하고 항고권 발생 전에 한 항고는 부적법한 것으로 각하하야 한다"는 논리가 과연 구체적 타당성 있는 논리인가는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에 필자는 이 사건에 있어서 그 항고의 유·무효 또는 항고권의 성격과 관련해서 '기대권의 법리' 또는 '조건부권리의 법리' 등 뿐 아니라 '무효행위의 전환의 법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가) 민법 제138조 (무효행위의 전환)는 "무효인 법률행위가 다른 법률행위의 요건을 구비하고 당사자가 그 무효를 알았더라면 다른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의욕 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다른 법률행위로서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의 경우는 법원의 결정을 고지 받기 전에 즉 결정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항고한 사안인데, 항고 후 아직 결정의 고지를 받기 전이라면 그 항고는 효력이 없다(무효)고 할 것이지만 항고 후 고지 받았다면 다시 항고해야할 것은 아니고 그 무효인 항고가 유효인 항고로 전환된다고 할 것이다. 즉 '무효인 법률행위이지만'이라는 부분은 '결정 고지 전 항고가 아직 결정의 고지를 받기 전이라면 그 항고는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지만'에 해당하고, '당사자가 그 무효를 알았더라면 다른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의욕 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이라는 부분은 '당사자가 그 무효를 알았더라면 고지 받은 후 항고 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에 해당하고, '다른 법률행위로서 효력을 가진다'라는 부분은 '고지 받은 후 항고 한 것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에 해당한다고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이는 '민사소송 등 인지법' 제13조 (인지를 붙이지 아니한 경우의 효력)의 규정인 "이 법에 따른 인지를 붙이지 아니하고 한 신청은 부적법하다. 다만, 법원의 보정(補正)명령에 따라 인지를 붙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는 법리와도 그 맥을 같이한다고 할 것이다.
다) 또한 이 사건의 경우는 법원의 결정이 항고인에게는 고지되지 않았으나 상대방 당사자에게는 고지된 후에 한 항고이므로 즉 그 결정이 법원에 의하여 대외적으로 표명된 후이므로 단지 항고인에게 고지되기 전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항고를 부적법하다고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5. 이상에서 검토한 바의 법리로 볼 때 이 사건의 경우 반대의견 또는 원심의 판단과 같이 재항고인의 즉시항고를 부적법하고 그 하자는 치유할 방법도 없다는 이유로 각하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므로 이 사건 재항고인의 즉시항고는 유효하다고 해야 할 것이나, 다만 다수의견이 판결이유에서 적시하는 논리 즉  일정한 법률효과(法律效果)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의사인 법원의 '효과의사'(效果意思)가 '표시행위'(表示行爲)의 전단계인 '표시의사(表示意思)의 개입단계'에서도 (그 원본이 법원사무관 등에게 교부되었을 때) 일정한 법률효과가 발생한다는 논리는 찬동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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