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연구논단

독일 자산운용회사의 재무건전성 기준에 관하여

이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

Ⅰ. 서론

지난 7월에 발표한 금융규제 개혁방안의 일환으로, 금융위원회는 최근 9월 25일 영업용순자본비율 제도의 폐지 및 최소영업자본액 제도 도입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자산운용회사 재무건전성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하였다. 금융시장에서 자산운용산업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짐에 따라 이를 지원하기 위하여 규제 개혁을 통해 자산운용회사들의 영업자율성을 확대해준다는 것이 그 목적이다. 자산운용회사는 예금 등 부채성 금융상품 없이 고유재산과 절연된 펀드를 통하여 고객자산을 운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업용순자본비율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현행 재무건전성 규제는 자산운용회사 영업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 금융위원회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러한 규제를 철폐하고 그 대신 자산운용회사로 하여금 (i)인가단위 유지를 위한 최저자기자본 금액 (ii)자산운용사 수탁고의 약 0.02%~0.03%, 및 (iii) 고유자산을 이용한 투자금액 중 일정비율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2014. 9. 25. 금융위원회 자산운용사 건전성 규제 개선 방안 보도자료 참조)
이와 같이 자산운용회사에 적용되는 영업용순자본비율 제도를 폐지한다는 것은 상당히 획기적인 규제적 결단이며 반가운 변화이다. 다만, 금융위원회에서 제시하고 있듯이 최근 자산운용회사를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 등이 증가한다는 점과 일부 투자자들이 실제 투자 결정에 앞서 자산운용회사들에 대하여 높은 수준의 지급여력을 요청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업용순자본비율을 폐지하면서 이를 대체할 합리적인 재무건전성 기준이 무엇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자산운용회사의 영업 태양에 적합하면서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을 보호하고, 무엇보다도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건재할 수 있는 자산운용회사를 확립할 수 있는 정도의 건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Ⅱ. 유럽 및 독일에서의 자산운용 관련 규제

이러한 시점에 우리나라 규제에 참고가 될 수 있는 독일 제도를 좀 더 상세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EU 차원의 자산운용 관련 규제로는 공모 개방형 펀드로서 EU 역내 자유롭게 교차판매가 가능한 일명 UCITS 펀드와 그 운용사를 규율하는 UCITS IV지침(2009/65/EC)과, UCITS 펀드 이외의 모든 펀드 및 운용사를 규율하는 AIFMD 지침(2011/61/EU)이 있다. 양 지침 모두 EU 회원국 법에 반영되어야 비로소 효력이 발생하는데, 특히 AIFMD는 2011년에 제정된 이후 2013년 7월경에 비로소 각 회원국에서 시행되었다. 독일의 경우 2004년경부터 자산운용산업을 규율하던 기존의 간접투자법(Investmentgesetz, "InvG")를 폐지하고, 2013년에 EU의 UCITS 뿐만 아니라 AIFMD까지 반영하여 자본투자법(Kapitalanlagegesetzbuch, "KAGB")을 신설하였다. 이하에서는 KAGB 상 자산운용회사에 적용되는 재무건전성 규정을 살펴보고자 하는데, 이를 통하여 UCITS 및 AIFMD에서 요청하는 기준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Ⅲ. 독일법상 재무건전성 기준

Α. 자기자본(Own Funds)의 산정방식
KAGB는 Section 25 이하에서 독일 자산운용회사(Kapitalverwaltungsgesellschaft, "KVG")에 적용되는 재무건전성 요건을 정하고 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KVG의 자기자본(Own Funds, Eigenmittel)은 (i) 기초 자기자본요건 (ii) 고정간접비용 대비 자본요건 (iii) 보장성 펀드 관련 자본요건을 각각 상회하여야 하고, 이에 더하여 (iv) 추가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며 (v) 유동성 요건도 갖추어야 하는데, 이하에서 각각의 요건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한 가지 유의할 것은 이러한 다섯 가지 재무건전성 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측정의 기준이 되는 KVG의 자기자본(Own Funds)은, 올해 1월부터 시행하여 바젤 III를 반영한 유럽의 CRD IV 지침(2006/48/EC 및 EU Reg No. 575/2013)상 자기자본 산정 방법에 따라 계산된다는 점이다 (KAGB Sec 1 (19)). 즉, 재무건전성 측정 기준은 자기자본(자본항목 총액)이 아니라, 기본자본(Tier 1)과 보완자본(Tier 2)을 합산한 금액에서 각종 공제항목(Deductions)을 차감한 금액이 된다. 이러한 계산방법은 AIFMD 지침상 규정에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독일 뿐 아니라 EU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Β. 개별요건
(1) 기초 자기자본요건
먼저 KVG는 그 운용 유형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가 있으나, 기본적으로 최소 자기자본 12만5000유로에, 운용자산이 2억5000만 유로를 초과할 경우 해당 초과 금액의 0.02%에 해당하는 추가 자기자본을 보유하여야 한다. 다만, 위 합산 금액은 1000만 유로를 초과하지 아니한다 (KAGB sec. 25, (1)).
이는 우리나라 최저자기자본 요건과 유사한 규제이나, 자산운용회사의 운용자산 규모에 비례하여 최소 자기자본이 변동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이 최소 자기자본을 유동적으로 정함으로써 자산운용회사의 업무 유형이나 영업 규모에 부합하는 정도의 자본을 요청하는 것은 다양한 형태의 사업구조를 감안한 것으로 생각된다.
(2) 고정간접비용 대비 자본요건
KGV는 직전 연말결산 손익계산서상 일반 관리 비용 및 감가상각과 평가 조정이 반영된 무형자산과 고정자산 비용의 25% 이상에 해당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하여야 한다(KAGB Sec. 25 (4)). 회사의 규모에 따라 다르겠으나, 일반적으로 위 1천만 유로로 한정된 기초 자기자본보다 상당히 큰 금액으로 계산될 수 있다.
(3) 보장성 펀드 관련 자본요건
KGV가 연금계약을 체결하거나 최소지급약정이 있는 펀드를 운용할 경우, 이와 관련한 의무이행을 고려하여 회사에 위탁된 자산가치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절한 자기자본을 유지하여야 한다(KAGB Sec. 25 (5)). 해당 금액은 관련 자산에 대한 위험가중금액(기초위험의 1.250%)의 8%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계산된다(Bafin Circular 2/2007참조). 운용자산의 특성에 따라 부과되는 건전성요건이며, 본 요건은 여타 다른 요건과는 달리 UCITS 및 AIFMD를 근거로 하지 않는 독일 고유의 재무건전성 요건이다.
(4) 추가 자기자본요건
KGV는 잠재적인 업무상 배상책임에 대비하여 운용자산 가치의 0.01% 이상에 상당하는 금액을 추가적인 자기자본으로 보유하거나, 업무상 과실로 인한 배상책임을 보장하는 보험에 가입하여야 한다(KAGB Sec. 25 (6)). 해당 추가 자기자본요건은 위 기초 자기자본이나 고정간접비용 대비 자본, 보장성 펀드 관련 자본 요건에 추가하여 요청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자본 요건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5) 유동성 요건
KGV는 위와 같이 계산된 자기자본요건에 해당하는 금액을 유동자산 또는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보유하여야 한다(KAGB Sec. 25 (7)). 양적 자기자본요건에 추가하여 질적 요건을 부과하고 있는 규제이다.

Ⅳ. 검토

자산운용회사의 재무건전성 규제는 회사에 부실이 발생하는 경우 이로 인한 투자자 및 이해관계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회사가 즉시 현금화 가능한 자산 금액을 총 위험액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규제의 취지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현행 영업용순자본비율제도나 독일의 재무건전성 제도는 일맥상통한다. 그런데, 자산운용회사에 적용되는 현행 영업용순자본비율제도는 자본시장법을 도입하면서 모든 금융투자업자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도록 설계된 건전성 요건이기 때문에, 최근 지적되고 있는 바와 같이 자산운용회사의 특징이나 영업에 부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그렇다고 하여 현행 영업용순자본비율을 무조건 폐지하여서는 자산운용회사의 건전성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감독당국에서는 새로운 재무건전성 기준을 모색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와 같이 새로운 기준을 수립함에 있어서 유럽 및 독일 사례가 유용한 참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수탁고에 비례한 자기자본요건은 자산운용회사의 영업 태양을 가장 잘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독일의 경우는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초 자기자본요건과 추가 자기자본요건에서 이를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산정방식은 자칫 소규모 자산운용사들에게 과중한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독일의 예와 같이 배상책임보험을 일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통하여 투자자 등을 보호하는 동시에 자산운용사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재무건전성 제도의 실효성 높이기 위하여 재무건전성 기준을 충족할 자기자본에 대하여 독일에서 정하고 있는 자기자본(Own Funds) 산정방식이나 유동성요건을 반영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