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연구논단

징역형과 병과된 자격정지형의 기산일

강해룡 변호사(서울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권해석을 보고 -

1) 대법원은 지난 2월 14일 진보정의당 노회찬의원에 대한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피고사건(2011도15315)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확정했다. 이로써 노회찬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으며 앞으로 상당기간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그런데 노회찬 전 의원이 다시 피선거권이 회복되어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는 그 시기에 관해서 관계법조항의 해석상의 견해가 같지 않다고 한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이 있다고 하나 그 또한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지 않다. 필자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노회찬 전 의원이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다는 전제하에 피선거권이 회복되는 시기에 관해 관계법조항을 유기적으로 해석해 계산해보기로 한다.

2) 공직선거법 제19조(피선거권이 없는 자)는 "선거일 현재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피선거권이 없다"라고 했는데 그 2호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아니한 자"이다. 노회찬 전 의원은 금고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해당하므로 그 형이 언제 실효될 것이냐를 알아보기로 한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형의 실효) 제1항은 "수형인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이 경과한 때에 그 형은 실효된다"라고 했다. 필자는 이 제1항의 문언 중 앞부분인 "수형인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는 '수형인이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라는 의미이므로 그 문언은 위 의미내용대로 수정돼야 한다고 본다. 위 문언의 잘못으로 인해 대법원은 판결이유에서 "그리고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이하 '형실효법'이라 한다) 제7조 제1항은 수형인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음이 없이 그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형의 실효에 관한 규정이므로…"라고 설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2007. 5. 11. 선고 2005도5756호)
그리고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에 관하여 제1항 2호는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금고형인 경우는 5년간'이다. 다음 제2항은 "하나의 판결로 여러 개의 형이 선고된 경우에는 각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가장 무거운 형에 대한 제1항의 기간이 경과한 때에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라고 했다. 여기에서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라는 문언은 '그 형은 실효된다'의 오기이므로 수정해야 한다. 형법 제65조(집행유예의 효과)에서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라고 했는데 이는 형의 집행력이 없어진다는 의미일 뿐 '형이 실효된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형의 실효'는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형의 집행이 면제된 연후 무사히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실효된다는 것이므로 이는 그 형을 선고한 '재판의 실효'인 것이다. (형법 제81조 참조.) 필자는 '형의 실효'라는 용어를 모두 '재판의 실효'로 변경하고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라는 문언은 '선고한 형은 효력을 잃는다'라고 수정해야 한다고 본다.

3) 노회찬 전 의원의 경우 "하나의 판결로 여러 개의 형이 선고된 경우" 즉 징역형과 자격정지형이 병과되었으므로 "각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 5년이 경과되어야 그 형이 실효되고 피선거권이 회복될 것이다.
그런데 위의 경우 징역형이 실형으로 선고되었다면 징역 4월인 형의 집행이 종료되고 그 다음 자격정지 1년인 형기가 종료되어 합계 1년 4개월 이후 다시 무사히 5년이 경과되면 형이 실효되어 피선거권이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징역형을 실형으로 선고하지 않고 1년간 집행유예했는데 이러한 경우의 자격정지기간의 기산일에 관한 문제인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은 다음 ▲과 같이 '원판결의 확정일 부터 기산된다'라고 한다.
▲ ⑧ 자격정지가 병과된 자로서 집행유예기간을 경과한 자의 피선거권 유무.
1990. 9. 13. 춘천지방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6월 및 자격정지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도받고 상고하여 1990. 12. 26.자로 형이 확정(상고기각)된 자가 집행유예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그 유예기간을 경과한 경우 자격정지형의 기간은 위 판결의 확정일로부터 기산되는 것이므로 1992. 3. 24. 실시하는 국회의원선거의 피선거권이 있음.(1992. 3. 20. 회답)
그러나 형법 제44조(자격정지) 제2항은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에 자격정지를 병과한 때에는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자격정지기간을 기산한다"라고 했으므로 자격정지기간의 기산일은 징역형의 집행유예 기간 1년이 무사히 경과한 날로부터 기산된다고 본다. 징역형의 집행유예기간 중은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형의 집행이 면제된 것이 아니며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것'도 아니므로 병과된 자격정지기간이 기산될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형법 제43조(형의 선고와 자격상실, 자격정지) 제2항은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의 판결을 받은 자는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될 때까지 ①공무원이 되는 자격, ②공법상의 선거권과 피선거권, ③법률로 요건을 정한 공법상의 업무에 관한 자격이 정지된다"라고 한 자격정지(당연정지)에 관한 규정이다. 따라서 유기징역형과 자격정지형이 병과된 경우 자격정지기간이 원판결의 확정일로부터 기산된다고 한다면 이는 형법 제44조 제2항의 규정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자격정지(선고정지)기간이 '당연정지' 기간과 중첩되는 결과가 되므로 형을 집행하는 법리에도 맞지 않는다.

4) 형법 제65조(집행유예의 효과)는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후 그 선고의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라고 했다. 여기에서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란 형의 선고가 없었던 것으로 된다는 뜻(형의 실효)이 아니고 선고한 형의 '집행력이 소멸한다', 즉 형의 선고는 있으나 그 집행을 하지 않기로 확정된다는 의미이다. 이는 '형의 집행유예'와 '형의 선고유예'를 대비하면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집행유예의 효과는 선고한 형의 집행력이 소멸됨으로써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된 것 또는 형의 집행이 면제된 것(형의 면제와는 다름)과 같은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징역형이 집행유예된 경우의 형의 실효는 그 유예기간이 무사히 경과된 때부터(자격정지형이 병과된 경우라면 그 기간도 경과된 때부터) 다시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 일정한 기간이 경과돼야 그 형이 실효되는 것이다.(2010. 2. 8.자 법률신문 제3816호 연구논단 '刑의 失效와 집행유예의 효과' 참조)

5) 노회찬 전 의원의 경우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외에 자격정지 1년이 병과되었으므로 집행유예기간 1년을 무사히 지내고, 다시 자격정지기간 1년이 경과된 날로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고 5년이 경과돼야 그 형이 실효된다. 결국 7년이 경과되면 피선거권이 회복된다고 할 것이다.
.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