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연구논단

항공운송편 신설 위한 상법개정안 문제있다

박원화 교수(한국항공대학교)

상법에 항공운송편을 신설하기위한 개정은 입법 선진화의 처사로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항공운송편 내용 중 "제3장 지상 제3자의 손해에 대한 책임"의 내용에 큰 문제가 있는 등 국제조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 연유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문제점이 있어 상법 개정안 통과시 내용의 개선이 필요하다. 필자는 지난 11월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개최한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참가하여 발표한 내용을 위주로 여러 문제점들을 중요성 순서로 아래와 같이 지적하고자 한다.

1. 지상 제3자에 대한 배상책임 규율 내용

지상 제3자에 대한 배상책임을 규율하는 조약으로 1952년 로마협약(1958년 발효. 2010년11월 현재 49개 당사국. 한국은 비당사국)과 동 협약을 개정한 1978년 몬트리올 의정서(2002년 발효. 2010년11월 현재 12개 당사국. 한국은 비당사국)가 있으나 오늘날 192개 유엔회원국이 있음을 감안할 때 주요항공대국이 당사국이 아닌 채 12개국만을 기속하고 있는 몬트리올 의정서는 사문화된 실정이다. 그런데 현 상법개정안은 사문화 되다시피 하면서 채택된지 30년도 넘은 몬트리올 의정서에서 배상 상한으로 정한 금액을 국내에서의 제3자 피해 발생시 그대로 적용토록 하는 내용으로 되어있어 오늘날의 배상 상한으로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항공대국인 한국이 자발적으로 상대적 피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는 해외에서 한국항공기가 지상피해를 주는 사고를 유발할 경우 현지 법에 따라 상한 제한이 없이 실비배상을 하여야 하지만 외국항공기가 국내에서 사고를 유발할 경우 몬트리올 의정서에 반영된 상한액을 반영한 상법개정안 제933조의 낮은 액수만을 배상받게 되니 국내 피해자에 대한 배상차별과 국익 손실이라는 결과가 발생한다.

그러면 얼마만큼 손해를 보느냐하는 의문이 들게 되는데 실비배상을 하는 외국의 경우를 염두에 둘 경우 1인당 인체피해 배상액이 수백만 불도 가능하겠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최대 12만5,000 SDR, 즉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을 말하는 Special Drawing Rights로서 약 20만 불에 한정되게 된다. 이는 인체피해에서 만의 비교이지만 재산피해를 포함한 또 하나의 비교는 작년인 2009년에 항공기의 제3자(지상 및 공중 비행 항공기) 피해 배상을 규율한 내용으로 채택된 2개의 몬트리올협약의 배상 상한액을 살펴보는 것이다. 지상피해에 대한 배상액 상한은 통상 항공기 중량에 따라 상한이 결정되는데 관련 조약은 큰 중량의 항공기일수록 배상액이 증가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항공기 대형화를 감안하여 중량이 400톤인 보잉 747 점보항공기를 예로 들어보자. 동 항공기가 한국에서 추락함으로써 지상피해를 야기할 경우 국내 피해자는 제933조에 따라 실제 피해가 아무리 크더라도 2,655만 SDR, 즉 약 4,000만 불의 배상만을 받게 된다. 그러나 2009년 몬트리올협약 중 일반위험협약에서는 7억 SDR인 약 10억불까지, 불법방해배상협약에서는 37억 SDR인 약 56억불까지 배상을 받게 되니 각기 25배와 140배의 차이가 난다. 물론 몬트리올협약이 발효되지 않았지만 국제사회가 인식하는 배상수준을 제시한 것임을 감안할 때 우리의 배상 상한액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반복하지만 국내 항공사고로 인한 지상피해시 국내인은 미미한 액수를 배상받지만 외국에서의 사고시 우리 항공사는 실비의 엄청난 배상을 하게 되니 내국인에 대한 차별이며 국익손실이다. 이와 관련,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사태로 총 380억불의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이때 근 3,000명의 사망자 중 810만 불까지 배상액을 받은 경우도 있었음을 참고로 말한다.

사소하긴 하지만 제3자 피해 배상책임과 관련하여 추가로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제933조에서 SDR 대신 "계산단위"를 사용한 것은 "1978년 지상 제3자 피해배상에 관한 몬트리올 의정서" 제3조와 "국제항공운송에 있어서의 일부 규칙통일에 관한 협약" (약칭 1999년 몬트리올협약) 제23조 2항에서 과거 프랑스 프랑의 가치로서의 계산단위(monetary unit)를 사용한 것을 감안할 때 혼선을 가져오는 것이며, 또 오늘날 제3자의 배상을 의미할 때 지상만이 아니고 공중비행 중에 있는 항공기도 포함하기 때문에 "지상 제3자"라는 표현보다는 보다 포괄적인 "제3자"라는 표현이 바람직하다. 위와 같은 모든 문제점은 지상 제3자 손해에 대한 책임을 규정한 제3장을 전면 삭제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

이를 삭제할 경우 국내 항공사고로 인한 제3자 피해배상은 현재와 같이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으로 실비배상을 하도록 하면 되고 이러한 방법이 여러 국가에서 원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2. 기타 본질 규정의 문제점

첫째, 위탁수하물에 관한 제911조와 화물에 관한 제916조에서 멸실·훼손을 "일부" 멸실·훼손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는 개정안의 근거가 되는 1999년 몬트리올협약에서 "일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멸실·훼손이라는 표현은 일부이고 전부이고 간에 모두 적용되는 개념임을 감안할 때 "일부"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것이 좋다. 둘째, 멸실·훼손을 즉시 발견한 때와 즉시 발견할 수 없을 때로 분리하여 위탁수하물의 경우 제911조에서 수령일로부터 7일, 화물의 경우 제916조에서 14일 이내에 신고토록 한 규정은 각기 7일과 14일 이내에만 신고하도록 하면 되지 이를 즉시 발견할 때와 즉시 발견할 수 없을 때로 구분하여 규정할 실익이 없다. 관련 1999년 몬트리올협약의 제31조 2항에도 "즉시"라는 표현은 없다. 셋째, 위탁수하물에 관한 제911조와 운송물에 관한 제916조의 각기 마지막 문장에서 "연착의 경우 처분할 수 있는 날로부터 21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여야 한다"에서 "처분"이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다. 동 처분을 의미하는 1999년 몬트리올협약 제31조 2항의 영문 표현은 placed at his or her disposal로서 자기 수중에 넣다 라는 뜻의 "추심하다"로 표현해야지 "처분하다"라고 할 경우 "없애다" 등의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럴 경우 소유자가 찾지도 못한 짐이나 운송물이 자기 수중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이를 없애다 뜻의 "처분"을 하는 것을 말하게 됨으로 적절치 않다.

3. 적절한 용어의 선택과 번역에 관한 문제

첫째, 제899조 4항 등 다섯 군데에서 "사용인"이라는 표현을 하였는데 이는 1999년 몬트리올협약 제30조의 영문 표현인 servants를 번역한 내용으로서 "피고용인"으로 표현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1999년 몬트리올협약 가입시 외교통상부는 servants를 "고용인"으로 번역하였는데 정확히는 "피고용인"을 말하는 것이고 "고용인"은 고용주를 말한다. 그러나 일상 통용되는 용어로 "피고용인"을 의미하면서 "고용인"이라고 잘못 표현한 것이다. "사용인"이라는 표현도 마찬가지인데 일상 통용되지만 잘못된 용어인 "사용인"으로 사용할 경우 "대리인"(agents)도 "사용인"의 의미에 들어간다. 그런데 1999년 몬트리올협약과 상법개정안 모두 "고용인" 또는 "사용인"과 "대리인"을 구별하여 표현하고 있는 바, 이는 두개의 다른 카테고리의 인력을 말하는 것이며 servants의 정확한 표현은 "피고용인"이 되어야 한다. 둘째, 개정안 제899조에서 제930조까지 여러 조항에서 "화물"과 "운송물"의 용어 중 하나만을, 또는 병행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화물"로 통일하여 표기해야 한다. 그 이유는 운송물이라 할 경우 승객은 물론 수하물도 모두 운송물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셋째, 제904조의 "…사고가 항공기상에서 또는 '승강을 위한 작업 중에'…"라는 표현에 있어서 '승강을 위한 작업 중에'라는 표현이 1999년 몬트리올협약의 제17조 1항의 영어 표현인 in the course of any of the operations of embarking or disembarking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는 "승강 중에"로 간략 표현함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작업'이라는 한국어 표현상 승객이 어떤 노고를 한다든지 또는 어떠한 기관이 특정 작위를 하는 의미를 주기 때문이다.

4. 배상 상한 인상의 주기적 검토

1999년 몬트리올협약을 반영한 상법개정안은 협약이 규정하고 있는 5년마다의 배상상한 조정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협약 제24조에 의거하여 2004년 발효 후 5년간 SDR 구성통화국가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2009년 말부터 여객 사상 등 모든 배상 상한액을 13.1% 인상하여 적용 중에 있는데 우리 상법 개정안은 여기에 대한 일체의 언급이 없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