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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미국 PRO-IP 법의 제정을 바라보며

이규호 중앙대 법대교수

I. 머리말

전미음반산업협회, 전미영화협회 등은 미국 국내와 해외에서 지적재산권집행을 개선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는 ‘지적재산권을 위한 자원 및 조직 우선 법(Prioritizing Resources and Organiza tion for Intellectual Property Act; 약칭 ‘PRO-IP 법’으로 표시)’의 제정을 지지하였다. 주로 미국의 연방 저작권법과 연방 상표법의 개정을 가져오는 이 PRO-IP 법안은 2007년 12월5일 연방의회에 상정된 다음, 2008년 4월30일 미국 연방하원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였다.

이 법안은 2008년 5월8일에 찬성 410표 대 반대 11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연방하원을 통과하였다. 그런 다음 이 법안은 콘텐츠 저작권자에 갈음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 금액을 콘텐츠 저작권자에 배분할 권한을 연방법무부에 부여한 규정을 삭제한 후 연방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종국적으로 George W. Bush 미 대통령은 2008년 10월13일 이 법안에 서명하였다. 이 PRO-IP 법은 손해배상, 압수 및 기타 분야와 관련한 연방 상표법 및 연방저작권법 규정의 다수에 심대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PRO-IP 법은 저작권침해와 상표권침해에 대한 구제책을 강화하고 연방정부의 집행에 보다 많은 자원을 배분하는 것을 그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PRO-IP 법은 지적재산권법을 집행하기 위하여 연방법무부가 주정부 및 지방정부의 법집행기구에 기금을 배분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하였다.

II. PRO-IP 법의 주요 내용

(i) 부정확한 저작권등록은 등록 자체를 무효로 만든다는 저작권침해에 대한 항변은 법정손해배상의 가능성을 봉쇄하기 때문에 PRO-IP 법은 저작권등록인이 그 등록정보가 부정확하다는 사실을 알고 저작권청장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등록을 거절하였을 경우에 한해 등록 자체가 무효로 된다고 규정하였다.

(ii) 저작권집행을 위한 요건으로서의 등록은 민사소송에서만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iii) 수입 이외에 상표위조 제품이나 불법복제물을 수출하는 것도 연방저작권법과 연방상표법을 위반한다는 점을 규정하고 있다.

(iv) 법원은 상표법 위반과 관련된 물품의 제조, 판매 또는 수령을 문서화한 기록을 증거로서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v) 상표위조의 경우에 법정손해배상액의 상한을 두 배로 인상하는 것을 비롯하여 확대된 구제책을 인정하고 있다. 위조상표의 사용에 대해서는 종전의 500달러의 하한을 1,000달러로 조정하였고, 종전의 10만 달러 상한을 20만 달러로 인상하였고 악의로 위조상표를 사용한 경우에는 그 상한을 10만 달러에서 20만 달러로 인상하였다.

(vi) 정상을 참작할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타인이 상표위조행위를 범하도록 고의로 유도하거나 그 행위를 하는 데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고의로 제공한 피고에 대해서는 3배 배상과 변호사보수의 상환을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vii)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기 위하여 사용한 재산에 대해 몰수를 인정하고 있다. 예컨대 위조핸드백을 운송하기 위하여 사용된 차 또는 음악을 다운로드하기 위하여 사용된 컴퓨터가 바로 그러한 예에 해당한다.

(viii) 상표위조물품의 거래행위에 대한 최고형은 피고가 중대한 상해 또는 사망을 고의로 초래하거나 부주의하게 초래한 경우 또는 중대한 상해 또는 사망의 미수에 그친 경우에 처해진다.

(ix) 이 법은 문제되는 외국에 지적재산권집행 담당관을 배치하는 것을 비롯하여 지역적, 전국적 및 국제적 차원에서 보다 많은 집행 자원 및 인원을 배분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적어도 10명의 IP전문 외교관이 미 대사관이나 기타 외교업무에 종사하기 위하여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각 회계연도별로 2,500만 달러가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응하는 집행활동을 하는 주정부 및 지방정부의 법집행 예산으로 투여될 것이다.

(x) 이 법은 지적재산권집행 업무에만 집중하는 대통령 직속의 지적재산권집행협력관(Intellectual Property Enforcement Coordi nator) 제도를 두고 있다. 이 지적재산권집행협력관은 상표위조와 저작물 불법복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안을 만들고 연방기관 전체를 통틀어 지적재산권 집행을 조율하며 그러한 지적재산권집행 노력에 대해 대통령과 연방의회에 자문하고 지적재산권집행전략안의 이행에 대해 연방의회에 보고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이 지적재산권집행협력관은 침해 조사권 또는 기소권을 행사함에 있어 연방법무부를 비롯하여 어떠한 법집행기관도 감독하거나 지시할 수 없다.

(xi) 과거의 미국 연방지적재산권법집행조율위원회(National Intellectual Property Law Enforce- ment Coordination Council)를 대체하여 설치된 지적재산자문위원회(Intellectual Property Advisory Committee)도 지적재산전략안의 개발에 참여한다.

(xii) 이 법은 지적재산권법의 집행과 상표위조 및 저작물불법복제에 대한 대응과 관련한 연방법무부의 공조노력의 책임을 지는 ‘지적재산권집행국(Intellectual Property Enforcement Division)’을 연방법무부 내 법무부 부차관실(Office of the Deputy Attorney General) 산하에 설치하였다.

III. PRO-IP 법에 대한 찬반론

1. PRO-IP 법에 대한 찬성론


연방정부는 미국 업계가 복제된 물품의 판매로 인해 연간 2,500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추산하였다. 이 법의 찬성론자들은 이 법의 제정이 이 문제에 대응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보았다. 이 법의 지지자들은 전 세계적인 상표위조 및 저작물 불법복제의 위협이 점점 증가하면서 이 법의 제정이 이에 대한 법적 대응으로서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은 고임금의 일자리 상실, 위조상품의 보건 및 안전상 위험, 그리고 위조에 대한 범죄조직단체의 관여를 제어하는 방안으로서 이 법의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전미음반산업협회(RIAA), 전미 영화협회(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 미국 상무부(U.S. Chamber of Commerce), 전미 제조업자 및 저작권연합 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Manufacturers and Copy-right Alliance) 및 국제운송노동자조합(International Brotherhood of Teamsters) 등은 이 법의 제정을 지지하였다.

2. PRO-IP 법에 대한 비판론

공익단체 및 테크놀로지 기업 등은 이 법의 제정에 반대하였다.  이 법의 제정에 반대한 이들은 다음의 비판을 가한다.

첫째, 정부의 자원 및 납세자의 혈세를 낭비하는 입법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즉 납세자의 혈세를 낭비하는 불필요한 연방기관을 창설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둘째, 지적재산권집행협력관은 불법복제와 상표위조에 대응하는 연방법무부의 노력을 훼손할 것이라는 비판이 가해진다. 연방법무부는 이 법안이 상정되었을 때 불필요한 관료주의를 창설하는 법안이라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통령 직속의 연방지적재산권집행협력관은 쉽게 정치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였다.

셋째, 이 법에 따르면 정부는 이용자가 침해사실을 알면서 침해에 제공한 그 이용자의 설비를 압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가해진다. 이 법에 따르면 정부는 불법적으로 음악을 다운로드하거나 새로 출시된 영화를 e-steaming 방식으로 보게 하는 이용자의 컴퓨터를 압수할 수 있게 된다. Washington, DC 소재의 디지털권리 단체인 퍼블릭날러지(Public Knowledge)의 회장이자 공동설립자인 지지 손(Gigi B. Sohn)은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이 법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상업적으로 복제하는 자로부터 대량 침해에 사용되는 고비용의 제조설비를 압수하는 것은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다운로드 사건에서 한 가정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를 압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넷째, 연방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권리와 공중의 권리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한 법이나 PRO-IP 법은 저작권자에게 보다 확대된 권리를 인정하면서 혁신이나 사용자의 권리에 대한 그 법의 영향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아니한 법이라는 점에서 문제있다는 지적이 있다.

IV. 맺음말

PRO-IP 법에서 상표위조와 관련된 법정손해배상액의 상한 및 3배 배상 제도를 채택한 것을 보면 법정손해배상액제도가 더 이상 실손해액의 입증이 곤란한 경우에 실손해액에 갈음하는 형태의 손해배상액제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PRO-IP 법은 지적재산권법이 지적재산권자의 권리와 이용자의 권리를 조율하는 점을 간과하고 지적재산권자의 편에서 제정된 법률이라는 점에서 디지털기술 등 기술의 혁신을 도모하는 전 세계적인 추세와는 거리가 먼 법률이다.  요컨대 PRO-IP 법은 미국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미국 지적재산권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법률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이 법에 따라 미국 연방정부가 외국에 파견할 지적재산권전문 담당관의 역할 및 활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지적재산권집행의 실효성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본국에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다음 미국 연방정부의 지적재산권집행협력관을 중심으로 보다 치밀하고 지속적인 지적재산권집행관련 통상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한 까닭에 우리 입장에서는 지금부터 이 PRO-IP 법의 시행에 따른 우리의 대비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