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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2008년 상법 보험편 개정안에 대한 의견

한창희 국민대 법대 교수

Ⅰ. 글머리에

우리나라의 보험산업은 2006년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생명보험은 세계시장점유율 3.3%로 전세계에서 7위, 손해보험은 1.91%로 세계 9위, 전체로는 세계 7위에 이를 정도로 그 성장이 눈부시다. 이와 함께 외국 보험시장에 대한 재보험의 필요성 등으로 인하여 보험에 관한 룰을 Global Standard와 현대사회에 적절하도록 하는 것이 요구되고, 이에 2008년 8월6일 정부의 상법 보험편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심의 중에 있다.


Ⅱ. 최대선의의무

1. 문제의 소재

상법 개정안 보험계약의 최대선의원칙을 선언하고, 사기적 보험금청구, 다른 보험계약 체결사실의 통지의무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고 있지만, 근래의 고지의무, 위험증가의 통지의무의 엄격성의 완화와 관련한 사항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2. 최대선의의 원칙

(1) 상법개정안의 내용
2008년 국회에 제출된 상법 개정안 제638조 제2항은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계약의 체결,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을 최대선의의 원칙에 따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2) 의견
민법 제2조 제1항과 관련하여 이 조항을 삭제하거나 표현을 민법 제2조 제1항을 참조하여 문언을 수정하거나 ‘최대’의 문구를 삭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3) 이유
이 개정안상의 ‘최대선의의 원칙(doctrine of utmost good faith)’은 영국의 해상보험법 제17조를 비롯한 영국의 판례, 이론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보험법상 피보험자는 보험계약 성립시만이 아니라 보험기간동안 선의의무를 지지만, ‘최대한의’ 선의의무를 지는 것은 단지 계약성립시일 뿐이고, 보험기간 중에는 원칙적으로 당사자간의 약정에 구속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사기적 보험금청구 등에 있어서 선의원칙이 적용되고, 영국보험법상의 최대선의의무는 대륙법상의 신의성실의무와 같은 원리로 해석된다.


3. 사기적 보험금청구

(1) 상법개정안의 내용
상법개정안 제657조의 2는 사기적 보험금청구로 인하여 보험금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지급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엄격한 조항을 신설하고 있다.

(2) 의견
첫째, 보험자의 남용의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고, 사기적 보험금청구의 효과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이 개정안 취지를 유지하더라도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가 당해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급부의 청구에 대하여 사기를 행하거나 행하려고 하여 보험금의 지급 여부 또는 그 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이내에 보험금청구권이 상실된다는 뜻을 통지하여 보험금의 지급책임을 면할 수 있다”라고 문언을 수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3) 이유
사기적 보험금청구는 도덕적 위험의 방지를 위하여 엄격히 규제함이 요구되지만, 선의의 과다청구와 구별이 용이하지 않고, 보험자의 남용이 우려되므로 그 효과의 엄격성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4. 고지의무와 위험증가의 통지의무

(1) 개정의견
고지의무와 관련하여서는 고지의무제도의 엄격성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비율적 보상의 원칙이나 답변의무로 변경하는 방안 중 하나를 채용하여야 할 것이고, 소멸시효기간은 보험자가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보험계약이 성립한 날로부터 5년으로 하는 것을 제안한다. 위험의 증가통지의무와 관련하여서는 객관적 위험변증가의 통지의무와 위험유지의무로 구별하지 않고, 통지의무의 범위를 보험계약체결시에 고지한 사항중에 증가의 경우 통지하도록 약정한 사항으로 구체적으로 한정한다.

(2) 이유
오랜 동안 고지의무제도의 엄격성을 완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행하여져 왔고, 일본을 비롯한 선진보험법에서 수동적 답변의무로 하고 있으며, 중과실로 인한 고지의무위반의 경우 프랑스와 같은 비율적 보상을 채용하고자 하는 입법례가 늘고 있다. 위험증가의 경우에 통지의무가 인정되는 범위를 보험계약자의 보호차원에서 약관에 구체적으로 약정한 사항으로 한정하고 비율적 보상이나 인과관계를 요구하는 제도 중 하나를 채용하여 가혹한 결과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다른 보험계약체결사실의 통지의무

(1) 상법개정안의 내용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을 구별하여 전자의 경우에는 보험계약자 등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다른 보험계약의 체결사실의 통지의무의 위반의 경우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하고(상법개정안 제672조의2), 후자의 경우에는 보험자의 질문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통지의무를 인정하고 위반의 경우에는 전자와 같은 효과를 부여한다(상법개정안 제732조의3).

(2) 개정의견
신설에 반대한다.

(3) 이유
보험계약자 등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다른 보험계약에 대한 통지의무의 위반의 경우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하는 제2항의 규정은 위반과 손해사이의 인과관계를 요구하지 않는 점에서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위반보다도 엄격한 효과를 부여하여 지나치게 보험계약자측에게 가혹하여 형평에 반하고, 고지의무제도의 엄격성을 완화하는 현대적인 경향에 따라 보험계약자측의 응답의무로 변경하는 경우 보험자측이 다른 보험계약 체결사실을 질문하여 다른 보험계약에 가입한 사실을 통지하지 않는 경우 고지의무위반이 될 수 있는데, 이 개정안에 따르면 질문여부를 묻지 않고 고지의무위반에 준하는 효과를 부여하는 결과가 되며,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을 달리 규정하는 것이 타당한가 여부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Ⅲ. 손해보험

1. 미평가보험 규정

(1) 개정의견
“당사자간에 보험가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사고발생시의 가액을 보험가액으로 한다”(상법 제671조)는 규정을 삭제할 것을 제안한다.

(2) 이유
보험가액의 산정은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가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보험사고가 발생하기 전이라도 초과보험, 중복보험 등의 문제가 있을 때, 다시 말하면 보험사고 발생시 이외에 때때로 변하는 보험가액을 산정할 필요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이를 일률적으로 규정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2. 손해방지비용의 보상

(1) 상법개정안의 내용
손해방지비용의 보상에 대하여 보보험자의 무한보상책임을 인정하는 현행상법을 개정하여 보험자의 지시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보상액과 비용이 보험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보상을 허용한다(상법 개정안 제680조 제3항).

(2) 개정의견
제680조 제3항을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피보험자가 보험의 목적의 손해를 방지하고 경감하기 위하여 지출한 필요하고 합리적인 비용은 보험자가 이를 부담한다. 보험자의 비용의 보상액은 손해보상액과는 별도로 산출하고, 보험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라고 한다.

(3) 이유
개정안에 따르면 보험자의 지시가 있는 경우에만 보상액과 손해방지비용이 보험금액을 초과하여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보험자의 지시를 받을 수 없는 급박한 경우에도 손해방지비용을 보험계약자의 부담으로 하므로 보험계약자에게 엄격한 손해방지의무를 지우면서도 전손의 경우 보험자의 지시가 없으면 손해방지비용을 전혀 보상받지 못하게 된다. 이는 손해방지의무를 인정하는 공익적 이유에 반하고, 피보험자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이라 할 수 없다.


3. 청구권대위

(1) 의견
청구권대위의 범위와 관련하여 제3자에 보험계약자를 제외할 것이 필요하고, “보험자의 보상액이 손해액에 부족한 경우에는 보험자가 취득할 채권의 액에서 부족한 금액을 공제한 잔액을 한도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라고 규정한다.

(2) 이유
대법원 1989년 4월25일 선고 87다카1669 판결은 타인을 위한 손해보험계약의 경우에 보험계약자의 귀책사유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그 보험계약자를 제3자로 보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부당하다고 해석되고 있고, 일부보험의 경우에 피보험자가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이 손해액에 이르지 못하는 때에 보험자가 어느 범위에서 대위권을 취득하는가에 대하여는 절대설과 상대설, 차액설로 나뉘고, 통설은 차액설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자의 청구권대위의 범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Ⅳ. 인보험

1. 심신박약자의 보험가입허용

(1) 개정안의 내용
“심신박약자 등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은 무효이지만 심신박약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서면 동의를 할 때에 의사능력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상법 개정안 732조)라고 규정한다.

(2) 의견
현행 규정을 존치하여야 한다.

(3) 이유
개정안에 따르면 심신박약자가 의사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시점은 청약시라고 할 것인데, 의사능력의 존부 등을 둘러싸고 보험가입 부당거부, 보험가입시 의사능력의 존부의 입증 등과 사고발생시의 의사능력의 상실 등을 둘러싼 분쟁이 많을 것이고, 위험의 역선택, 인위적 사고유발과 같은 도덕적 위험의 문제를 유발하며, 이와 같은 위험은 사회보험에서 담보할 사항이다.


2. 상해보험자의 면책사유

(1) 상법개정안의 내용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다만, 반사회성 및 고도의 위험성이 있는 행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의 경우에는 당사자 간에 다르게 약정할 수 있다”(제737조의2 )고 규정한다.

(2) 의견
인보험에서는 중과실을 면책사유로 한다는 것으로 충분하다. 기타의 문제는 약관으로 해결하도록 함이 타당하다.

(3) 이유
일반 사법인 상법의 영역에서 대통령령으로 위임하는 형식은 극히 예외적인 입법례이다.


Ⅴ. 맺음말

2008년 상법 보험편 개정안은 고지의무, 위험의 증가 등에 관한 현대적인 경향을 도입함에 미흡하고, 다른 보험계약의 가입사실의 통지의무 등 보다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는 사항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상법 제46조 제17호는 보험을 기본적 상행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단체성, 상대적 강행법성 등의 점에서 일반 상행위와는 다른 특수성을 띠고 있고, 보험계약의 위험관리라는 특유한 기능에 비추어 독립한 단행법으로 규율함이 필요하다. 따라서 단편적인 개정보다는 보험계약의 유형을 포함한 체제를 비롯하여 보험계약법 전반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통한 독립한 보험법의 제정이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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