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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중국의 소멸시효제도

김주 중국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소멸시효란 채권과 소유권을 제외한 재산권에 있어서 권리자가 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기간 동안 권리불행사의 상태가 계속된 경우에 그 자의 권리를 소멸시켜 버리는 제도를 말한다.

소멸시효 제도가 존재하는 이유는 법적 질서의 유지 및 사회질서의 안정, 증거보전의 곤란구제, 과태벌적 제재 및 권리행사의 촉구에 있다.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은 모두 소멸시효에 걸리는 것이 원칙이나, 상린권·점유권·물권적청구권·담보물권 등은 제외된다. 한국법상 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을 보면,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10년(한국민법 제162조), 상사채권은 5년(한국상법 제64조)이다.

그러나 이자·부양료 등과 같이 3년의 소멸시효에 걸리는 것과 숙박료·음식료 등과 같이 1년의 소멸시효에 걸리는 것도 있다. 이러한 채권에 확정판결이 있으면 그 시효기간은 10년이 된다(한국민법 제165조). 기타 재산권의 시효기간은 20년이다(한국민법 제162조 2항).

중국에서는 소멸시효제도를 소송시효(訴訟時效)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주로 ‘중화인민공화국민법통칙(한국 민법전의 총칙부분에 해당됨)’ 제7장에 규정되어 있는 동시에 기타 민사관련 특별법 예컨대 ‘중화인민공화국물권법’, ‘중화인민공화국담보법’, ‘중화인민공화국계약법’, ‘중화인민공화국민사소송법’ 등의 법률에도 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이 산재하여 있다.

이외에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최근에(2008.09.01) 시행된 ‘최고인민법원의 민사사건 심리에서 소멸시효를 적용할 약간의 규정에 관한 의견(아래 의견이라 함)’이다.

당해 의견은 전술한 민법통칙과 기타 법률상 소멸시효제도에 대한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전국적으로 소멸시효에 대한 통일된 사법처리원칙을 제시하여 향후 전국적으로 통일된 사법실무와 공평한 사법처리를 위한 제도적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래 중국의 소멸시효 기간을 간단히 살펴보고 최고인민법원의 ‘의견’의 규정을 설명하도록 한다.


1. 소멸시효 기간

중국의 소멸시효 기간에 대한 규정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보통소멸시효
보통소멸시효 기간은 2년이다. 즉 일반적인 경우에 법원에 민사권리의 보호를 청구할 수 있는 소멸시효기간은 2년이다(민법통칙 제135조).


2) 단기소멸시효
단기소멸시효 기간은 1년이다. 여기에는 ① 신체 상해를 받아 배상을 요하는 경우 ② 품질 불량 제품을 판매하고 성명하지 않은 경우 ③ 임대료의 지급을 연체하거나 거절하는 경우 ④ 보관한 물권이 분실되었거나 훼손된 경우이다(민법통칙 제136조).


3) 기타 소멸시효
상술한 소멸시효 외에도 ‘담보법’이나 ‘계약법’에 소멸시효가 규정된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소멸시효 기간에는 6개월, 3년, 4년 등 다양하게 규정되어 있다.


4) 최장소멸시효
최장소멸시효 기간은 20년이다. 즉 소멸시효 기간은 권리가 침해 받은 것을 알거나 응당 알아야 하는 날부터 계산하지만 권리를 침해 받은 날로부터 20년이 지난 경우에는 이를 보호하지 않는다. 특수한 상황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이 소멸시효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민법통칙 제137조).

2. 소멸시효의 적용범위

당사자는 채권청구권에 대하여 소멸시효의 항변을 할 수 있다. 단 아래의 채권청구권에 대하여 소멸시효 항변을 할 경우 법원은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 ① 예금의 원리금에 대한 지급청구권 ② 국채·금융채권 및 불특정대상에 대해 발행하는 기업채권의 원리금 지급청구권 ③ 투자관계에 따라 발생하는 출자납입청구권 ④ 기타 법에 따라 소송시효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하는 채권청구권(의견 제1조). 즉 모든 채권청구권에 대하여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술한 경우에는 소멸시효의 항변을 하지 못한다.


3. 소멸시효의 주장 및 법원의 인정

1) 당사자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하여 소멸시효를 연장, 단축하거나 소멸시효의 이익을 미리 포기하는 행위에 대하여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의견 제2조). 이러한 규정은 소멸시효를 단축 또는 경감할 수 있다는 한국민법의 규정과 비교된다(한국민법 제184조 제2항).


2) 평등한 민사주체의 의사자치 및 사적 권리에 대한 자유처분원칙, 그리고 소멸시효제도의 입법취지에 따라 민사소송에서 당사자가 소멸시효의 항변을 하지 않은 경우 법원은 이를 석명하거나 직권으로 소멸시효를 적용하여 재판해서는 아니 된다(의견 제3조). 법원이 직권으로 소멸시효를 원용할지 여부에 대하여 일부 논란이 있었는데 ‘의견’에서 직권으로 원용할 수 없음을 확정하였다.

3) 권리자가 소멸시효 관련 항변권을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원칙상 권리자는 1심 기간 내에 소멸시효에 대한 항변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따라서 1심 종결 후 새로운 증거 등으로 소멸시효의 기간이 만료되었음을 입증할 수 없는 한 권리자가 2심에서 소멸시효 항변을 하는 경우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다. 당사자가 전술한 절차에 따라 소멸시효 항변을 하지 않고 소멸시효의 기간만료를 이유로 재심 또는 재심항변을 하는 경우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의견 제4조).


4. 소멸시효의 중단 사유

민법통칙 제140조는 ‘제소, 일방 당사자의 요구 제출 또는 의무이행에 동의’한 경우 소멸시효가 중단되어 새로이 기산된다고 규정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은 실제상 실행하기가 어렵고 판단기준이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이번 최고인민법원의 사법해석에서 이를 대폭 보완하였다.


1) 제소의 판단기준 
‘제소’와 관련하여 일방 당사자가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거나 구두로 소송을 제기한 날부터 소멸시효가 중단된다고 규정하였다(의견 제12조). 또한 ‘제소’와 동등한 소멸시효 중단효력이 있는 사항에 대해서도 그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사항에는 ① 중재신청 ② 지급명령신청 ③ 파산신청·파산채권 신고 ④ 권리주장을 위한 의무인의 실종 또는 사망선고 신청 ⑤ 제소 전 재산보전 신청·제소 전 임시금지령(가처분) 등 제소 전 조치 ⑥ 강제집행 신청 ⑦ 당사자 추가 신청 또는 소송참가통지 수령 ⑧ 소송 중 상계의 주장 ⑨ 기타 제소와 동등한 소멸시효의 중단효력을 발생하는 사항 등이 있다(의견 제13조). 즉 일반적 의미에서의 ‘제소’뿐만 아니라 법원이나 기타 심리기능이 있는 기관에 실질적으로 주장을 한 경우에도 소멸시효가 중단된다고 규정한 것이다.

2) ‘일방 당사자의 요구 제출’의 판단기준
권리자가 인민조정위원회 등 기타 법에 따라 민사분쟁을 해결할 권리가 있는 국가기관·사업단위·사회단체 등 사회조직에 민사권리 보호를 신청한 경우 소멸시효는 청구 일부터 중단된다(의견 제14조). 권리자가 공안기관·인민검찰원·인민법원에 신고하거나 고소하여 민사권리 보호를 청구한 경우 소멸시효는 신고 또는 고소한 날부터 중단되며, 상기 기관이 입건하지 않거나 사건취소 또는 불기소 결정을 한 경우 소멸시효기간은 권리자가 입건하지 않거나, 사건취소 또는 불기소를 알거나 알 수 있었던 날부터 다시 기산된다.

형사사건이 재판에 회부되면 소멸시효는 형사판결이 효력을 발생한 날부터 다시 기산된다(의견 제15조). 

3) ‘의무이행 동의’의 판단기준
의무자가 분기이행, 일부이행, 담보제공, 연기이행청구, 채무변제계획서 작성 등 승낙 또는 행위를 한 경우 ‘의무이행에 동의’한 것으로 인정한다(의견 제16조). 


4) 기타
전술한 민법통칙 제140조의 중단사유에 대한 구체적 판단기준 외에도 연대채권자 중 1인에게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발생한 경우 기타 연대채권자에게도 소멸시효의 중단효력이 발생하며, 연대채무자 중 1인에게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발생한 경우 기타 연대채무자에게도 소멸시효의 중단효력이 발생한다(의견 제17조).

채권자가 대위소송을 제기한 경우 채권자의 채권과 채무자의 채권에 대해 모두 소송시효 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의견 제18조). 채권이 양도된 경우, 소멸시효는 채권양도통지가 채무자에게 도달한 날부터 중단된다.

채무부담의 경우 기존 채무자가 채무에 대해 승인한 경우 소멸시효는 채무부담의 의사표시가 채권자에게 도달한 날부터 중단된다(의견 제19조).


5. 소멸시효의 정지사유(중국에서는 중지사유라고 함)

민법통칙 제139조는 “소멸시효 기간의 마지막 6개월 이내에 불가항력 또는 기타 장애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경우 소멸시효는 정지된다.

소멸시효 정지 원인이 제거된 날부터 소송시효는 계속하여 기산된다”고 규정하였다.

여기서 ‘기타 장애’의 기준이 애매모호하였는데 이번 최고인민법원의 사법해석에서 이를 아래와 같이 구체화하였다. ① 권리가 침해를 받은 민사 무능력자, 민사 제한능력자가 법정대리인이 없거나 법정대리인이 사망하거나 대리권을 상실하거나 행위능력을 상실한 경우 ② 상속 개시 후 상속인이나 유산관리인을 확정하지 못한 경우 ③ 권리자가 의무자 혹은 기타 인에게 지배되어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 경우 ④ 권리자가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기타 객관상황.


6. 소급효

2008년 9월1일 이후에 사건이 1심 또는 2심 계속 중에 있는 경우 ‘의견’을 적용하고 2008년 9월1일 이전에 이미 심사를 종료한 사건에 대해 재심하는 경우에는 ‘의견’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소멸시효는 정상적인 사회생활과 경영활동을 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고 유용한 제도이다. 하지만 소멸시효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각 나라마다 상당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중국만 비교하여 볼지라도 소멸시효의 기간에 대한 규정에서부터 적용범위 등에 모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통일된 민법전이 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멸시효제도는 민법통칙을 포함한 각 특별법에 산재되어 있으며 각별히 주의를 돌려야 할 부분은 소멸시효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이러한 ‘법률’보다 사법해석인 ‘최고인민법원의 민사사건 심리에서 소멸시효를 적용할 약간의 규정에 관한 의견’에 명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국에서 소멸시효와 관련하여 자신의 민·상사 권리를 적절히 보호하기 위해서는 동 ‘의견’의 내용을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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