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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스포츠분쟁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이재경 건국대 법대교수

Ⅰ. 서론

바야흐로 21세기는 스포츠, 나아가 문화의 시대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스포츠는 더 이상 생활체육 또는 단순히 운동행사와 같은 좁은 범주에 머무르지 않는다. 헌법상 문화국가를 표방하는 원리 그리고, 경제적인 부가가치 및 국제적 위상이 나타내는 스포츠의 정치적 의미는 스포츠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알리고 있다. 나아가 올림픽, 월드컵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박지성 선수가 뛰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등 세계적인 프로리그 등 세계적 스포츠 행사의 증가는 스포츠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 당사자의 등장, 다양한 분쟁양상에 따른 분쟁의 복잡화, 분쟁의 국제화는 스포츠 분쟁을 단순히 법원 등 전통적인 방법에 의한 해결에 맡기지 않고 있다. 소송제도 외의 방법, 이른바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제도가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 올림픽경기와 2002년 월드컵 축구경기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나라로서 올림픽 등 국제행사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2002년 동계올림픽 ‘김동성 사건’ 및 2004년 아테네올림픽 체조의 양태영 사건, 그리고 이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핸드볼 등 한국 선수들이 크고 작은 피해를 직접 당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비롯한 각종 국제스포츠분쟁 연구에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6년부터 한국스포츠중재위원회(KSAC)가 출범하기는 하였지만, 그 성과로는 2007년 1건의 처리실적만 있을 뿐, 아직 미미하다. 이에 스포츠분쟁의 전반적인 모습을 살펴보고, 세계적인 스포츠분쟁 해결기구인 CAS를 입체적으로 연구함으로써, 국내외의 스포츠분쟁에 대한 선진적 대안을 제시해본다.
 
II. 스포츠분쟁의 유형 및 특성

1. 유형


가. 분쟁의 내용에 따른 분류
스포츠 분쟁의 내용을 살펴보면, 경기 중에 발생하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분쟁이 가장 많다. 그 외에 선수의 자격, 도핑, 자치 규약 관련 (협회의 징계, 대표선수의 선발), 이적 갈등, 연봉 조정 (한국야구위원회 KBO 규약 제75조 내지 77조), 스포츠와 관련된 행정적 결정 및 규제(개최지 결정), 후원계약이나 중계권계약, 에이전트계약 등에 대한 분쟁을 꼽을 수 있다.

나. 분쟁의 영역에 따른 분류
전통적인 분류로는 직업 체육(Professional Sports), 올림픽, 학교 스포츠를 포함한 동호 체육(Amateur Sports)으로 분류되었지만, 프로 선수들도 올림픽에 출전하고, 적지 않은 외국 선수들이 국내 리그에 참가하는 현대 시대에는 국가를 넘나드는 프로리그(Professional League), 국가대항전(National competition)의 분류가 더 적합할 듯 하다.

다. 분쟁의 해결 방법에 따른 분류
해결 방법으로는 법원의 재판에 의하여 해결하는 실정법에 의한 해결 (재판상 해결), 스포츠 자치법이나 ADR을 포함한 기타 특별법에 의한 해결로 구분할 수 있다.

2. 특성

우선, 스포츠분쟁과 관련된 입법의 미비 및 선행 판례가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i) 전문성을 요하게 된다. 그 다음으로 스포츠행사의 긴급성, 연속성 및 다수의 이해관계인과 관련된다는 점, 비용의 부담이 점점 커진다는 점에 비추어 ii) 신속성도 그 특성으로 꼽을 수 있다. 아울러, 국제스포츠 행사 및 국제교류가 더욱 증거할 뿐만 아니라, ‘김동성 사건’에서 목격한 바와 정치적인 고려 및 국가 감정의 측면까지 감안한다면 iii)분쟁해결의 국제화의 추세도 또 하나의 특성으로 파악된다. 또한, 입법기능에 의한 법률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제정한 경기규칙, 각종 규약이 적용되며, 그 동안 독자적인 해결기구의 설립을 위한 노력이 줄기차게 있어왔다는 점도 iv) 분쟁 해결의 자율성이라는 모습으로 표출되고 있다.

III. 스포츠분쟁해결기구

1. 중재법상의 중재의 개념과 절차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의 모델중재법의 내용을 대폭 수용하여 1999년 개정되어 시행하고 있는 현행 중재법(법률 제6083호)은 국제 기준에 걸맞는 체계를 형성하여 분쟁해결의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상사 중재를 중심으로 대한상사중재원이 다양한 분쟁을 해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와 관련된 분쟁의 처리 실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2. 국제스포츠분쟁해결기구

(1)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위원회와 상소위원회
FIFA의 징계위원회는 법률전문가 자격을 갖춘 의장, 부의장, 일정 수의 위원들로 구성되어 각 국가의 축구협회와 축구단체, 임직원, 코치, 선수들이 FIFA의 규정이나 규칙, 경기규칙, 지시사항이나 결정 등을 위반한 경우에 징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특히, FIFA와 관련된 분쟁은 국가의 사법기관(법원 등)에 제소하지 않고 자치적인 분쟁해결기구(징계위원회 등 내부 기관 또는 중재판정부의 설치)에서 먼저 처리하도록 규정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2)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IOC는 국제법상 비정부기구(NGO)이지만, 2000년 11월1일 발효된 스위스정부와의 협정에 따라 사단법인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제법상 비정부기구로서 사단법인성을 인정받고 있는 IOC 집행위원회(Executive Board)는 올림픽과 관련한 개최지 선정, 선수의 자격 기준에 관한 지침 및 각국에서 IOC를 대표해서 활동할 IOC 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한다. IOC가 내린 결정의 해석 및 적용과 관련한 분쟁은 IOC 집행위원회가 단독으로 처리하고,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처리한다. 이하, CAS에 대하여 더 자세히 살펴본다.


IV.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1. 설립의 배경 및 역사

CAS는 198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안토니오 사마란치의 주도에 의하여 설립된 스포츠분쟁해결 기구이다. 출범 초창기에는 CAS 위원장이 IOC 위원을 겸하고, CAS 위원 60인중 30인을 IOC가 선출하며, 그중 15인은 IOC 위원을 겸하였을 뿐만 아니라, CAS 규정의 개정을 IOC 회기 중에 IOC 집행위원회의 제안으로 CAS 위원회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CAS 규정을 개정할 수 있는 등 독립성과 공정성이 문제되었다.

그리하여, 1993년 CAS 규정에 대한 개정이 시작된 이래, 1994년에 국제스포츠중재위원회(ICAS: International Council of Abitration for Sport)가 IOC, 하계올림픽스포츠연맹연합회(ASOIF)와 동계올림픽스포츠연맹연합회(AIWF)를 포함한 국제스포츠연맹(IFs),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등 3개 단체의 원조를 기초로 하여 CAS의 중립성을 제고해 나가기 시작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2. 조직구성

CAS는 상거래계약,  프로계약이나 초상권에 관련되는 문제 등을 취급하는 i)일반 중재부(Ordinary Arbitration Division), 스포츠 단체의 결정에 대해서 경기자 혹은 경기단체가 제소하는 경우에 분쟁을 해결해주는 ii)항소 중재부(Appeals Arbitration Division), 올림픽이나 영연방 대회,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축구대회 등을 위하여 임시로 설치되는iii)특별 중재부(Ad hoc Division of the CAS)로 구성된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도 특별중재부가 설치되어 대회가 열리는 동안 크고 작은 분쟁을 해결한 바 있다. 1996년의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설치된 이래, 특별중재부는 대회 기간 중에는 중재인이 항상 10명 정도가 특별중재재판소의 멤버로서 대기하고 있고, 원칙적으로 24시간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CAS는 약 200명 정도의 중재인의 명부를 갖추어 ICAS에서 선정한 중재인으로 구성된 중재판정부(패널)를 두고 운영한다. 통상의 중재에서는 당사자가 3명의 중재인을 선택하고,  긴급한 경우에는 ICAS가 지명한다. 중재 판단의 내용도 원칙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나, 항소중재재판부의 판단의 내용은 공개하고 있다.

3. CAS 관할의 근거

올림픽 경기와 관련된 분쟁에 대한 CAS의 전속관할에 대해서는 올림픽헌장 제59조에 그 근거 규정을 두고 있으며 IOC, NOC 기타 단체의 도핑 판정에 대한 CAS의 관할에 대해서는 올림픽운동 반도핑규정 제3장 제1조가 근거규정이 된다. 한편, 축구 경기와 관련하여, FIFA 정관 제60 내지 62조는 FIFA 각종 협회, 리그의 판정 이의에 대한 CAS의 관할을 규정하고 있다. 
 
4. 절차 및 특성

1) 중재판정부의 구성 및 절차
중재부는 1인 혹은 3인의 중재인로 구성하며, 중재인의 선정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되, 합의가 없다면 중재부 부장이 해당 중재인을 선정한다. 중재패널의 소재지는 스위스 로잔이 원칙이며, 그 언어는 불어, 영어 중 선택하되 당사자 합의 또는 중재부장의 캐스팅 보트가 가능하다. 담보제공의 조건으로 일반 민사절차에서와 같은 보전처분도 가능하다.

2) 보통중재부 및 특별중재부
우선, 보통중재부의 절차를 살펴보면 서면심리 후 비공개의 구술심리를 원칙으로 하되, 서면심리 단계 이후부터는 원칙적으로 증거의 추가 제출을 허용하지 않는다. 일반 민사절차와 같이 문서제출명령도 가능하되, 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중재신청 철회로 간주하며,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속행하여 판정 선고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준거법은 당사자의 합의로 정하되, 합의가 없는 경우에는 스위스법에 의한다. 중재 판정은 다수결 원칙으로 하지만, 위원장의 casting vote를 인정하고 있다.

한편, 항소중재부의 경우 보충성의 원칙을 채택하여, 그 단계 전까지 가능한 법적 구제 조치를 시도한 이후 중재부 제소를 허용하고 있다. 해당 단체의 규정 또는 특별 중재 합의가 있는 경우 그 제소가 가능하며, 제소기간은  항소대상 결정을 수령한 날로부터 21일 이내여야 한다.

항소중재부의 패널위원장은 항소 관련 연맹 등에게 서류를 요청할 수 있으며, 패널은 대체적 판정을 하거나 또는 파기 환송도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다수결 원칙이며, 위원장의 casting vote를 인정한다. 항소중재부는 심리(hearing) 절차를 생략할 수 있으며, 중재판정과 보도자료를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항소중재부는 항소요청서를 접수한 이후, 4개월 이내 판정를 내려 당사자에게 통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3) 올림픽경기 특별중재부
올림픽경기 특별중재부는 ICAS에서 설치하여 중재인, 중재부장, 사무국으로 구성된다. 특별중재부 사무국을 올림픽 경기장소에 설치하여, 올림픽 참가신청서에 관련 조항을 마련하여 올림픽경기 관련 분쟁의 배타적 관할 근거를 부여하고 있다. 시간적인 범위로 경기진행 중 또는 개막식 직전 10일 동안의 분쟁을 모두 포함하며, 원칙상 중재지는 스위스 로잔이므로 준거법, 집행지법은 스위스법이다. 신청서 접수 후 24시간 이내 결정하여 즉시 집행해야 하며, 중재판정에 대한 항소, 이의제기 불가하지만 일부분에 대해서만 판정한 경우 통상CAS절차에 회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4) CAS 분쟁사건 처리현황
CAS에 제기되는 스포츠 분쟁의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2000년 76건 2001년에는 42건, 2002년에는 86건, 2003년에는 109건이 제기된 바 있고, 2003년에는 107건(보통중재절차 61건, 항소중재절차 46건), 2004년에는 271건(보통중재절차 9건, 항소중재절차 252건, 특별중재절차 10건), 2005년에는 198건(보통중재절차 9건, 항소중재절차 185건), 2006년에는 204건(보통중재절차 17건, 항소중재절차 175, 특별중재절차 12건), 2007년에는 252건(보통중재절차 22건, 항소중재절차 230건)이 처리되었다. 올림픽 경기 중에 설치되어 활동하는 특별중재부의 경우에는 1996년에 6건, 1998년에 5건, 2000년에 15건, 2002년에는 8건, 2004년에는 10건, 2006년에는 12건이 처리되었으며, 2008년의 처리 자료는 현재 집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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