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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사내변호사의 법적 지위와 변호사법 제34조 제4항

최승재 경북대 법대교수(변호사)

I. 2008년 여름, 사내변호사를 생각하며

지난 8월 말 한국법률가대회가 개최되었다. 그 중 한 세션인 사내변호사 분야의 토론을 맡으면서 사내변호사 직역에 대한 관심이 하나의 세션을 만들 정도로 증가하였다는 것에 대하여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었다. 지난 8년 반 정도의 기간 동안 삼성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사내변호사로 일하면서 느끼고 생각하였던 것을 전하면서, 법률적인 문제에 대하여도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만 하고 정작 어떤 문제가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는 시간과 지면 등의 제한으로 언급을 하지 못했다.

법률적인 점이라는 것은 요약하면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시대상황에 맞추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변호사들이 사내변호사 직역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변호사로서 독립성을 지키면서 공익과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양립되는 요구를 달성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하여, 이를 뒷받침하는 변호사법을 중심으로 한 법률적인 정비를 언급한 것이다. 변호사법 외에도 사내변호사의 업무처리와 관련하여 업무처리규정(business conduct code)과 윤리규정(ethic code)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전자의 예로 송무수임제한규정이 이미 변호사회의 내부적인 가이드라인이라는 형식으로 제시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송무수임제한과 같은 것은 단편적인 것이고 전반적인 업무처리와 관련하여 사내변호사로서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면서도 변호사 전체의 관점과 사내변호사의 관점을 조화한 업무처리와 관련된 규정들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사내변호사 제도 활성화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자의 경우는 어찌 보면 전자의 경우보다 더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로지 예상이기 때문에 견해나 전망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사내변호사 수가 증가하는 한편, 사내변호사의 최초 시작점이 사내변호사가 소속되는 집단 내에서 점차 하위직급으로 임용되는 것이 추세화된다면 윤리의 문제는 더욱 사내변호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내변호사들을 위해서라도 조문화를 통한 규범화가 요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자 모두 변호사협회 차원에서 정비가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법무부나 관련 정부기관도 물론 참여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지만 자율규제기관으로서 변호사협회의 역할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사리에 맞는 일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고려점을 우선 윤리규정과 관련하여 논급하고자 한다.


II. 변호사 윤리의 특징

대한변호사협회의 법제위원으로서 변호사법 관련 질의를 받게 된다. 부족한 경험이지만 변호사법 질의의 많은 부분이 수임제한과 관련된 사안이었던 것 같다. 이런 수임제한과 관련된 사안을 포함한 변호사법 질의는 변호사법 및 변호사윤리장전을 판단의 근거로 하여 검토한다. 변호사윤리장전은 변호사법의 관련 사항을 상세화하였고, 자율규제기관으로서의 대한변호사협회를 포함한 지방변호사회의 기준자로서 기능한다. 이러한 변호사윤리장전의 전반적인 개정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변호사윤리규정은 우리의 경우만이 아니라 미국의 경우에도 규범이며 단순한 도덕률이 아니다. 변호사가 윤리규정을 위반하였다면 그것은 변호사가 어떻게 그런 비도덕적인 일을 할 수 있어 하는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넘어서 직업윤리이기 때문에 일정한 경우에는 자율규제기관인 변호사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직업윤리(professional ethic code)의 특징이다.

직업윤리의 경우에는 특성상 그 직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사회전반에 인프라 스트럭처(infrastructure)로서 기능하는 공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직업의 경우 그 직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집단에 대해 일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자율적인 규제를 통하여 직종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로서 주어져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직업윤리의 규범성이 도출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직업윤리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변호사들에게 업무매뉴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가능한 상세하게 작성되는 것이 옳고 단순히 다른 법률규정을 제정하는 것과 같이 룰 북(rule book)처럼 조문화하여 기술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변호사수의 증가에 의하여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이 감소하게 되면 이러한 부분들을 매뉴얼 형식으로 각 변호사들에게 제공하여 직업윤리를 필요할 경우에 스스로 찾아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는 우리 대한변호사협회의 경우에는 법제위원회에서 기존에 축적하여둔 선결례들이 있다. 이를 적절히 반영한다면 좀더 생동감 있고, 실제 적용력이 높은 윤리규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까지의 논의는 변호사 전반에 해당되는 논의이고 사내변호사에만 국한되는 논의는 아니다. 오히려 이 지점에서 언급하고자 하는 점은 이러한 윤리규정을 만들 때 사내변호사와 관련하여서는 독립된 장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III. 사내변호사 윤리의 특징

사내변호사의 지위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지속적으로 받아온 질문이다. 사내변호사는 고용관계인가 아니면 위임관계인가? 사내변호사들은 입사절차를 거치고, 대개 경력 사원 교육을 받고, 경력을 인정받는 사원으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근로자로서 대우받고, 실제로 근로자로 행동하고 있다. 임원으로 상무 등의 직함으로 시작하는 경우도 이러한 점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굳이 나누자면 변호사여서가 아니라 임원으로 업무를 시작하는 경우에는 임원이기 때문에 회사와의 관계에서 위임관계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렇게 보면 임원이 되지 않는 한 사내변호사와 회사의 관계의 실질은 고용관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는 직업윤리라는 관점에서 위임관계에 있다. 이 점은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변호사를 사는 것인지, 변호사를 고용하는 것인지, 변호사를 수임하는 것인지와 무관하게 법률적인 관점에서 변호사의 공익적인 지위를 감안하여 규정하는 법적 규정태로 이해한다. 이렇게 법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변호사는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고, 공익적 관점을 또 다른 업무처리에 있어 기준자로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사내변호사는 업무의 실제와 법적 요구라는 양자의 충돌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첨예한 지점에 존재하는 변호사의 존재양식이 되는 것이다. 이점이 사내변호사 윤리에서의 특징이다. 비교법적으로 보면 지면관계로 상설을 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점에 대하여 미국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위임관계적인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유럽공동체의 경우에는 근로관계로서의 실질에 더 중점을 두는 것으로 이해된다.

더구나 만일 사내변호사로 취업하면서 변호사로서 등록은 하되, 즉시 또는 일정기간 이후 변호사를 휴업하고 회사의 직원으로서만 근무하는 경우라면 변호사 자격이 있다는 것뿐 이 경우에는 변호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으므로 변호사윤리가 아니라 근로기준법 기타 근로관계법만이 적용대상으로 할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 휴업 중인 변호사라고 하여 일정한 경우 변호사법 등에서 특칙을 두는 경우에는 휴업으로 인하여 일정한 제한이 있을 뿐 변호사임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휴업중인 변호사라고 하여 변호사윤리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좀더 근로자로서의 성격이 강화되어 있어 변호사로서 휴업 중인 상태에서 사내변호사로서 근무하는 경우에 이를 어떻게 달리 취급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이견이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이해의 차이를 쉽게 볼 수 있는 예가 바로 변호사의 의뢰인과의 특권(Attorney Client Privilege)과 관련된 사항일 것이다. 우리의 경우에는 물론 과연 이러한 권리가 로펌에서 문서나 이메일 등에 열심히 표시를 하기는 하지만 우리 법이나 규범상 근거가 있는 것인지, 내지 인정되는 것인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에는 분명히 인정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주지하는 바와 같다.

미국의 경우에는 이를 포기하지 않으면 사내에서 사내변호사로부터의 의견을 묻는 경우에는 사내변호사도 변호사라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에 보호가 되는 것으로 이해가 되는 반면, 유럽의 경우에는 사내변호사의 경우에는 변호사로서의 성격보다는 근로자로서 종속적인 피용자이므로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의 경우 비밀유지의무와 관련된 일련의 논점들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인지 우리법의 관점에서 검토해야 볼 실익이 있을 것이다.

정리하면 사내변호사 윤리의 특징은 고용관계 내지 근로자성과 변호사로서의 독립성이라는 두 가지 점의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항상 발생하는 영역이라는 점에 있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별도의 장에서 특징점이 반영된 윤리규정이 만들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아울러 이를 위하여 변호사윤리장전 개정에 있어서도 새로운 시대 변화와 시대적인 요구를 반영하여 법무법인에 대한 장을 변호사법과 윤리장전의 개정에서 새로 쓰고 추가하였던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새로 추가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참여시켜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IV. 변호사법 제34조 제4항

마지막으로 사내변호사의 고용이라는 문제와 관련하여, 검토하여볼 실익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의 사내변호사라는 개념은 이전 사내변호사들이 임원으로 들어가는 것이 당연하였던 시절에는 개념적으로 위임관계와 고용관계의 대립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로지 문제가 되는 것은 변호사의 직무를 하기 위하여 변호사 개업을 하고 변호사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 것과 회사에 임원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병립하기 위하여 변호사협회에서 겸직허가를 하는 것이 필요하였을 것이다.

지금도 이러한 방식으로 사내변호사로 업무를 시작하고 있고, 사내변호사의 소송사건수임제한도 겸직허가의 요건의 하나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겸직허가의 요건을 변경함으로써 사내변호사로서 요구되는 특징점을 반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러한 제도 운용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겸직이라는 것이 반드시 임원으로 근무하는 것만 겸직이 되는 것은 개념적으로 아니다. 최근 사내변호사로 국내변호사가 대리 말년차로 취업하는 회사도 있다고 하는바, 이런 회사의 경우에도 대리로 겸직한다는 것도 개념적으로 겸직허가로 포섭하지 못할 바는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겸직허가라는 시스템을 중심으로 현행제도가 반드시 변경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변호사법 제34조 제4항은 “변호사가 아닌 자는 변호사를 고용하여 법률사무소를 개설·운영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사내변호사의 경우 사건에도 법리상 법률사무소를 개설한 상태이고, 회사에 고용되어 있으므로 앞의 제34조 제4항의 문제가 있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더구나 송무사건의 처리와 관련하여 현행규정에서도 제한된 수이기는 하지만 처리할 수 있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사건의 특성상 스스로 처리해야 할 필요도 있으며, 외국변호사와의 관계에서 특장점으로 국내변호사들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도 일정한 사건의 처리를 가능하게 해 줄 필요가 있다는 입법정책적인 요구를 감안한다면 위 규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있다고 본다.

해석상으로 위 규정은 변호사 아닌 자가 변호사를 고용하여 법률사무를 영리사업을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할 것이므로 사내변호사의 경우에는 고용관계에 있기는 하지만 사내변호사를 고용한 사업주가 자신이 법률 사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전자전기제조업이나 소프트웨어 제조 판매업 등을 영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관련 법률자문을 사내변호사에게서 구하는 것이지 법률사무를 수익원으로 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런 경우의 고용까지 금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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