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연구논단

사회적 변화에 대한 헌법재판소 반응

유타 림바흐 (전 독일 헌법재판소장)

사회의 진화는 사회생활에 대해 그 법적인 틀을 형성하고 적용해야 하는 모든 이들에게 도전이 된다. 사회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독일의 헌법이나 낡은 법률 텍스트의 입법자가 상상하기 힘들었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독일 헌법 제6조에 의해 국가의 특별한 보호를 향유하는 ‘가족’의 개념을 떠올려보자. 독일 헌법 제6조 제1항: 혼인과 가존은 국가질서의 특별한 보호 아래에 있다.

1948년 독일 헌법 제정 당시와 같은 방식으로 가족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또 한편 가족들은 이전과 달리 좀 더 다양한 방식과 모양으로 존재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 결혼 비율은 감소하고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동거 비율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결혼한 부부와 그들의 자녀로 이뤄진 ‘전통적인’ 가족 모델 외에 한부모, 양부모나 이른바 임시가족과 같은 예들도 발견된다.

연방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화답하였다. 재판소는 남편과 아버지의 지배를 삭감하는 사례에서 보듯 때때로 사회적 변화에 발맞추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것은 종종 한참의 주저함 후에야 이뤄진다. 부모가 결혼하지 않은 채 그들의 아이와 함께 살 때 그것을 법적인 의미에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과 관련하여, 연방헌법재판소는 그 혼외자가 그들의 부모 각각과 갖는 관계가 헌법적으로 보호되는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재판소는 그 부모가 자녀와 갖는 비혼 동거관계 자체를 헌법적 의미에서의 가족으로 취급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재판소는 가족에 대한 헌법적 보호가 관청에의 등록여부에 의해서 결정될 수 없다고 보게 되었다. 합당한 보호를 받아야 할 점은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서 상호 협조한다는 그 점에 있다고 본 것이다. 이후 재판소는 가족의 법적 관념을 사회적 실재에 맞추고 헌법 제6조 제1항의 보호를 ‘아이에 대해 연대책임을 갖는 부모의 안정적인 결합체로서의 사회적 가족’에까지 확장하였다.

연방헌법재판소 제1부는 ‘결혼’의 개념과 관련해서도 그것이 사회적 변화의 대상이 됨을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결혼이란 ‘남자와 여자의 결합’이라는 개념적 전제를 인정한다. 이에 따르면 동성조합에 대해 법적인 틀을 제공할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그것을 결혼제도로서 취급하지는 않는 것이다.

이제 다시 헌법재판소가 판결시 사회적 실제의 변화에 적응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하는 논의로 돌아가 보자. 구속적이거나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헌법해석원칙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해석의 일반원리(문리해석, 역사적 해석, 목적적 해석, 체계적 해석 등)는 헌법규범의 해석에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뿐이다.

위에서 든 헌법 제6조의 법문을 보면 헌법이 넓은 개방성을 가진다는 점이 드러나고 그에 대한 해석의 한계를 설정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헌법은 적용되기 전에 먼저 필수적으로 판독되어야 할 원리들을 담고 있는데, 이같은 헌법의 특징이 헌법재판소로 하여금 시간적 변화에 맞춰 해석을 해나가도록 허용한다.

따라서 우리가 헌법을 사회적 변화에 적응할 가능성을 열어둔, 살아있는 도구로 생각한다면, 헌법재판관이 조문 해석을 함에 있어 헌법기초자가 처음 생각한 것에 한정될 수는 없음이 분명하다. 헌법해석은 과거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현재의 사회적 가치에 따른 헌법의 해석을 암시하는 것으로서, 그 결과 입법 원래 의도에 충실한 해석원칙을 따르는 것이 오히려 헌법기초자의 진정한 의사에 반하는 것일 수 있다. 선례의 권위에 대해서도 유사한 숙고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민주적으로 선출될 입법자로서 의회에게 유보되어야 할 권능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 헌법재판소의 권력을 어떻게 제한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을 갖게 된다.

연방헌법재판소의 판례를 분석해 보면 재판소가 다른 정부기관이 책임을 져야 할 영역을 인정해 주려고 해 왔음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에 대해 법과 정치 간의 줄타기에서 어떤 유용한 판단을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척도 목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입법과 헌법재판의 영역이 부분적으로 겹칠 때 이들이 서로 명확하게 구분될 수는 없다. 결국 판단의 척도는 헌법의 구조적 원리가 될 것인데, 그 원리는 사법심사와 정치활동 간 상호작용과 길항작용을 모두 그 대상으로 한다. 이 내용은 매우 추상적인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헌법재판관에 대한 구속력 없는 호소라고 잘못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지켜져야 할 것은 헌법적 명령의 충족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