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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공물의 성립·폐지 문제점에 관한 소고

김중권 중앙대 법대교수

Ⅰ. 對象判例

1. 대법원 1999. 5. 25. 선고 98다62046 판결의 요지

구 조선하천령(1927. 1. 22. 제령 제2호, 폐지) 제11조 및 같은영시행규칙(1927. 5. 7. 조선총독부령 제46호) 제21조, 구 하천법(1961. 12. 30. 법률 제892호) 제2조, 제12조, 제13조 및 현행 하천법(1971. 1. 19. 법률 제2292호로 전면 개정된 것) 제2조 제1항 제2호 등 관련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하천이 통상 자연적 상태에 의하여 공물로서의 성질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그 종적 구간과 횡적 구역에 관하여 행정행위나 법규에 의한 공용지정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국가가 공공성의 목적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행정재산이 된다고 할 것이고, 이것은 이러한 법 규정들이 준용되는 준용하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대법원 2007.6.1. 선고 2005도7523 판결의 요지

국유 하천부지는 자연의 상태 그대로 공공용에 제공될 수 있는 실체를 갖추고 있는 이른바 자연공물로서 별도의 공용개시행위가 없더라도 행정재산이 되고 그 후 본래의 용도에 공여되지 않는 상태에 놓여 있더라도 국유재산법령에 의한 용도폐지를 하지 않은 이상 당연히 잡종재산으로 된다고는 할 수 없으며, 농로나 구거와 같은 이른바 인공적 공공용 재산은 법령에 의하여 지정되거나 행정처분으로 공공용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경우, 또는 행정재산으로 실제 사용하는 경우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행정재산이 된다.


3. 대법원 1993.6.22. 선고 92다29030 판결의 요지

직선도로인 위 신도로가 뚫려 주민들이 그곳으로 통행하게 되고 종전에 도로였던 이 사건 계쟁토지부분 위에 위 갑이 변소를 지어 이를 점유하게 된 경위가 만일 원고의 주장과 같이 국가와 위 1341의 1 대지 소유자이던 위 갑 사이의 교환약정에 기인한 것이라면 이 사건 계쟁토지부분은 묵시적으로 공용폐지되었다고 봄이 상당하여 시효취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할 것이고, 비록 그 교환약정에 따른 등기절차가 이행되지 아니하여 공부상 위 신도로 부분의 소유권이 피고에게 넘어가지 아니하였으며 이 사건 계쟁토지부분의 소유권이 피고에게 남아 있어 제주시가 이 사건 계쟁토지부분을 국유의 행정재산으로 보고 원고의 이에 대한 시효취득기간 만료 후에 판시와 같이 이 사건 계쟁토지부분의 일부에 관하여 위 을에게 도로점용허가를 하여 그로부터 점용료를 징수하였다 하더라도 사정이 달라지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Ⅱ. 問題의 提起

일찍이 대법원 1969.6.24. 선고 68다2165 제1부 판결이, 하천부지와 관련해서 그것의 명시적인 용도폐지가 없는 한 잡종재산이 될 수 없다고 처음으로 판시한 이래, 판례의 기조가 바뀌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참조: 대법원의 1993. 4. 13. 선고 92누18528 판결과  1997. 8. 22. 선고 96다10737 판결 등), 수시로 동지의 판례가 등장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하천구역 특히 유수를 전제로 한 하천부지( 구 하천법 제2조 제1항 제1호 가목)의 공물로서의 성립과 관련하여 이상의 판례는 다소간의 그러나 매우 중요한 편차를 노정한다. 그리하여 행정법문헌상으로, 대법원 1999. 5. 25. 선고 98다62046 판결 등을 들어 자연공물에 대해서도 법률에 의한 공용지정이 인정되고 있다는 주장(대표적으로 김남진/김연태, 행정법Ⅱ, 2008, 357면)이 있는 반면, 대법원 2007.6.1. 선고 2005도7523 판결 등을 들어, 판례가 자연공물에 대해선 공용지정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한다고 지적되기도 한다. 양자의 주장은 상호 배척되는 것이어서 이에 대한 정리가 없는 한, 관련 논의는 그저 분분할 따름이지 구체적 문제해결의 착안점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하천부지의 성립을 둘러싼 이런 논의현황에서, 그것의 공용폐지여부가 거듭 문제가 된다. 한편 통상 공물의 성립행위 즉 공용지정(과거의 공용개시) 및 공용폐지에는 명시적인 양태만이 아니라, 묵시적인 양태도 허용되는 양 기술하고 있다. 취득시효를 저지 또는 허용할 수 있는 후자에 관한 바른 이해가 모색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의 바른 접근이 저해된다. 이하에선 비록 한정된 지면이나마, 대상판례의 문제점을 통해 공물성립·폐지에 관해 나름의 체계를 도모하고자 한다. 


Ⅲ. 法律的 公用指定의 問題

어떤 사물에 대해서 공물로서의 특별한 법적 지위를 부여하여 사적 거래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선, 그것에 반드시 법적 행위를 필요로 한다. 그것이 바로 공용지정이다. 즉 그것에 의해, 해당 시설의 제공목적이 확정되고, 공중에 의한 이용이 규율된다. 공용지정의 법형식과 관련해선, 크게 두 가지 입장으로 나뉜다. 즉, 행정행위적 공용지정에 한정하여 접근하는 입장과 행정행위 이외에 법률, 법규명령 및 관습법에 의한 공용지정도 인정하는 입장이 맞선다. 양자의 입장은 자연공물에서 극명하게 표출된다. 전자의 전통적인 입장이 자연적 상태 그 자체로 당연히 공물의 성질을 취득하는 것으로 보는 반면, 후자의 입장에선 행정주체의 의사적 행위인 법적 행위의 존재를 관철하고자 한다.

한편 일찍이 대법원 1979.7.10. 선고 79다812 판결은 신·구 하천법에 있어서 하천구역의 결정방법이 다름을 분명히 판시하였다. 최근에도 대법원 2007.9.20. 선고 2006다6461 판결은, 「1961. 12. 30. 법률 제892호로 제정되어 1962. 1. 1.부터 시행된 구 하천법(1971. 1. 19. 법률 제229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하에서는, 준용하천의 하천구역은 그 명칭과 구간이 지정, 공고되더라도 이로써 하천의 종적인 구역인 하천의 구간만이 결정될 뿐이고, 하천의 횡적인 구역인 하천구역은 별도로 구 하천법 제12조에 따라 관리청이 이를 결정·고시함으로써 비로소 정하여지고, 1971. 1. 19. 법률 제2292호로 전문 개정되어 1971. 7. 19.부터 시행된 구 하천법(1999. 2. 8. 법률 제589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및 1999. 2. 8. 법률 제5893호로 전문 개정되어 1999. 8. 9.부터 시행된 하천법하에서는 위 각 법이 하천구간 내의 토지 중에서 일정한 구역을 하천구역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에 해당하는 구역은 당연히 하천구역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즉 1971.1.19. 이전엔 명시적으로 관리청의 하천구역결정을 요구하였지만, 그 이후엔 하천부지는 관리청지정토지구역의 경우를 제외하고선 해당부지가 법률상의 하천부지요건을 충족하면 그것으로써 공물이 되어 버린다. 이런 법현상을 두고서 법적 행위를 개재시켜 바라볼 것인지 여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고찰되어야 한다. 공용지정을 행정행위형식의 그것만으로 국한하여 이해하는 입장에선, 하천부지의 공물적 지위가 별다른 공용지정 없이도 성립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공물 특히 공공용물의 보통사용이 사권행사제한의 효과를 야기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적 행위로서의 공용지정의 요구를 관철하지 않는 것은 그로부터 비롯된 법효과를 도외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즉 바탕행위를 법적 행위로 설정하지 않은 채, 그것의 법효과를 설득력있게 논증하기란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독일에서의 통설 역시, 사물이 고권적 법적 행위를 통해 특별한 공법적 이용질서하에 놓이게 되어야만, 그것이 법적 의미상의 공물이 된다고 본다(Vgl. Papier, in : Erichsen/Ehlers(Hrsg.), Allg. VerwR 13.Aufl. 2005, § 39 Rn.1).

법률에 의한 공용지정을 인정할 때, 과연 무엇으로 즉, 어떤 법률규정으로 그것을 포착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법률적 공용지정을 인정하는 입장에선, 하천구역과 관련하여 구 하천법(2008.3. 21. 법률 제897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동일) 제2조 제1항 제2호 가겞챳다목의 성립요건을 그것에 견준다.

그런데 동조항은 하천구역의 성립요건은 되지만, 하천구역에 대해 공물로서 특별한 공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근거로 삼기에는 미흡하다. 참고로 독일에서 법률적 공용지정으로 드는 실정법상의 예를 보면, 연방하천에서의 항해자유를 규정한 연방수로법(WaStrG) 제5조와 비행기에 의한 공간의 자용이용을 규정한 항공법(LuftVG) 제1조를 든다. 우리의 하천법에선 법률적 공용지정을 근거지울 수 있는 명시적 규정을 찾을 수 없기에, 하천법 전체를 두고서 모색하여야 한다. 하천을 국유로 규정한 구 하천법 제3조를 결정적인 근거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동조항은 프랑스나 독일 일부 주에서 채용한 -사소유권에 의거한 처분이나 거래를 배제하는- 공소유권제를 표방하기 때문이다(이에 관해선 김남진/김연태, 앞의 책, 366면). 그런데 엄밀히 말해, 구 하천법 제2조 제1항 제2호와 제3조에 의거한 하천구역의 편입은 일종의 재산권의 내용결정 이나 입법적 수용처럼 그 자체가 재산권제약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용지정이 소유권자에 대한 개입행위(Eingriffsakt)는 결코 아닌 점에서(Forsthoff, VerwR Ⅰ, 1973, 384; Papier, a.a.O., § 39 Rn.10), 반론이 제기될 법하다. 그런데 ‘하천의 점용허가’에 관한 구 하천법 제33조의 반대해석을 통해서 하천의 보통사용적 출발점을 쉽게 도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맥락을 감안하여 구 하천법 제2조 제1항 제2호, 제3조, 제33조를 법률적 공용지정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 이처럼 법률적 공용지정을 근거지우려는 입장에 서면, 구 하천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공물인정의 관건이 되기에, 법률개정을 통한 공용폐지가능성이 펼쳐지지 않는 한, 하천부지의 잡종재산화는 원천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실 자연공물의 경우 공용지정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오히려 분쟁을 촉발시킨 측면이 있다. 

요컨대 대법원 2007.6.1. 선고 2005도7523 판결은 사실행위적 뉘앙스를 풍기는 공용개시행위란 용어를 사용한 점, 하천부지에 당연히 공용지정의 부재를 연계시킨 점에 문제가 있다. 하지만 비록 인공공물의 경우라 하지만, 법령에 의한 공용지정을 인정한 점은 주목을 끈다. 한편 하천법의 2008.3.21. 개정(법률 제8974호)으로 1971.1.19 이전과 같은 하천구역결정제(동법 제10조)가 도입되었기에, 현행 법상황은 이상의 판례가 근거한 법상황과는 매우 다르다. 즉 이젠 하천구역(하천부지)은 행정행위적 공용지정의 대상이 되고, 전적으로 인공시설인 하천시설만이 법률적 공용지정의 대상이 된다.

Ⅳ. 默示的 公用指定의 問題

통상 -도로의 공용지정의 경우처럼- 법령상 공용지정이 명시적인 것에 한하지 않는 한, 묵시적 공용지정을 명시적 공용지정과 더불어 병렬적으로 기술하고 있다(반면 류지태 교수는 오늘날 공용지정형식의 엄격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것을 부정한다. 동인, 행정법의 이해, 2006, 410면). 공용물의 경우에 공공용물과 달리 공용지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두고서 의견이 분분하다. 공물로서의 여러 가지 법적 특수성(취득시효진행의 저지 등)을 단순한 사실적 소여만으로 성립시킬 수는 없기에, 공물적 지위를 설정하는 법적 행위의 필요성이 공용물의 경우에도 관철되어야 한다(동지: 홍정선, 행정법원론(하), 2008, 485면). 그런데 공용물의 경우에 원칙적으로 일반공중을 대상으로 하지 않아서, 법령상으로 명시적인 행위가 요구되지 않는 한, 공용지정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실제적 사용에 제공된 경우가 많아서 원칙적으로 정형적인 공용지정이 행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여기선 공용지정이 일련의 행위(사물의 조달·제조·재고조사·사용)를 통해서 표시된 것으로 간주된다고 하겠다(Papier, a.a.O., § 39 Rn.12).

묵시적 공용지정은 법적 행위의 존재를 상실하지 않게 하는 효과적인 법제도인데, 전술한 바와 같이 그것의 유용성은 특히 공용물의 경우에 확인된다. 묵시적 공용폐지를 인정한 판례(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다15924 판결; 1990.11.27. 선고 90다5948 판결 등)가 보여주듯이, 묵시적 공용폐지나마 상정하지 않으면, 취득시효의 진행을 둘러싼 논쟁에서 설득력있는 논증을 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공용폐지는 공용지정의 반대행위(actus contrarius)로서 공용지정의 형식으로만 가능하기에, 묵시적 공용폐지는 묵시적 공용지정을 전제로 하여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묵시적 공용지정의 경우엔 명시적 공용폐지가 당연히 통용될 수 있다). 이 점에서 명시적 공용지정이 통용되는 도로에 대해서 묵시적 공용폐지를 전제로 논증을 한 대법원 1993.6.22. 선고 92다29030 판결은 문제가 있다. 오히려 사인이 국가와 체결한 교환약정을 공용폐지를 갈음하는 행정(공법)계약으로 인식하면 무리한 묵시적 공용폐지를 거론할 필요가 없다.

묵시적 공용지정(나아가 공용폐지)의 이해가 문제된다. 우선 분명히 해야 할 점은 묵시적 공용지정은 행정적(행정행위적) 공용지정의 문제이어서, 이는 곧 묵시적 또는 추정적(stillschweigend oder konkludent) 행정행위의 문제이다. 단순한 침묵과 구별짓는 결정적인 잣대는, 해당 사물이 일정한 공적 목적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행정청의 의사가 대외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서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이를 위해선 장기간의 관례로도 충분하며(OVG Bremen NJW 1990, 931. 동지: 홍정선, 앞의 책,  485면), 분명한 표시가 없을 때는, 법원은 증빙으로부터 그런 표시의사를 도출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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