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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단

특허괴물 : IT 파이낸스와 수익화

최승재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I. 서 론

‘특허괴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특허 트롤(patent troll)’은 그 역어도 다양하여 ‘특허관리회사’와 같은 용어 등 복수의 용어가 경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트롤링 사업(trolling business)은 그 자체로 괴물도 아니고, 단지 특허를 공격적인 수익성 있는 사업을 하기 위한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는 회사일 뿐으로 그 자체는 중립적이라고 본다.

이러한 사업의 연원은 특허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서 기인한다. 현대 IT 기술의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기업인 Xerox사의 PARC(Palo Alto Research Center)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업의 연구소에서 당해 회사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독점적인 배타권을 취득하기 위하여 출원되고 등록되었고, 문제가 생기더라고 방어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비용센터(cost center)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부 회사들, 예를 들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같은 회사들이 특허를 공격적으로 라이센싱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보여주게 됨에 따라 특허와 관련된 부분이 단순히 비용센터로 이해되던 것을 넘어서 수익센터(profit center)로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트롤링이 사업이 될 수 있고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생겼다. 그 뒤 자체 사업에서 부진을 겪던 Xerox도 라이센싱을 통해 많은 수익을 발생시키는 회사의 대열에 들어섰고, 또 다른 거인 IBM도 수익센터로 자산의 특허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개인발명가의 특허를 양도받아 소송을 제기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회사로 불리는 회사들이 언론상으로는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고, 펀드 형식으로 국내에 진입하는 회사들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 향후 이와 관련된 분야는 특허법의 집행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이슈들을 야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라는 관점에서 특허청을 비롯한 유관기관도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고, 기업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문적으로 2006년 정도부터의 논문들이 미국에서 e-bay 사건 이후 발견되고 있다. e-bay 사건은 주지하는 것과 같이 역시 특허괴물이라고 불리는 회사 중의 하나인 MercExchange사가 e-bay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사건으로 이 사건의 쟁점은 소위 자동적 가처분(Automatic Injunction)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 사건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가처분이 특허괴물의 수익모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기 때문에 이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하는가에 따라 향후 특허괴물사업의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II. 회사의 수익부문에서 독립적인 사업으로

한 기업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문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에서 수익모델을 발견할 이상 그것이 반드시 기존 대기업들의 사업 부문에 그칠 이유는 없었고, 독립적인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 수익성이 어느 정도 담보될 것이라고 이해한 몇몇 엔지니어나 사업가들은 투자자들을 모집하여 펀드를 조성하고, 펀드운용의 목적사업으로 특허권 등을 매입하고, 매입한 특허를 공격적으로 제조회사들에게 라이센싱함으로써 벌어들이게 되는 로열티를 통해 수익을 얻고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이러한 모델에 기초한 파이낸싱을 시작하게 하게 된다.  

IT 파이낸싱의 특징은 당해 기술 및 그 기술이 사용되는 사업에 대한 이해가 철저한 이해가 필수적이므로 해당 분야의 엔지니어와 법률전문가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IT 파이낸싱을 함에 있어 투자자에게 이러한 수익모델이 실제로 작동할 것이고, 이를 통해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아울러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분명하게 인식하도록 하기 위하여 관련 산업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기존의 회사들이 수행하는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특허 포트폴리오의 운용과 달리 IT 파이낸싱을 통한 특허 라이센싱과 이를 통한 수익의 창출의 경우에는 오로지 이것만이 사업이 되는 것이므로 많은 돈을 들여서 스스로 연구 개발을 하는 것은 애초에 사업 목적상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와 비교하여 소위 ‘리서치 벤처’(Research Venture) 회사들의 경우에는 연구개발만을 업으로 하고 이를 라이센스하여 수익을 발생시키는 회사이므로 스스로 연구개발을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유형의 회사의 경우에는 스스로 연구 개발을 할 수도 있지만 수익성이라는 면에서는 연구 개발을 직접 수행하는 경우 가지게 되는 연구 개발이 실패할 위험성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특허권을 매입하는 것이 훨씬 높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높을 확률이 있다고 밖에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결국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낮은 매입단가로 특허를 사들여서 높은 가격으로 특허권을 양도하거나 아니면 높은 로열티를 받고 라이센스를 하여야 할 것인데, 특허의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다양한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III. 2차적인 특허시장과 수익화

사실 특허괴물이라고 불리는 회사들이 가지는 이러한 수익모델은 발명자의 관점에서 보면 특허를 유동화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여가 있다. 특허가 그 자체로 실시되어 제품의 제조 등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사업자금에 대한 파이낸스의 부담이 있고, 발명자가 이러한 자금조달을 잘 해서 사업을 성공시키는 일련의 일을 다할 수 있고 그래서 성공하는 모델을 보여줄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 발명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줘서 혁신에 대한 사회적인 수요에 대한 적절한 공급을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에릭 슈미트’라는 전문경영인을 만났을 때 비로소 사업으로서의 구글이 폭발적인 성장세에 있을 수 있었던 것처럼 역사적으로 볼 때 창의적인 엔지니어가 동시에 탁월한 경영자인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특허괴물은 사장될 수 있는 기술을 개인 발명가, 도산 상태에 있는 회사 등에서 매입하여 이를 상업화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면이 있다. 하지만 역으로 만일 이러한 도산 기업의 특허의 경우 도산 후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져서 특허권의 행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실질적으로 이러한 특허가 공공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는 경우와 비교하여 항상 사회적인 후생의 증가를 가지고 올 수 있는가는 의문이다.

명칭을 무엇이라고 부르든, 그것이 특허괴물이 되었든 특허상어가 되었든 저가로 특허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자들이 가지고 있는 수익모델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특허거래시장-2차시장이라고 이 글에서는 부르는-이 발생하게 되고, 이 시장을 통해 특허권자는 매입하려는 특허괴물들과의 협의과정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허괴물은 수익을 내기 위한 사업이므로 공격대상을 정해야 하고, 따라서 통상 특정한 산업분야를 잡아서 그 분야에 집중적인 특허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예를 들어 NTP와 같은 경우에는 통신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매집하여 그 부분에 대한 특허포트폴리오를 형성하고 관련 산업의 동향을 살핀다. 이 경우 법제도의 분석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 되며, 당해 국가의 법제도에서 어떤 공격수단 내지 협상수단-흔히 ‘지렛대(leverage)’라고 불리는-을 사용할 수 있을지를 찾게 된다. 당해 산업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가 자신들이 처 놓은 ‘특허망’에 회사가 걸리고, 당해 분야가 상당히 성숙하여 공격을 하였을 경우 수익을 충분히 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특허협상을 시작하게 된다. 우선 특허침해사실을 알리고, 계속 침해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음을 고지하여 경고하여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고, 만일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소송이 제기될 것이며, 소송이 제기될 경우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침해가 문제되고 있는 회사의 제품을 구매자들이 구매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므로 제품의 판매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그 회사의 재무상태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부각하여 고액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수익화가 되면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배당을 받게 될 것이고, 운영자들은 운용과 관련된 약정 보수를 받게 될 것이다.



IV. 신탁법 제7조와 관련된 문제

이러한 방식의 특허매집 후 그 특허포트폴리오를 이용해 라이센스 협상을 통해 수익화를 하는 방법 외에 만일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소송을 제기해 수익화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이와 같이 소송을 제기해 수익화를 하려고 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 신탁법 제7조의 문제이다. 신탁법 제7조는 ‘수탁자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신탁은 무효이다’라고 규정하여 소송을 목적으로 신탁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법원에서 실제 이 논점이 문제가 되었던 바가 있다.

이 신탁법 제7조는 자신이 스스로 소송을 하거나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여 소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로 하여금 소송을 신탁 받아서 수행함으로써 변호사대리의 원칙을 잠탈할 우려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규정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신탁법 제7조와 관련된 논점은 신탁이 아니라 실제로 특허권을 양도받은 자의 경우라면 이 문제와 관련된 문제는 없을 것이므로 진정매매(true sale) 내지 양도(true assignment)인지 여부에 있다고 본다.

결국 법원으로서는 신탁법 제7조 위반이라는 주장·입증이 나오게 되면, 당해 특허양수인이 진정한 양수인인가 아닌가 하는 점을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다. 실제를 보면 특허양수인은 특허권자와의 관계는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초기 특허권자가 직접 소송을 수행하다가 실제 특허소송이 가처분사건, 본안 침해사건과 특허심판원에서부터 시작되는 무효심판 등의 다기한 방식으로 병렬적 또는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소송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생업에 곤란을 겪는 경우 특허를 양수할 필요는 있지만 특허권자로서는 여전히 당해 특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여 완전히 넘기고 싶어 하지는 않는 이중적인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경우 변호사와의 성공보수 약정을 통해 이 문제에 대응할 수도 있지만 전문적으로 특허를 양수받아 특허라이센스 협상이나 소송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을 모델로 하는 회사에 신탁적으로 넘겨서 소송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왜냐하면 소송승소 후 수익배분, 재양도약정 등의 계약적인 장치를 통해 자신의 부담없이 소송을 수행하고, 이득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서의 정황에 이런 내부적인 약정에 대한 사정을 확인할 수 있다면 이런 정황을 종합하여 신탁적으로 양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지게 하는 입증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특허원부가 양도가 명확한 이상 위의 증거들을 채증하여 이를 뒤집어서 소송신탁임을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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